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이발소 - 소심하고 찌질한 손님들 대환영입니다
야마모토 코우시 지음, 정미애 옮김 / 리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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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골치아픈 고민으로 머리가 아픈 요즘 이 소설을 읽으며 내 인생도 리셋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눈썹의 중요성>, <야쿠자의 기억상실>, <우당탕탕 취업기>, <멜론빵 머리의 영웅>, <호신술의 여신>, <한여름날의 기적> 이렇게 6개의 옴니버스 이야기로 구성된 단편모음집으로 각 단편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것은 강변 산책로로 들어서기 전 작은 이발소이다. 이 이발소에는 서른 전후로 보이는 여자 이발사가 있는데 작은 체구에 귀여운 인상의 그녀는 싹싹한 성격에 붙임성이 좋고, 수다떨기를 좋아한다. 같이 일하던 남편과 이혼하면서 이 가게를 빼앗았다는 이야기, 남자 손님 중심의 이발소가 신경쓸 일이 적다는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하고, 공감과 격려의 말로 삶에 지친 소심한 손님들이 자연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게 하는 유능한 상담가의 재주도 가지고 있다. 그녀는 특히 어깨와 목 마사지를 잘하는데 어찌나 솜씨가 좋은지 방문하는 손님마다 스르르 잠이 들게 만든다. 깜빡 잠든 손님들이 잠에서 깨어나면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스타일에 깜짝 놀라 당황하는데 6개 이야기 주인공들이 모두 이런식으로 스타일 변신을 하며 소심하고 찌질한 주인공들의 인생도 180도 바뀌게 된다.   


 <눈썹의 중요성>의 주인공은 학교법인 총무과에서 보람없는 일을 견디는 대신 월급을 받는 스가와 사키 주임이다. 서른이 다 된 여자인 스가와 사키는 회사 후배 이케시타 하루미의 말을 빌자면 소심해서 후배한테 단호하게 말 한마디 못하는 만만해 보이는 타입의 찌질이로 일은 제법 잘해서 쓸모는 많지만 협상 능력이나 대인관계는 꽝이라 다들 무시하는 인물이다. 서른을 앞두고 애인도 없고, 고압적인 상사에 건방지고 신경 거슬리는 후배, 외로움, 불안, 자기 혐오로 우울한 스가와 사키는 과감하게 이미지 변신을 하기 위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 이발사가 운영하는 이발소를 찾게 된다. 이발사는 어깨와 목 마사지도 해주었는데 덕분에 졸음이 쏟아져 편안한 무의식의 시간을 가진후 깨어나는데 거울 속 가늘고 매끈하게 치켜 올라간 눈썹을 보고 깜짝 놀란다. 선잠을 자며 머리모양에 어울리게 눈썹을 다듬어달라고 했다는데 새로운 눈썹때문인지 자신이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 것 같다. 이발사가 멋대로 눈썹을 민 것이 발단이 되어 변신을 하게 된 스가와 사키는 눈썹밀고, 머리 모양이랑 화장 좀 바꿨을 뿐인데 예전과 달리 힘이 넘치고 당차 보인다. 우울하고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던 그녀는 이발소에 다녀온 뒤 기분을 리셋하게 되고 다부진 눈썹의 힘으로 회사의 비리에 용감하게 맞선다. 



자기 내면을, 성격을 완전히 바꾼다는 건 꽤 무모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기라고 자기암시를 건다면 평소의 자신과는 다른 말투를 쓰거나 다른 행동을 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을까?


