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닿기 위해 피를 탐해야 하는 아이들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소녀 아름다운 장미가 품고 있는 가시에 찔린 듯 피를 흘리고 있는 손, 아름다우면서도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어리석은 장미》를 만났다. 14년이라는 오랜 연재 기간만큼 온다 리쿠 작가님이 공들이신 작품이라는 점과 뱀파이어와 SF 세계관이 만났다는 점만으로도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삼촌과 숙모 집에서 살고 있던 14세 소녀 다카다 나치는 이와쿠라 마을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하게 된다. 오랜 시간 떠나온 고향 방문에 대한 설렘조차 없는 나치. 자신이 왜 허주 승선원이 되기 위한 캠프에 참여해야 하는 지도 알지 못한 채로 그곳에 도착한다. 허주 승선원은 우주를 항해하는 배인 '허주'에 오르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었으나 거기에 대해서 나치는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캠프 장소로 가는 중에 선혈을 토해낸다. 변질. 나치의 변질에 대한 질투심으로 나치는 외톨이가 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변질되어 타인의 피를 먹는 '피먹임'의식까지 치러야 하는 허주 승선원들. 그곳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엄마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나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엄마가 죽었다는 바위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나치의 마음은 동요하고 만다. 엄마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소문만이 무성한 와중에 나치는 '피먹임'을 계속 거부한다."어리석은 장미는 시들지 않아. 피어난 채 영원히 지지 않고, 말라죽지도 않아. 그래서 어리석은 장미라고 하는 거지." p.58변절체의 잔혹한 모습인 메아리의 출현, 그리고 오래 살고 싶은 욕심으로 돈을 주고 피먹임 대상이 되려고 마을에 온 대신의 죽음. 오랜 시간 발견되지 않았던 나치 아버지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하는 등 휘몰아치듯이 전개된다. 나치는 '피먹임'을 통해 완전한 변절체가 되어 허주 승선원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될까? 허주의 수수께끼가 풀리는 동시에 엄마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도 함께 밝혀진다. 그 비밀과 마주한 나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뱀파이어라고 하면 단순히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드라큘라부터 떠올리거나 영화를 떠올렸었다. 《어리석은 장미》를 읽고 나니 새로운 뱀파이어의 등장에 반가우면서도 SF 세계관마저 이해가 되게 만든 온다 리쿠 작가님의 작품에 감동을 느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