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와 사라진 코뿔소 사건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56
파비안 네그린 지음, 로렌초 산지오 그림, 유지연 옮김 / 지양어린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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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를 아이의 그림책에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책 역시도 흥미로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여섯 살이 되어가는 여자 아이 실비아가 자신의 코뿔소를 찾기 위해 직접 홈즈에게 전화를 건다. 부모님은 도움을 주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사실 집에서 없어진 것이니 부모님에게 물어보면 되겠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실비아는 홈즈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자신의 코뿔소를 설명하는 과정이 아이의 눈에서 그려진다. 예쁘게 생긴 원뿔이 하나 있다면서 말이다. 이 책의 매력을 꼽자면 바로 셜록 홈즈 옆에 항상 붙어다니는 왓슨의 등장이다. 실비아가 열심히 설명해 놓은 코뿔소의 모습을 왓슨은 자꾸 자기 마음대로 해석한다. 이 부분에서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것 같다.

 

실비아는 예쁘게 생긴 원뿔이라고 했지만 왓슨은 이를 동그란 뿔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큰소리친다. 코뿔소가 꼭 회색은 아니라고 했지만 왓슨은 회색이라며 소리치고 또 다시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큰소리친다. 이렇듯 왓슨은 자꾸 실비아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해석해버리며 코뿔소를 마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어찌보면 이런 모습이 우리 어른들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제대로 듣지 않고 어른 입장에서 마음대로 해석해버리는 그런 모습 말이다. 실비아는 자기 입장에서 자기의 코뿔소를 열심히 설명하는데 왓슨은 중간에서 마음대로 이야기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는 재미를 선사한다.

 

또 다른 재미는 왓슨이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셜록 홈즈는 역시 실비아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있었다는 것이다. 셜록 홈즈는 추리의 왕 답게 곰곰이 추리를 하더니 실비아의 집으로 찾아간다. 빨래를 한 적이 있냐며 실비아의 엄마에게 물어보는데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엄마가 자신은 빨래 담당이 아니라 모른다고 하는 모습에서도 남녀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림책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빨래 담당인 아빠가 빨래를 널고 있다. 이런 점도 아이들을 생각해서 구성한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아무튼 다행히 널려 있는 빨래에서 코뿔소를 찾을 수 있었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이것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그리고 탐정에게 직접 의뢰를 하는 모습이 우리 아이 눈에도 흥미롭게 그려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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