진정한 화장은 내면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야쿠자의 기억상실>은 어떤 문제에 휘말려 산속에서 기억을 잃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과거의 생활사 기억을 전부 잃은 전건망 상태인 이 남자는 우선 먹고 살기 위해 요네바라 가즈히코라는 가명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하수도 배관공사 보조 일자리 면접을 보기위해 이발소를 찾는다. 목과 어깨 마사지를 받으며 저항하기 힘든 졸음이 쏟아진 남자는 끝났다는 목소리에 잠이 깼는데 이발소 거울을 마주하고는 할 말을 잃게 된다. 적당히 다듬어달라고 하고 잠이 들었는데 머리카락은 싹둑 잘려나가고 옆머리에 줄무늬가 생겨있다. 꾸벅꾸벅 조는 상태에서 조금 대범한 스타일은 어떠냐는 이발사의 제안에 괜찮다고 해서 이렇게 해봤다는 말에 남자는 당혹스러운 기분이 드는 한편 기묘한 만족감도 느낀다. 이발소를 나와 하수도 배관공사 면접을 갔으나 누가 봐도 야쿠자인 남자의 모습에 불합격이 예상된다. 호구지책으로 뭐라도 해야했기에 쓰레기통 잡지 구인코너에서 기숙사가 있는 기업 정보지 잇시키 타임즈의 구인 광고를 보고 남자는 또 면접을 보러 간다. 잇시키 타임즈 사무실에서 숙식하며 기업의 부정을 고발하는 블랙 저널리스트 일을 도우며 잡일을 하게 된다. 회사 대표 니시자카 겐이치가 술한잔 사겠다고 해서 번화가의 고급 클럽에서 술을 허용치 이상을 마신 남자는 숙소로 돌아가는 택시안 양복주머니에서 살짝 노란빛이 도는 투명한 액체가 담긴 금붕어 모양의 간장통을 발견한다.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으며 술김에 객기로 그 액체를 단숨에 마셔버리는데 이 후 잠들었던 기억이 되살아나기 시작하며 자신의 역사를 되찾는다. 남자의 이름은 미요시 오사무, 서른한 살의 미혼으로 시카마 건설 총무부 자재과 주임이었다. 시카마 건설에서 정리해고를 당하고는 사귀던 회사 홍보부 후배 여성에게도 이별 통보를 받았다. 인생을 비관하며 우울증에 빠졌던 그는 죽음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산속을 헤메다 수면제를 삼키고 발을 헛디뎌 가파른 비탈을 굴러떨어져 기억을 잃었던 것이다. 지금의 그는 기억을 되찾았지만 고작 실직했다고, 재취업이 힘들다는 이유로 죽으려 했던 예전의 그가 아니다. 이발사가 머리는 이렇게 만들어놔서 멋대로 야쿠자라고 착각하고 스스로 어두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을 발단으로 야쿠자 혹은 그와 비슷한 부류의 인간일 거라는 자기암시를 했던 것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억을 찾은 미요시 오사무 시카마 건설회사의 비리를 알게 돼 정리해고를 당했다고 회사에 설명하고 잇시키 타임즈를 통해 정리 해고를 목적으로 모욕적인 연수 통지서를 건넨 전 직장상사 우메하라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우당탕탕 취업기>는 취준생 마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조직안에서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지 않아 프리랜서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은 마미는 기분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서 이발소에 가게된다. 머리를 감고 이발사가 어깨와 목 마사지를 해주어 스르르 잠이든 마미는 깨어나보니 거울속에서 이마가 훤히 드러나는 숏컷 금발을 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당황스럽다. 이발소를 나온 마미는 왠지 '아오야기'의 우동이 먹고싶어 아빠의 우동가게에 가는데 한동안 가게에 머물면서 몇몇 손님이 드나드는 모습을 관찰하게 되며 예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광경이 지금은 이상하리만치 신선해 보이는 경험을 한다.그리고 마미는 손님을 대접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는 아빠의 우동가게 '아오야기'에서 일을 배우기로 한다. 


