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귀도 살인사건
전건우 지음 / 북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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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된 불귀도의 저주

불귀도 살인사건은 단순히 보면, 불귀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다룬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본다면 단순히 넘어갈 수 없다. 섬 노예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뉴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기도 한 섬 노예의 노동력 착취 문제. 그 대상이 치매에 걸린 노인부터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지체장애를 지닌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런 이야기를 볼 때면 안타까움 마음과 동시에 같은 인간으로 어떻게 저런 짓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분노가 솟구쳐 오른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의 욕망이 아닐까?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 아닌 더 가지기 위해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착취하는 인간들. 그런 인간들 역시 자신보다 강한 존재를 만나면 똑같은 일을 당하게 되는 것. 인간의 욕망의 끝은 어디일까?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한적하고 평화로운 섬 불귀도. 그곳으로 잃어버린 동생을 찾기 위해 온 유선과 생활정보프로그램 촬영을 위한 답사를 하기 위해 불귀도에 온 정우와 현정, 그리고 섬 순찰을 돌고 있는 김동주 순경과 조만철 경사. 그들은 그곳에서 상상하지 못한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자폐장애 1급과 2급 사이에 있는 유현이 염전에서 일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염전에 들렀지만 알 수 없는 존재에 의해 그곳에 갇혀 의식을 잃기도 하는 유정. 뭔지 모를 위태로움이 감싸고 있는 가운데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불귀도의 사람들의 태도는 너무나도 이상하기만 하다. 시체를 처음 보는 사람이 아닌 너무나도 익숙한 장면을 보는 듯한 모습에 유정은 왠지 모를 섬뜩함을 느낀다.

"불귀도에서는 이장 일가의 말이 곧 법이라서." p.151

이장 일가는 불귀도의 주인이고 섬 주민들은 그들에게 깍듯하게 구는 모습마저 이상하기만 하다. 그런 모습에 의문을 품고 있는 동주이지만 눈감아주듯 넘어가는 만철이다. 불귀도에는 어떤 사정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흥미진진한 가운데 하나둘 죽어가면서 폭풍우로 고립되는 섬은 마치 밀실과도 같았다. 밀실 속에 고립된 사람들은 누가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에 떨고 있다. 그런 긴장감은 이야기가 마치는 순간까지도 계속된다. 그런 긴장감과 속도감으로 한번 펼치면 덮을 수 없게 만든 전건우 작가님의 《불귀도 살인사건》이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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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 학교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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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도 학교가 존재할까?

둘째아이의 경우 입학할때만해도 두반이던 학년이 어느새 한반으로 줄어들었다. 살고 있는 곳의 아이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 탓에 반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점점 아이가 줄어드는게 현실이다. 줄어드는 출산율과 늘어나는 고령화. 점점 평균나이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이들이 다니게 될 학교는 그대로 존재할까? 메타버스의 열풍에 맞추어 아이들의 수업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가운데 학교의 존재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100년 후 학교》를 만났다.

'스쿨버스(Schoolverse)'는 스쿨(School)과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지오가 다니는 메타버스 고등학교의 이름이다. p.11 <Schoolverse>

초이스 대디인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지오는 아빠의 과잉보호에 자주 충돌을 한다. 그런 와중에 지오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Schoolverse로 입학을 신청한 아빠. 스쿨버스는 개인의 취향에 맞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운영된다. 항상 선택에 있어서 힘들어하는 지오를 위한 맞춤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아빠의 만족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지오다.

거짓말쟁이 뱀파이어 오르테가(동식), 성질머리 고약한 늑대 인간 엉클, 그리고 사람 잘 홀리는 구미호 아르테미스를 성혁은 '드레이븐 이종 고등학교'에서 만나게 되고 '드레이븐 이종 고등학교의 괴짜들'의 멤버가 된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와 다니는 학교라니 신선하면서도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지는 곳이다.

화성에 정착할 수 있기 위한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상위권이 되어야만 하는 시지프, 구토, 버닝. 재난 대응과도 같은 수행 문제를 실시하는 도중 사고가 일어나고, 자신이 화성 정착권을 차지하기 위해 구토의 아이워치를 조작하기에 이른다. 결국 구토는 탈락하게 되지만 시지프는 자신이 성적을 조작했음을 밝히게 된다. 시지프는 화성 정착권을 잃게 될까?

