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여름 우리나라 좋은동시
고지운 외 39명 지음, 서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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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라고 하면 좀 어렵게 느껴지면서 손이 잘 가지 않지만 '동시'라고 하면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바쁘고 빡빡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주말에 드디어 휴식의 시간이 찾아왔을 때 머리도 비울 겸 가볍게 '동시' 한 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이 책을 엮으신 우리나라 좋은 동시 선정위원 황수대님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로 현재 대학에서 아동문학과 글쓰기 강의를 하고 계시다고 한다. 지난 일 년 동안 동시를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를 비롯하여 여러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 중에서 현재 우리 동시의 흐름과 경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위주로 '우리나라 좋은 동시'를 선정하셨다고 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동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특히 신경을 쓰며 선정하셨는데 좋은 동시는 동심 즉,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가득하여 답답하고 힘든 현실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며 주변의 사물이나 현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상상에 동시 더하기> 파트에서 가장 먼저 읽었던 시는 변은경 작가님의 <ㄹ>이었다. 목차에서 제목만 보고는 도대체 무슨 내용일지 짐작이 되지 않았는데 읽고나니 나도 같이 두근거리는 기분이었다. 진짜 되고 싶은 건 길이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되어 보겠다는 말이 나를 설레게 했다. 지금 여기 나 말고 세상 모든 것이 되며 산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본다. 김개미 작가님의 <나의 조립>도 아이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퍽 인상적이었는데 나의 아이를 잘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하고 다시금 다짐했다. 



그러니까 엄마아빠는 

내가 나를 조립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일상에 동시 더하기 파트>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시는 표지의 뾰족뾰족 수박산이 맛있어 보이는 전자윤 작가님의 <여름에는> 이었다. 아이가 낭독해주었는데 여름이 오면 생각나는 그림책 「수박수영장」이야기를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나갔다. 길을 따라 수박산 등산을 하다 보면 수박 계곡이 나와서 수박을 먹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재미있는 상상을 해봤다. 더운 여름 초록초록한 소나무 숲이나 계곡에 발담그고 편히 앉아 이 동시를 낭송하면 어떨까? 무섭게 생겼지만 잘보면 토끼 귀처럼 긴 귀를 가졌다는 이장근 작가님의 <장도리>도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마음에 박힌 못이 쏙 빠지도록 긴 귀로 이야기를 잘 들어줄 것 같지 않냐는 표현은 정말 멋지다. 



 자연관찰을 좋아하는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환경에 동시 더하기>였다. 누가 보든 말든 스스로 피었다가 스스로 지곤 한다는 문삼석 작가님의 <들녘의 꽃>, 초록색깔만 있는게 심심해 보여 햇님이 큼지막한 메꽃 한송이를 풀밭에 달아주었다는 송찬호 작가님의 <메꽃 단추>, 붙기위해서가 아니라 떨어지기 위해 낙법을 연구하는 이정록 작가님의 <알밤>, 웃다보니 박수치는 이파리랑 활짝 웃는 입만 남아서 꽃이 되었다는 김희정 작가님의 <꽃> 모두 그림도 따뜻하고 휴식같은 기분을 들게해주어 편안했다. 



