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야간열차
카린 엘란드손 지음, 이호은 옮김, 페테르 베르이팅 일러스트 / 그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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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파티 날, 사라진 할머니를 찾기 위해 떠나는 시간 여행 가족 판타지

온 가족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즐길 수 있는 축제와도 같은 '크리스마스'. 그런 크리스마스를 함께 하기 위해 모인 단야네 가족.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난 후 홀로 지내시는 할머니는 자주 오락가락하신다. 그런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단야는 마치 수수께끼를 푸는 듯한 알쏭달쏭함을 느끼게 된다. 수년 전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열차가 서던 역사에서 여전히 살고 계신 할머니는 마치 과거의 세상에서 살고 계신듯해 보인다.

손님을 초대하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이다 할머니가 사라지신 것을 알게 된 단야. 그리고 할머니가 사라지신 그날 밤 낯선 열차 소리가 들리고 단야는 할머니의 슬리퍼를 신은 채로 열차에 타게 된다. 야간열차 '나이트 익스프레스'는 다른 열차와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그곳에 올라선 순간 열차에는 특유의 냄새가 났고, 빨간 양초가 켜져 있는 모든 역에서는 승객을 태워야 한다는 규칙이 있었다.

🏷️ "나이트 익스프레스는 당신이 찾는 사람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는 야간열차입니다. 시간표는 당신이 있는 곳에 있고, 실종자도 빠르게 찾아낼 수 있죠." p.52

야간열차를 다시 타기 위해서 필요한 새로운 양초를 피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울프에게 듣고 6번 역에 내린 단야. 실종된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인 기념품을 꼭 챙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기념품이 실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한 가운데 정말로 할머니를 만나게 된 단야. 그리고 할머니의 기억 속에 그대로 살아있는 단야라는 이름. 할머니와 단야는 선샤인 브레드를 함께 만들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운행되고 있는 야간열차 크로노미터를 만든 것이 할아버지라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다시 한번 열쇠를 두 번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시간의 당김으로 인해 사라져 버린다. 집으로 돌아간 단야는 자신이 겪은 일이 꿈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지만 함께 만든 선샤인 브레드를 보면서 실제라고 믿게 된다. 그렇게 할머니방의 서랍을 뒤지기 시작하는 단야. 그런 단야의 모습을 수상하게 보며 가시 박힌 소리를 내뱉는 난다.

다시 한번 크로노미터에 타려고 양초를 켠 순간 나타난 낯선 정체. 그 사람은 크리스마스 파티에 왔던 콘라드였고, 콘라드는 자신의 아빠를 찾기 위해 야간열차에 오른다고 이야기하게 된다. 열쇠와 양초를 찾느라 기념품을 깜빡한 단야지만 특별히 한번 태워준다는 울프 덕분에 함께 열차에 올라 10번역에 내린 두 사람은 낯선 이의 집에서 할머니의 선샤인 브레드를 발견하게 된다. 할머니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잠시 그 집에 머무르는 이의 소리에 도망치다 그곳에 있는 오르골을 들고 열차에 오르게 된 단야.

기억의 물건인 '기념품'을 다른 사람이 함부로 가지고 가는 것을 금지한다는 말에 걱정하다 물건을 맡기게 된다. 단야가 오르골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고, 홀로 내린 역에서 콘라드의 아빠를 만나게 되면서 할아버지의 조력자가 콘라드의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단야. 단야는 할머니께서 이야기한 열쇠를 찾고 실종된 할머니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게 할지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할머니를 찾기 위한 단야의 모험 이야기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어른인 나에게도 몰입하면서 읽게 만들었다.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여서 아쉽기도 했다. 갑자기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완성되지 못했던 야간열차가 완성될 수 있을지, 단야의 할머니를 찾게 될지 모든 답은 이 책에 있기에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책블로그 #북블로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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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도 잘하는 아이의 독서법
김지원 지음 / 샘터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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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혼자서도잘하는아이의독서법 #책꿈샘김지원 #샘터 #물장구서평단4기

그림책부터 교과서까지 지속 실천 가능한 가정 독서

아이들이 커가면서 책을 읽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중학교에 진학한 아이는 교과 공부에 시간을 들이느라 초등학교 시절만큼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럴거라는 생각을 했기에 자유학기제로 인해 시험을 치르지 않는 1학기에는 그래도 부지런히 읽어두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공부하고 있기에 주말에는 책을 읽는 시간에 비중을 두고 있는 아이를 보면 내심 만족스럽기도 하다. 자기주도학습이 잘 되는 아이라 스스로 알아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조금더 체계적으로 해주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책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초등 저학년을 다닐때는 책을 읽으며 다양한 책놀이를 했었다. 그리고 초등 중학년에 올라가면서 마인드맵을 통해 스스로 책을 이해하고 한 권의 책에서 다른 책으로 연계하여 독서를 했었던 덕분에 스스로 하나의 주제를 정해 연계하여 읽을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 이제는 세계사는 엄마보다 더 잘알고 있다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아이로 자랐다. 첫째와 다르게 둘째는 책을 읽는 것보다는 책으로 노는 것을 좋아한다. 성향적으로 다르다보니 고민스러울때 혼자서도 잘하는 아이의 독서법을 만났다.

