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이주윤 지음 / 빅피시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고 서평쓰는 일을 즐기게 되면서 나 같은 하수가 감히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글쓰기에 조금씩 관심이 생겼다. 마침 요즘 이너피스를 외치며 다양한 필사를 즐기는 중이기도 해서 이 책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필사도 하고 좋은 문장도 써보자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계신 저자님은 좋은 글을 지으려면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해야 하는 데 이 모든 과정은 꾸준한 필사를 통해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이 책과 함께 간단한 글쓰기 이론을 익히고 그에 해당하는 문장을 필사하면서 자신만의 글을 써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다른 이의 글을 '따라 쓰는'것만으로 더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나를 드러내는 글, 단 한 사람을 위해 쓰는 글, 생동감이 살아있는 글, 마음을 가볍게 하는 문장들, 내게 힘이 되는 글, 인생을 솔직하게 담은 꾸밈없는 글을 쓰도록 돕는 트레이너가 되어주는 문장들이 가득한데 제일 먼저 아이와 함께 얼마전 읽었던 루이스 캐럴 소설,「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문장을 필사했다. 


 인생을 솔직하게 담은 글, 꾸밈없는 문장들을 폭풍 공감하며 천천히 꾹꾹 눌러 따라도 써보고, 스승의 뒤를 따르는 학생의 마음 가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따라 쓰다보니 마음이 간질간질 행복감이 밀려온다. 그저 문장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며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즐기면서 나와 타인의 삶을 더 깊이, 그리고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필사로 달궈진 손은 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최적화된 상태일테니 용기를 내어 글쓰기를 시도해보라고 제안하신다. 


 부록으로 마침표(.),물음표(?), 느낌표(!), 쉼표(,), 가운뎃점(·), 쌍점(:), 빗금(/), 큰따옴표(" "), 작은따옴표(' '), 소괄호( () ), 겹낫표(『』)와 겹화살괄호(《》), 홑낫표(〈〉)와 홑화살괄호(〈〉), 줄표(―), 붙임표(­), 물결표(~), 줄임표(……)등 총 18개의 쓸 때마다 헷갈리는 문장 부호 사용법과 자주 틀리는 맞춤법 400도 수록되어 있어 유용하다. 




 잘 쓰는 게 잘사는 것이라는 작가님의 말씀이 마음을 스친다. 무엇보다 삶과 문장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생각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글은 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쓰는 것이지, 남의 마음에 들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이라는 막막한 산을 오를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름다운 글쓰기 필사책이 발간되었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고, 문장을 수색하듯 꼼꼼히 따라 써보기도 하고, 슬렁슬렁 산을 오르는 기분으로 부담없는 단문들을 따라쓰며 습작의 기회를 늘려보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와 타인의 삶을 더 싶이 그리고 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며 나의 인생을 솔직하게 담은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는 지름길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잘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더좋은문장을쓰고싶은당신을위한필사책#이주윤#빅피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대생의 초등 비밀과외 - 내 아이 공부 정서를 위한 실전 학부모 수업
임민찬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 고학년이 되었지만 아이가 아직 공부 습관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생각이 많은 엄마인 나는 아이와 남은 2년의 초등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초중고 학습 전문가이신 저자님은 공부법 과잉 시대에 트렌디하고 현실적인 공부 정보를 전하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현재의 교육 흐름에 맞춰 초등 시기에 무엇을 해두면 좋은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이 책은 총 6개의 비법 챕터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하는 <초등 과목별 공부 로드맵 총정리>파트에는 내일은 실험왕 같은 학습만화부터, 독서평설, 어과동 어수동, 빠작 시리즈, EBS 초등 단추를 활용하는 법, 1031시리즈, 워드마스터, 능률보카, EBS시리즈, 용선생시리즈, 설민석시리즈, 뭔말 시리즈, 오투, 완자, 뉴런, 독서평설 등 구체적인 교재 소개와 관련 수학 소재 영화, 역사 영화, 과학 영화 등이 함께 소개되어 있어 추상적이지 않아 좋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들을 활용하면 좋을지 알 수 있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과목별 구체적인 로드맵은 물론이고, 흥미롭고 다채로운 예체능 경험을 통해 성취 경험을 쌓고, 건강을 챙기라는 조언까지 깨알같이 담겨 있는데 저자님은 어떠했는지 참고해보면서 초등 내 아이의 성향에 맞는 로드맵을 만들어보며 내 아이에게 적용할만한 것들을 골라 잘 활용해보아야겠다.   


