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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을 채우는 사랑 ㅣ 연시리즈 에세이 3
윤소희 지음 / 행복우물 / 2021년 2월
평점 :

여백이 주는 힘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것 같아요. 특히나 바쁜 일상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을 때 갑자기 여유가 주어지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유는 정말 좋거든요. 이렇게 여유를 부릴 때 저는 책을 펼쳐듭니다. 그것도 이럴 때는 시집을 많이 읽는 편이랍니다.
시집이 좋은 이유는 시인이 노래하는 것에 공감하고 때로는 아파하며, 다른 무엇보다도 감정에 충실해지는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평소 시집을 읽을 때 여백을 보면서 읽고 있는 시에 대한 생각을 다시 차분히 해보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여백을 통해 다시 힘듦을 덜어내고 기운을 낼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하고요.
이 책은 물론 시집은 아닙니다. 하지만 책의 제목부터 ‘여백을 채우는 사랑’이여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여백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에 많이 와닿았습니다. 여백을 남긴다는 것의 의미와 그 여백을 채운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저에게는 이런 사람이 누가 있나 떠올려봅니다. 누군가는 나에게 있어서 여백을 남기는 사람이 있고 또 누군가는 저의 여백을 채워주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저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글들이 공감이 가고 와닿는 내용들 그리고 평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 일치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좋았습니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국수를 먹고 있는 국숫집을 떠올리면 그 국숫집의 모습은 당연히 낮보다는 저녁이 떠오르고 특히 혼자 그 국숫집을 찾았다면 혼자 생각에 잠겨 누군가를 그리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의 글과 함께 관련된 좋은 글귀들도 함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어제 꽃집에서 수국 화분을 구입했어요. 이 책에서는 ‘한때는 진심이었으나 결국 변하고 마는’이라는 말로 수국에 빗대어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실 전 수국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수국을 구입할 때면 신중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아마도 수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수국이 토양의 성질에 따라 꽃 색깔을 달리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에요. 이 책에 보니 수국의 꽃말이 변덕, 진심이라고 하는데 어떤 색깔의 꽃이 필 것인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사랑도 아마 그런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시집은 아니지만 시를 읽을 때처럼 여백을 느끼며 글을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인 것 같아요. 제목처럼 내 삶의 여백을 일깨워 주기도 하고 여백을 이 글들로 채워주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