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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대화를 시작합니다 - 편견과 차별에 저항하는 비폭력 투쟁기
외즐렘 제키지 지음, 김수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2월
평점 :
저는 우리 사회가 어릴 때부터 다름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더 많이 가르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어릴 때에도 다름을 인정하는 그런 종류의 책들을 아이에게 많이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하는 시간을 아이와 많이 보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간과한 것 중의 하나는 우리 아이에게만 이렇게 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놓친 것 같습니다.
사회가 변화하기만을 기대했고 다른 사람들의 인식도 하루 빨리 바뀌었으면하고 생각은 많이 했지만 정작 그 속에서 나는 무슨 노력을 했는가를 생각해보니 별로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덴마크의 첫 소수 민족 여성 국회의원인 저자는 편견과 혐오에 제대로 맞서는 방법을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 역시도 자신을 혐오하는 사람들로부터 협박 편지나 주거지, 생활 모습 등이 노출되어 굉장히 불편하고 소름끼치는 일을 많이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인에게 자신의 모습을 위로 받고 싶어 대화를 했던 과정에서 자신 역시도 그 사람들을 알게 모르게 차별하고 있지는 않았는지를 깨닫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도 살다보면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그들이 못마땅하게 느껴지고 불편하다보니 내가 맞고 그들은 틀렸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그런 생각들에 대해 제대로 저를 돌아보게 만들어준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책 속에서 제가 강하게 와닿았던 것들은 다름이 혐오가 되지 않으려면 대화를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대화를 통해서도 이러한 부분들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던 것 같은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노력해야만 한다는 것을 좀 더 피부에 와닿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 안에서도 혐오와 차별은 너무나도 많이 볼 수 있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차별 금지법을 만들었다고 해서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개개인이 대화를 통해 함께 방법을 찾아나가고 혐오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같이 대화를 해야한다는 사실 역시도 우리 사회에 맞게 적용시켜 해답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