 조금전 이 책 「2023여름 우리나라 좋은 동시」을 한손에 들고 남편과 바닷가에 설렁설렁 걸어가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왔다. 내가 오늘 동시집을 읽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남편은 " 햇님이 퇴근시간이라 많이 피곤한가보네요. 눈이 많이 충혈되었어요. " 하고 농을 던진다. 동시는 그저 어린이가 쓴 시라고 생각했는데 이 동시책을 읽어보니 동시는 생활속에서 보고 느낀 각자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 아닌가 싶다. 한 사람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 주목하며 앞으로 펼쳐지게 될 크고 작은 모순과 결핍 속에서, 우리 사회의 결코 복제될 수 없는 창의적 주제를 던지고자 한다는 열림원 어린이 출판사의 철학도 이 책에 담긴 동시들 처럼 뜯어볼수록 반짝이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동시에 깃든 상상력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관찰해서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님들의 상상력과 탐구력에 박수를 보내며 어른과 아이가 함께 곁에 두고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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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한자는 다르다 - 공부 무기가 되는 단어 유추의 힘! 중학생의 공부는 다르다
권승호 지음 / 블루무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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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말에는 한자어가 많아서 문해력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한자어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매일 아침 학교에서 자율학습시간에 한자쓰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매일 사자소학을 익히고 있어서 한자어에 대해 크게 거부감이 없는 초3아이는 중학생의 한자에도 관심을 가질까 싶어서 이 책「중학생의 한자는 다르다」도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한자를 익히니 공부가 쉽고 재미있어졌다는 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신다는 저자님은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한자를 알면 어휘력이 늘고, 어휘력이 늘면 공부가 재미있어진다는 진리를 외치며 한자를 통한 어휘력 향상 학습법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하신다. 한자를 쓸 줄 알아야 할 필요까지는 없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으면서 "아하! 그렇구나!"를 외치기만 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이 책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이 책에 나오지 않은 단어까지 유추해서 스스로 의미를 알아내려는 욕심을 가지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이 책은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국사 교과에 등장하는 중요한 한자어 90개를 뽑아서 개념을 한자 뜻으로 풀이한 다음에 꼭 필요한 설명과 함께 유의어와 반의어, 함께 알면 좋은 어휘 그리고 각 한자로 만들어진 또 다른 주요 어휘들도 덧붙여 이해와 암기가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실 들어는 봤지만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자어가 대부분으로 엄마인 나도 어휘력 만렙이 아니기에 아이와 함께 한자어의 의미를 익힌다는 개념으로 한자어의 의미에 집중하면서 서로 묻고 유추하면서 읽었다. 한자어의 뜻을 짐작하다 보면 한자어를 더 잘 이해하게 되며 유추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는데 과목별 각각 18개의 핵심 한자어를 통해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어휘를 한번 후루룩 살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좋았다. 목차를 보며 아이에게 아는 단어에 동그라미해보라고 했더니 다섯개 정도로 거의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었다. 아이가 제일 먼저 고른 한자어는 '우유체'였는데 먼저 무슨뜻인지 아느냐고 물어보니 나름 상상력을 발휘해서 먹는 우유 이야기를 했다. 아이는 잘 맞추지 못했지만 <함께 알면 좋아요>코너를 통해 자신이 유추했던  '젖 유', '기름 유' 등의 짝꿍 용어들을 익힐 수 있었다. 


 마침 요즘 학교 교과과정에서 국어사전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한 초3 아들에게 이 책에 등장하는 한자어들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는 연습도 하게 하고, 처음보는 한자어의 의미를 유추하며 퀴즈맞추듯이 읽었다. 매일 아침 학교에서 자율학습시간에 한자쓰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집에서는 사자소학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한자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아이는 중학생의 한자어가 외계어같았을텐데 몰라도 참 씩씩했다. 지난 겨울 아이가「놀면서 배우는 초등 필수속담」, 「욕 대신 말」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부쩍 속담, 사자성어, 관용어구에 관심이 많아지며 한자와 친해져서 그런듯하다. 물들어왔을 때 노저으랬다고 이때다 싶어 폭풍 검색을 해가며 「속담 천재가 되다!」「사자소학 천재가 되다!」「빠작 중학 국어 한자 어휘」등 이런저런 책들을 집에 들여 아이와 활용중이다. 아이가 작은 관심이라도 보인다 싶으면 아이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책을 놓아두며 최대한 관련 책들을 노출시켜주는 편이라 이번에도 아이의 흥미가 사그라들기 전에 다양한 읽을 거리를 의도적으로 제공해주고, 전략적으로 아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주려는 엄마 작전의 일환으로 이 책「중학생의 한자는 다르다」도 초3 아이와 놀이하듯 읽었다. 직관적인 그림이 없어서 그런지 더 글자에만 집중하여 추리하게 되었는데 초3 아이의 입장에서 지금은 외계어처럼 들릴 수 있는 한자어들이지만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만날 낯선 한자어들을 바르게 짐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데 유용하다 싶다. 그리고 글을 읽고도 이해가 되지 않아 고생하지 않도록 매일 하나씩 한자어의 의미를 유추해보고, 말할 때 한자어를 활용해 보면서 어휘를 학습하는 힘을 기르게 돕고 싶다면 이 책을 활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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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중학생의한자는다르다#권승호#블루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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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문장 - 작고 말캉한 손을 잡자 내 마음이 단단해졌다
정혜영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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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씩 아이가 하는 말이나 글들을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1학년때는 한줄 쓰기, 2학년 때는 세줄 쓰기, 3학년이 된 지금은 매일 세줄 이상 쓰기를 하고 있는 엉뚱발랄 초3 아들은 심심(心審)노트 - 아이가 매일 학교 숙제로 쓰고있는 글쓰기 노트 - 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매일매일 읽어준다. 작가정신은 보이지 않지만 매일 무엇이든 쓰고 있다는 꾸준함에 박수를 보내며 아이의 마음을 좀 더 정성들여  살펴주어야겠다하는 중이다. 그렇게 생활 속에서 매일 아들의 문장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책 「어린이의 문장」에도 관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다.    


