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페트라 펠리니 지음, 전은경 옮김 / 북파머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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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기억 속에서 시작된 가장 느리고 따뜻한 우정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곁에 있는 누군가를 나를 서서히 잊어가는 모습을 본다면 슬픔으로 와닿을 것이다. 하지만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은 그런 슬픔의 감정 대신 담담하게 일상을 그리고 있다. 그런 담담함이 오래도록 기억되도록 한다.

악몽 같은 기억을 안고 자란 열다섯 살 린다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자동차로 뛰어드는 일이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린다에게 예상치 못하게 책임감을 가져야 할 일이 생겼다. 똑똑하지만 아직은 어려서 함께 등교해야 하는 케빈. 케빈이 짐이라고 느끼면서도 린다와 케빈은 시간이 될 때마다 만난다.

그리고 60년간 수영장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했던 후베르트와는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에 그에게 익숙한 공간에서 만난다. 린다가 후베르트를 만나러 가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치매에 걸린 후베르트와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린다의 방문으로 후베르트의 간병인은 잠시 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내가 열다섯의 소녀였다면 린다처럼 책임감을 가지고 케빈과 후베르트를 만날 수 있었을까? 삶에 희망도 즐거움도 없는 듯 보이는 린다에게 그들은 살아갈 힘과 용기를 안겨주는 존재이자 그녀가 보호하고 싶은 이들이었다. 후베르트와 만나는 시간에는 그의 과거 이야기를 들어주며 대화를 이어가고 시간을 보내는 린다. 치매 증상이 심해지고 그에게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면서도 린다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마치 그가 영원히 자신의 곁에 머무를 사람인 것처럼 대한다. 어쩌면 그런 린다의 마음이 후베르트에게도 닿았는지도 모른다.

그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았을 때, 그리고 그가 죽고 난 이후의 시간이 린다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 그와 린다의 우정은 특별했다. 나의를 뛰어넘은 그들만의 교감, 사라져 가는 시간 속에 머무르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린다. 서로가 서로의 삶의 일부로 스며들었던 그 시간이 영원히 린다의 기억 속에 살아 숨 쉴 것이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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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1 ㅣ 특서 어린이문학 11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특별한서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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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도깨비가 건네는 황금카드 사용법, 25시 도깨비 편의점 시리즈의 시작!!

도깨비의 등장만으로 한국형 판타지임을 보여주고 있는 《25시 도깨비 편의점 1》.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점장이자 도깨비 '비형'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우리나라 최초의 도깨비라고 한다. 그리고 이야기에 등장하는 '길달'역시 우리 역사에 실제로 기록되어 있는 인물이라고 하니 마치 역사의 한 부분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25시 도깨비 편의점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도깨비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다. 누가 이곳에 들렀을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든 아이는 뿔이 달린 도깨비가 아닌 것과 함께 인간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는 것만 같다고 하면서도 재밌게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옛날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과 밤새도록 씨름을 하는 도깨비나, 도깨비가 좋아하는 메밀 묵, 도깨비방망이, 도깨비감투 등을 떠올리며 재밌어했다.

할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는 연화는 자신을 위해 공사장에 나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된장찌개를 끓이다 접시에 손이 베이고 만다. 그리고 다급하게 울려대던 휴대폰 벨 소리는 연화를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할아버지의 시신을 확인하고 쓰러진 연화 앞에 나타난 낯선 사람. 자신은 도깨비 '비형'이고, 연화는 '길달'이 되어 자신의 비서가 되어 도깨비 시간이 닫히기 전에 함께 도깨비 편의점으로
가야 했다.

할아버지를 살리고자 하는 연화는 비형의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연화는 길달이 되어 비형을 따라가고, 연화의 영혼 일부는 인간 연화가 되어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며 은행잎에 남긴 계약서는 길달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린다. 도깨비 편의점 점장 비형과 길달은 그곳에서 어떤 일을 벌이게 될까?

