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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에 수진이가 왔다 ㅣ 도토리숲 문고 1
송아주 지음, 김주경 그림 / 도토리숲 / 2019년 10월
평점 :
요즘은 국제 결혼이 많아지면서 다문화 가정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지인 중에도 다문화 가정이 있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지만 항상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다문화 가정에서도 차별이 존재하는 것 같아서에요. 지인은 남편이 캐나다 사람이여서 그런지 외모나 겉모습으로 인한 차별은 이 책에 언급된 베트남, 필리핀, 아프리카 사람들과 결혼한 경우보다는 덜 차별받는 것 같더라고요. 우리 안에 동남아 사람과 결혼한 경우 그 아이들을 생각보다 많이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에 몹시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어요.


이 책은 학급에 전학 온 다문화 가정 아이 수진이와 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같은 반에 이름이 같은 수진이가 전학 온 후 병찬이는 새로 전학 온 수진이를 다수진이라고 부르며 놀리죠. 이를 보고 전학 온 수진이를 도와주고 싶었던 수진이는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그래도 수진이는 전학 온 수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려고 했던 마음은 분명 존재했던 것 같아요. 마침 모둠 과제에서 두 수진이는 같은 모둠이 되어 자연을 주제로 지혜, 병찬이와 함께 과제를 하게 되었네요. 물론 선생님이 병찬이를 이 모둠에 넣었지만요. 아이들은 수진이의 엄마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를 무척 궁금해 합니다.

베트남에서 온 수진이 엄마는 베트남 전통 간식인 반야렁을 준비해주시고 아이들은 소풍 온 것처럼 음식들을 먹으며 꽃에 대해 살펴봅니다. 병찬이와 지혜는 맛이 있다면서 반야렁을 잘 먹는 반면 줄곧 전학 온 수진이를 챙겼던 수진이는 정작 반야렁을 한 입 물고는 어찌할 줄을 몰라 그냥 삼켜버리죠. 그리고 남아있는 반야렁을 병찬이를 밀치며 모두 쏟아버리고 말죠. 아마도 이 상황에서 전학 온 수진이보다도 어쩌면 수진이가 더 당황하지 않았나 싶어요. 일부러 반야렁을 쏟아버린 미안함과 함께 아마도 자신은 다문화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음을 깨닫고 말이죠.
사실 다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다른 나라 음식이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 듯 말이죠.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른 나라의 문화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네요. 반야렁을 일부러 쏟아 버린 수진이의 모습에서 어떻게 다문화를 바라봐야할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찾은 큰개불알풀꽃처럼 귀화 식물이 우리나라의 꽃으로 자리잡게 된 것을 보며 다문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이 이런 책을 어릴 때 부터 많이 접하며 다문화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