 어린이처럼 자주 웃고, 투명하게 말하며 편견 없이 읽고 담백하게 쓰기를 희망한다는 저자님은 23년차 초등학교 교사로 앞만 보며 뛰어가다 지쳐버린 어른들, 성장통을 겪고 있는 어른들이 어린이의 말과 글, 문장을 만나 위로를 받고 잠시 쉬어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1부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이지만 대수롭지 않게> 에서 동생과 바이킹을 타며 내려갈때마다 배가 간질간질했다는 어린이의 문장이 나온다. 사실 두려움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바이킹 맨 끝자리를 탈 때 배가 간질간질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두려움에 대처하는 어린이의 자세에 대하여 이야기하신다. '수건돌리기'를 하며 술래가 되면 장기자랑을 하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는 아이를 위해 '흑기사'를 도입했다는 저자님의 아이디어가 참 기발하게 느껴졌는데 다정한 인류라는 말에 마음을 빼앗겼다. 

 



때로는 나를 돕는 손을 덥석 잡아보자. 세상엔 누군가를 돕는 일에 존재의 희열을 느끼는 '다정한' 인류가 생각보다 많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나를 돌보는 모든 마음들 덕분에 부족하고 불완전한 나도 새날을 맞이하고 온전히 살아낸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 도저히 혼자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을 때, 내 주위에서 도울 거리가 없나, 하고 떠도는 흑기사의 다정한 손을 잡아보자. 그 덕에 좀 더 나아진 내가 언젠가는 누군가의 흑기사가 될 수 있도록. 



<2부 지루한 매일을 찬란하게 사는 법> 을 가장 흥미롭게 읽었다.「종이봉지 공주」이야기,「온세상 사람들」을 읽고 정상과 비정상이 있다고 생각해 온 자신을 반성하는 어린이의 글에서 낯선 것을 마주하며 다른 세상에 대한 수용력을 높이고, 그릇된 인식을 인정하고 전환을 꾀하는 태도에 교훈을 얻는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침팬지나 고양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유전자를 갖고 있으면서 너와 나를 가르고 차별을 일삼는 우리들의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며 비카스 샤의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에서 제인구달님의 말씀을 인용하시는데 연계독서로 읽어봐야겠다 싶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물고기의 안부를 걱정하고 가엷이 여기는 마음을 표현한 어린이의 글에서 다양한 생명체에 대한 '다정함'을 잃지 않으며 모든 다른 생명체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친화력'이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저자님은 참 다정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인간이 동물들과 구분되는 근본적인 차이는 외형적인 모습이나 지적인 능력이 아니라 이익을 따지지 않고도 다른 이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소통방식에 있다고 하겠다. 


생명다양성의 불균형은 종래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으로 다가올 것이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므로 삶은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루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생명체와 친구가 되었느냐로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방학동안 쓴 글쓰기 공책이야기 중, 일광욕은 햇빛으로 하는 거라면 만약 월광욕이 있다면 달빛으로 하는 거냐며 밤에 커튼을 열고 월광욕을 해봐야 겠다는 어린이의 이야기, 방학 계획표 쓰는게 강아지 똥치우는 것보다 어렵다는 어린이의 엉뚱발랄순수천지 문장들이 나를 미소짓게 했다. 정혜영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가시게 되서 아쉽다는 아이의 문장에서 '내게는 붙들 만한 부도 없으려니와 세상을 이롭게 할 만한 깜냥도 없다'며 '나는 과연 이 세상에 왔다 가는 흔적을 어떤 식으로 남기게 될까 '라는 화두를 던지시는 저자님은 찰리 맥커시의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의 일부를 인용하시며 내가 남기는 흔적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족하다고 말씀하신다. 




누군가가 널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고 너의 소중함을 평가하진 마.