사람을 너무 믿다 결국 사기를 당해 은행에서 쫓겨난 민혜의 아빠는 술 없이는 단 하루도 보낼 수 없는 폐인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아빠를 대신에 불편한 몸으로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엄마와 그런 사정이 속상한 민혜. 민혜 앞에 또다시 예기치 못한 사고가 일어나고 그 순간 민혜는 25시 도깨비 편의점 초대장을 들고 그곳으로 가게 된다. 민혜는 어떤 것을 고르게 될까? 그리고 민혜의 눈앞에서 벌어진 사고는 어떻게 될까?

하루에 한 번, 인간 세상의 시간이 잠시 멈추는 도깨비 시간에 열리는 25시 도깨비 편의점. 그곳에 초대장을 들고 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곳에 가서 자신이 가진 고민은 해결이 될까?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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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가디언 ㅣ 책 읽는 샤미 42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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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마이가디언 #이재문 #이지북 #책읽은샤미42 #이재문작가 #초등도서 #어린이도서 #이지프렌즈 #서포터즈

하나뿐인 친구이자 나의 눈부신 구원자였던 베스트 프렌드의 무시무시한 반전

《마이 가디언》을 만나기 전 가제본 《마이 가디언 3》를 먼저 읽었다. 오랜만에 초등 도서를 읽으면서 몰입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때 그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법한 일들을 작가님이 풀어내신 글에서 묘한 공감을 느꼈다. 특히나 이번에 읽은 《마이 가디언》은 그 시절의 경험했던 일이어서 더욱 그랬다.

학생 수도 많지 않은 한 반뿐이면서 그 안에는 인기 있는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의 마음에 들지 않게 되는 일이 생기면 어느새 따돌려지기도 했다. 지금은 학폭, 은따, 왕따 등 다양한 문제로 다루고 있지만 그 시절에는 그런 용어조차 없던 시절이라 그것이 문제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단지 다수의 무리에 낄 수 없는 나 자신이 무언가 잘못하고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 말이다.

무엇이든 함께 어울려야 하는 친구, 서로가 서로의 베스트 프랜드라고 이야기하면서 어울리다 무언가 어긋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는 관계. 견고하고 단단할 수 있음에도 그러기 쉽지 않았던 나의 베스트 프렌드. 은하에게는 다미가 그런 존재였다.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던 은하에게 다정한 햇살과도 같은 손길을 내밀었던 다미. 다미는 인기가 많아 주변에 친구들도 몰렸기에 그 무리에 함께 어울려 다미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은하는 좋았다.

그래서 더욱 다미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의견을 묻는 듯하면서도 답은 이미 정해져있고 자신의 기분을 거스르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 다미. 그런 것을 알면서도 은하는 홀로 외로운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다미의 말을 전적으로 들어주었다. 그러던 은하는 예전에는 다미와 절친이었던 지은을 알게 되면서 다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다른 사람 흉보는 말을 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고, 지은과 친해지지 말라는 다미의 말처럼 거리를 두고 있던 은하.

그런 은하와 다미의 관계가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주 단순한 이유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디언스'를 지은이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은하가 다미에게는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지은을 따라가서 이야기를 나눈 것을 다른 아이가 본 것이 계기였다. 그렇게 작은 의심은 둘 사이를 뒤흔든다. 그런 일들을 계기로 다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은하. 친구란 무엇일까? 어떤 친구를 사귀는 것이 나에게 좋은 일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라 아이와 함께 읽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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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게 안녕하는 법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27
박슬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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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슬픔을 스트리밍 해주세요

상실에 대한 슬픔, 그 슬픔을 흘려보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의 슬픔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겉으로는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굴면서 속에 많은 것을 담아두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슬픔을 오롯이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이 '안녕하게 안녕하는 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4년 전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 자신의 슬픔을 제대로 쏟아내지 못했던 은하. 그래서일까 은하는 입버릇처럼 '죽겠다'라고 말하는 혜주의 말이 너무나도 싫었다. 자신의 감정이 얼굴로 드러나지 않아 덤덤해 보여서 돌부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속에는 화가 끓어오르고 있음을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

