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 특서 어린이문학 1
이상권 지음, 전명진 그림 / 특서주니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호랑이의 해를 맞이하여 호랑이와 관련된 내용의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싶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점점 더 ‘이 책 도대체 뭐지’ 이런 생각이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호랑이의 이야기이면서도 우리들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마음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늑대 부족들로부터 도망쳐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과 이로 인해 엄마와 헤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이야기들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슬픈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우리에게 호랑이는 무서운 동물로 알려져 있지만 어찌보면 호랑이보다 더욱 무서운 건 우리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백호를 없애려는 늑대 부족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백호를 이용해 사심을 채우려는 우리 인간들 역시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던 부분들은 백호가 친절한 상담가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 입니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아이들을 비롯해서 나쁜 마음을 품고 다가오는 어른들까지 어느 누구하나 달리 대하는 법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모습이 저로 하여금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더라고요. 

 

상대방을 믿고 편안하게 해주니 상대가 백호 앞에서 술술 자신들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보면서 저는 상대방을 얼마나 믿어주었나 싶은 생각에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머리로는 믿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으로는 그러지 못한 것 같았거든요.

 

산신령이 되어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늑대 부족과 못된 인간들을 벌해주고 살아도 될 것 같은데 백호에게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도 뭔가 평가를 하기 보다는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이 말이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이 책을 보면서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기에 앞서 진심으로 들어주고 그 해답은 당신 마음 가는대로 해라는 말 안에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조심스레 전달해주고 싶어지네요. 그 속에서 자신의 꿈을 찾아 나갈 수 있다면 이 방법이야말로 우리 아이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