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순찰대 고딱지 1 : 도형과 연산 - 수학으로 우주를 구하라! 우주순찰대 고딱지 1
고호관 지음, 최진규 그림, 염지현 콘텐츠 / 리틀포레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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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수학을 어렵다고 느끼는 열살 아들을 위해 재미있는 캐릭터로 아이의 흥미를 유도하고 아이가 관심을 가질만한 소재로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수학 이야기 책을 찾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아이의 시선을 강탈하는 매력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우주순찰대 고딱지」시리즈는 지금 우리 아이가 구독중인 최애 잡지 <어린이 수학동아> 창간될 때 인기리에 연재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격주간으로 연재하며 아쉬웠던 부분과 수학 콘텐츠를 보강해 새롭게 시리즈를 준비하셨다고 한다. 


 은하계 우주순찰대 사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당당한 순찰대원이 된 고딱지는 우주순찰대의 영웅으로 불리는 페가수스 선장의 최첨단 우주선 페가수스호로 배정되었는데 실수로 해롱호에 탑승하게 되고, 해롱 선장, 항법사 용용, 조종사 프로보, 해롱호 기관사 루띠와 순찰임무를 수행하다가 그렁그렁 행성의 보물 말캉 다이아몬드를 되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모험의 여정에서 도형과 연산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학 개념들을 익히게 되어 있는데 페가수스호 꼬리의 칠각별 모양 다각형을 시작으로 10진법, 약수와 배수, 주사위를 통한 가능성과 확률, 파이(원주율), 원기둥과 원뿔의 부피, 백분율, 할인률 계산하기, 명제와 증명, 다면체, 곱셈과 나눗셈의 관계, 홀수와 짝수, 전치암호와 치환암호, 규칙과 대응, 각도, 길이와 시간 등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수학 개념들이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 속에 들어 있어 자연스럽게 한번 읽고 넘어가며 개념을 익히기 좋게 되어 있었다. 


 초3 아이에게 다소 난이도가 있는 개념들이라 아이에게 설명해주기 사실 좀 어려워서 당황했지만(수학적 귀납법은 나도 어려웠다.) 퀴즈를 풀듯이 한 번 보고 개념을 후루룩 한 번 읽고 넘어가는 방법으로 접근했다. 아이 입장에서는 지루하거나 딱딱할 수 있는 수학 개념들이기도 하고, 설명을 해주어도 아직 모든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는 못하기에 일단 책을 통해 한 번 접해보면서 익숙해지는 효과를 노렸다.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지만 다행히 아이가 이야기를 재미있어하니 책을 자꾸 펼쳐보게 되었다. 이렇게 자꾸 반복해서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지 하며 아이가 읽어달라고 할때마다 함께 읽었다. 이야기와 함께 수학 개념들이 소개되어 그런지 기억에 잘 남았고, 초등 수학 교과 연계표가 수록되어 있어 이때 쯤 이런 개념을 배우는구나 하고 참고하기에 좋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들과 함께 수학 대탐험을 떠나며 수학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흥미로운 수학 이야기 책이다. 초등중학년이 읽기 좋은 글밥으로 <어린이 수학동아> 잡지 보듯이 아이가 부담없이 읽을 수 있으니 더욱 좋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고딱지의 탐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니 좋고, 재미있는 이야기의 흐름속에서 문제들을 해결하며 자연스럽게 수학 개념을 익히게 되어있는 구성도 마음에 든다. 수학을 재미없어하는 초등중학년 아이라면 엄마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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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자마자 과학의 역사가 보이는 원소 어원 사전
김성수 지음 / 보누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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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소'하면 학창시절 원자번호, 원자기호, 원자이름이 세트로 담겨있던 주기율표를 외워야했던 화학 시간의 곤욕스러움이 떠오른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원자'는 그 느낌이 조금 다르다. '원자'는  이 세상을 구성하는 만물의 근원으로 세상 모든 만물이 주기율표의 원자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고,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것이 영원불멸의 원자로 되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다가온다. 원소 어원 이야기를 접한다고 원자의 전모를 알 수야 없겠지만 물질의 이해에 대한 첫걸음은 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더이상 쪼개지지 않는다는 원자의 존재가 문득 궁금해지는 요즘 원자를 안다고 인간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원자구조를 이해할 수는 없더라도 원자를 이해하면 화학의 관점에서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살짝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화학과 물리학을 전공하고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고분자 물질이 탄소 소재로 전환되는 과정과 결과를 연구하는데 힘을 쓰고 계신 저자님은 스페인어를 비롯한 각종 외국어를 공부하는 별난 연구자이시라고 한다. 어떤 명칭에 대한 어원을 파헤치는 이야기, 같은 개념에 대한 다양한 언어 표현을 비교 및 분석하는 이야기, 화학 원소의 발견과 관련된 이야기 등 서로 다른 개념과 영역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지금까지 화학수업에서 주목하지 않았던 화학 원소의 '이름과 어원'에 촛점을 맞춘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화학 원소란 무엇이고, 원소의 이름 짓는 방법, 번역은 어떻게 했는지부터, 금속원소와 기체원소 등 39개의 원소에 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는지에 대한 어원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원소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부터 어떤 특성이 있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알게된다. 


