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 현실과 환상이 만나고 다투다가 하나 되는 무대 클래식 아고라 2
일연 지음, 서철원 옮김 / arte(아르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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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일연의 「삼국유사」책을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읽었으나 제대로 읽지 못했던 나는 삼국유사 네글자만 기억하고 기억 속 저편에 가만히 묻어두었더랬다. 그런데 최태성 작가님의「역사의 쓸모」을 접하고나서 다시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역사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일연스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하시는 최태성 작가님의 말씀에 궁금증이 생겨 「삼국유사」라는 벽돌책에 어떤 보물같은 컨텐츠들이 숨어있는지 궁금해하며 손에 들었다. 



 고려 후기의 승려인 일연 저자님은 여러 지역의 절에 머물면서 그 절의 오래된 기록이나 해당 지역의 옛날이야기 등을 모아서 후대에 남길 일(유사)라 판단하여 신비하고 기이한 일을 전하는 야사를 모아 이 책을 편찬하셨다고 전해진다. 기존의 역사책들이 놓쳤던 신성한 환상성을 보완하고, 무엇보다 역사를 보는 눈이 하나가 아닌 여럿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만들어진 이 책 「삼국유사」덕분에 우리는 고대 한국에 대하여 획일적이지 않은 다채로운 시선을 풍부하게 지니게 되었고, 다문화, 다양성, 다원성 등의 미래 지향적 가치가 애초에 한국문화에 자리하고 있었음을 주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 번역과 해설을 하신 서철원님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수행하고 계신데 일러두기에서 말씀하시기를 정확한 번역보다 잘 읽히는 번역을 추구하셨다고 말씀하신다. 생략되거나 누락된 부분마다 고딕체로 눈에 띄게 표시하여 되살리고, 추가 설명이 꼭 필요할 때는 해설 단락을 곧바로 추가하였고, 서로 비교할 필요가 있는 서사 구조는 표로 정리하여 덧붙이셨다고 한다. 


 일러두기에 이어 삼국유사의 제목과 그 뜻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여기서 처용, 이름모를 월명사의 누이를 추모한 <제망매가>라는 단어를 다시 만나며 문득 고등학교 문학시간이 생각났는데 문학에 심취해 늘 흥분하며 재미있게 설명해주셨던 김창규 문학선생님이 떠올랐다. 그시절 나의 문학선생님은 「삼국유사」의 일연스님이자 서철원 번역해설가님이셨던 것 같다. 지나간 야사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고 이 시대에 맞는 의미를 찾아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려 노력하셨던 분이 내게도 있었는데 내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구나 싶었다. 그 보물같은 향가, 전설, 민담과 같은 이야기들의 가치를 전달하려 애쓰셨던 김창규문학선생님을 떠올리며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유사'는 빠뜨린 일, 남겨둔 일 혹은 버려진 일 등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삼국유사」는 비현실적인 존재들을 만나고 체험하는 과정에 관심을 기울여 짤막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모음집이라고 한다. 「삼국유사」를 읽을 때는 아무곳이나 펼쳐 읽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그런대로 다른 곳을 읽어도 무방하다며 목적없는 자유로운 읽기야 말로 빠뜨린, 남겨둔, 버려진 일을 부담없이 대할 수 있는 자세라고 말씀하신다. 이번에는 내가 「삼국유사」를 과연 이해하며 읽을 수 있을까 싶기도 했는데 일러두기를 통한 친절한 해설과 번역 그리고 목적없는 자유로운 읽기를 제안하시는 서철원 번역해설가님의 말씀은 벽돌책을 대하는 나의 부담감을 완화시켜주었다.  


「역사의 쓸모」에서 최태성선생님이 말씀하신 「삼국유사」이야기가 정말 「삼국유사」에 나오는지 확인하며 읽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미다스 왕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이야기이다. 「삼국유사」141쪽에 신라의 경문왕이야기가 정말 똑같이 나온다. 