 평소 습관에 관심이 많은 나는 <중고등 시기를 위한 초등시기 대비법>에서 저자님이 알려주신 팁들이 매우 유용하게 느껴졌다. 저자님이 알려주시는 대비법에 따르면 공부 시간보다 독서 시간을 먼저 확보하고, 독서 노트 작성을 습관화하며, 평상시에 집에서 부모님과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그리고 플래너는 매일 쓰는 것이고, 조금의 시간만 투자하면 쓸 수 있고, 이걸 쓰면 해야할 일을 까먹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매주 주말은 복습의 날로 정해 습관을 잡고, 지난 일주일간의 플래너를 되짚어보며 점검하고, '50분 공부, 10분 쉬는 시간', '30분 공부, 5분 쉬는 시간'등 아이의 상황에 맞게 규칙적인 휴식 시간을 정한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공부, 시험 과정을 꼭 함께 점검해보며 약점 보완을 위한 피드백을 하면서 아이가 좀 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스스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초등시절 저자님의 부모님은 공부를 '언제', '어디서'할건지 공부 '여부'가 아닌 공부 '장소'에 대한 선택지와 과목의 선택에 관한 '독려의 질문'을 하면서 공부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정립해주셨단다. 

잠자리 독서 시간에는 그날 있었던 일부터 함께 읽었던 책, 방학때 갈 여행지, 내일 저녁 메뉴 등 다양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었고, 게임을 대체할 수 있는 운동이나 보드게임을 함께 즐기기도 했고, 공부습관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성실성'을 몸소 보여주셨단다. 


 저자님이 알려주신 팁대로 아이에게 공부뿐만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활동까지 '행위에 대한 이유'를 반드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플래너, 복습 등 어떻게 올바른 공부 습관을 만드는지 알려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적성을 찾을 수 있게 돕고, 더 넓을 세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가족 여행을 떠나야겠다. 무엇보다 아이가 언제라도 도움을 청할 수 있게 아이와 대화를 많이 나누고 소통하며 호응해주는 엄마가 되리라 다시한번 다짐해본다. 하루에 해야할 공부를 다 한 이후에는 30분정도의 게임 시간을 허락해주고, 일주일 간 읽은 책에 대해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와 나란히 앉아 문제 푸는 모습을 보면서 채점을 해주기도 하고, 아이 옆에서 책을 읽는 등 '함께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을 아이에게 주려고 노력해보련다. 사실 나도 매일 하기 어렵지만 플래너 짜는 습관을 만들어 함께 플래너를 살펴보며 점검하고 아이의 공부습관 만들기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겠다. 


 초등때 시기별, 과목별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잡아 이를 토대로 이끌어주고, 해야 할 것과 해야 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짚어주며 꾸준한 복습, 플래너 작성, 집중 시간 늘리기 등 초등 시기에 필요한 공부 습관 형성을 통해 중고등시기에 스스로 자기 주도적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훌륭한 초등 자녀교육서가 발간되었다. 공부법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만이 아니라 공부 습관과 공부 정서 그리고 부모님과의 관계까지 초등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을지에 대한 노하우가 가득 담겨있다. 


 나중에 아이에게 내적인 공부 동기 부여가 생겼을 때 '습관에 발목잡히는 일'이 없도록, '기본기가 부족해서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초등 시기에 어떻게 공부 습관을 형성하고 학습 공백 없이 공부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면 좋은지 공부법과 공부습관 그리고 동기부여방법까지 저자님의 모든 통찰과 노하우가 가득 담긴 책이다. 복습, 플래너 같은 공부 습관을 바탕으로 공부에 관성이 생겨 공부는 당연히 해야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아이의 정서와 아이와의 관계를 위해 어떤 말이 필요하고, 어떤 말과 행동을 피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의대생의초등비밀과외#임민찬#체인지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은 걱정이 마음속에 살아요 - 크고 작은 시련을 이겨내는 마음 근력 키우기
크리스티나 퍼니발 지음, 케이티 드와이어 그림, 이은경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아이가 다니는 아동 센터에 가보면 좋겠다 싶어 아이에게 엄마 센터에 가도 되겠냐고 물었다. 그런데 아이 왈, 엄마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왜 그러하냐 물었더니 우물쭈물하던 아이가 고심끝에 뱉은 말은 형들이 자기를 놀리는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형들이 뭐라고 놀리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공부든 무었이든 다 못한다고 놀린단다.「Leo the late Bloomer」의 레오와 같이 뭐든지 조금 늦은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아이가 다른 아이들로부터 이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지내고 있는 것을 알게되어 무척 속상했다. 그런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면 좋을지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정신 건강 임상 심리사로 활동 중이신 저자님은 1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에 고민이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그리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힘을 활용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제일 먼저 크고 작은 시련을 이겨내는 마음 근력 키우기라는 표지의 문구가 나를 사로잡는다. 살다보면 불쑥불쑥 힘든 일들이 찾아오기 마련인데 모든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아이와 함께해줄 수 없음을 알기에 저자님이 알려주시는 '다르게 생각해보기'팁을 아이에게 전수하려고 노력하며 정성껏 읽어주었다. 어려운 상황이 닥칠때마다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고 기운을 내어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면 좋을지 저자님은 제이크와 케이트 쌍둥이 남매의 이야기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한다. 모든 일을 내 탓으로 돌리는 생각, '0점 아니면 100점'이라는 식의 흑백논리, 나쁜 것만 보는 것, 완벽해야한다는 생각을 멈추고 어두운 감정을 맞닥뜨릴 때마다 마음을 힘들게 하는 생각을 되돌아보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생각으로 바꿔보기를 제안하신다. 


