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쓸모 - 밤의 주인, 수면이 궁금하다면 인싸이드 과학 3
뮈리엘 플로랭 지음, 쥘리 레가레 그림, 김수진 옮김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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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너무 바쁠때면 잠을 자지 않고 그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잠을 자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퇴근후 집에 왔는데 해내야 할 집안 일들이 산재해 있을 때가 그렇고,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그렇다. 특히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각성상태로 야근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눈이 시리고 허리가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해내고 마는 나의 책임감이 미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해내야하는 일을 제시간에 끝내서 마음은 가볍지만 몸은 늘 녹초가 되어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넉다운이 된다. 그렇게 잠을 줄여 일을 하고 내 몸을 혹사한 다음날에는 조용히 가만히 누워 잠을 자는데 잠만 푹 자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 정신이 맑아지고 컨디션이 회복이 된다. 이런 상황을 겪을때마다 아직도 일 권하는 사회의 시민으로 살고 있는 내가 안쓰럽고 그런 세상이 씁쓸한데 문득 배가 고플때보다 잠이 고플때가 많은 나에게 잠은 신비의 묘약같기도 하고, 잠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몸이 피곤한 날이면 잠꼬대를 심하게 하며 악몽을 꾸어 소리를 치며 깨기도 하는데 자면서도 나의 정신은 어딘가를 참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가보다 싶을 때가 있다. 도대체 자면서 내 몸과 영혼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이 책「잠의 쓸모」를 만나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님은 프랑스 리옹에서 발간되는 일간지의 '모두를 위한 과학'코너를 담당하는 저널리스트로 6명의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이 책을 발간하셨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우리는 잠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현대적인 방법을 동원한 결과, 잠이라는 대륙의 지리적 특성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는 했지만 우리는 잠을 자야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잠의 주된 기능이 무엇인지 여전히 찾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이라는 미지의 대륙을 누구나 매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횡단하는데 오늘날에는 잠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있지 못하고 있다며 잠 없는 삶을 좋아하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잠이 주는 특유의 즐거움을 잊고 살고 있다고 하신다. 


 근육 활동이 줄어들거나 멈추고 자극 반응 한계가 바뀐 상태를 잠이라고 하는데 수면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신경세포로 수면은 뇌의 리듬(뇌파 속도)에 따라 서파수면 또는 역설수면으로 정의된다고 한다. 수면 여행중에는 느린 수면과 빠른 수면이라는 두가지 각성 상태가 번갈아가면서 순환하는데 1회 순환시간은 약 90분이며, 하룻밤 동안 평균 4~6회 반복된다고 한다.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측정하는 도구 덕분에 수면을 이루는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왜 우리는 수면 상태에 이르는 것인지에 대한 거대한 의문은 아직도 미스터리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수면이 어떤 기능을 보장하고, 세부적으로는 역설수면과 서파수면이 각각 어떤 특정한 기능을 하는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수면은 아마도 모든 종에 공통적인 어떤 역할을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 어떤 가설도 이런 특수한 전기활동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결국, 우리 삶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분이 완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잠의 효용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1.잠은 회복과 면역효과가 있다. ->개연성있음

2.수면은 기억을 강화한다. ->사실로 입증됨

3.수면은 학습에 유리하다.->개연성있음

4.충분히 자지 않으면 위험하다.  ->사실로 입증됨

5.잠을 잘 자지 못하면 인지장애가 일어난다.  ->사실로 입증됨

6.수면 부족은 살찔 위험을 높인다.  ->사실로 입증됨


이밖에도 수면과 학습, 모래시계에 맞춰 돌아가는 생체 시계, 시차증과 서머타임, 잠자지 않고 11일간을 버틴 랜디 가드너 이야기, 달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 동면, 불면증, 수면무호흡증후군, 꿈 이야기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이 칼럼 형식으로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잠을 가로막는 사회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아무래도 늘 시간에 쫓기고 깨어있는 시간이 많아야만 하는 나의 현실과 맞닿아있어 그런듯하다. 기술의 진보 덕분에 청소, 빨래, 식사준비 등 몇몇 가사노동에 할애되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고, 교통수단도 더 많아지고 빨라져 자유시간이 느는데도 더는 자유시간이 없다는 느낌이 들면서 수면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공할 만한 '여유시간' 사냥꾼이자 수면시간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 스마트 기기, 그야말로 빠르게 돌아가는 인생, 패스트 라이프! 이제 기다림은 견딜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세상. 저자는 잠을 보호하는 사회를 조성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는 말을 남기며 이 책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에 인용된 조너선 크래리의 문장이 마음에 스친다.