 요즘 회사가 한참 구조조정중이어서 그런지 <우당탕탕 취업기>에는 직장인으로서 공감할만한 문장들이 참 많다 느꼈다. 나다운 삶에 대해 생각해보며 나도 적성에 맞는 나의 업을 찾는 변화를 꽤할때가 되었다 싶었고, 지루한 일상을 견디며 꾸역꾸역 살아가는 인생을 180도 바꿔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그래, 자부심이다, 자부심. 가슴을 펴고 나는 이것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자부심. 자부심이 있다면 작은 악행에 가담할 필요 없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마미의 취업기를 통해 스트레스가 당연해진 나의 자본주의 노예 모습이, 적성에 안맞는 회사생활을 벌써 이십여년째 계속하고 있는 나의 모습이 그리고 이제는 어느새 회사가 내쫓고 싶어하는 마흔 넘은 관리직이 된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마음이 헛헛하다. 한때 영화 <주유소습격사건>의 유지태머리(짧은 재색 머리)를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는데 회사생활 이십여년이 넘은 지금까지 아직도 그 머리는 못해봤다. 문득 이 수상한 이발소에 가서 '조직에서 일하는 인간은 절대 못 하는 머리'를 꼭 해보고 싶다. 짧은 머리에 재색 염색 머리를. 


 소심하고 찌질한 주인공들이 수상한 이발소에서 예상치못하게 스타일을 바꾸게 되면서 삶의 태도와 내면까지 변화하게 되어 적극적인 삶을 살게 된다는 다소 엉뚱하지만 유쾌 통쾌한 힐링 소설모음집이 발간되었다. 마음속에 새로운 인생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든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이 소설을 통해 새로운 삶을 향해 작은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 수상한 이발소에서 스타일의 변신을 하게되면서 내면의 변화를 통해 통쾌한 복수도 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반전 모습을 보면서 인생역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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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은 아이의 인생이 된다
아자 부부(박현정, 김용무) 지음 / 사람in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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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킹맘으로 살아가면서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아이의 말에 반응해주며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의 일상속에서 아이와 다정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엄마인 나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에 관심이 많다. 아이가 자신의 슬픔과 아픔을 편안하게 털어놓고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이와의 대화에 더 정성을 쏟고싶다는 마음으로 아이와의 다정한 대화법을 궁리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통전문가 부모이신 두분의 저자님은 말이 지닌 뾰족함과 부메랑처럼 돌려받게 될 특성을 인지하셨는데 세 아이를 키우며 했던 말들을 이 책에 담으셨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내가 알지 못하는 아이의 상황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고 왜냐고 물어봐주는 부모였는지 반성했고, 상황만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초이성형' 말습관으로 위로와 공감해주지 않아 아이를 허기지게 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는 순간에는 판단과 지시를 잠시 멈춰야 다음 단계인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그 질문이 실제 아이를 지원하는 것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부모의 피드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런 경험을 통해 부모의 자녀 지지는 더욱더 높아질 겁니다. 



 당장 나오는 대로 뱉기보다 가치있는 말을 하기 위해 삼키고 '뒤집기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소하게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으려는 대화가 아닌 강점 대화를 해야겠다 다짐했다. 공부 이전에 아이를 더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아이 감상하기', '아이 강점을 인정해 주기', 할말은 무심하게 '쓱화법' 부터 시작해보아야겠다. 


 부모의 말을 통해 자녀와의 감정계좌에 칭찬, 격려, 유머 등의 잔액을 쌓아 놓아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씀 그리고 표현된 사랑, 아이에게 투자된 관심과 에너지는 사춘기만 되어도 복리 이자로 돌아온다는 말씀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 평소 관계에서 발생하는 좋은 감정을 차곡차곡 저축하여 아이와의 감정 계좌에 잔고를 좀 더 늘려야겠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좋은 '감정습관'을 위한 TIP>으로 일상에서 주는 세로토닌 경험, '소확행(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아이들에게 주는 팁이었다. 



1.아이 방 침대에서 아이와 뒹굴며 웃기

2.아이의 이야기에 정말 큰 소리로 웃어 주기

3.아이의 잘못에도 가끔은 통 크게 넘어가 주기

4.무거운 이야기를 유머로 웃어넘기기

5.아이와 만화책 함께 보기

6.아이와 같이 요리해서 먹기

7.아이가 원하는 것 같이 하기

8.아이와 보드게임 하기

9.시간 내어 감사 일기 쓰며 이야기 나누기

10.속상한 상황에 '다행이야'라고 말하기



 저자님들이 알려주신 이 팁들을 일상에서 실천하며 우리 아이에게 좋은 감정을 경험하게 해주어야겠다. 



