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ㅣ 시공주니어 문고 1단계 69
김유 지음, 윤예지 그림 / 시공주니어 / 2019년 7월

초등 저학년 이상 권장 도서라고 되어 있는데 어른인 제가 읽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의 내용이 우수한 동화를 만났네요. 마치 이 책에 나오는 귀 큰 토끼가 우리 아이의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귀 큰 토끼는 다른 동물들과 친구가 되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모양이에요. 그러다가 생각해 낸 것이 다른 동물들의 고민을 들어주면 친구들이 자신을 찾아오겠다고 생각한거죠. 역시 토끼의 생각대로 다른 친구들이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토끼를 찾아옵니다.

밤에 잠이 안 오는 고양이에게 쓰레기통을 뒤지고 다니지 말고 밤에 본 것들을 이야기로 써보라고 권유하죠. 그리고 귀 큰 토끼는 자신을 찾아오는 동물들에게 '마음처방전'을 써줍니다. 마치 의사가 환자들에게 처방전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ㅛ.

뚱뚱해서 슬프다는 돼지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어보라고 하고, 느려서 싫다는 거북이에게는 느려서 좋을 때를 떠올려 보라고 합니다. 다 마음에 안든다는 고슴도치에게는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 좋은 것만 생각하라고 제법 상담을 나름 잘 해줍니다.

이렇게 상담을 하는 사이 어느덧 점점 토끼의 귀는 커져서 더 이상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져 버렸어요. 지붕을 토끼의 귀가 뚫고 나와 버렸거든요. 다행히 동물들은 힘을 모아 토끼를 도와 주고 토끼의 힘들고 외로웠던 마음을 잘 헤아려 줍니다. 그리고 모두 토끼의 친구가 되었죠.

아이들 중에는 친구 사귀는 것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있을 수 있고, 나와는 다른 친구들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거에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친구 문제를 조금씩 경험하게 되는데 이 책에 고민을 상담하러 오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는 고민일 수 있는 것이죠. 동물들의 고민 상담소를 통해 또래 아이들이 겪는 고민들이 나만 하는 고민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책을 통해 배우는 것 같아요.

또한 귀가 너무 커져 버린 토끼의 고민도 들어주고 함께 힘을 모아 도와주는 모습에서 동물들이 토끼의 이야기는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데 경청 또한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들 동화 책이지만 생각할 부분들이 너무 많은 좋은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