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쓰고 있네 스토리인 시리즈 5
황서미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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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수록 ‘어, 이 책 뭐지’ 이런 생각이 절로 났다. 책 제목만 봐서는 시나리오와 같은 글을 쓰는데 도움을 주는 책인 것처럼만 느껴지는데 어느 것이 시나리오이고 어느 것이 그녀의 진짜 인생 이야기인지 구분이 잘 안 갈 정도로 헷갈리게 느껴진다. 때로는 어떤 것이 진짜 삶이고 어떤 것이 허구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이 생기는 것도 같다.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이게 소설인지 진짜 에세이인지 확인하게 되고, 정말 소설 속의 이야기인지 저자의 이야기인지 몇번을 책장을 뒤적뒤적 다시 넘기며 확인했는지 모릅니다. 예전에 일본 작가가 쓴 굉장히 유쾌한 책이 떠올랐다. 십여년도 더 된 시간이라 책의 저자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현실에서 있기 어려운 내용들을 유쾌하게 풀어내서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그 때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책의 초반부를 읽으면서 그 때 그 작가가 생각났다.

 



 그냥 이 작가의 삶만으로도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하다. 다섯 번이나 결혼을 한 사람은 내 주위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이야기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뭔가 조합되지 않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모여서 그녀의 삶을 이루고 있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일도 많은 것 같고 그만큼 또 자신의 삶을 우울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다. 이 책은 이런 시기에 나만 삶이 힘든 것은 아니구나를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삶을 속속들이 드러내기 힘든 상황 일수도 있는데 이런 것들을 블랙 코미디를 접한 것처럼 만들어 준 작가에 존경을 표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만 듣는다. 저자에게는 저자도 밝혔듯이 아마도 이혼 이야기나 삶에서 실패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부분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하는 저자가 더욱 더 인간적으로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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