 각장이 끝날때마다 <잠깐! 화학자 상식>코너를 통해 저명하신 화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는데 원소 이름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 용어를 한자어로 번역한 일본의 우다가와 요안, 인류를 납중독에서 구한 미국의 위대한 과학자 클레어 패터슨, 중국 기술의 종합 백과사전 <천공개물>을 출간한 송응성, 명석한 두뇌로 화학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근대 화학의 아버지 프랑스의 앙투안 라부아지에, 샤를의 법칙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조제프 게이뤼삭, 전기 분해를 통해 소듐Na과 포타슘을 분리해내고 마이클 패러데이를 조수로 채용한 영국의 험프리 데이비, 초악티늄족 월소들을 반견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러시아 물리학자 유리 오가네샨 그리고 비활성 기체 발견의 선구자로 언어를 익히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윌리엄 램지님 이렇게 여덟분의 화학자가 소개되어 있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노르웨이어, 스웨덴어, 네덜란드어 등 외국어에 능통했던 덕분에 많은 유럽 화학자와 어려움없이 소통할 수 있었다는 램지님은 원소의 어원을 파헤치는데 관심이 많으신 저자님과 비슷한 분이 아이었을까 하는 상상해봤다.  


 화학 원소는 핵 안에 같은 수의 양성자를 가진 원자들의 종류라고 하는데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적 요소인 화학 원자는 원자핵 내의 양성자 수와 원자 번호가 같고, 현재까지 118종의 원소가 알려져 있다고 한다. 원소 이름이 넘, 륨, 슘과 같은 글자로 끝나다 보니 화학 원소 이름만 잘 알아도 끝말잇기 게임에서 유리하다하니 아직도 종종 끝말잇기를 하는 10살 아들의 귀가 쫑긋한다. 


 인류에게 중요한 물질인 구리Cu 납Pb 주석Sn 금Au 은Ag 철Fe 수은Hg 일곱가지 금속 원소이야기는 생활속에서 가까이 접했던 원소들이라 낯설지 않아 좋았다. 한국어 원소 이름 체계는 대한화학계의 명명법 개정으로 1998년에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새 원소 이름이 30여년 전 내가 중고등시절에 배웠던 옛 원소 이름과 사뭇 달라서 낯설었다. 예를들어 나트륨은 소듐, 칼륨은 포타슘, 요오드는 아이오딘 이라고 하니 옛날 사람인 나에게는 옛 원소 이름이 더 익숙했다. 납, 비소, 수은 이야기에서는 과거에는 독성의 심각함을 모르고 가까이 하다가 원인 모를 증상을 겪으며 죽어갔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화학을 알면 좋겠구나 싶었다. 포타슘K 소듐Na 칼륨K 나트륨Na 등 두 이름을 가진 원소들의 어원 이야기도 무척 흥미로웠고, 원소 주기율표에서 아인슈타인, 멘델레예프, 퀴리, 러더퍼드같은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을 딴 원소 이름들도 이색적이었다. 