강력한 자극의 도파민(오래가지 않으면서 너무 자극적인 기쁨, 즉 점차 강도를 높여야만 하는 기쁨)보다는 잔잔하고 은은한 세로토닌(자극적이진 않지만 즐거움을 주는 건강한 신경물질)을 얻는 편이 더 좋습니다. 그것이 '좋은 감정 습관'을 만드는 길이기도 하고요.  


 

 아이와 주고 받은 정서적교감, 대화의 질, 관계의 질에 따라 부모로서의 행복의 질이 달라짐을 실감한다. 이 책이 알려주는대로 말하면서 아이의 태도가 달라지고 아이의 인생이 달라지는 멋진 경험을 해보면 어떻까? 초등학생때 키워야할 삶을 대하는 태도, 멘탈, 대화에 신경쓰며 아이와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통해 양육하는 두분 저자님의 대화법이 궁금하다면, 돈이 들지 않는 부모의 말습관 즉, 대화 스킬을 통해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아이의 멘탈을 키워주어 아이가 자신만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면 그리고 아이는 행복하고 부모도 뿌듯한 대화법을 익히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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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놓치지 말아야 할 공부 문해력 우리 아이, 놓치지 말아야 할 공부 1
신영환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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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십여년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면서 나도 아이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기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참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삶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의 제약이 있기에 역시나 결론은 독서로 이어진다. 독서하면 또 빠질수 없는게 바로 문해력인데 아이와 나의 인생 공부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독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입시 및 공부법 전문가지만, 아이들의 행복을 더 바란다는 저자님은 10대를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자기에게 맞는 공부법, 공부 습과, 문해력, 공부 감정 4가지가 필수요소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육철학을 전파하고 계시다고 한다. 



 반복, 필사, 사색의 고전독서법을 활용하라는 말씀, 음독(소리내어읽기)하고, 필요한 부분은 되시기며 읽고, 질문하며 읽는 정독을 하라는 말씀, 한 계통의 책을 읽는 계독과 다양한 책을 읽는 남독을 적절히 섞어가며 균형을 맞추는 다독을 하라는 말씀, 인생의 변화를 위해 한권의 책을 읽으면 그 속에서 메시지를 찾고, 행동으로 실천하고 최소한 100권이라는 임계량을 넘기는 독서를 하라는 말씀, 'what'에 초점을 두는 독서가 아닌 'why'에 초점을 두는 독서를 하여 생각하는 힘을 기르라는 말씀, 슬로리딩, 반복독서, 필사, 초록을 통해 전략적인 독서법을 실천하라는 말씀, 자녀에게 소리내어 책을 읽어 주어 어린 시절부터 눈이 아니라 귀로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며 다음으로 궁금한 내용을 찾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하라는 말씀, 천천히 자기 수준에 맞는 독서를 통해 다양하게 많이 읽는 다독의 길로 꼭 들어서라는 말씀, 어려운 지식책을 읽을 때는 키워드 중심으로 구조도를 그리거나 요약하면서 개념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라는 말씀, 청소년기에 문학작품을 읽어 간접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살피며 앞으로 자신의 일상에 어떻게 적용해볼지 고민해보라는 말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읽어보며 매일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신문 읽기'를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는 말씀 모두 다 기억에 남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말씀은 N회독 공부법과 유사한 1124재독법, 초서독서법과 같은 메모 독서법을 활용하여 뇌발달을 통해 뇌를 재구조화하고 깨달음을 얻는 독서를 실천하라는 말씀이었다. 



본깨적(책에서 본 것을 깨닫고 삶에 적용한다.)


One Book, One Message, One Action


 

 <부록3. 독서 초보자를 위한 십계명 풀이>도 참 마음에 든다. 곁에 가까이 두고 자주 마음에 새겨야겠다. 


 코로나와 함께 마음이 요동치며 아이의 공부를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책을 읽고 공부하기 시작한지 어느새 삼년이 지났다. 지난 삼년간 참 많은 책들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나의 실제 생활에 적용해보려 참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비지니스적으로도 정말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변화를 실감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정말 격변의 시기를 살고있음을 실감하며 여전히 배워야할 게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꾸준한 독서루틴을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본깨적하리라 다짐했다.