"우주의 모든 지적 생명체는 평등하다는 법이 있잖아." p.188 <우린 공존할 수 있을까?>

외계인과 한반에서 공부하게 된 지구인 소린과 인경. 외계인에게서 나는 독특한 냄새에 괴로움을 호소하지만, 생명이 거주하기에는 힘든 지구이기에 외계인과 공존할 수 밖에 없다. 외계인의 도움으로 지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지구인들. 그들은 공존할 수 있을까? 서로가 서로를 거부하려는 모습이 마치 인종차별을 연상케 했다. 각자의 생명만 우선시 하는 외계인과 지구인. 《100년 후 학교》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하게 만든 작품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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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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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닿기 위해 피를 탐해야 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소녀

아름다운 장미가 품고 있는 가시에 찔린 듯 피를 흘리고 있는 손, 아름다우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어리석은 장미》를 만났다. 14년이라는 오랜 연재 기간만큼 온다 리쿠 작가님이 공들이신 작품이라는 점과 뱀파이어와 SF 세계관이 만났다는 점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삼촌과 숙모 집에서 살고 있던 14세 소녀 다카다 나치는 이와쿠라 마을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하게 된다. 오랜 시간 떠나온 고향 방문에 대한 설렘조차 없는 나치. 자신이 왜 허주 승선원이 되기 위한 캠프에 참여해야 하는 지도 알지 못한 채로 그곳에 도착한다.

허주 승선원은 우주를 항해하는 배인 '허주'에 오르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었으나 거기에 대해서 나치는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캠프 장소로 가는 중에 선혈을 토해낸다. 변질. 나치의 변질에 대한 질투심으로 나치는 외톨이가 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변질되어 타인의 피를 먹는 '피먹임'의식까지 치러야 하는 허주 승선원들.

그곳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나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엄마가 죽었다는 바위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치의 마음은 동요하고 만다. 엄마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소문만이 무성한 와중에 나치는 '피먹임'을 계속 거부한다.

"어리석은 장미는 시들지 않아. 피어난 채 영원히 지지 않고, 말라죽지도 않아. 그래서 어리석은 장미라고 하는 거지." p.58

변절체의 잔혹한 모습인 메아리의 출현, 그리고 오래 살고 싶은 욕심으로 돈을 주고 피먹임 대상이 되려고 마을에 온 대신의 죽음. 오랜 시간 발견되지 않았던 나치 아버지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하는 등 휘몰아치듯이 전개된다. 나치는 '피먹임'을 통해 완전한 변절체가 되어 허주 승선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될까? 허주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동시에 엄마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도 함께 밝혀진다. 그 비밀과 마주한 나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뱀파이어라고 하면 단순히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드라큘라부터 떠올리거나 영화를 떠올렸었다. 《어리석은 장미》를 읽고 나니 새로운 뱀파이어의 등장에 반가우면서도 SF 세계관마저 이해가 되게 만든 온다 리쿠 작가님의 작품에 감동을 느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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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여름 방학 라임 청소년 문학 61
이서유 지음 / 라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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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미래로 나아가는 청춘의 여름을 포착한 다섯편의 이야기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 그 시기가 쉽지만은 않다. 순조롭게 지나가는 아이도 있는가 하면, 너무나도 많은 방황을 하고 결국엔 자신이 의도치 않은 나쁜 길로 빠지게 되기도 한다. 청소년 문학을 읽다 보면 지나간 시절을 회상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내 기억 속의 세상과 책 속의 세상이 같을 수는 없지만 들여다보면서 나도 한 뼘 자라나는 느낌을 받는다.

<새삼 강한 빛과 별>
의대를 가고 싶어 삼수를 하고 있는 언니, 그런 언니가 난데없이 옥상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하면 믿을 수 있을까? 엄마는 아빠에게 이야기하지 말라는 얘기만 할 뿐 언니가 왜 그랬는지 이야기해 주지 않았다. 언니와 마주한 병원에서 그 이유를 듣게 된 순간 나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짐승의 여름방학>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형만으로도 벅찬 부모님께 대학을 가겠다는 말을 할 수 없는 승이. 그런 승이에게 앞가림이라도 시켜주시려는 듯 갑작스레 계약을 하고 여름방학 내내 머물게 된 지하에 있는 노래방. 그곳에서 미니어처를 만들면서 여름을 보낸다. 김승은 친구들이 부르는 짐승이라는 별명처럼 되려고 운동을 하기도 하는 평범한 사춘기 남학생이다. 그런 승이가 자신이 되고자 하는 것보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따스했지만, 자신을 위해 때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를 바라본다.

