기억이 잠든 계절
진설라 지음 / 델피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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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범상치 않은 이야기라 책은 술술 읽히는데도 마음이 복잡했답니다. 너무나도 풋풋할 것만 같은 젊은 시절의 도서관에서의 이야기는 그냥 그 자체만 보면 너무나도 소소하고 행복한 사랑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젊었을 때 도서관에 갔을 때의 저의 경험들과 느낌, 추억들도 새록새록 나는 것 같았고요.

 

인연에 대한 생각을 빼놓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인연이 닿아야 가능하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혜선과 그녀의 남편 두홍의 만남은 인연 치고는 너무나도 얄궂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둘의 첫 만남 순간들만 놓고 본다면 누가 봐도 이상할 것 하나 없이 아름답고 순박한 사랑이 느껴지더라고요. 아마 그 당시의 혜선도 두홍에게 그런 감정들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도서관 화재와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두홍의 일은 둘을 인연으로 이어준 것이 아닌 악연을 맺게한 결정적인 사건이 되는데요. 요즘 스토커라든지 데이트 폭력 같은 문제들도 너무나도 많지만 거기다 사이코패스까지. 드라마틱하면서도 어찌보면 현실에서도 있을법한 소재여서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스릴과 사랑 이야기를 다루면서 사랑의 이중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려 했던 것은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하다보면 좋을 때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좋다가 그렇지 않을 때는 지옥을 오가는 것 같은 기분을 경험하기도 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과정들을 통해서 하나씩 꺼내놓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고 아무래도 스릴 있는 내용이여서 그런지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떼지 못하고 읽어내려갔네요.

 

사랑에 형태가 있다면 과연 어떤 모습이 사랑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랑이라는 감정 안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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