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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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에쿠니 가오리의 책을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한동안 안 본지 꽤 됐는데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가 리커버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예전에 보기만 했지 읽어보지 않은 기억이 있었거든요.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와는 다른 일본의 정서도 느껴지는 것 같고, 과거에 읽었던 작품들의 기억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처음 ‘손가락’이라는 작품부터 조금은 이해하지 못할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겉으로는 어찌보면 다른 누구네 가족보다도 평온해 보이지만 실상은 뭔가 함께 있으면 불편한 그런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겉에서 볼 때는 매우 행복해보이는 가족도 있고 반대로 겉에서 볼 때는 많이 싸우고 위태로워 보이는 가족도 있지만 그것은 저마다의 사정도 있을 것이고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제대로 알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손가락이라는 것도 짐작이 잘 되지 않더라고요. 치한에 해당하는 여성의 등장이 왜 필요했던 것인지 그 의미를 여러번 생각해 봤는데도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아마도 알 수 없는 감정들을 표현한 것 같은데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지금은 이해하지 못할 감정이나 행동들 이런 것들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볼 뿐입니다. 교복을 입은 소녀들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조심스레 꺼내어 보기도 하고 그때는 어떠했는지 떠올려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그 당시에는 그 감정에 충실했던 내가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답니다.

 

교복에 대한 이야기, 학교에 대한 이야기, 친구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을 비롯해서 우리의 젊은 시절과 더불어 현재까지 중요하게 따라다니는 이야기들을 떠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많이 생각나네요.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편안해 보이지도 않는 그런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 가족은 어떤 가족인지 생각해 보기도 하고 밖에서 보는 우리 가족은 또 어떤 모습인지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아무튼 지금은 가족 이야기에 생각이 많이 꽂히네요. 나중에 다시 이 책을 펼친다면 그 때는 또 어떤 부분에 꽂히고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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