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만 봐도 닳는 것
임강유 지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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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닳는게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생각해봤습니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책을 보니 ‘날 키우느라 닳아버린 할머니의 허리’라는 문장에서 뭔가 뭉클해짐이 느껴졌습니다. 바라만 봐도 닳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고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은 닳아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원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바라만 봐도 닳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니 내 주변 모든 것들이 소중한 것 같습니다. 더 아끼고 소중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네요. 

 

한번쯤은 생각해봤던 소재들도 시집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들로 탄생한 점이 지루하거나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처럼 느껴져 좋았습니다. 어릴 때 많이 사용했었던 크레파스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항상 어떤 색은 빨리 닳아 없어지고 또 어떤 색은 거의 새거나 다름없이 깨끗한 상태로 있을 때가 있었는데 전 늘 빨리 닳아 없어진 것들을 아쉬워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모두가 비슷한 속도로 같이 닳아가면 새로운 것을 살 때도 마음이 한결 가벼울텐데 어떤 색은 거의 그대로라는 점이 저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자는 수많은 노력을 했기에 크레파스가 짜리몽땅해졌다고 이야기하네요.

 

같은 것들도 좀 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해주는 책인 것 같아서 마음이 뭔가 편안해졌습니다. 삶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줘서 그 점도 시를 읽으면서 뭔가 찡하기도 하고 다소 슬프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편안하더라고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도 좋았습니다. 추억을 먹고 살기에 더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면서 저의 인생을 가꾸며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답니다. 우리의 인생에는 정답이 없기에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좋은 글들을 가까이하면서 위로도 받고 힘도 내고 살아가고 싶어지네요.

 

밤 이슬을 안주 삼아 저 역시 가을 밤에 술 한잔 하고 싶습니다. 바라만 봐도 닳는 것들에 대해서도 더 많이 생각해보면서 인생을 살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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