즉위하자마자 경문왕의 귀가 갑자기 당나귀처럼 길어졌다. 왕비도궁권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하고, 오직 관모를 만드는 이만 알았다. 그러나 평생토록 남에게 말하지 않다가, 죽을 무렵 서라벌 들어오는 길목의 도림사 대나무숲 인적 없는 곳에 이르러 대나무를 향해 외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그 후로 바람이 불면 대나무가 소리 낸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경문왕이 꺼려서 대나무를 베고 산수유를 심게 했더니, 바람불면 짤만한 소리가 난다. ' 임금님 귀 길다. '


「삼국유사」에도 그리스 신화 로마신화와 똑같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가 나온다니 참 신기하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일연스님이 「삼국사기」가 빠뜨린 일들을 굳이 정승스레 모아 「삼국유사」를 편찬한 이유가 '다양성'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었다. 



역사를 보는 눈이 여럿이라면 역적이 민중 영웅이 되는가 하면, 악녀가 여성의 입장을 항변한 입체적 인물이 되기도 한다. 「삼국유사」자체가 그런 혁신적인 생각의 산물이라 할 수는 없어도, 공식적인 사관의 평만이 유일한 역사의 눈이 되는 것을 경계하기에는 충분하다. 


「삼국유사」는 역사 이해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성을 마련해 주려고도 한다. 좀 낭만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의 세상만이 유일하지 않다. ', '사람이 세상의 유일한 주인공은 아니다.'라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삼국유사」에는 다른 세상에서 온 귀신도 나오고, 도깨비도 나온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을 죽이거나 괴롭히는 괴수가 아니다. 사람을 위해 다리를 놓아주기도 하고, 다른 세상을 오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우리 이웃들이었다. 


어떤 연구에서는 처용을 비롯한 이런 존재들 가운데 일부를 외국인으로 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삼국유사」의 세상은 다문화사회이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다른 세상에서 온 존재들까지도 넉넉한 인심으로 대했다. 이러한 '감통'이야말로 오늘날에도 유효한 고전의 가치가 아닐까?


새로운 한국에 필요한 덕목은, 그 무엇보다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개성이 다른 사람들끼리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단일 민족설의 토대가 된 단군 신화를 전해준「삼국유사」조차도, 불교와 비불교, 정치와 문화예술,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 말하자면 세상 모든 것들의 공존과 만남, 화해를 거듭거듭 강조해 왔다. 


 어려울 수 있는「삼국유사」이야기가 친절한 번역과 해설로 조금은 접근하기 용이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포항 영일만의 연오랑 세오녀 테마공원 전시관처럼 지역 곳곳에 삼국의 역사를 품은 테자전시관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스탬프를 찍으며 가족 테마여행을 기획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극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역사를 배우기도 하고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주목받기도 하듯이 「삼국유사」의 무수한 보물같은 이야기들도 더 많이 활용되어 우리 아이들에게도 더 다양한 형태로 접할 수 있고 그리스 로마신화처럼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삼국유사」를 통해 기록이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의「삼국유사」속 이야기들도 그리스 로마신화처럼 대대손손 회자되고 활용되며 전해지기를 바래본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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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삼국유사#일연#서철원#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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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 - 어린이의 어휘력을 키워 주는 동화 한경 아이들 시리즈
전병규(콩나물쌤) 지음, 이예숙 그림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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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내는 아이들」를 시작으로 한국경제신문에서 발간되는 아이들 시리즈를 즐겨보는 나는 「순한 맛, 매운 맛 매생이 클럽 아이들」,「혼공하는 아이들」,「법만드는 아이들」을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새로 발간된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역시 너무 당연하게 꼭 읽어봐야지 하며 손에 들었다. 띠지에 보면 「세금 내는 아이들」저자이신 옥효진 선생님 추천, 「혼공하는 아이들」저자이신 해피이선생님 추천, 영마표 영어의 세계에서 유명하신 혼공쌤과 효린파파님의 추천을 받은 이 책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 시리즈와 풍기는 느낌이 비슷한데 역시 파스텔톤의 화사한 커버와 귀여운 그림삽화가 마음을 끌며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교육 인플루언서이자 작가이신 전병규님은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배우고 세상 모든 일에 도전할 수 있다며 글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힘인 문해력을 콩나물처럼 쑥쑥 키워 훨씬 많은 가능성을 발견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신다. 