<3부 바람 빠진 내 마음 다정 불어넣을 시간> 에서 ' 진심을 전하는 방법 ' 을 읽으면서는 옆에 앉아 있는 초3 아들의 작고 말캉말캉하고 귀여운 코딱지파는 보드라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의 다정함을 표현해보려한건데 평소 「엄마의 손뽀뽀」를 아이와 함께 즐겨 읽어서 그런지 아이가 무척 행복해하며 둘이 신나게 장난을 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챕터는 ' 반짝이는 존재, 다정한 존재, 공감하는 존재 '였다. 스피드 스태킹 연습을 하며 컵을 빨리 쌓고 내리면서 속도가 느리고 서툰 친구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멍군아 힘내! 잘할 수 있어!' 라고 응원해줬다는 어린이의 문장에서 그리고 친구가 보드타다가 다쳐서 많이 아플 것 같아서 나도 울었다는 어린이의 문장에서 나는 친구에게 반짝이는 존재였나, 다정한 존재였나, 공감하는 존재였나 반성하며 함께하는 시간이 깊은 위로가 되는 친구가 되어주어야지 했다. 




어디에나 다정한 존재들이 있었다. 뛰어나고 앞서가는 화려한 존재들에 가려, 열심히 노력하지만 걸맞은 보상도, 조명도 받지 못하는 이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빠르게 뛸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느리고 서툰 이들에게 손 내밀어 함께 가려는 사람들 말이다. 세상은 반짝이는 존재들 덕분에 큰 변화를 맞지만, 다정한 존재들 덕분에 고르게 나아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힘이 되는 존재들도 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슬픔을 어찌할지 모를 때 그저 곁에서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 우린 어쩌면 가깝지도 않고 알아온 시간이 짧을지라도 이 사람들을 '친구'라 믿고 싶어질지 모른다.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 하지 않고, 오롯이 내 마음에 공감해주는 친구가 있다면, 이미 세상을 반쯤 가진 것이다. 


 


 편견없는 말랑말랑한 투명 정직한 어린이의 마음과 만나볼 수 있는 작고 따뜻한 에세이 집이 발간되었다. 어린이들의 문장과 세계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너그럽게 바라보고, 현재의 자신을 좀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싶다면 또 궁극의 순수를 만날 때 몰려오는 감동을 느끼며 좀 더 단순한 내일을 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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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어린이의문장#정혜영#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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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지혜 -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
김경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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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어쩌다 어른>, <세바시> 등의 프로를 구독하는 나는 저자님의 강연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나에게는 다소 생소한 인지 심리학을 토대로 말씀하시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네 하며 즐겁게 강연을 들었더니 유튜브 알고리즘이 계속 다른 강연영상을 추천해주어서 의도치 않게도 나에게는 굉장히 익숙한 유튜버 중 한 분이시다. 그동안의 저자님의 인지심리학 관련 강연 내용들을 책으로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인지심리학자이신 저자님은 저마다 고민을 가진 사람들의 슬기로운 선택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심리학자의 길을 걸으며 왕성하게 강연 활동을 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함깨 고민하며 더 나은 길을 찾기 위해 애쓰고 계시다고 한다. 


 1장 사람을 대하는 지혜부분에서는 관계를 해치는 온갖 바보 같은 말들은 자신의 욕구를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나의 욕구를 솔직하고 품위있게 말하는법에 대하여, 2장 행복을 만끽하는 지혜부분에서는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도구이기 때문에 인간을 살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씀, 행복을 위해 우리는 좋아하는 일의 초보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식사를 나눠 먹으며 매일 행복의 빈도가 넘치도록 쌓이는 인생을 만들라는 말씀들이 기억에 남는다. 3장 일을 해나가는 지혜부분에서는 일은 아무리 해도 재미있어지지 않지만 어차피 우리는 일을 계속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인생의 장기전을 준비해야한다고 말씀하신다. 변화하는 미래에 대처하는 팁으로 직업의 정의를 명사화 하지 않고 동사화 한다면 더 많은 가능성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동사가 확실하면 인더스트리의 경계를 넘나들며 나와 어울리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하는 일,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동사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겠다. 4장 사랑을 지키는 지혜부분에서는 접근동기와 회피동기의 개념이 나오는데 Like와 Want의 차이에 대해 설명하시며 나에게 감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하신다. 