 매일밤 퇴근후 짧지만 아이와 살을 맞대고 잠자리 독서를 하며 우리만의 애정을 확인한다. 피곤해서 저절로 눈이 감길때도 있지만 이건 뭐랄까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우리만의 루틴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아이를 양육하면서 독서를 통해 현실의 삶에서의 불안을 많이 덜어내는 중이라 어린시절 부모와 함께 책읽은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 부분이 공감이 되고, 독서가 있는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는 저자님의 말씀이 퍽 마음에 든다. 아이의 독서 습관을 잡아주려고 시작했던 잠자리 독서가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고 평생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니 아이가 싫다고 할 때까지 계속 책을 읽어주어야겠다. 


 문해력이 어떻게 공부에 영향을 주는지 또 어떻게 그 문해력을 잘 다지고 기를 수 있는지 구체적인 독서 방법을 제시하며 실천하는 독서법, 인생을 바꾸는 독서법에 대한 지침을 주는 독서법 책이 발간되었다. 문해력과 공부의 상관관계를 알고, 자신의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살아가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독서 습관을 기르며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제시하는 방법들을 실천하며 독서의 기쁨을 맛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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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의 기원 -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
강인욱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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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학이라고 하면 영화 <인디애나 존스>나 <TV쇼 진품명품>이 떠오르는데 '어디에도 없는 고고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보며 가늠하기도 어려운 아주 먼 옛날의 유물들 속에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펼쳤다. 



 초등학교때부터 꿈꾸던 고고학을 평생의 업으로 살고 계시다는 저자님은 고고학의 진정한 매력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 힘쓰고 계시다고 한다. 옛이야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타임캡슐인 유물을 근거로 지식과 상상력을 들이부어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이 고고학자라고 하시며 기원을 알려주는 서른 두개의 유물이야기를 통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일상과 옛사람들의 일상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투탕카멘 미라의 저주' 설은 초자연적인 신비가 아니라 고고학이라는 학문이 가진 현장성에서 비롯된 결과이자 서구 열강의 옐로저널리즘의 결과라는 발굴 괴담 이야기, 죽은 사람을 위로하는 주술적 의미가 깃든 고대의 마스크 이야기,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자신의 지위와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던 고대인들의 가장 원초적이며 인간적인 화장술 문신이야기 등 영원(Permanence)한 삶을 욕망한 유물들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중고등학교 역사 수업을 통해 배웠던 석기, 벽화, 금관 등 많은 유물들의 숨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건 죽음을 통해 남은 자들의 삶을 결속하는 제의였다. 예를들어, 제사와 의례의 공간이었던 고인돌이 그것을 대변하는 유물중 하나이다. 제의는 공동체를 결속하기 위한 축제 그 자체였는데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추모하고 그 영혼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인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공동체를 유지해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피라미드나 고인돌처럼 육중하고 거대한 고대의 문화유산들은 무리를 이끄는 이의 지도력 아래 다수의 공동체 일원들이 협동하고 합심한 결과물로 고고학자의 눈에는 공동체의 안위를 바라며 하늘에 제의를 올리던 청동기인의 둥글고 어진 마음을 엿볼수 있다고 한다. 또 한가지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중에 하나는 '죽음'을 바라보는 고고학자 저자님의 시선이었다. 



고대의 황금 유물을 보면 그들의 찬란했던 문화가 감탄스러운 동시에 인생무상의 쓸쓸한 감정이 찾아든다. 수천 년의 세월이 지나도 황금 유물은 그 자태를 잃지 않고 후세까지 이어지는 데 반해, 그것을 두르고 있는 인간은 뼈만 앙상한 채로 발굴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온몸을 황금으로 치장한다 한들, 인간은 결국 언젠가 모두 죽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플렉스 해야 할 것은 부와 명예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이 아닐까?