우리 인생에서 이처럼 막대한 시간을 잠으로 보내면서 인위적인 욕구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인류가 현대 자본주의의 탐욕에 가할 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타격 가운데 하나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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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까지 병원 갈 일 없는 스트레칭 - 일생 중 가장 긴 노년, 반짝하는 ‘예쁜’ 몸이 능사가 아니다, 오래 쓰는 몸을 만들어라, 최신 개정판
제시카 매튜스 지음, 박서령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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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여름 무척 더웠던 어느날 도서관에 마실을 간적이 있다. 9살 조카(친구딸)와 함께 갔었는데 이모가 좋아할 같아 골라봤다며 내게 책을 한권 권해주었다. 책 제목은 요.가. 몸이 여기저기 아파 틈만나면 요가를 하는 나의 모습이 종종 만나는 조카의 눈에도 보였나보다. 그렇게 처음 접해봤던 요가책에는 스트레칭과 각종 요가 동작이 그림과 함께 실려 있었는데 발간된지 꽤 오래된 책이기도 하고, 실제로 요가를 하는 것만 좋았지 책으로 요가를 접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던 터라 후루룩 대충 보고는 덮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최근에 미자모 서평이벤트를 통해 「죽기전까지 병원갈일없는 스트레칭」이라는 책이 발간되었음을 알게되어 이론도 한 번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학에서 운동학 및 요가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저자님은 <요가저널>, <헬스>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등 미국 언론이 가장 많이 찾는 운동학자중 한명이시라고 한다. 머리말에서 매일 스트레칭을 하며 깊이, 천천히 호흡하고 내 몸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느긋한 삶과 내 몸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미덕을 깨닫게 되었다는 저자님은 이 책을 길잡이 삼아 건강을 지키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길을 찾아 당연히 누려야 할 건강한 삶을 당장 오늘부터 만끽하시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좋아하는 요가전문가이신 것 같아 내 몸에 좋은 어떤 스트레칭 처방을 해주실지 기대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이 책은 총 3개의 Part와 15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Part1에서는 스트레칭이 중요한 이유, 스트레칭의 7가지 효과,  올바른 스트레칭 기법이 소개되어 있다. 



스트레칭은 핵심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근육을 늘려 유연성을 키우는 운동입니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올바른 호흡이 중요합니다. 특히 코로 천천히, 규칙적으로 마쉬고 내쉬는 마음챙김 호흡법은 심신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스트레칭이나 관절가동범위 운동을 비롯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면 연령과 체력 수준을 불문하고 노화로 인한 생리학적 변화를 늦출 수 있습니다. 근력과 유연성을 향상시키면 기대수명도 늘고 전반적인 삶의 질도 높아집니다.    



