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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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며 악플로 인하여 많은 연예인들이 상처를 받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자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왜 이리도 우리의 법은 미약한 것인지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에는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고 본다. 그나마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에는 연예인들이 악플에 강경한 대응을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마저도 결국 마지막에는 가해자들의 가식적인 사과와 선처를 바라는 목소리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도 악플이 근절될 수는 없는 것일까 많은 고민을 해봤기에 이 책이 어딘지 모르게 그냥 단순한 소설로 느껴지지 않았다. 책을 읽다보면 허구라고 하기에는 우리 삶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것처럼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맥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이미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악플로 인하여 자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해마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며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이런 일들이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음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이 소설은 아이히만이 자신의 죄 없음을 법정에서 밝혔던 것처럼 수많은 악플러들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이 그저 별 것 아니라는 듯, 자신들의 악플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죽은 것은 아니라는 듯 이야기하는 듯 하다. 유대인 수용소를 떠올리게 되는 이 책의 제목은 <악플러 수용소>이다.

 

게임이라는 요소를 가미하여 악플러 수용소에 갇힌 열한 명의 남녀가 여기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그들이 악플러 수용소에 오게 된 것은 선택은 아니다. 자신이 원치 않았지만 오게 되었고 이 속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역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의도치 않았지만 시작된 이 게임 속에서 그들 역시도 상처받기 싫어하는 인간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 남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상처를 주면서도 자신은 남에게 조금이나마 상처받기를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이중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색다른 방식으로 악플러들에 대한 경고를 보내는데 동참하는 것 같은 느낌의 책이었으며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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