 콩나물쌤 유튜브채널을 구독하고는 있었지만 그 뜻은 알지 못했었는데 콩나물이라는 이름의 의미가 평소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서 마음에 들었다. 가랑비에 옷젖듯이 습관으로 책을 읽게 되면 문해력을 키우게 된다는 매일 조금씩 천천히 철학이 이 책에도 나와 있어 반가웠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도 꾸준히 계속해서 독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계속 물을 붓는다면 결국에는 시나브로 문해력을 습득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루는 떡을 쪄 먹기도 하는 커다란 독인데, 거기에 콩나물을 기르면서 할머니가 오며 가며 물을 주시면 물이 대부분 밑구멍으로 빠져 버려. 그런데 신기하게도 콩나물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더구나. 매일 잊지 않고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콩나물이 잘 자라는 걸 보니 되게 신기하면서도 뭔가 깨닫는 게 있었어.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습관처럼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믿지 못할 만큼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 너희들도 마찬가지야. 매일 조금씩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 있을 거야. 콩나물 북클럽은 그런 뜻에서 나온 이름이야.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총 5장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각장의 마지막에 저자님의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이 수록되어 있다.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1. 

책을 많이 읽어 단어를 여러번 자주 봄으로써 낱말이 자동으로 보여 읽기의 자동화가 되게 하라! 소리내어 읽기와 쓰기를 함께하면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단어가 자동화된다.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2. 

말하는 속도로 소리내어 정확하게 읽기습관을 들이자!(목소리연극 활용)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3.

모르는 단어의 뜻을 추측하며 읽고, 긴단어를 잘라 의미를 추측하며 읽자! 긴문장 어려운 문장은 문장을 잘라서 문장의 주인을 찾아가며 읽자!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4.

단어를 아는데도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독서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자!


문해력을 키우는 꿀팁5.

잘 이해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질문하며 능동적으로 읽자!

 


단순히 내용을 아는 사람보단 '내 생각이 있는 사람'의 문해력이 더 좋은 것입니다. 그러니 '나라면~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내 생각을 갖게 되면, 그때부터 책은 내 삶에 도움이 되기 시작할 거예요. 



 미자모 촉촉도서모임을 통해 꾸준히 영어책 읽기에 도전하고 있는 나는 영어 원서가 잘 읽히지 않아 힘들고, 문맥이 이해가 되지 않아 힘든 경험이 많다. 영어 문해력에 있어서 나는 지금 이 책에 등장하는 초등 아이들 수준이라 그런지 저자님이 말씀하시는 문해력 꿀팁들을 모두 나의 영어 문해력에 빗대어 생각하며 흥미롭게 이 책을 읽었다. 또한 내가 어릴적 어떻게 국어 문해력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며 맞아맞아 하는 부분도 있었고, 이래서 그랬던거구나 하는 부분도 있었다. 매일의 습관으로 꾸준히 쌓이게되면 분명 아이가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 좋아질 수 있으리라. 책으로 교육을 하려는 교수적인 상호작용을 지양하고, 책을 통한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늘 관심이 많은 나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것에 집중하고 좋은 질문하는 연습을 하기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생각을 묻고 부모의 생각을 표현해주며 아이와 '소리'내어 읽기 시간을 꼭 확보해야겠다. 