 가장 나의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6장 고귀하신 기체원소 아르곤Ar 크립톤Kr 네온Ne 제논Xe 라돈Rn 헬륨He 이야기였다. 원자의 존재는 기체 연구에서 이루어지는구나 싶었는데 공기중에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물 이외에도 아르곤Ar 크립톤Kr 네온Ne 제논Xe 과 같은 비활성기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우주 전체로 보면 수소에 이어 가장 흔한 원소인 헬륨이 태양에만 있는 금속 원소일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태양을 의미하는 고전 그리스어 헬리오스Helios에 금속 원소 접미사 -ium을 붙여 helium 이라고 이름붙였는데 이후 윌리엄 램지가 지구에서 헬륨을 발견하면서 헬륨이 비활성기체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원칙대로 하자면 이 원소의 이름을 비금속 원소 접미사인 -on이 붙은 형태로 수정해야 했으나 헬륨이라는 이름이 등장한지 수십년이 넘었고, 사람들이 잘만 부르고 있는 이름을 단번에 고쳐 부르게 하기가 쉽지 않아 비활성 기체 원소들 중에서 유일하게 -on을 포함하지 않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진보는 시행착오를 통해 이루어진다. 

기록되지 않을 뿐,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은 법이다. 

-윌리엄 램지William Ramsay



 어원을 통해 풀어낸 흥미로운 원소 이야기로 원소의 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해주는 원소 어원 사전이 편찬되었다. 화학은 어렵지만 일상에서 흔히 접할수 있는 원소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화학식이나 어려운 원자구조가 아닌 원소의 이름에 숨은 꿈잼 과학사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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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 - 피라미드부터 마인크래프트까지 인류가 만든 사회
허먼 나룰라 지음, 정수영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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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변화 속도에 현기증이 날 정도인 요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인사이트를 갖고 싶어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전 세계의 기업으로부터 수천억대의 투자를 받는 세계적인 메타버스 기업 임프라버블(Improbable)의 공동 설립자이나 CEO이신 저자님은 강력한 가상 세계가 우리의 사고방식, 여가 활동, 의사 결정 과정에 미치는 전례 없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셨다고 한다. 



 제일 먼저 메타버스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피라미드와 괴베클리 테페처럼 모두에게 이로운 메타버스는 한 문명을 대표하는 결과물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인류는 예부터 더 성장하고 느끼고 배우고 관계를 맺고자 가상 세계를 만들어왔는데 이 오랜 여정의 절정기가 가상 사회이며, 가상 사회에서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실재하지 않는 세계와 사건, 개념, 사람의 존재를 믿고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이 탁월했는데 피라미드 건설의 원동력이 된 이집트의 사후 세계 신앙부터 경기 결과에 따라 거리 행진 또는 폭동으로 번질 수 있는 프로 스포츠 팬의 열정까지, 역사상 인간이 상상한 세계는 현실 세계와 늘 밀접한 관계를 맺고 소통해왔던 것 처럼 두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는 성질이 메타버스의 핵심이라고 한다. 


 메타버스의 정의를 살펴보면, 현실 세계와 하나 이상의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의미와 영향력의 연결망으로서 세계 내, 그리고 세계 간 가치를 창출하고 가치가 이동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즉, 메타버스는 의미의 연결망으로 참여자의 규모와 각 참여자가 경험하고 상호 작용으로 생산하는 만족감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곳으로 메타버스 가상 기업의 목적은 상품이나 데이터가 아닌 충족감 생산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충족감이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메타버스는 강력한 경험 제조기로서 ' 더 좋은 경험으로 더 나은 삶을 살수 있다 '는 말씀, 산업화 시대에는 생산성을 풍요와 동일시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자원을 무한정 많이 소비할 수도 없고 물건이 많을수록 행복하다는 공식의 유통기한이 지났다며 메타버스는 과거와 미래의 중요한 경험을 담는 그릇으로써 영향력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씀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광범위한 경험을 수용할 수 있는 포스트휴먼 사회 즉, 무한히 다른 사회가 무한히 많이 존재하는 미래, 다양한 종으로 분화하는 첫걸음이 메타버스라고 하는데 가장 파격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연결해 가상 세계에 접속하는 포스트 휴먼 시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 세계를 탐색하고,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도움으로 행복한 경험을 생산하고 소비하면 점차 우리는 다양한 종으로 분화할 것이라고 한다.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뇌 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발전이나 처음부터 컴퓨터 코드로 태어난 존재의 분화, 또 그밖에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 방식의 발달 등은 너무 급격한 변화라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인간성을 잃어버릴까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플라톤의 동굴 비유로 메타버스의 이상을 설명하시는데 가상 세계에서 자기 의지로 정신을 시뮬레이션에 연결해 풍성한 삶을 누리려는 사람도 많아지는 가상 사회가 오면 우리 삶도 더 확장되고 풍성해진다고 한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25년에 걸쳐 물리적인 경제에서 데이터 경제로 경제 구조가 바뀌면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메타 등의 큰 기업들이 새로 탄생했는데 마찬가지로 메타버스가 등장하면서 한 번 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한다.