 사실 잠자리 독서로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몰랐던 아이의 사생활을 알게되면서 눈물을 훔쳤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곁에 두고 아이와 함께 자주 읽으며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연습할 수 있게 돕고 자신의 생각을 깊이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어야겠다 다짐했다. 


 자신의 마음을 괴롭게 하는 생각들을 버리고 생각을 전환하는 연습을 해보며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그림책이 발간되었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고, 어떤 불안하고 슬픈 일이 일어나더라도 마음을 가만히 들어다 보며 더 넓은 마음과 더 깊은 생각으로 아이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다르게 생각해 보기'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스스로의 마음을 살피고 조절하는 훈련을 하며 단단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 이 책을 잘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생각을 바꾸는 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작은걱정이마음속에살아요#크리스티나퍼니발#케이티드와이어#이은경#포레스트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다섯에 곰이라니 2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22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들을 11년이나 키우고 있는데도 여전히 서툰 엄마인 나는 곧 다가올 아들의 사춘기와 나의 갱년기를 어떻게 건강하고 현명하게 지나가면 좋을지 생각한다. 마침 미자도 달달독서모임을 통해「열다섯에 곰이라니1」를 접하며 곰으로 변한 사춘기 태웅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후속편인 이 책을 손에 들었다. 


 2편에서는 제주 푸른 바다에서 동물화된 커다란 남방큰돌고래 '청해'와 검은 줄무늬를 가진 돌돔오빠 '중도' 그리고 예쁜 눈을 가진 감성돔 '미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벌꿀오소리 '영웅'과 노란목도리 담비로 변한 영웅의 엄마 '명혜', 부리만 새로 변한 '최섬', 레서판다 '정훈', 거식증 뱀순 볼파이톤, 평성의 잣까마귀 남매 '길애', '길영'이 그 주인공들이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동물화 현상이 일어난다는 설정은 1편과 다르지 않은데 갱년기 엄마도 동물화가 되고, 입만 새 부리로 변한 이상한 동물화를 겪는 '최섬'의 설정이 흥미롭다.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레서판다 정훈의 말에 참담함이 밀려들며 나는 나의 아이에게 통제받고 관리받는 삶을 살게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했다. 


사람이었을 때 행복했냐고 물어봤어야죠. 만날 학교랑 집만 오가는 그 쳇바퀴 같은 일상이 좋았냐고 물어봤어야죠. 휴대폰 사용 시간도 잠겨 있고, 애들이랑 노는 것도 안 되고, 게임은 커녕 영화 한편 내 마음대로 볼 수 없어, 다 부모님이 짜준 스케줄대로 움직여야해, 동물이면 불행하면 사람이면 다 행복해?



 특히 엄마 명혜가 영웅에게 해주는 말들은 부모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는데 나의 아이가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잘 번역하여 잘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다 생각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한 훌륭한 마음 통역사가 돼야해. 자기 생각이랑 말을 더 좋은 표현으로 바꾸는 힘을 가져야 해. 