 아기자기 예쁜 삽화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문해력 동화책이 발간되었다. 콩나물쌤의 재미있는 문해력 이야기를 통해 읽기가 재미있고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이가 알고, 스스로 읽는 습관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 이 책 「문해력이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 시작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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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문해력이자라는아이들#전병규#콩나물쌤#이예숙#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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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상상책 3 색다른 그림책 시리즈
김잼 지음 / 다즈랩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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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나에게 '보라'하면 요즘 읽고 있는 촉촉책「Crenshaw」에 등장하는 'Purple Jelly bean'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두달 전의 나에게 '보라'하면「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에서 새해를 앞둔 섣달 그믐날 밤 치사코할머니가 호텔바에서 마셨던 달고 진하고 어쩐지 쓸쓸한 맛이 났다던 그 연보라색 '칵테일 바이올렛 피즈'이다. 스무살의 나에게 '보라'하면 영화마을에서 빌려봤던「위대한 개츠비」에 등장하는 데이지 뷰케넌의 연보라색 모자와 드레스이다. 나에게 '보라'하면 한적한 숲속 양지바른 곳에 몰래 핀 제비꽃이고, 봄에 피는 향긋한 라일락며 내가 좋아하는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의 인디고 계열의 옷들이다. 매년 미국 팬톤사에서 한 해를 대표하는 컬러를 선정하는데 2022년 올해의 컬러는 보라색에 가까운 블루계열 베리페리(Very Peri)로 선정했단다. 지금은 '보라'하면 보통 BTS와 아미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지만 나는 보라하면 여리여리 강수지 가수님의 보랏빛 향기를 동시에 떠올린다. 나에게 '보라'는 이러한데 아이에게 '보라'는 어떤 느낌일까? 색을 상상하고 볼 수 있다면 아이는 보라색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느낄까? 지난 「색 상상책 1,2」 에서도 그랬지만 아름다운 이 책「색 상상책 3」으로 아이와 함께 '보라' 여행을 하며 색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온도를 느껴본다. 어릴적 보았던 Peekaboo책 생각이 났는지 아이는 책을 펼쳐 얼굴에 가져다 대며 해맑게 웃는다. 


 별총총 밤하늘의 별을 가로질러 가는 '보라'새는 무엇을 물고 어디고 가고 있는 것일까? 커다란 보라 열매 하나 따가지고 커다란 꽃 숲을 걸어 언덕을 지나 보라산 정산에 도착한 소녀는 요정일까?


 달이 뜬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는 소녀, 보라 초승달 위에 앉아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폭죽을 손에 쥔 보라 소녀, 초승달에 기대어 앉은 소녀의 손에서 반짝이는 폭죽, 어두운 길에 등장한 '보라' 자동차 그리고 '보라' 집, 차소리에 잠이 깬 '보라' 고양이 그리고 등장한 '보라' 마음들, 책을 덮어 표지를 가만히 바라보면 책이 자꾸만 '보라'고 외치는 듯하여 자꾸 손이 간다. 그래서일까? 탁자 위에 놓아 둔 「색 상상책 3」을 아이가 가져가 소파에서 편한 자세로 이래저래 가지고 논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방긋 웃으며 책장을 넘기며 소리내어 읽다가 Peekaboo놀이도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해맑고 어여쁘다.「색 상상책 3」이 너무 짦아서 아쉽다는 아이는 무엇을 느낀걸까? 


책을 보고, 책을 느끼며 일상과 자연과 우주를 '보라'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받는다 느낀다. 늘 바쁜 일상을 살지만 가끔 밤하늘의 별도 보고, 달도 볼 줄 아는 여유를 잃지말고 살아야겠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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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고전요약.zip -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외 다섯 작품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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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책읽기 동기부여에 관심이 많은 나는 OLD STAIRS출판사에서 출간하는 책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리고 아이에게 접근성이 좋은 그래픽 노블 형식을 사용하여 책을 출판하고 계신것 같아서 흥미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 「인생고전요약.zip」에서는 어떻게 인생고전들을 이미지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내셨을지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다.  


 이 책의 저자 Team. Story G님도 들어가는 말에서 마크 트웨인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말씀하신다. 


고전이란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누구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책이다. 

그렇다면 '누구도 읽고 싶어하지 않는 고전'을 어떻게 해야 '누구라도 읽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



 고전은 우리에게 '해답'을 제시해주는 대신 '생각하는 방식'을 일깨워주는 하나의 거울이 되어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고, 내가 처한 상황과 사건을 제 3의 시선에서 바라보게끔 돕는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고전을 '오래된 미래' 혹은 '지혜의 매트릭스'라고 칭하는 이유인데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하여 대부분의 정보전달 매체가 텍스트에서 이미지와 사운드로 이동한 디지털 시대 흐름에 발맞춰  '그래픽 노블'형식을 차용하여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영화처럼 이미지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고전 감상 방법을 활용한 이 책과 함께 고전을 향한 심리적 장벽을 뛰어 넘어 '고전 본연의 의미'를 탐색하고, 자기 삶을 성찰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씀하신다. 베일에 덮여 있는 Team. Story G 이라서 검색정보가 많지 않지만 저자님의 책편찬에 대한 철학을 짐작해 볼수 있었다. 