아이가 책과 친해지고 보다 더 이해를 잘 할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책을 읽는 지도가 필요할거라는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지도가 아닌 독서 대화를 통해 아이를 책속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아이와 대화를 유도할때 정답이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닌 생각을 할 수 있는 질문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다.

🏷️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단단해지면 이는 곧 학습 목표설정과 자기 관리로 이어져 학업에서도 자기 주도 학습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가정에서의 책 대화를 통해 자녀를 자신의 선택과 의리로 목표를 세우고 결과에 책임지며 살아가는 능동적인 아이, 즉 혼자서도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p18

독서가 학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그런 우리의 마음을 꿰뚫어보신 책꿈쌤 김지원작가님. 이야기속 주인공의 입장을 생각하며 주인공이 헤처나가는 서사와 선택의 순간을 함께 보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의 위기나 고난을 이겨나갈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이어진다면 독서가 더욱 빛을 발하게 될것이다. 자기 주도성을 심어주는 가정 독서교육부터, 책대화를 할때 부모의 태도, 초등 저학년부터 중고학년까지 책대화를 하는 방법, 아이의 자기 주도성을 길러 정발달에 기반한다는 이야기까지 다방면으로 다루고 있는 《혼자서도 잘하는 아이의 독서법》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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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최의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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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비욘드 #최의택 #위즈덤하우스 #위뷰1기

잃어버린 자들의 찾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다소 낯선 작가님이신 최의택 작가님. 그가 추구하는 SF는 다른 작가님들과 다소 다르게 흘러간다. 단순히 미래의 어느 곳에서 벌어질 소설적인 요소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2025년 천안역의 모습을 보면서 소설 속 배경을 삼았다고 하는 부분에서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그곳에서 역사를 증명하듯 자리잡았던 천안역의 증개축으로 인해 차단벽이 세워지고 쉴새없이 움직이는 중장비 너머 알 수 없는 광경에 대한 상상이 만들어낸 소설 비욘드.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나지도 않지만 천안역으로 가야한다는 사실만 기억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남자. 왜 그곳에 가야하는지도 모르지만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아야한다는 기억한 줄기를 따라 가던 중 그곳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만난 지팡이를 든 낯선 남자는 자신을 선우랑, 그에게 남자는 떠오르는 이름인 시현이라고 밝히게된다. 공사로 막아놓은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시현과 선우랑, 그리고 그곳에서 마주한 것은 천안역의 모습이 아닌, 곧 다가올 '천안역 붕괴 참사 9주기'라는 사실이었다.

시현에게 의미 있는 곳은 단 하나 천안역이었지만 그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시현이 있는 이곳의 세계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몸의 한 부분을 사이보그처럼 바꾸어 자신의 몸 일부로 받아들인 사람, 성별과 상관없는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정부의 무리한 요구를 실행하려는 군인, 그런 연인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마음을 들어내보이기보다 묵인한채 다른 길을 걸으려고 하는 사람.

천안역에서의 추모식을 거행하며 그곳을 지키려고하는 불구단과 그런 불구단을 천안역에서 쓸어버리려고 하는 핑크부대. 그들은 무엇을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싸우려고 하는 것일까? 그 속에서 시현의 과거기억이 드러나면서 천안역 붕괴사건의 진실이 드러난다. 알려지지 않고, 진실과 함꼐 죽을수 밖에 없던 그들. 그들을 위해 시현이 기억을 되찾고 천안역으로 가려는 이유가 아닐까?

수없이 많은 장벽을 넘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작가님 역시 자신의 장벽을 뛰어넘고자 무던히 노력해오셨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가님만의 장르가 확립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작가님의 이름이 알려지기를 응원해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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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 (양장) - 살아 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ㅣ Memory of Sentences Series 4
다자이 오사무 원작, 박예진 편역 / 리텍콘텐츠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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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다자이오사무문장의기억 #다자이오사무 #박예진엮음 #리텍콘텐츠

살아있음의 슬픔, 고독을 건너는 문장들

고전문학은 왠지 모르게 선뜻 다가가기가 힘들다. 나도 그런 독자들 중 한 사람이라 리텍콘텐츠의 <문장의 기억 시리즈>는 반갑게 느껴진다.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시작으로,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셰익스피어, 인간 심리 속 문장의 기억》에 이어 이번에 출간된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까지 네 권의 시리즈가 출간되면서 다음에는 어떤 문장의 기억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다자이 오사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인간실격》이다. 《인간실격》 속 주인공의 삶은 왠지 애처롭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가진 것이 없는 상실이 아닌 정체성에 대한 상실을 생각하게 한 이 작품 속 요조를 통해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다자이 오사무를 만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끼게 할 정도였다. 처음 이 작품을 읽었을 때는 인간이 어디까지 파멸하고 부서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느낌이었다면, 두 번째 읽어보았을 때는 부의 풍족함과 별개로 고독했던 요조와 마주할 수 있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을 몇 편 읽어보지 않은 상태로 그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은 독자라면, 혹은 그의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 이 책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속 주요한 문장을 통해, 그의 내면을 탐색하고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다자이는 끊임없이 자책하고, 사랑하고, 절망했을까요? 우리는 그의 문장에서 무엇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p.16 ~p.17 '프롤로그'중에서