 메멘토 모리(Mo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의 격언은 '사는 동안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강조하는 것인데 제사는 인류가 메멘토 모리의 교훈을 실천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이라며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애도하고 그 영혼의 영원한 안식과 화합을 유지했고, 죽은 이들에게 산 자들의 소원을 이루어주기를 갈구하는 의식이자 죽은 자들을 기억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고대 중국 상나라의 왕은 점을 치는 역할도 수행했는데 '정인'이라고 불리는 용한 점쟁이들과 모여 매일 저녁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술을 마셨다고 한다. 이들은 술에 취한 상태 즉 일종의 환각 상태에서 조상신과 소통하고 국운을 점쳤는데 술로 인해 기억을 잃지 않기 위해 점괘를 따로 메모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짐승의 뼈로 만들어진 점을 치는 데 쓰던 도구인 복골유물에서 불안을 잠재워주고 미래를 꿈꾸게 하는 점복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복골 위에 점복을 기록하는 것이 갑골문의 기원이라고 한다. 


 내세를 믿었던 이집트인들이 죽은 이의 시신을 영원히 보존하기 위한 의도로 만든 미라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현대에 이르러 미라를 만드는 기술을 계승한 나라가 20세기 초반의 소련이었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레닌 이후 북한의 길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비롯해 사회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은 사후 미라로 만들어져 공개되었고, 체내 혈액 등을 제거하고 영하 200도 온도에서 인체를 급속도로 얼리는 냉동인간(Cryonics)을 만들어내는 급속 냉동 기술이 시도되기 시작되었다는 점, 레닌과 아인슈타인의 뇌도 따로 꺼내어 이런식으로 표본을 만들어 보존중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오늘날 일론 머스크나 제프 베이조스 같은 슈퍼 리치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으면서 불로장생의 꿈을 실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니 불멸의 삶에 투자하는 슈퍼 리치들 덕분에 경제는 부흥하고, 기술은 발전하며, 미래의 고고학자들에게는 흥미로운 유물을 남길 것 같다는 저자님의 시선이 신선하다.  



 우리를 둘러싼 물건과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기원을 제시해주는 고고학자의 서른 두개의 흥미진진한 유물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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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시골생활 1 : 나의 고향 짱뚱이의 시골생활 1
오진희 지음, 신영식 그림 / 파랑새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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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도 볼록 손도 볼록 이마도 볼록한 작고 귀여운 올록볼록 어린이가 여치 다리를 손에 쥐고 강아지를 끌어안고 쳐다보고 있다. 날 좋은날 학교 끝나면 뒷산에 가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곤충채집을 하는 우리 아이의 모습이 연상되었는데 곤충 좋아하고 자연에서 뛰어오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좋아하겠다 싶어 이 책「짱뚱이의 시골생활」시리즈를 손에 들었다.  