 다가가기가 참 쉽지 않은 고전문학. 너무나 유명해서 생각날때마다 계속 도전해 보는데 감히 내개 섭렵됨을 허락하지 않는 고전들. 그래서 나는 스무살시절 주머니가 참 가벼웠던 시기였지만 그 고전들을 한번 섭렵해보겠다고 연극과 영화들을 찾아다녔더랬다. 어릴적 폴로니우스 역할로 연극을 했던 기억을 추억삼아 남산 국립극장에서 연극 <햄릿>을 보기도 했고, 그저 책보다 연극이 보고 싶어서 <베이스의 상인>을 보러 예술의 전당으로 가기도 했다. 영화마을에서 <위대한 갯츠비>비디오를 빌려 친구집에서 함께 보고 이야기나누기도 했고, 셰익스피어의 희곡들을 다 움직이는 그림으로 보겠다고 시간이 될때마다 연극을 찾아보고 영화를 검색해서 봤더랬다. 대학 연극 동아리에서 연극공연소식을 들으면 쫓아가서 챙겨보기도 했던 그시절의 나를 돌아보면 속독을 못해서 책읽기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더 많은 작품들을 단시간에 정복하고 싶은 마음에 연극(희곡)과 영화에 더 매료되었던 것도 같다. 20여년이 지난 그런 나의 생각의 연장선에 그래픽 노블이 있고, 이 책「인생고전요약.zip」이있다. 완독해보니 원문의 맛은 느낄 수 없을 지라도 원문을 읽고 싶어지는 동기부여는 충분히 되었고, 고전문학을 읽게하는 동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싶다. 고전을 읽고는 싶은데 방대한 분량과 이해하기 어려운 번역체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과 함께 영혼을 치유하는 책 한 권을 골라보시고,  직접 만나보는 동기부여를 받으시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이 책의 어떤 페이지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니 아이는 개츠비의 대저택이 그려진 페이지를 골랐다. 아직 고전에의 접근이 쉽지 않은 초등 2학년 내 아이에게 <위대한 갯츠비>는 저 대저택의 모습으로 기억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문득 책의 마지막 표지의 문구가 마음을 스친다. 



Do not read.

Just feel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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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모#인생고전요약.zip#Team.StoryG#OLD ST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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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배우는 초등 필수 속담 놀면서 배우는 시리즈
초등국어연구소 지음, 유희수 그림, 하유정 감수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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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기 시작한 초등 2학년 우리 아이 표현력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손에 든 이 책「놀면서 배우는 초등필수 속담」은 유튜브 채널 어디든학교의 하유정선생님이 감수하신 책이다. 아이들에 대해 잘 알고, 평소 간결하고 조리있게 말씀을 잘 하시는 분이 감수하신 책이라 믿음이 가기도 하고, 9년동안 내 아이가 얼마나 많은 어휘들을 듣고 자랐는지 이 책과 함께 확인하고 싶기도 해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쳤다. 


 감수자의 말에서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담긴 재치 있는 속담을 이 책 「놀면서 배우는 초등필수 속담」과 함께 놀면서 배우자고 말씀하시며 아이들을 속담의 세계로 안내하시는 하유정 선생님은 말을 하거나 글을 쓸 때 맛있는 양념처럼 속담을 활용해 볼 것을 제안하신다. 



같은 의미라도 한마디의 속담이 더 여유롭고 맛깔스럽게 들립니다. 

그 이유는 속담이 옛날 사람들의 오랜 경험으로 만들어진 지혜로운 말이기 때문이예요. 

직접적으로 말할 때보다 더 유연하고 부드럽게 전달할 수 있을 거고요. 


때로는 열 문장으로 구구절절 말하거나 쓰기보다 속담 한 문장이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 힘 있게 전달할 수 있어요. 

자신의 생각을 재치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공감을 기분 좋게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거든요.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놀이하듯 즐겁고 재미있게 익히는 초등 필수 속담에 대한 감수자의 말을 시작으로 이 책을 시작하기 전 주의할 점 4가지가 소개된다. 


