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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와 매혹 사이 - 왜 현대미술은 불편함에 끌리는가
이문정 지음 / 동녘 / 2018년 9월
평점 :
혐오와 매혹은 어떤 상관 관계에 있을까...? 별로 이 둘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제가 생각한 현대 미술에서의 불편함은 뒤샹의 샘 정도를 떠올렸던 것 같아요. 처음엔 굉장히 어색하고 이것이 예술인가 싶더니 자주 책에서 언급되고 접해서 그런지 이제는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예술로 느껴지더라구요. 이 책도 그 정도 수준에서의 불편함인가보다 생각하고 책장을 넘겼다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답니다.


저자의 의도를 다 이해하기란 너무 힘들지만 피, 죽음, 배설물 등 인간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소재들에 대한 이야기임은 분명하더라구요. 하지만 끔찍함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저자의 의도를 떠나서 불편함이 먼저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구요. 책에서는 이렇게 불편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우리는 한편으로 그것에 끌린다고 하는데 저는 미술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해서인지 설명을 보면서 이해가 가는 부분들도 있긴 했지만 끌린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 같더라구요.
하지만 그동안 이런 내용을 다룬 책을 접한 적이 없기에 호기심으로 다가오면서도 놀라움도 함께 수반되더라구요. 어쩌면 우리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도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머리로는 이성적으로 끔찍하다는 편견에 앞서서 궁금하고 매혹적으로 끌리는 것도 의식적으로 외면하게 될 때도 있는데 혹시 그런 것은 아닌지 생각하고 저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아무튼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다양하고 독특한 예술가들이 남들과 다른 발상과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기상천외한 작품들을 선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예술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