 Part2에서는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이 6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동안 요가를 하면서 해왔던 모든 동작들이 신체 부위와 근육군에 관한 정보와 함께 제시되어 있어 그동안 몸으로 해왔던 동작들이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Part 3 하루 30분 스트레칭 프로그램이였는데 상황별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운동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실제 동작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QR code를 통해 영상을 보며 동작을 따라할수 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형적인 화이트칼라의 삶을 산지 이십여년, 시나브로 요가는 나의 필수불가결한 일상이 되었고,「죽기전까지 병원갈일없는 스트레칭」이라는 책의 제목이 나의 마음에 훅 들어와 버렸다. 어느새 불혹을 훌쩍 지나 지천명의 나이에 다다른 나에게 지금 당장 엉덩이를 떼고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을 시작하라고 조금 더 움직이라고 독려하는 듯하여 자극이 된다. 꾸준한 스트레칭 습관을 길러서 노년기에 대한 준비를 미리미리 해야겠다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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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달려라, 미래 에너지 내일의 공학 3
정윤선 지음, 박종호 그림 / 우리학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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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에너지'하면 나는 영화 <아이언맨2>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개발한 아이언맨 수트 가슴 정중앙에서 빛나던 아크 원자로가 떠오른다. 이 작은 핵융합장치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뒤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켜 하늘도 날고, 광선도 쏘고 하는 그런 것들이 무척 신기했더랬다. 그런 미래 에너지원을 떠올리며 이 책 「지구를 위해 달려라 미래 에너지」를 손에 들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대학원에서 물리 교육학을 공부하셨다는 저자님은 흥미로운 과학과 재미있는 세상을 어린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쓰고 계신다고 하는데 머릿말에서 이 책과 함께 내일도 지속될 지구를 위해 지구를 위한 에너지를 고민하는 에너지 공학특공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에너지가 없으면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에너지가 무엇인지,  전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지구 온난화 문제를 일으키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화석연료를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는 무엇인지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된다. 원자력에너지, 소형 모듈 원자로, 토륨 원자로, 재생 에너지,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바다의 에너지, 지열 에너지, 바이오 에너지, 폐기물 에너지, 수력 에너지 등 많은 종류의 에너지가 소개되며 똑똑한 에너지 소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에너지 제로 하우스였다. 개인적으로 마당있는 집을 직접 짓고 사는 것이 꿈인데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액티브 하우스, 패시브 하우스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어서 미래 에너지를 소개하면서 수소 에너지와 수소 연료전지가 등장한다. 우주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태양열로 만든 전기 에너지를 지구로 전송하는 기술을 2023년에 실험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태양을 지구에 만든다는 인공태양 이야기였다. 지구에서 인공태양을 만드는 실험이 현재 진행중이라고 하는데 2005년부터 프랑스 남부지방에서 ITER(국제 열 핵융합 실험로)연구를 여러나라가 함께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KSTAR핵융합기가 있다고 하니 마법의 미래 에너지원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날이 곧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지속가능한' 지구라는 문구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마술같기도 하고 공상과학같기도 한 지금의 과학기술에 감탄하며 흥미롭게 술술 잘 읽었다.  지속가능성이 화두인 요즘,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줄 지구에 대해 생각하고 인류에게 화석에너지를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는 무엇일까 아이와 함께 생각해보는 유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 책「지구를 위해 달려라 미래 에너지」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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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지구를위해달려라미래에너지#정윤선#박종호#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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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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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일연의 「삼국유사」책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읽었으나 제대로 읽지 못했던 나는 삼국유사 네글자만 기억하고 기억 속 저편에 가만히 묻어두었더랬다. 그런데 최태성 작가님의「역사의 쓸모」을 접하고나서 다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역사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일연스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 최태성 작가님의 말씀에 궁금증이 생겨 「삼국유사」라는 벽돌책에 어떤 보물같은 컨텐츠들이 숨어있는지 궁금해하며 손에 들었다. 



 고려 후기의 승려인 일연 저자님은 여러 지역의 절에 머물면서 그 절의 오래된 기록이나 해당 지역의 옛날이야기 등을 모아서 후대에 남길 일(유사)라 판단하여 신비하고 기이한 일을 전하는 야사를 모아 이 책을 편찬하셨다고 전해진다. 기존의 역사책들이 놓쳤던 신성한 환상성을 보완하고, 무엇보다 역사를 보는 눈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만들어진 이 책 「삼국유사」덕분에 우리는 고대 한국에 대하여 획일적이지 않은 다채로운 시선을 풍부하게 지니게 되었고, 다문화, 다양성, 다원성 등의 미래 지향적 가치가 애초에 한국문화에 자리하고 있었음을 주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번역과 해설을 하신 서철원님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고 계신데 일러두기에서 말씀하시기를 정확한 번역보다 잘 읽히는 번역을 추구하셨다고 말씀하신다. 생략되거나 누락된 부분마다 고딕체로 눈에 띄게 표시하여 되살리고, 추가 설명이 꼭 필요할 때는 해설 단락을 곧바로 추가하였고, 서로 비교할 필요가 있는 서사 구조는 표로 정리하여 덧붙이셨다고 한다. 


