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소녀

인어 소녀 ㅣ Wow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도나 조 나폴리 글,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8월

제목만 봤을 때는 인어 공주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어요. 인어 공주 이야기를 그래픽노블로 만나볼 수 있는 책인가보다 생각했죠. 그래픽노블로 만나보니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림들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용은 단순한 인어 공주 이야기가 아니더라구요. 오션 원더스라는 곳은 바다와 폭풍의 신 넵튠이 관장하는 곳이랍니다. 사실 알고 보니 이곳은 사람들이 찾아와 바닷 속 생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수족관 같은 곳이랍니다. 바다 생물 이외에 인어 소녀도 종종 만나볼 수 있는 신기한 곳이죠.

인어 소녀는 넵튠의 감시하에 규칙에 따른 생활을 합니다. 우연히 인어 소녀를 발견한 또래로 보이는 한 소녀로 인해 모든 것이 뒤바뀌어 버리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스토리 전개에 깜짝 놀랐답니다. 인어 소녀를 발견한 소녀 리비아가 넵튠과 나누는 대화를 들으면서 그동안 자신이 있는 세계가 당연한 줄 알고 지냈던 인어 소녀는 혼란에 빠집니다.

주어진 곳에서 사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았던 인어 소녀는 넵튠이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 너머로 나아가 볼 용기를 냅니다. 어찌보면 인어 소녀를 통해 우리 인간들이 성장통을 겪고 한 단계 더 성장해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차츰 차츰 더 밖으로 나가고 결국에는 그동안 있었던 곳에 머무르지 않고 그곳을 떠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저만 하더라도 넵튠이 처음엔 정말 무슨 바다의 신인가 보다 하고 책을 봤다가 갑자기 기념품숍에서 기념품을 파는 모습을 보고 황당했는데, 인어 소녀는 넵튠이 늘 자신을 지켜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가 자신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얼마나 황당하고 놀랐을까요.

인어 소녀의 가슴 아프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알아가는 성장기를 보는 듯했답니다. 리비아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에 대해 고민하며 알아가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이 가득한 책이었답니다.

개인적으로 최근 그래픽노블에 관심이 많았는데 모처럼 눈이 호강한 느낌이에요. 아이들도 조금 긴 그림책을 본다는 느낌으로 함께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자신을 찾아나가는 모습도 아이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될 수 있을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