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기억
김경원 지음 / 델피노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들처럼 머리속에 자꾸만 이 상황들이 그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드라마에 있을법한 소재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나의 삶을 생각해보면서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잠들어 있는 나의 기억을 깨우고자 한다면 어떤 부분들을 바꾸고 싶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책 내용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든다면 더 상상해보기 쉬울 것 같긴 하지만 누구나 살면서 후회하는 순간은 있기 마련이므로 다들 공감이 갈 내용인 것 같아요. 기억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잊고 싶은 일인데 선명히 기억이 나는 일도 있을 수 있을 것 같고, 반대로 그 당시에는 너무 좋았던 순간들인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그런 순간들도 많이 존재할 것 같아요.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내가 어떤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면 나라면 어땠을까를 생각해봅니다. 이를 쉽게 극복해내기 보다는 아마도 저 역시 트라우마에 갇혀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고통에 휩싸여 살아가는 경우를 실제로 종종 보게되거든요.

 

어떤 기억들은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가 애써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억들 모두 나의 입장에서 내가 생각하고 싶은 감정대로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잊어버린다고 또는 지워버린다고 해서 모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가 하고 있는 기억들은 어쩌면 모두 이기적인 기억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실 가끔 타인과 갈등을 빚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상황에서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니까요. 자기 나름대로 기억하다보니 어쩌면 기억 자체는 이기적일수도 또는 이기적일 수밖에 없을 수도 있겠네요.

 

과거의 기억들을 바꾸고 싶지만 오히려 마주하게 될 진실이나 현실들을 감당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기억을 바꿨을 때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기억을 바꾸는 것만이 꼭 답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나 역시도 내가 기억하는 것들을 모두 진짜라고만 생각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더 곰곰이 생각해봐야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