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쓸모 - 밤의 주인, 수면이 궁금하다면 인싸이드 과학 3
뮈리엘 플로랭 지음, 쥘리 레가레 그림, 김수진 옮김 / 풀빛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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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너무 바쁠때면 잠을 자지 않고 그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잠을 자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퇴근후 집에 왔는데 해내야 할 집안 일들이 산재해 있을 때가 그렇고,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그렇다. 특히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각성상태로 야근을 해야하는 상황이면 눈이 시리고 허리가 아파도 어쩔 수 없이 일을 해내고 마는 나의 책임감이 미련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언제나 그렇듯 해내야하는 일을 제시간에 끝내서 마음은 가볍지만 몸은 늘 녹초가 되어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넉다운이 된다. 그렇게 잠을 줄여 일을 하고 내 몸을 혹사한 다음날에는 조용히 가만히 누워 잠을 자는데 잠만 푹 자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게 정신이 맑아지고 컨디션이 회복이 된다. 이런 상황을 겪을때마다 아직도 일 권하는 사회의 시민으로 살고 있는 내가 안쓰럽고 그런 세상이 씁쓸한데 문득 배가 고플때보다 잠이 고플때가 많은 나에게 잠은 신비의 묘약같기도 하고, 잠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몸이 피곤한 날이면 잠꼬대를 심하게 하며 악몽을 꾸어 소리를 치며 깨기도 하는데 자면서도 나의 정신은 어딘가를 참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가보다 싶을 때가 있다. 도대체 자면서 내 몸과 영혼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던 차에 우연히 이 책「잠의 쓸모」를 만나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님은 프랑스 리옹에서 발간되는 일간지의 '모두를 위한 과학'코너를 담당하는 저널리스트로 6명의 과학자의 도움을 받아 이 책을 발간하셨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우리는 잠을 탐구하기 시작했고, 현대적인 방법을 동원한 결과, 잠이라는 대륙의 지리적 특성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는 했지만 우리는 잠을 자야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잠의 주된 기능이 무엇인지 여전히 찾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이라는 미지의 대륙을 누구나 매일 일정한 간격을 두고 횡단하는데 오늘날에는 잠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있지 못하고 있다며 잠 없는 삶을 좋아하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잠이 주는 특유의 즐거움을 잊고 살고 있다고 하신다. 


 근육 활동이 줄어들거나 멈추고 자극 반응 한계가 바뀐 상태를 잠이라고 하는데 수면을 총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은 신경세포로 수면은 뇌의 리듬(뇌파 속도)에 따라 서파수면 또는 역설수면으로 정의된다고 한다. 수면 여행중에는 느린 수면과 빠른 수면이라는 두가지 각성 상태가 번갈아가면서 순환하는데 1회 순환시간은 약 90분이며, 하룻밤 동안 평균 4~6회 반복된다고 한다. 뇌 신경세포의 활동을 측정하는 도구 덕분에 수면을 이루는 요소들을 파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왜 우리는 수면 상태에 이르는 것인지에 대한 거대한 의문은 아직도 미스터리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수면이 어떤 기능을 보장하고, 세부적으로는 역설수면과 서파수면이 각각 어떤 특정한 기능을 하는지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수면은 아마도 모든 종에 공통적인 어떤 역할을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그 어떤 가설도 이런 특수한 전기활동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결국, 우리 삶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부분이 완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잠의 효용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1.잠은 회복과 면역효과가 있다. ->개연성있음

2.수면은 기억을 강화한다. ->사실로 입증됨

3.수면은 학습에 유리하다.->개연성있음

4.충분히 자지 않으면 위험하다.  ->사실로 입증됨

5.잠을 잘 자지 못하면 인지장애가 일어난다.  ->사실로 입증됨

6.수면 부족은 살찔 위험을 높인다.  ->사실로 입증됨


이밖에도 수면과 학습, 모래시계에 맞춰 돌아가는 생체 시계, 시차증과 서머타임, 잠자지 않고 11일간을 버틴 랜디 가드너 이야기, 달이 수면에 미치는 영향, 동면, 불면증, 수면무호흡증후군, 꿈 이야기 등의 흥미로운 주제들이 칼럼 형식으로 소개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잠을 가로막는 사회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 아무래도 늘 시간에 쫓기고 깨어있는 시간이 많아야만 하는 나의 현실과 맞닿아있어 그런듯하다. 기술의 진보 덕분에 청소, 빨래, 식사준비 등 몇몇 가사노동에 할애되던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고, 교통수단도 더 많아지고 빨라져 자유시간이 느는데도 더는 자유시간이 없다는 느낌이 들면서 수면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가공할 만한 '여유시간' 사냥꾼이자 수면시간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한 스마트 기기, 그야말로 빠르게 돌아가는 인생, 패스트 라이프! 이제 기다림은 견딜 수 없는 것이 되어버린 세상. 저자는 잠을 보호하는 사회를 조성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는 말을 남기며 이 책을 마무리 한다. 마지막에 인용된 조너선 크래리의 문장이 마음에 스친다.



우리 인생에서 이처럼 막대한 시간을 잠으로 보내면서 인위적인 욕구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인류가 현대 자본주의의 탐욕에 가할 수 있는 가장 치욕적인 타격 가운데 하나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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