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 귀신 쫓은 팥죽 한 그릇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 클래식 10
김경숙 지음, 김태란 그림 / 책고래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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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정겨운 맛도 있고 그 속에서 교훈도 얻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 아이에게 보여주기에 너무 좋은 것 같아요. 간만에 이 책을 우리 아이에게 목소리까지 흉내내며 읽어줬더니 아이가 너무나도 좋아하더라고요.

 

게으름 귀신이 붙었나 할 정도로 게으른 아들과 이런 아들을 바꿔보려고 애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어머니는 이런 습성을 바꿔놓으려 하지만 아들은 한 수 위인 듯 합니다. 어머니와 아들의 실랑이가 우리 아이 눈에는 우스우면서도 재미있나봅니다.

 

아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누룽지만 먹으면서 뒹굴거리니 어머니는 방에서 안나오나 보자하며 아궁이 불을 지핀답니다. 하지만 아들은 뜨거워서 나오기는 커녕 이불을 점점 더 높이 쌓고 그 위에 올라가서 여전히 뒹굴거리죠. 나무 그늘에 누워 뒹굴거리니 어머니는 이 모습이 보기 싫어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를 베어버립니다. 그런데 아들은 일어나기는 커녕 다른 나무 그늘을 향해 뒹굴뒹굴 돌아다니죠. 이런 모습들이 아들이 얼마나 게으른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면서도 아이 눈에는 우스웠나봐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어머니가 오죽하면 저럴까 싶더라고요. 나무 그늘 밑에 있는 아들 때문에 나무를 베어내다니요.

 

우연히 만난 처녀에게 신세 한탄을 하며 아들 이야기를 늘어놓자 이 처녀가 팥죽을 먹여보라고 권합니다. 자고로 팥이 귀신을 물리친다면서 말이죠. 집에 와서 이 팥죽 맛을 아들에게 보여준 어머니는 시간이 흘러 아들의 게으름 병을 고치지 못한채 돌아가시고 말죠. 팥죽 맛을 잊지 못한 아들은 자신이 원하는 팥죽을 만들어주면 논을 준다고 약속을 하고 동네방네 팥죽을 들고 사람들이 줄을 선답니다. 하지만 아무리 먹어봐도 그 때 어머니가 가져다주신 그 팥죽 맛을 찾을 수가 없죠. 그러다 마지막으로 온 처녀의 팥죽을 먹으니 그 때 어머니가 가져다주신 그 맛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처녀는 팥죽을 만들어주며 그에게 온갖 일을 시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어느 덧 아들은 점점 자신도 모르게 일을 하게 되고 황금색으로 물든 가을 논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일궈놓은 것들을 통해 일의 보람과 성취감을 처음으로 느끼게 된답니다. 이후에는 물론 두 사람이 서로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해피엔딩이지요.

 

아무리 어머니가 게으름을 고쳐보려해도 소용없었던 아들을 보면서 자신이 무언가를 이뤄낸 기쁨을 느끼게 되니까 스스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목적 없이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자신이 뭔가를 비로소 느끼고 원하게 되면 하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었답니다. 좋은 교훈을 주는 우리의 옛이야기 정말 아이와 함께 잘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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