<아프길 마음먹었다>
성공하길 바라는 엄마의 곁이 아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를 택한 고민영. 서울로 올라오기를 권하는 엄마에게 자신이 아프다고 말하는 아이. 아프다는 말을 해가면서까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려고 하는 민영을 응원하고 싶어진다.

〈완주의 끝〉
어디에 속한 것이 아닌 프리랜서 발명가 아빠와 어떤 일이든 살림에 보탬이 되려고 하는 엄마. 이상주의자와 현실주의자의 공존은 역시나 쉽지 않다. 결국 별거를 택한 엄마 아빠로 인해 아빠를 따라가려고 했으나 아침에는 이미 아빠가 나가고 난 뒤였다. 그런 윤오의 허전함이었을까. 마라톤을 시작했다. 어느새 아빠의 세상과 멀어지고 자신의 세계가 생긴 윤오. 윤오의 세계의 완주는 어떤 모습일까?


〈구슬 감추기〉
학업 스트레스를 상습적인 도벽으로 풀고 있는 강욱. 훔친 물건을 학원에 함께 다니는 친구에게 준다. 그런 강욱에게 물건을 훔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면서 실망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강욱의 엄마는 강욱이 그럴 리 없다며 누가 시켜서 그런 거냐고 말하고 덮으려고만 한다. 과연 그것이 아이를 위하는 것이었을까? 영재학교에 가면 된다는 목표는 단순히 강욱의 엄마가 잡은 목표였기에 강욱은 더 이상의 목표도 없었다. 그런 강욱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라면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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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 - 엄마를 보내고, 기억하며 삶과 이야기 1
이상원 지음 / 갈매나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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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죽음, 인간, 고통, 사랑, 종교, 가족의 문제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

단어를 듣기만 해도 엄마라는 존재가 떠오르고 가슴 뭉클해진다. 우리에게 엄마는 그런 존재다.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표현해도 부족하기만 하다고 느끼면서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을 펼쳤다. 강의를 하시고 번역을 하시고 책을 출간하는 등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작가님께서 어머니와 여행하게 된 이유는 너무나도 단순했다. 어쩌면 그런 단순함과 적절한 타이밍이 만나야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에서는, 예정된 이별을 알지 못하고 해맑게 떠났던 한 달간의 남미 여행, 남미에서 돌아온 엄마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부터 시작된 약 7개월의 이별 여행, 그리고 엄마가 남긴 일기로 먼 옛날의, 지금껏 알지 못했던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는 여행. 이 세 번의 여행을 통해 딸은 엄마의 삶을, 그리고 엄마와의 이별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깨닫는다.

한 달간의 남미 여행을 떠나시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을 하고 나서 어디론가 함께 가보지도 못했고, 단란하게 한 끼 식사를 사드리지도 못했고, 영화 한편 함께 보지 못한 현실이 떠올라 가슴 아팠다. 아이들 돌보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농사지으시느라 바쁘시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정당화시키느라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엄마와 둘이서 시간을 가진 게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한 달간 남미 3개국, 10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엄마와의 추억을 쌓으신 작가님이 또 부러워지는 마음과 달리 섣불리 시도해 보지 못하는 마음이 함께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설렘의 시간 뒤에 찾아온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들은 얼마나 또 마음이 아팠을까? 치매가 아니라 암이라서 다행이라는 말이 더욱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소중한 존재를 기억하지 못한 채 떠나는 것보다 그들을 기억하고 떠나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의미일까? 통증이 심한 병중 하나라고 하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보내는 삶이 싫다고 하는 엄마의 말에 강의를 하러 다니는 중에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작가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렇게라도 함께하고 싶으셨던 마음이 이해가 된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슬펐던 마음은 엄마가 남기신 일기를 읽으며 다독이셨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몰랐던 엄마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로서의 삶이 아니라 한 인간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내가 느끼던 엄마는 엄마 삶에서 어떠했을까? 내가 알고 있는 엄마는 극히 일부에 그칠 것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비로소 엄마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음은 어떤 기분일까?

《엄마와 함께한 세 번의 여행》은 엄마를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작가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엄마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그 삶 속에 나의 존재가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엄마의 삶은 행복할까? 생각이 많아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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