 일러두기에 이어 삼국유사의 제목과 그 뜻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여기서 처용, 이름모를 월명사의 누이를 추모한 <제망매가>라는 단어를 다시 만나며 문득 고등학교 문학시간이 생각났는데 문학에 심취해 늘 흥분하며 재미있게 설명해주셨던 김창규 문학선생님이 떠올랐다. 그시절 나의 문학선생님은 「삼국유사」의 일연스님이자 서철원 번역해설가님이셨던 것 같다. 지나간 야사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 시대에 맞는 의미를 찾아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려 노력하셨던 분이 내게도 있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구나 싶었다. 그 보물같은 향가, 전설, 민담과 같은 이야기들의 가치를 전달하려 애쓰셨던 김창규문학선생님을 떠올리며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유사'는 빠뜨린 일, 남겨둔 일 혹은 버려진 일 등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삼국유사」는 비현실적인 존재들을 만나고 체험하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여 짤막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라고 한다. 「삼국유사」를 읽을 때는 아무곳이나 펼쳐 읽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런대로 다른 곳을 읽어도 무방하다며 목적없는 자유로운 읽기야 말로 빠뜨린, 남겨둔, 버려진 일을 부담없이 대할 수 있는 자세라고 말씀하신다. 이번에는 내가 「삼국유사」를 과연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일러두기를 통한 친절한 해설과 번역 그리고 목적없는 자유로운 읽기를 제안하시는 서철원 번역해설가님의 말씀은 벽돌책을 대하는 나의 부담감을 완화시켜주었다.  


「역사의 쓸모」에서 최태성선생님이 말씀하신 「삼국유사」이야기가 정말 「삼국유사」에 나오는지 확인하며 읽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미다스 왕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이야기이다. 「삼국유사」141쪽에 신라의 경문왕이야기가 정말 똑같이 나온다. 



즉위하자마자 경문왕의 귀가 갑자기 당나귀처럼 길어졌다. 왕비도궁권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오직 관모를 만드는 이만 알았다. 그러나 평생토록 남에게 말하지 않다가, 죽을 무렵 서라벌 들어오는 길목의 도림사 대나무숲 인적 없는 곳에 이르러 대나무를 향해 외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 후로 바람이 불면 대나무가 소리 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경문왕이 꺼려서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게 했더니, 바람불면 짤만한 소리가 난다. ' 임금님 귀 길다. '


「삼국유사」에도 그리스 신화 로마신화와 똑같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가 나온다니 참 신기하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일연스님이 「삼국사기」가 빠뜨린 일들을 굳이 정승스레 모아 「삼국유사」를 편찬한 이유가 '다양성'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역사를 보는 눈이 여럿이라면 역적이 민중 영웅이 되는가 하면, 악녀가 여성의 입장을 항변한 입체적 인물이 되기도 한다. 「삼국유사」자체가 그런 혁신적인 생각의 산물이라 할 수는 없어도, 공식적인 사관의 평만이 유일한 역사의 눈이 되는 것을 경계하기에는 충분하다. 


「삼국유사」는 역사 이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성을 마련해 주려고도 한다. 좀 낭만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의 세상만이 유일하지 않다. ', '사람이 세상의 유일한 주인공은 아니다.'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다른 세상에서 온 귀신도 나오고, 도깨비도 나온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을 죽이거나 괴롭히는 괴수가 아니다. 사람을 위해 다리를 놓아주기도 하고, 다른 세상을 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우리 이웃들이었다. 


어떤 연구에서는 처용을 비롯한 이런 존재들 가운데 일부를 외국인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삼국유사」의 세상은 다문화사회이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 온 존재들까지도 넉넉한 인심으로 대했다. 이러한 '감통'이야말로 오늘날에도 유효한 고전의 가치가 아닐까?


새로운 한국에 필요한 덕목은, 그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성이 다른 사람들끼리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단일 민족설의 토대가 된 단군 신화를 전해준「삼국유사」조차도, 불교와 비불교, 정치와 문화예술,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 말하자면 세상 모든 것들의 공존과 만남, 화해를 거듭거듭 강조해 왔다. 