 전주에서 태어나 교사 아버지의 첫 발령지인 지리산 자락에서 세 살부터 일곱살까지 살면서 그 시절의 추억을 짱뚱이 시리즈로 집필하셨다는 작가님은 공부보다는 자연에서 신나고 재밌게 노는 것이 훨씬 더 즐겁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어른 짱뚱이라고 한다.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린 고향의 산과 들과 맑은 냇물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아이들에게는 자연을 친구 삼아 마음껏 뛰어노는 즐거움을 이야기하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짱뚱이의 시골생활1 - 나의 고향」에서는 눈이 툭 튀어 나오고 입은 엄청 크고 지지리도 못생긴 물고기 짱뚱이처럼 이리 펄쩍 저리 펄쩍 뛰어다니는 말괄량이 짱뚱이는 어릴적 고향에서의 기억들을 추억한다. 아빠 무등을 타고 온갖 채소들을 심어놓은 밭들을 지나 냇가에 가서 함께 미역감으며 가재도 잡고, 오디도 따먹고, 봇도랑에서 물꼬에 채를 대어 물고기를 잡으며 아빠와 함께 고향의 들판과 냇가에서 보냈던 기억, 가을이면 홍시와 밤을 따고 호두나무를 털어 손이 새까매지고, 황금빛 들판에서 메뚜기를 잡아 먹었던 기억, 밤이 되면 학교 마당에 모여 강강술래를 했던 기억, 서리맞은 호박을 썰어 오가리를 만들고 호박 오가리를 잔뜩 넣어 만든 꿀맛같은 시루떡을 먹었던 기억, 김장 김치하고, 김치독 묻을 구덩이도 파고, 긴긴 겨울밤 고구마도 깎아먹고, 겨울이면 볼은 발갛게 트고, 손등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도 언덕에서 신나게 비료부대를 타고 놀았던 기억, 밥풀을 덕지덕지 붙여 연을 만들어 날리며 놀고, 얼음썰매도 타고, 설날을 며칠 앞두고 튀밥 할아버지가 오시면 한발짝 뒤로 물러나 귀를 막고 뻥 소리를 들었던 기억, 가래떡, 시루떡, 콩떡, 팥떡, 인절미 등 집집마다 떡심부름을 다니면 떡을 나누어 먹었던 기억, 봄이 되면 아빠 학교에 따라가 옥수수죽을 얻어먹었던 기억, 냇뚝에 통통하게 올라오는 삐비를 까서 잘근잘근 씹으면 부드러운 껌 같았다는데 단물이 다 빠질세라 꼭꼭 십다가 잠들기 전에 벽에 붙여놓고 잤던 기억, 토끼풀 꽃의 줄기를 손톱으로 쪼개어 구멍을 내고 그 속에 꽃을 집어 넣고 이어 목걸이도 만들고, 아카시아 줄기로 아카시아 파마도 하고, 소꼽놀이도 하고, 학교 마당에서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보고,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며 놓고, 저녁이면 마른 쑥과 솔가지로 모깃불을 피워놓고 넓은 마루에 누워 할머니한테 도깨비 얘기를 듣고, 시골 장나들이가서 신발도 사신고, 주사맞을때 안울어서 풀빵도 얻어먹는 등 짱뚱이의 고향에서의 생활은 이런 것이었다.  


「짱뚱이의 시골생활2 - 우리들의 놀이」에서는 짱뚱이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떤 놀이들을 하며 놀았는지가 나오는데 짱뚱이가 입학하는 모습을 모니 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책가방이랑 필통을 사고 연필이랑 지우개 공책을 사고, 손수건을 왼쪽 가슴에 달고 처음 학교에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사랑했던 예쁜 담임 선생님과 울보 짝꿍도 생각나고, 책상에 금그어 놓고 넘어오지 말라고 했던 기억들도 다. 학교에 채변봉투를 가져갔던 기억, 소풍가기 전날 잠못자고 설레했던 기억부터 소풍날 수건돌리기도 하고 닭싸움도 하고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도 맛있게 먹고, 보물찾기도 했던 기억,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와 동네 친구들과 사방치기, 고무줄 놀이, 공기놀이를 하며 해가질때까지 놀았던 기억들이 떠오르며 엄마 어릴때는 이렇게 놀았어 하고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핸드폰도 컴퓨터도 없던 그 시절 짱뚱이가 하던 사방치기, 공기놀이, 구슬따먹기, 실뜨기, 상수리로 만든 팽이싸움, 고무줄 놀이, 삔치기, 꼬리잡기,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놀이, 줄넘기 놀이, 올챙이 놀이, 도랑막고 고기잡기 등은 어린시절 나도 즐겨했던 여러가지 놀이들을 추억하게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산으로 들로 몰려다니며 조잘조잘 떠들어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노랫소리가 듣기 힘들어진 요즘 짱뚱이를 만나니 어릴적 자연에서 함께 뛰어놀던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볼때기 통통 개구쟁이 짱뚱이의 고향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짱뚱이가 기다리는 초록빛 시골로 놀러가보면 어떨까? 짱뚱이가 살던 고향 마을에서 그리운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소환하며 그 시절의 흙냄새를 맡으며 자주빛 제비꽃도 보고, 노랑 나비도 만나고, 허리가 꼬부라진 할미꽃도 보고, 아이와 함께 민들레 홀씨도 날려보며 버들피리도 만들어 불어보는 실습을 해볼 것을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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