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덕스런 아버지의 거짓말 - 詩 쓰는 시골 경찰서장
김선우 지음 / 예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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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계 형사와 시... 어쩐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편견에 사로 잡혀 그저 경찰서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것일까 궁금했는데 오히려 시를 다 읽고 나니 시 쓰는 시골 경철서장이라는 타이틀이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인은 생활해 오면서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를 시집에 담아 내려 했단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나 역시도 잘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시인이 들려주는 사람 이야기는 어떤 사람을 다루고 있을지 시집을 읽기 전에도 궁금했었다.

 



담백한 문체로 쓰여 내려간 시가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아내에 대한 이야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시를 읽는다기 보다는 그냥 평범한 우리내 일상을 들여다 보게 해주는 수필 처럼 느껴졌다.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은 다 똑같구나 하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엄마에 대해 쓴 시들은 따듯함이 느껴진다. 나도 우리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하면 실수하기 마련이라면서 말을 줄이기를 항상 권하는데 시인의 어머니도 말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하신 것을 보니 자식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내에 대한 이야기들도 읽고 있으면 시인이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전해져오는 것 같다. 이사를 하는 날도 아내는 가만히 있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도 느껴졌고, 자랑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데 남들 앞에서는 자랑하지 못해도 아내 앞에서는 마음껏 자랑하고 있었을 시인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나 역시도 밖에 나가 마음껏 자랑하는 것은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서 더욱 더 공감이 되는 것 같다.

 

시인 주변의 인연들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나마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나이가 들어서인지 나 역시도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인데 시를 접하면서 그런 고민들을 덜어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인격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말, 나이는 그냥 먹지만 저절로 나아지는 인간은 없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며 살아야할 것 같다. 

 

아내나 엄마, 자녀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목에도 나와 있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도 천천히 꼭 읽어보면서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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