 어려울 수 있는「삼국유사」이야기가 친절한 번역과 해설로 조금은 접근하기 용이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포항 영일만의 연오랑 세오녀 테마공원 전시관처럼 지역 곳곳에 삼국의 역사를 품은 테자전시관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스탬프를 찍으며 가족 테마여행을 기획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극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역사를 배우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주목받기도 하듯이 「삼국유사」의 무수한 보물같은 이야기들도 더 많이 활용되어 우리 아이들에게도 더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고 그리스 로마신화처럼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삼국유사」를 통해 기록이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의「삼국유사」속 이야기들도 그리스 로마신화처럼 대대손손 회자되고 활용되며 전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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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삼국유사#일연#서철원#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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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 - 어린이의 어휘력을 키워 주는 동화 한경 아이들 시리즈
전병규(콩나물쌤) 지음, 이예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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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를 시작으로 한국경제신문에서 발간되는 아이들 시리즈를 즐겨보는 나는 「순한 맛, 매운 맛 매생이 클럽 아이들」,「혼공하는 아이들」,「법만드는 아이들」을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새로 발간된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역시 너무 당연하게 꼭 읽어봐야지 하며 손에 들었다. 띠지에 보면 「세금 내는 아이들」저자이신 옥효진 선생님 추천, 「혼공하는 아이들」저자이신 해피이선생님 추천, 영마표 영어의 세계에서 유명하신 혼공쌤과 효린파파님의 추천을 받은 이 책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시리즈와 풍기는 느낌이 비슷한데 역시 파스텔톤의 화사한 커버와 귀여운 그림삽화가 마음을 끌며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교육 인플루언서이자 작가이신 전병규님은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배우고 세상 모든 일에 도전할 수 있다며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힘인 문해력을 콩나물처럼 쑥쑥 키워 훨씬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콩나물쌤 유튜브채널을 구독하고는 있었지만 그 뜻은 알지 못했었는데 콩나물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평소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서 마음에 들었다. 가랑비에 옷젖듯이 습관으로 책을 읽게 되면 문해력을 키우게 된다는 매일 조금씩 천천히 철학이 이 책에도 나와 있어 반가웠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도 꾸준히 계속해서 독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계속 물을 붓는다면 결국에는 시나브로 문해력을 습득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루는 떡을 쪄 먹기도 하는 커다란 독인데, 거기에 콩나물을 기르면서 할머니가 오며 가며 물을 주시면 물이 대부분 밑구멍으로 빠져 버려. 그런데 신기하게도 콩나물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구나. 매일 잊지 않고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콩나물이 잘 자라는 걸 보니 되게 신기하면서도 뭔가 깨닫는 게 있었어.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습관처럼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믿지 못할 만큼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매일 조금씩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 있을 거야. 콩나물 북클럽은 그런 뜻에서 나온 이름이야.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총 5장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장의 마지막에 저자님의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이 수록되어 있다.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1. 

책을 많이 읽어 단어를 여러번 자주 봄으로써 낱말이 자동으로 보여 읽기의 자동화가 되게 하라! 소리내어 읽기와 쓰기를 함께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단어가 자동화된다.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2. 

말하는 속도로 소리내어 정확하게 읽기습관을 들이자!(목소리연극 활용)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3.

모르는 단어의 뜻을 추측하며 읽고, 긴단어를 잘라 의미를 추측하며 읽자! 긴문장 어려운 문장은 문장을 잘라서 문장의 주인을 찾아가며 읽자!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4.

단어를 아는데도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자!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5.

잘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질문하며 능동적으로 읽자!

 


단순히 내용을 아는 사람보단 '내 생각이 있는 사람'의 문해력이 더 좋은 것입니다. 그러니 '나라면~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내 생각을 갖게 되면, 그때부터 책은 내 삶에 도움이 되기 시작할 거예요. 



 미자모 촉촉도서모임을 통해 꾸준히 영어책 읽기에 도전하고 있는 나는 영어 원서가 잘 읽히지 않아 힘들고, 문맥이 이해가 되지 않아 힘든 경험이 많다. 영어 문해력에 있어서 나는 지금 이 책에 등장하는 초등 아이들 수준이라 그런지 저자님이 말씀하시는 문해력 꿀팁들을 모두 나의 영어 문해력에 빗대어 생각하며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다. 또한 내가 어릴적 어떻게 국어 문해력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며 맞아맞아 하는 부분도 있었고, 이래서 그랬던거구나 하는 부분도 있었다. 매일의 습관으로 꾸준히 쌓이게되면 분명 아이가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질 수 있으리라. 책으로 교육을 하려는 교수적인 상호작용을 지양하고, 책을 통한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늘 관심이 많은 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것에 집중하고 좋은 질문하는 연습을 하기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생각을 묻고 부모의 생각을 표현해주며 아이와 '소리'내어 읽기 시간을 꼭 확보해야겠다. 


 아기자기 예쁜 삽화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문해력 동화책이 발간되었다. 콩나물쌤의 재미있는 문해력 이야기를 통해 읽기가 재미있고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이가 알고, 스스로 읽는 습관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 이 책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시작해 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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