'안 해'는 '다른 거 할래',

'하기 싫어'는 '생각 좀 해볼게요'라고 말하면 되고

'짜증'은 '30분 뒤에 사라질 감정'이라고 번역하고

죽겠네 라고 말하는 건 아직은 살 만하다는 거고

되는일이 없네 라고 말하는 건 많이 노력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인 거고

귀신은 저런 놈 안 잡아가고 뭐 하냐 라는 말은 더 나쁜 놈 잡아가느라 바쁘니 저놈 순번은 다음에 오나 보다로 바꾸면 돼.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 좋은 통역사가 되어야 좋은 일이 생기는 거야. 



좋은 번역기를 쓰란 말이야! 네 마음, 네 생각을 네가 잘 번역해야 잘 사는 거라고.






찔레꽃은 고독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지만 또 다른 뜻도 가지고 있어. 


너희는 꽃집에서 살 수 있는 꽃이 아니잖아. 나한테 찔레꽃처럼 마냥 귀하디귀하고 예쁜 애들이지. 찔레꽃은 들판에 가도 때가 맞지 않으면 볼 수 없는 꽃이야. 엄마는 저 예쁘게 피어 있는 찔레꽃을 보면 옹기종기 모여 밥 먹는 한식구가 떠올라. 다섯 개의 꽃잎이 제각각이잖아. 그렇게 모인 수많은 꽃이 조그만 꽃밭을 이뤄서 좋은 향기를 피우고...... 마치 우리 가족 같지 않니?


저 예쁜 찔레의 또 다른 꽃말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래서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꽃



 엄마 명혜는 왜 생모를 찾아갔는지 묻는 대신 영웅에게 미술관 이야기를 한다.  


엄마가 대학생 때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었는데, 그때 오스트리아에 있는 한 미술관에 찾아갔었어. 근데 길을 잘못 들어서 원래 가려고 한 미술관 바로 옆에 있던 딴 미술관에 들어간거야. 실수로 들어간 곳이었지만 여행을 통틀어 이 잘못 들어갔던 미술관에서의 시간이 제일 즐거웠어. 엄마는 이때의 경험을 늘 기억하면서 살아. 계획과 다르게 잘못 들어갔어도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곳을 바라보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더라고. 


너한테 엄마가 잘못 들어온 미술관인거지. 네 여행을 통틀어서 엄마가 너한테 그런 미술관이 되어주고 싶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지만 잘못 들어온 우리 집이 네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기억이 되었으면 해. 


아이의 진짜 모습이 아닌 아이가 보이고 싶은 모습을 그대로 믿고서 마음을 내려놓고 살았음이 미안했다. 



 사냥하는 법부터 목욕하는 법까지 개별종에 맞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특수 동물화 캠프에서 인간화 주기는 한 달로 맞춰져 있지만 그 주기를 거스르는 최섬, 레서판다 그리고 볼파이톤은 매일 산소방에 가고 대청봉에 가서 매일 한 시간 이상 삼림욕도 하면 빨리 사람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함께 대청봉에 오른다. 레서판다와 볼파이톤까지 가방에 넣고 설악산 대청봉에 오른 최섬은 다가오는 여명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설악산 대청봉 1708미터가 이곳에 올라오기까지 한 걸음 한 걸음을 묵묵히 견디는 시간은 아닐까 하고.



'어제도 떴던 해'라고 말했으나 막상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니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태양이 어둠을 깨고 세상을 물들이며 모든 만물을 눈뜨게 하는 광경 앞에 많은 생각이 마음을 스쳐 갔다. 레서판다 정훈에게 좋은 번역기를 써야 한다고 했지만 섬 자신도 지금 이 순간의 감정을 온전히 번역해 낼 수 없었다. 어둠을 뚫고 힘든 새벽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비로소 이해되는 듯했다. 


 

 동물화가 되어 설악산에서 만난 남북한 청소년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집도 부모도 없는 처지에 춘정기(사춘기)가 되어 동물화된 북조선 잣까마귀 남매는 금강산에 며칠 머물며 태어나 처음으로 아무런 근심이 없는 시간을 보다. 남매는 자유로운 삶, 또한 내일이 있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태어나 처음 제 머리로 생각하게 되며 아버지 리철용의 금강산 이야기를 떠올린다.  


여름이면 녹음이 무성해서 봉래산, 가을에는 만이천봉이 단품으로 물들어 풍악산, 겨울에는 녹음이 지고 암석만 뼈처럼 드러나 개골산이고 다시 봄이 되면 온 산이 새싹과 꽃으로 뒤덮여 금강산이 된는 거디. 사람 인생도 그러하디. 좋은 날도 있고 시린 날도 있어서 인생이 풍성하고 아름다워지는 거이야. 인생의 때마다 이름이 바뀌는 것이지 네 인생이 뒤바뀌는 것은 아니디. 추운 겨울날도 다 나름의 의미가 있는 거니 함부로 흘려보내지 말라. 



