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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연의 로스트 타임 - 지연된 정의, 사라진 시간을 되찾기 위한 36개의 스포트라이트
이규연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평점 :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종종 주제에 따라 자주 보게 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데 이 프로그램의 제작과 진행을 맡고 있는 이규연이 쓴 책이라고 해서 더욱 관심이 가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들도 너무나 많았고 울컥 할 정도로 너무 분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아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조두순의 출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 무기징역을 받아도 결코 무거운 형벌이 아닐 것 같은 그가 12년만 복역하고 내년에 출소한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많이 불안해하고 있고 법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된다. 국민들은 이렇게 대다수가 그의 출소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법적으로 없을까 고민하지만 정작 법적으로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만 끊임없이 답변으로 되풀이 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 책을 저자가 쓴 9월까지만 해도 조두순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며칠 전 드디어 그의 얼굴이 공개되어 검색어 순위를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만큼 국민의 관심이 뜨겁다는 이야기일 것이고 그의 출소를 어떻게든 막아보고 싶은 국민들의 분노가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동안 떠들썩했지만 지금은 잊고 있었던 태완이 법에 대한 이야기도 책을 읽으면서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황산 테러에 의해 아무런 이유 없이 희생당해야 했던 어린 아들을 보면서 가족들은 어땠을지를 생각하면 무척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마침내 태완이 법이 만들어졌지만 정작 태완이 사건은 해당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리고 최근에도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 개혁. 검찰이라는 조직이 국가 권력 위에 존재하면서 그들은 법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절대적인 권력으로 법 위에 군림한다는 사실이 몹시 불쾌하게 느껴졌다. 성추행 등 끊임없는 비위들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피해자들을 가해자로 몰아가는 이들의 뻔뻔함을 보며 이들이 어떻게 자기들 조직을 개혁할 수 있을지 지금도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들이 너무나도 많았는데 고민도 많이 하게 만들어줬고 여러가지 생각들도 많이 할 수 있었다. 특히 임은정 검사의 '잠든 사람은 깨울 수 있어도 잠든 척한 사람은 깨울 수 없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악행을 보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파괴된다는 말 역시도 그렇다. 잘못된 일임을 알고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정의와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질 것이 분명하다. 나 역시도 악행을 보고 침묵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좀 더 실천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고민하게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