 

 페르미의 역설에 대하여 수없이 다양한 현실을 살아가며 그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미래의 우리가 바로 외계 생명체라는 말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저자님은 가상 세계가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창출해 사회를 통합하고 구성원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현실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는 순기능을 강조하시며 우리가 생물학적으로 하나가 아닌 여러 종으로 진화하고, 한 사회가 아닌 여러 사회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메타버스를 개발하며 장단기적 영향에 대비해야한다고 말씀하신다. 


 현실의 삶을 살면서 일에서 인간의 3대 근본 욕구인 자율성, 유능성, 유대감이 충족되지 않아서일까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은 7장 가상 직업과 '보람' 경제였다. 인간의 행복이 생산과 소비에 좌우된다는 산업화 경제의 출발점은 오류가 있고 오래 가기 어렵다는 저자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고, 이제는 생산성에서 관점을 바꿔 사회와 개인의 만족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말씀이, 사회에 만연한 목적의식 부족의 위기를 인정하고 해결해야한다는 말씀에 폭풍 공감했다. 보람을 찾고 내적 만족을 찾을 수 있는 가상 세계를 대안으로 자기 결정성의 길을 걸으면 자신이 바라는 삶을 살게 된다고 하니 진심으로 마음이 혹했다. 길게 보아야하겠지만 가상 사회가 도래하여 인간이 누구나 지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창의 경제가 싹트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우리가 일해서 돈을 벌고, 돈으로 물건을 사고, 물건을 쓰다가 버리기를 반복하다가 은퇴하거나 사망하려고 살아간다는 사회적 모형에는 허점이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인데 우리는 이 삶의 대부분을 일하는데 보낸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일이 주는 압박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졌다. 그런데도 우리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에서 심리적 만족을 얻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지적 만족도가 높은 직업도 과로와 스트레스는 필수 요소이다. 


 우리 시대 고용과 보상 구조에서는 인간이 아닌 생산성이 우선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는 지속하기 어려운 전제다. 생태계 관점에서는 일을 통해 사회를 더 좋은 곳으로 바꾸지 못하고 생산성만을 추구하다가 기후 위기라는 인재를 일으켜 환경을 훼손하고 있다. 인류의 하나밖에 없는 서식지가 이처럼 빠르게 훼손되고 있는데 생산성 제일주의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증거로서 이만큼 확실한 게 있을까? 사회 관점에서는 생산성 제일주의 때문에 삶의 의미를 주는 목적의식의 위기를 맞고, 이런 목적의식의 위기는 세계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일을 불행하게 느끼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직업이 처음부터 인간의 보람과 성취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엉터리 일자리'에서 우리가 얻는 건 변변찮은 월급뿐이다. 엉터리 일자리는 사회적 의미없이 근로자에게 지적, 감성적 자극을 주지 못하고 근로자를 고립시키며 자율성을 빼앗는 일자리이다. 