 그리고나서 목차와 함께 맞춤법을 공부할 친구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우리 아이는 귀여운 캐릭터 친구들, 그 중에서도 고양이 보리 캐릭터를 제일 좋아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라서 만화에 고양이 보리 캐릭터가 나오면 자신이 고양이 보리가 되어 역할놀이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이어서 이 책의 활용법이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다. 


 목차를 보면 1주에 5일 총 10주로 되어 있고, 각 요일별로 1개의 속담이 수록되어 있어 하루1개의 속담을 익히고 10주면 50개의 속담 완성이 가능하다. 


 그리고나서 아이가 스스로 하루 10분의 시간을 들여서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점검할 수 있는 '한 권 끝 계획표'가 준비되어 있는데 공부날짜, 공부내용, 쪽수를 기재하고, 공부한 날마다 신남, 설렘, 기쁨 세가지로 공부 확인을 표시하면서 스케줄을 한눈에 확인하며 아이 스스로 스케줄 관리까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시작하기 전에  '한 권 끝 계획표'를 통해 50개의 속담들을 후루룩 보고 어떤 속담을 들어봤는지 동그라미 해보라고 하면 셀프 점검이 가능하다. 교재를 다 마치고 아이가 아는 속담과 모르는 속담을 구분해가며 메타인지 학습을 해봐야겠다 싶었다. 


 1주 월요일을 견본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4컷만화와 함께 등장하는 귀여운 캐릭터들은 일단 우리 아이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엄마와 아이와 역할놀이를 하면서 읽으니 아이가 더 몰입하며 좋아했다. 


 이어서 표현력, 어휘력, 독해력 세가지 종류의 문제들이 등장하는데 문제를 푼다기 보다는 그날 배운 속담표현 문구는 아이에게 읽게 하고 나머지 글들은 엄마가 읽어주며 서로 이야기 나누듯이 읽었다. 


 한주가 끝날때마다 '쓰기능력키우기'와 '쉬어가는 페이지'가 등장하면서 한주동안 배운단어를 따라 써보고 낱말 퍼즐 등 놀이를 통해 배운 내용을 한번 더 복습할 수 있어 유익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다 완성하면 참 잘했어요 상장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이에게 들어본 적있는 속담이 뭐가 있는지 물어보니 '가재는 게 편', '남의 손의 떡은 커 보인다 ' , '도둑이 제 발 저리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작은 고추가 더 맵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티끌 모아 태산',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이렇게 8개의 속담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이 속담을 제일 좋아했는데 요즘 가수 PSY의 노래와 춤에 푹 빠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아들님이 강남스타일 노래에 이 가사가 나온다며 들어본적 있다고 자기가 아는 속담이 나왔다며 신나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를 함께 읽을 때에는 독해력파트 오늘 배운 속담을 말해 주면 좋은 친구의 이름을 써보라는 부분에서 하준, 지우 등 실제 학교에서 만나는 자신의 친구들 이름이 등장하니 아이는 더 재미있어 하며 아이가 자신의 친구들과 얽힌 에피소드를 재잘재잘 수다수다해주니 함께 티키타카 더 재미있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나의 학창시절 어느 선생님께서도 시험문제에 우리반 아이들 이름을 넣어서 문제를 출제하시면 더 몰입이 되고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함께 속담을 공부할 귀여운 캐릭터 친구들'을 보면서도 아이가 캐릭터에 대해서 재잘재잘 이야기하고 흥미로운듯 표정이 밝아지는 것에서부터 느꼈지만 아이에게 이 책은 학습이 아니라 그야말로 놀이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엄마인 나이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데 아이에게는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표정과 책속에 등장하는 이름들에 모두 흥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있구나 하고 신기해하며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고, 책장을 후루룩 넘기면서 아이와 역할놀이 하는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아이가 흥미를 느낄만한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공부가 아닌 놀이로 속담을 익히게끔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우리 조상들 삶의 지혜가 담긴 재치 있는 속담을 놀면서 재미있게 익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능하면 친숙한 교재로 아이와 엄마와 함께 재미있게 홈스쿨링으로 공부 습관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놀면서 배우는 초등필수 속담」이 교재를 가이드 삼아 석달 정도 시간을 잡고 초등 우리아이 국어 능력을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며 아이와 함께 추억쌓기 놀이를 해볼 것을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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