 동물화되어 바다를 떠도는 돔 오누이, 북한출신 평성의 잣까마귀 남매 등 동물인간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읽는 재미 그리고 아이와 함께 나누면 좋겠다 싶은 말들을 형광펜 꾹꾹 눌러가며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마음을 끌었던 문장들도 참 많은데 곧 사춘기를 겪을 아이와 함께 나누며 공유하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가만히 있으면 동굴이지만 움직이면 터널이 된다. ' 조류과 선생님이 동물화가 되지 않아 낙담한 섬에게 해준 말이었다. 힘들수록 움직이고 생각하라고, 부딪치며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 빛이 보이게 되고 그 빛이 나갈 수 있는 또다른 출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게 동굴과 터널의 차이라 했다. 




빛과 그림자가 인생의 한 지점에 함께 머무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밝음 속에 있기에 어둠을 알 수 있고, 자신은 어둠 속에 있기에 그 빛의 존재를 더 소중히 생각할 수 있었다. 

명암이 뚜렷한 순간을 살고 있다고 해서 불행한 것은 아니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열다섯에곰이라니2#추정경#다산책방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크리스마스 캐롤
찰스 디킨스 지음, Daniel Choi 옮김 / 찜커뮤니케이션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겨울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책  「크리스마스 캐롤」 을 올겨울에도 어김없이 손에 들었다. 주로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 싶을 때 크리스마스가 무슨 의미인지 크리스마스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읽는 책인데 제대로 완독을 해본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기필코 완독하리라 마음을 먹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영국의 작가 찰스 디킨스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굉장이 많아 동시대에 산재했던 어려 문제를 꽤 중요하게 다루었는데 이 책은 당시 산업혁명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커진 영국 사회를 비판하고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집필하셨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계산소에서 바쁘게 일을 하는 욕심많고 인색한 고용주 에벤에저 스크루지에게 7년전 죽은 그의 오랜 동료 제이콥 말리가 찾아온다. 쇠사슬에 묶여 휴식도, 평온도 없이 끝없는 후회의 고통속에서 지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말리는 속죄의 일환으로 스크루지가 자신과 같은 운명을 피할 기회와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러 왔다며 세 명의 영혼이 찾아올 것이라고 전한다. 제이콥 말리의 유령이 사라지고 과거 크리스마스의 유령이 나타나 스크루지와 함께 그의 과거로 가서 친구들에게 외면당한 고독한 소년 스크루지, 젋은 남자로 자란 성인 스크루지와 마주한다. 한 줄기 바람에도 시들었을 법한 연약한 소년이었지만 커다란 마음을 지니고 있었던 소년 스크루지는 나이가 들어 삶의 전성기에 접어들며 열망과 탐욕, 그리고 쉼없는 불안이 깃든 성인 남자가 된다. 그런 자신의 과거의 그림자들을 마주한 스크루지는 나를 괴롭히지 말라며 견디기 힘들어한다. 이어서 두번째로 현재 크리스마스의 유령이 찾아와 스크루지를 직원 밥 크래치트의 집 그리고 조카 프레드의 집으로 데려간다. 세번째로 미래 크리스마스의 유령을 만나 미래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자신의 삶을 바꾸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스크루지는 조카 프레드가 말했던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실천하며 살기로 마음먹으며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크리스마스는 친절하고, 용서와 자비로 가득하며, 즐거운 시간입니다. 1년 내내 사람들 마음이 이렇게 열리는 때는 크리스마스밖에 없어요. 크리스마스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굳게 닫혀 있던 마음을 열고, 자신들보다 어려운 처지인 사람들을 동등한 인간, 같은 길을 가는 동반자로 바라보는 유일한 시기죠. 



 인색하고 무정한 스크루지가 과거의 유령을 만나 강력한 혼란을 겪고, 현재의 유령과 만나 두려움과 공손을 배우며, 미래의 유령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완전히 변화되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함께하면서 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 정신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면 어떨까? 스크루지의 기이하고 초현실적인 크리스마스이브 여행을 통해 저자님이 전하는 따뜻하고 훈훈한 메시지를 되새기며 크리스마스 기분과 정신을 느끼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당신이 선택한 삶 속에서 행복하길 바랍니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크리스마스캐롤#CharlesDickens#DanielChoi#찜커뮤니케이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