🏷️ 사람들은 서로를 속이면서도, 이상할 만큼 아무 상처도 남지 않는다. 심지어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맑고도 유쾌하게 산다. 그런 눈부시게 선명한 불신의 풍경이, 인간의 삶 곳곳에 가득한 듯하다. p.39 '인간실격' 속 문장

《다자이 오사무, 문장의 기억》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그의 작품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는 각 소설에 대한 짧은 줄거리와 함께 어떤 식으로 작품에 다가가야 하는지 시선을 알려주고 있다. 그 시선을 따라 만나게 된 작품은 더욱 새로웠다. 그런보다 나은 이해는 읽어본 본 작품에서 더욱 와닿았기에 2026년에는 고전 읽기에 조금 더 더 시간을 들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가 살다가 짧은 생애 속에서 살아있음이 슬펐던 그의 문장들을 통해 다시 한번 인간의 본질과 고독에 접근해 보는 계기가 되리라 생각된다. 알 수 없는 삶에 대한 불안을 담고 그 불안 속에서 느껴지는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은 오랜 시간 동안 그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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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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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도서협찬 #남극 #클레어키건 #다산북스 #단편소설집 #도서추천

열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클레어 키건의 데뷔작

클레어 키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맡겨진 소녀》가 아닐까? 사소한 것들이 묵직함 무게감을 선사하다 그것이 해소되는 순간 비로소 희망이라는 빛을 마주할 수 있었던 이야기를 그린 《이처럼 사소한 것들》. 영화 원작 소설이기도 한 《맡겨진 소녀》는 장황하거나 길지 않은 문장으로 간략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보여준다. 소녀가 맡겨진 여름의 그 시간 동안 느낀 애정과 관심이 일생 처음 느껴보는 따스함이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통해 그곳에서 느낀 따스함은 추억으로 소중히 간직하고 살아가리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었다. 그 이후 클레어 키건의 《푸른 들판을 걷다》와 《너무 늦은 시간》을 통해서 그녀의 단편 소설들을 만나보았다.

《남극》 역시 클레어 키건이 쓴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녀의 데뷔작이기도 하기에 이미 읽었던 책 속에 수록된 작품들도 있었다. 그때 읽었던 문장들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의 기분은 조금 색다르기도 했다. 게다가 그 문장들을 만나보았던 기억이 나 더욱 반갑게 느껴지며 그녀의 소설을 읽는 즐거움은 더욱 커졌다. 누군가를 비판하려고 한다기보다 실제 그런 일들이 있었을법하다 보니 더욱 현실적으로 와닿으며 그녀만의 매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너무 늦은 시간》에도 수록되어 있었지만 이 책의 표제작으로 등장하는 <남극>은 고정관념 그 자체였다. 여자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행하는 남자의 행위, 그 행위를 거부하지 않는 여자. 결혼이라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는 모습 또한 그랬다. 그리고 <키 큰 풀숲의 사랑>에 등장하는 의사와 코딜리아의 불륜에서도 남자의 고정관념적 모습은 드러났다.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면서도 아내에게는 코딜리아와 헤어지겠다고 말하면서도 코딜리아에게는 아이들로 인해 헤어질 수 없는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기다려달라고 하는 모습은 어이없음 그 자체였다. 다행스럽게도 코딜리아는 그런 그의 모습에 정신없이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고, 의사 아내 역시 그가 자신을 떠나기를 바랐다고 코딜리아에게 이야기하는 부분을 통해 의사의 착각을 느낄 수 있었다.

🏷️ 어머니는 "자매가 분필과 치즈만큼이나 전혀 딴판"이라고 말했다. p.237 <자매>중에서

남자와 여자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 다른 단편들과 다르게 두 여자, 자매인 베티와 루이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이야기에서는 너무나도 다른 성향의 두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이지 않는 대신 고집스러운 아버지의 간호를 하며 지내오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아버지의 집을 물려받고 자신의 생활에 만족스럽게 살고 있는 베티와 자신이 잘 살고 있는 허영심 가득한 이야기만을 전하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그 집에 눌러앉아 마치 베티가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리라는 믿음을 가지며 여왕처럼 보호하고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루이자. 동생 루이자를 사랑스러워했던 어릴 적 마음은 이제 사라지고 루이자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들 에드워드의 행동마저 이해할 수 없었기에 베티는 참지 않고 폭발하고 만다. 당연한 듯 희생하던 베티의 변화는 반갑게 다가온다. 이제 더 이상 베티가 루이자에게 희생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해 본다.

짧은 단편들 속에서 많은 생각을 안기며 많은 문장들에 머물러야 했던 클레이 키건의 《남극》, 또 어떤 작품으로 그녀가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게 될지 궁금해진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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