 가상 세계와 디지털 메타버스가 왜 중요한지, 왜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 왜 앞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지 망라한 안내서가 발간되었다. 가상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기초 개념을 다지며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해야 시간을 '건강'하게 보내는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갖고 싶다면 그리고 메타버스의 진짜 의미가 무엇이고, 어떻게 구축하고 유지하면 좋은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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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우리는가상세계로간다#허먼나룰라#정수영#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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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미래 - 사라진 북극, 기상전문기자의 지구 최북단 취재기
신방실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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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 다큐멘터리 하면 MBC <북극의 눈물>이 떠오르는데 기상전문기자가 전하는 지금의 지구 최북단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수학과 대기과학을 전공하신 저자님은 광화문 동아사이언스에서 <과학동아>를 만들면서 수많은 과학자를 인터뷰하며 과학전문기자로 일하다가 여의도 KBS 기상전문기자로 전직하셨다고 한다. 현재는 미국에서 기후위기저널리즘을 공부중이신데 KBS 기상전문기자로 일하며 2022년 5월 북극 취재 준비를 시작해 7월 2주짜리 북위 78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로 북극 출장을 떠난 후 8월 말 KBS <시사기획 창> '고장 난 심장, 북극의 경고'방송을 제작하면서 뉴스와 1시간의 다큐로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미국에서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북극의 위기가 북극곰이나 북극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곧 나의 위기'라는 연결고리를 강조하고 싶어 다큐멘터리의 제목을 '고장 난 심장, 북극의 경고'지으셨다고 하는데 저자님은 빙하 탐사를 하고, 유빙을 발견하고, 영구동토층을 발견하는 등 북극에서 만난 경이롭고 생생한 현장스케치를 통해 북극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신다. 


 북극의 백야와 눈부신 하늘, 사라지는 빙하와 출렁이는 동토, 순록들 그리고 북극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 등 생생한 취재기를 통해 북극 빙하와 해수면 상승, 해빙과 한반도 기후재난, 영구동토층의 붕괴가 불러올 기후의 임계점을 넘어버리면 전혀 새로운 기후가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킨다. 


 북극해의 해빙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해 열 흡수를 적게 하는 기온 조절자 역할을 하는데 얼음이 사라진 검은 바다는 더 많은 열을 흡수해 온도를 끌어 올리고, 더 많은 눈과 얼음이 녹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 북극은 지구의 나머지 부분보다 3배나 더 빨리 따뜻해지고 있는데 다른 지역보다 급격하게 뜨거워지다보니까 제트기류가 약화되어 대기가 정체될 수 있고, 저기압이 정체되면 집중호우가 내리고, 고기압의 정체되면 폭염 또는 가뭄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로 여름철 변칙 장마와 가을 태풍 등이 일상이 되었음을 체감하는 요즘인지라 저자님이 전하는 북극의 경고에 더 경각심이 느껴진다. 


 고위도 지역에 식물이 증가하는 툰드라 그리닝 현상,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 북극 대기의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측정하는 니알슨의 제플린 배경 대기(인위적인 오염물질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의 공기) 관측소, 탄소예산(carbon budget,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대비 1.5℃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남은 탄소의 배출량) 등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수천km 떨어진 곳의 기후가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을 '원격 상관(teleconnection)'이라고 한다는 점, 기후위기는 돌이킬 수 없는 히스테리시스(hysteresis, 이력현상, 비가역성)라는 점, 2016년 영국 <가디언>이 기후위기로 사라질 수 있는 여덟가지 음식으로 커피, 초콜릿, 메이플 시럽, 해산물, 옥수수, 콩, 체리, 와인 등을 꼽을만큼 기후변화는 국제 식량 안보를 위협하는 큰 원인이라는 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온실 가스 배출 감소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해 2014년부터 '기후 미식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점(고기의 소비를 점차 줄여나가는 것만으로도 기후위기를 늦출 수 있다.) 등 몰랐던 다양한 정보들을 알게되어 유익했다. 


 '지구 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구가 끓어오르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저자님의 말씀에 위기감이 느껴진다. 개도국의 손실과 피해에 대한 보상 문제를 선진국이 재정적으로 돕는 문제가 하루빨리 합의되어 범국가적 차원에서 달아오른 지구를 식히기에 착수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미래를 되돌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구 최북단의 기후 변화를 직접 목격한 기상전문기자가 전하는 북극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고,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즉시 우리 모두 행동하기를 바란다. 




Act now, or it will be too late.


