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지고 누워 사랑에 기대다 - 작가가 사랑할 때 - 여자편
권라빈 지음 / 떠오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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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는 제목에 별로 연연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이 더 많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아요. 등을 지고 누워서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모습이 연상되는 제목이었거든요. 아무튼 책의 표지 그림과 그 나무 밑에서 등을 지고 누워 있는 연인의 모습이 아른거리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작가가 사랑할 때라는 부제도 눈에 띄지만 이 책은 시리즈로 있다고 하니 여자편인 이 책과 달리 남자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다뤄질지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사랑의 과정을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과정에 빗대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랑을 하기 전에는 단지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것처럼 준비를 하는 기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책에서는 사랑을 찾아 해매던 애벌레라고 이야기하지만요.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 위해 스스로 만든 번데기를 벗고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앞에서 밝힌 바 있듯이 틀을 깨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마치 번데기를 벗고 스스로 나오는 나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스스로 사랑에 있어서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들과 해야할 것들이 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립니다. 

 

나비가 다시 다른 나비들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함께 날던 나비가 정착한다는 것. 사랑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이런 것인가 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것은 바로 은은한 그림들입니다. 그림들을 보면서 글과 함께 떠올리다보니 감정에 좀 더 빠지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두 나비가 만나 정착한 곳에 나무를 심고 그 나무에 기대어 있는 연인의 모습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는 내가 위로 받고 싶었던 날 다른 누군가를 위로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글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것들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색다른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남자 편에서는 나비가 아닌 어떤 다른 생명체가 나올지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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