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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오늘은 꽃이에요 -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청춘의 일기를 쓰다
나태주 시와그림, 김예원 글 / 시공사 / 2019년 12월
평점 :
바쁘고 힘들때면 여유를 갖고 에세이나 시를 읽는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한다. 마음을 내려 놓고 편하게 마주하는 시 하나. 그것도 나태주 시인의 시라면 무조건 환영이다. 나태주 시인이 러브레터를 쓰다가 시를 쓰게 되었다니 시라는 것은 우리의 삶과 정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우리 인생 전반에 대해 고민하며 여유를 갖고 사색하게 만드는 그의 시야말로 힐링 그 자체이다. 부모 노릇이라는 제목의 시를 보니 낳아주고 길러주는 것보다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져주는 것이 더 중요한 양육 태도라고 이야기한다. 시를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고 굉장히 찔리는 대목이었다. 낳아주고 길러주면 부모 노릇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한 것이니 제대로 부모 노릇하려면 지금이라도 기다려주고 참아주는 일이 중요함을 다시 마음 속에 되새긴다.
나태주 시인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서인지 육아를 떠나서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 그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게 나를 돌아보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자극이 되는 것 같다. 그의 교생 실습 이야기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특히 마음에 와닿는 시는 '꽃들아 안녕'이라는 시였다. 꽃들에게 인사할 때는 전체 꽃에게 한꺼번에 인사하지 말고 꽃송이 하나하나에 눈을 맞추면서 인사를 해야한다는 그의 시에서 그가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는지가 잘 느껴졌다. 아울러 하물며 나도 우리 아이를 대할 때 하나하나 사랑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를 갖추도록 더 노력해야할 것 같다.
시만 모아 놓은 시집이 아니라 시와 함께 시인의 생각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사실 시를 읽으면 시인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기 때문에 아마도 그런걸까 하면서 상상하며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저자의 의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읽어볼 수 있는 시라는 점에서 시와 에세이의 만남과 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하면 제목에서도 나오지만 책 곳곳에 그려져 있는 꽃 그림이다. 꽃은 언제봐도 사람을 기분 좋게 한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가장 먼저 반기는 것 중의 하나가 나에게는 꽃과 푸릇푸릇한 식물이기에 더욱 그렇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 또한 지금처럼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오롯이 취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여행을 하고 돌아와 이 책을 접했는데 다시 훌쩍 시집을 들고 떠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