If we act now, we can still secure a livable sustainable future for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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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되돌릴수없는미래#신방실#문학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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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Fairmount Avenue (Paperback) - 2000 Newbery
토미 드 파올라 지음 / Puffin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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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One Foot, Now the Other」로 처음 알게된 Tomie DePaola 작가님을 미자모 촉촉도서모임을 통해 챕터북으로 만났다. 할아버지 Tom과 손자 Tomie의 이야기로 가슴뭉클했던 기억이 있던지라 이번에는 챕터북이니 작가님의 이야기를 좀 더 길게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저자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주인공 Tomie의 가족들 소개로 시작된다. 역시나 표지에서부터 가족이 등장하는데 첫장을 넘겨보면 Tomie의 그림자 그림을 시작으로 Tomie의 가족들 그림이 눈길을 끌며 눈이 편안해진다. 


 1938년 Connecticut주 Meriden, Columbus Avenue 살던 Tomie네 집에 big hurricane이 강타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big hurricane의 여파로 새로 집을 지어 26 Fairmount Avenue로 이사를 하기로 결정한 Tomie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조부모님과 함께 사는 5살 Tomie의 시선에서 펼쳐지는 소소한 일상이 주된 내용이다. 참 심각한 상황임에도 어린 Tomie의 눈에 비쳐지는 일상은 전혀 심각하지가 않다. Irish Mom과 Italian Dad사이에서 태어난 5살 Tomie의 이야기는 조부모님과의 관계가 참 돋보이는데 작가님의 그림책 「Now One Foot, Now the Other」,「Nana Upstairs & Nana Downstaris」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이 등장해서 참 반가웠다. 그 중에서도 Irish Grandfather Tom과 Irish great-grandmother Nana UPstairs의 이야기는 그림책을 통해 나에게 가슴 찡한 스토리가 기억되어 있는지라 저절로 눈길이 갔다. 


 그림책「Now One Foot, Now the other」에서 가슴찡했던 할아버지 Tom과의 추억의 흔적들이 이 책에도 등장했다. 




I called my Irish grandfather Tom, because he told me to. " Tomie will be grown up before he can say 'Grandpa,' "he told my mom. " He can call me Tom. " So I did.


The plasterers finally came and covered over all my beautiful drawings. I was mad about that, but my grandfather, Tom, told me that was perfect because they'd always be there under the plaster and wallpaper. That made me feel better. Tom always made me feel better. 


Tom read me one of my comic books, and I played with the special wooden blocks that were kept in the sewing room.



 또 다른 그림책「Nana Upstairs & Nana downstairs」에서 만났던 Nana Upstairs와의 이야기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 참 좋았다. 




Every Sunday we went down to Wallingford. As soon as we arrived, I always ran upstairs. Upstairs was a special place for me, and my Nana Upstairs was a special person to me. I loved her, and every Sunday I spent all my time with her. 


I didn't draw Nana Upstairs because she had died and gone to heaven a few months before.



 Nana Upstairs와 Chocolate인줄 알고 먹었던 laxatives, Mr. Walt Disney가 True Story를 읽지 않았다면서 극장에서 흥분해서 소리치는 Tomie의 모습, Aunt Nell이 알려주신 guardian angel을 소환해서 폭우를 멈추게 했다는 이야기 모두 너무 사랑스러웠지만 가장 배꼽잡았던 부분은 1939년 가을 Tomie가 처음으로 유치원에 갔던 날의 일화였다.   




I was excited about going to school because I knew that in school you learnd to read. I really wanted to learn so that I wouldn't always have to wait for my mom to read stories to me. 


" When do we learn how to read ?" I asked. 

" Oh, we don't learn how to read in kindergarten. We learn to read next year, in first grade. "

" Fine, " I said " I'll be back next year. " And I walked right out of the school and all the way home. 


There I was, holding one of my mom's big books, staring at it, hoping that I could learn to read by myself.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의 주인공 Tomie의 성장기가 궁금해서 이 챕터북 시리즈를 계속 읽어봐야겠다. 조부모님과의 추억이 녹아있는 Tomie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이와 함께 읽어볼 것을 권한다. 





*네이버 미자모 카페 독서모임을 통해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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