 5장 돈에서 자유로울 지혜 부분에서는 인간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심리 '불안'에 대해서 언급하시며 유대인들의 특별한 경제 교육의 핵심인 '촘촘한 위시리스트 만들기'를 말씀하신다. 이런 기록 방식을 통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소비의 빈도를 높여 돈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위시리스트를 촘촘하게 쪼개서 부킹프라이스를 낮추고 행복의 빈도를 높이자고 말씀하신다. 또한 투자의 고수가 되려면 복기는 필수라며 성공도 실패도 학습의 근거로 삼는 이가 진정 지혜로운 사람이라며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의 이유를 겸손하게 알아가는 데 시간을 쓰라고 당부하신다. 


 6장 성공을 꿈꾸는 지혜 부분에서는 사랑과 워킹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육아와 자기 성취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육아와 자아 성취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다.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성공이라면, 그 도착점 보다 중요한 것은 여정이예요. 여정이 즐겁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겠어요. 가까스로 한 목적지에 도착하더라도 그다음 목적지를 설정할 수 없을테니까요. 


오늘은 엄마로서의 자아에 추를 두었다면, 내일은 조금 더 일에 집중해야 할지도 몰라요. 하루가 아닌 매 시간마다 나에게 맞는 최적의 역학과 위치를 찾기 위해 끝없이 미세 조정해야한다고 말이지요. 


결국 모든 것은 균형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한 가지 당부해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든 것을 혼자 다 해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주변에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읽었던 7장 죽음을 준비하는 지혜 부분에서는 얕고 다양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느슨하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야 말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라며 누군가를 만나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나누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는 기술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하다며 외롭지 말고, 많이 감사하고 많은 감사를 받는 삶을 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자주 고맙다고 말하고, 남을 많이 도와주세요. 내가 고맙다고 말하는 건 상대가 나를 도왔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내가 남을 도와준다면 타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듣게 되겠지요. 그 두 가지가 모두 공존할 때 의미 있는 삶이 됩니다. 


 특히 방.법.을 물어보면 세대를 초월한 대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대목에서 맞아맞아 하며 크게 공감했다. 사실 요리를 잘 하지 못하는 나는 일부러 시어머니께 요리 방법을 묻는다. " 아니 어떻게 하셨길래 병어가 이렇게 맛있게 구워지는 거예요? " 하고 여쭈면 시어머니는 신이나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설명해 주시면서 기분 좋아하신다.  


 내 삶의 기준이 되는 8가지 심리학을 통해 인간이 경험해야 할 다양한 문제를 간접적으로 접하고,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지혜를 쌓아나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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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5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왕독전갈 여행 파브르 곤충기 5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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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어릴적 특히 좋아했던 전갈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그리고 「파브르 곤충기4」쇠똥구리편을 흥미롭게 읽어서 「파브르 곤충기5」왕독전갈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손에 들었다.


 곤충학자인 레옹 뒤푸르의 논문을 읽고 곤충의 생태 연구에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는 장 앙리 파브르는 평생을 곤충과 함께 살며 실험과 연구를 한 곤충학자이다. 파브르 선생님이 살던 프랑스 세리냥의 집 주위에 돌투성이 황무지가 있었는데 이곳에 전갈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파브르 선생님은 지금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갈들의 생활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고, 전갈이 바위나 돌밑에 숨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짝짓기는 언제 하는지, 새끼는 어떻게 기르는지 살펴보기로 하셨다고 한다. 


 표지를 보면 노란색 바탕에 모자를 쓴 한 소녀가 책을 펼쳐 보고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철망이 있는데 그 위에 지네, 산호랑나비, 노래기, 애거저리, 길앞잡이, 메뚜기, 흰색의 아기전갈,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전갈이 보인다. 그런데 곤충박사가 꿈인 아들에게 물어보니 전갈은 곤충이 아니라 절지동물이란다. 사실 어려서부터 전갈 등 다양한 생물 모형 장난감으로 배틀을 하자고 자주 졸라대던 아들 덕에 많이 보았어서 전갈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지만 여전히 전갈이라고 하면 조금 무섭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수록 우리의 주인공 전갈 왕독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게되면서 나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느껴지며 공감대가 형성되는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프랑스 남부 세리냥의 뵈르누브 언덕 남쪽, 돌투성이 황무지에 사는 암컷 왕독전갈 '왕독이'는 햇빛이 잘 비치고, 자갈과 모래가 섞여 있어서 풀도 나무도 자라지 못하는 메마른 비탈밭에 살고 있다. 겨울이 되면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지만 날씨가 좋을 때 입구에 나와 따뜻해진 돌로 등을 데우는 것을 좋아하는 왕독이는 스스로를 인간이라고 부르는 이상한 물체 움직이는 나무에 의해 철망이 있는 커다른 화분에 갇히게 되며 왕독이의 여행이 시작된다. 