엄마의 장례식에서 온전히 슬퍼하고 눈물을 쏟아부었던 사람은 우주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우주는 헤실 거리며 웃고 새엄마도 엄마라고 부르며 사이가 좋다.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자신과는 달리 우주는 사이좋은 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나날들을 보내던 은하가 우연히 발견한 명함에서 '슬픔 스트리밍'에 대해 알게 된다. 타인의 슬픔을 듣고 대신 슬퍼해주는 형태의 서비스지만 은하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홀로 방황하듯 들른 엄마 나무가 있는 수목장에서 본 이상한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단체로 맞춰 입은 '안녕 클럽' 셔츠. 그들을 통해 슬픔을 보낸다는 것이 무엇인지 은하는 조금 알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눈치채지 못했던 우주의 낯선 표정과 마주하게 된다. 자신만 슬프다고 생각했던 은하, 하지만 자신 못지않게 아빠도 우주도 모두 슬픔을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타인의 슬픔을 들어주고 대신 슬퍼해주는 '슬픔 스트리밍'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함께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안녕하게 안녕하는 법》. 은하와 우주, 그리고 은하의 아빠가 마음속에 있는 슬픔을 흘려보낼 수 있기를 응원해 본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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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어린이들
이영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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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제국의어린이들 #이영은 #을유문화사 #일제강점기어린이수필 #도서추천

일제 강점기 조선 반도의 어린이들이 쓴 삶의 풍경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듯 8월 15일에 출간된 《제국의 어린이들》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를 배울 때는 역사의 흐름을 통해 익혀왔다면, 이 책은 어린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자신의 일상이 담겨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자신들의 삶에 대한 시선이 함께 담겨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인은 무료이지만 조선인들이 학교 수업료를 내야 했던 그 시절, 수업료를 내지 못했던 아이는 수업료 납입일만 되면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 아이에게 수업료를 내기 위해 6리라는 먼 길도 다녀오게 했던 그 마음이 애처롭게 느껴진다. 게다가 그 아이를 위해 어려운 상황을 함께 해나가려는 뜻으로 1전 2전 씩 남은 돈을 '우정통'에 모아 수업료를 내주기로 했다는 아이들의 마음은 대견하고 따스하게 만들었다. 나라를 잃은 현실 속에서도 한민족끼리 보듬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뭉클해졌다.

《제국의 어린이들》은 이렇게 어린이들이 직접 쓴 글을 통해 그 시절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어린이들이 쓴 글에는 자신들이 겪고 있는 슬픔만이 담긴 것은 아니다. 그리고 조선인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일본인 어린이들이 쓴 글도 함께 실려있다. 글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들이 처한 현실은 쓰는 글에도 다르게 반영하는 듯하다. 아버지들의 모습도 다르다. 일본인 어린이들의 아버지는 대개 상업 종사자이거나 군인이지만, 조선인 어린이들의 아버지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게다가 가부장적이기까지 하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의 취미 또한 너무나도 다르다. 눈 오는 날 눈사람을 만들면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완성해나가는 조선인 어린이들과 다르게 고상하게 축음기를 틀어넣고 있는 일본인 어린이의 모습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경제적 능력 차이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나라를 빼앗기고 차별받으면서 지내야 했던 그 시절의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새삼 우리의 역사를 떠올려본다.

조선 총독상 글짓기 경연 대회가 열린 이유가 일본 식민 기구가 펼쳐온 식민 정책이 어떠한 성과를 거두었는지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마치 일본이 우리를 지배하여 성과를 올린 듯 과시하고 싶어 했던 그 모습은 더 이상 떠올리고 싶지 않은 역사를 들추는 듯해서 기분이 좋지는 않다.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쓴 글들을 통해 그들이 걸어온 어둠을 이겨내고 광복을 맞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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