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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학생은 없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58
고든 코먼 지음, 성세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월
평점 :
배우인 엄마의 촬영으로 인해 새엄마가 있는 곳에 잠시 머물게 된 키아나가 새로운 학교에서 겪게 되는 일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전학 첫 날 새엄마가 동생이 아픈 탓에 키아나만 학교에 내버려두고 가게 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키아나는 평범한 일반 학급에 배정받지 못하고 얼떨결에 학교에서 거의 문제아로 포기한 아이들이 모여있는 반에 들어가게 된다. 물론 제대로 된 전학 수속도 밟지 않은채 말이다.
이 반의 선생님은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커밋 선생님으로 학교에서는 교육감인 테디어스의 눈밖에 나서 쫓겨날 위기에 처해 있다. 커밋 선생님은 테디어스 박사의 의도를 알았기에 아이들을 가르칠 의욕 따윈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이 언제 등교하는지 누구인지도 관심 갖지 않고 십자말 풀이만 열심히 풀고 아이들에게는 문제가 적혀있는 종이를 나눠줄 뿐이다. 정말 가르치는 사람도 없고 배우려는 아이들도 없는 최악의 반이다.
커밋 선생님이 이렇게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과거에 테디어스 박사가 교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담임을 맡았던 제이크 테라노바라는 학생이 시험지를 유출하면서 부터다. 제이크로 인해 커밋 선생님의 명성은 하루 아침에 금이 가고 문제가 있는 교사처럼 여겨지며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었던 것이다. 제이크는 현재 잘 나가는 자동차 판매 업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반해 커밋 선생님의 하루 하루는 끔찍하기만 하다.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 수록 표지의 그림들이 하나씩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키아나를 비롯해서 총 일곱 명으로 구성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 책을 읽기 전에는 책 표지에 무슨 개구리 그림이지 했지만 그것이 커밋 선생님을 상징한다는 것은 얼마지나지 않아 금새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을 더 읽어나가다 보면 아이들이 해고될 위기에 처한 커밋 선생님을 돕기 위해 과학 경진대회에 나가고 그곳에서 프로젝트로 선생님의 오래된 차를 직접 바꾸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물론 결사반대라고 적어놓았지만 불이 나서 해고라는 글자만 남았을지라도 아이들이 커밋 선생님과 하나가 되고 서로 마음을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음을 잘 보여준다.
테디어스 박사처럼 나쁜 어른은 있을지언정 나쁜 학생은 없다. 심지어는 제이크도 비록 조금 많이 늦긴 했지만 자신 때문에 선생님이 곤란을 겪으면서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사과하고 만회하고자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가 문제아라고 하는 아이들도 어찌보면 저마다 그렇게 만든 어른이 있을 뿐 그들은 나쁜 학생은 아닐지 모른다. 오히려 테디어스 박사 같은 어른답지 못한 어른만이 있을 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