 지구상에는 약 1000여 종의 전갈이 살고 있는데 전갈은 아프리카나 인도 같은 열대 지방의 절지동물로 아주 건조하고 여름이 더운 건조한 황야 같은 곳에 전갈이 살고 있다고 한다. 전갈은 눈이 여덟개라는 사실(머리가슴의 한가운데에 큰 눈이 두개 있고, 몸의 앞쪽 끝에 좌우로 세개씩 한줄로 모여 있어 전갈의 눈에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한다), 한쌍의 큰 집게와 네 쌍의 다리가 있다는 사실 (큰 집게는 먹이를 먹을 때와 적과 싸울 때, 걸으면서 앞을 더듬을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뭉툭한 다리 끝에 구부러진 발톱이 달려 있어서 물건을 잡기에 좋아 기어오르거나 천장에 매달릴 수 있어 높은 벽을 기어오르는 벽타기 선수라는 사실, 사마귀나 거미 같이 살아있는 동물만 먹는다는 사실(왕독전갈은 여간 배가 고프지 않으면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힘이 센 전갈 왕독이는 다리가 스물 두쌍이나 되고 작은 용처럼 생긴 몸의 길이가 12센티미터나 되는 스코로펜트라 모르시탄스 왕지네와 무서운 독 이빨을 가진 크고 강한 나르본늑대거미도 물리친다는 사실 등 전갈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곤충의 애벌레는 대부분 전갈에게 찔려도 죽지 않는다는 것, 메뚜기와 여치는 더듬이 길이로 구분하는데 긴 것이 여치이고, 짧은 것이 메뚜기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6, 7개월이나 아무것도 먹지 않고 지낸다는 전갈은 곤충들이 모두 모습을 감추는 11월 말이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다가 4월이 되면 생활이 갑자기 변하며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한다고 한다. 봄이 되어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도 짝짓기를 할 때임을 알게 된 보릿짚 같은 연한 금빛 몸의 암컷 전갈 '왕독이'는 연한 갈색이고 배가 홀쭉한 수컷 전갈 '빛나는 눈'을 만나고, 왕독이와 빛나는 눈은 손과 손을 마주 잡고, 얼굴을 꼭 맞대며 짝짓기를 한다. 그런데 결혼식이 끝나자 빛나는 눈은 도망을 가고, 암컷 왕독이의 집게가 빛나는 눈을 잡아 독침으로 찌른 후 천천히 씹어 먹는다. 아기를 가진 암컷 왕독이가 왕성한 식욕을 보이며 수컷을 잡아 먹는 장면에서 허걱했다. 그리고 새끼들이 태어나고 2주정도 엄마의 등이나 그 주위에서 지내다가 새끼들은 하나 둘 씩 떠나간다. " 이제부터 혼자 사는 거야. 잘 자라렴. " 하고 말하며 새끼들이 떠나는 모습을 잠시 지켜본 왕독이는 집으로 들어가 따뜻해진 돌에 등을 기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전갈에 관한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언제나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조용히 있고, 상상의 나라가 좋고, 시끄러운 것을 질색하고, 산책을 즐기는 암컷 전갈 왕독이의 성향이었다. 넓적한 돌 밑 자신만의 집에서 따뜻한 돌 지붕에 등을 기대고 있으면 한없이 기분이 좋아진다는 왕독이의 모습에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묘한 공감대가 생기며 이것이 다른 자연 관찰책과는 다른 새로운 감성인가보다 싶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아들이 좋아하는 큰배추흰나비 여행을 떠난다고 하니 다음편도 기대가 되며 아무래도 열림원어린이의 파브르 곤충기 시리즈를 수집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파브르 곤충기5」를 통해 전갈에 관한 새로운 지식도 얻고 전갈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관찰을 통한 깊이 있는 사고를 통해 자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인문학적 교양을 넓히며 또한 생명에 대한 철학적이고도 비판적인 질문하기를 통해, 우리가 자연 속의 생명체와 더불어 숨 쉬고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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