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쟁이와 멍텅구리 봄볕어린이문학 10
제임스 패터슨 외 지음, 홍지연 옮김 / 봄볕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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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이름 보다도 욕쟁이와 멍텅구리로 더 잘 알려져 있고 늘 그렇게 불리우는 아이 두 명의 왕따 탈출기지만 사실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을 기록해 놓았음에도 너무나도 재미있고 유쾌해서 책을 보면서 이렇게 재미있게 읽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자꾸 중간에 들더라구요.

 

보통 아이들 책 중에 왕따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룬 책을 보면 웃을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아이들이 당하고 있는 모습들에 화가 나고 안타깝고 슬퍼지는 일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은 그런 느낌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이 책이 매력적이고 정말로는 웃지 못할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매력이라면 사건을 이야기하는 당사자가 바로 이 책에서 멍텅구리라고 불리우는 데이비드라는 점입니다. 자신이 한 엉뚱한 행동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러니까 멍텅구리라고 불리는 것이 어쩌면 이상할 것이 없다는 듯이 보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친구 마이클이 욕쟁이라고 불리듯이요.

 

유치원 때부터 이들이 해온 행동들은 어쩌면 다른 친구들은 이해하지 못할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런 이유로 학교에서도 늘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똑똑하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는 애나를 보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집니다.

요즘 우리의 학교 현장에서도 이유 없이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이 예전과는 달리 있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너무 똑똑하거나 공부만 하거나 너무 진지한 것도 아이들 사이에서는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사실 따지고 보면 왕따를 당하지 않기란 어쩌면 지독히도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왕따를 시키거나 방관하는 둘 중 하나의 입장이 아니라면 말이죠.

 

이들이 벌인 사건들을 보면 하나같이 엉뚱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듣는 것 같아 미안할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그렇다고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아마도 이들을 비웃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지독히도 안 좋은 환경이지만 이 둘은 그다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습니다. 고물 차를 몰고 학교에 와서 아이들이 비웃고 아빠아 엄마는 이혼했지만 아빠는 양육비를 제대로 보내주지 않고, 학교에서는 남들에게 늘 비웃음을 당하는 인생이 행복할까요?

 

이 책에서 이들은 씩씩하리만큼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라 오히려 더 웃긴 에피소드들이 다 듣고 나면 슬퍼지고 이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이들이 당한 일들이 웃음거리가 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유쾌하게 저자가 풀어낸 것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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