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동물 -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어린이 부문 대상 수상작 파란 이야기 14
김시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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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해 인간의 이기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판타지 동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라면 한 번쯤 반려동물과 대화하는 것을 상상할 것이다. 반려묘를 키우면서 이름을 불렀을 때 울음소리를 대답하듯 타이밍 맞추어 내는 것 이외에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특히나 집고양이가 된 반려묘를 볼 때면 내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들을 가둬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곤 한다. 자유 대신 안락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반려묘들 입장에서는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 나의 상상과 비슷한 상상을 해보신 김시경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다.

동물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어떨까?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개량을 하고, 동물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에게 우유를 제공하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빼앗겨 버리는 아기에 대한 그리움. 과연 이 세상은 동물들에게 천국일까 지옥일까?

초록이가 사는 세상에 코로나19의 공포가 사라진 데 대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전에 신종 조류독감이 등장했다. 신종 조류 독감에 의해서 감염되는 동물이 생기고 그 동물에 접촉하게 되면 인간도 감염되기 때문에 접촉한 동물은 물론 인간까지도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되고 만다. 과연 그것이 행복한 것일까?

초록이는 신종 조류 독감으로 인해 마을이 고립되면서 다른 마을에 살고 계신 할머니조차 만나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기르고 있는 강아지 초코는 산책을 나가지 못한 갑갑함에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동생인 초코의 실수에 초코의 마음을 달래고자 나갔던 초록이는 근처 살고 있는 강아지 쿠키가 신종 조류 독감에 감염되어 잡혀가는 것을 보고 쿠키와 만난 사실을 엄마에게 비밀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날 밤 신종 조류 독감의 초기 증상인 열이 나기 시작하는 초코를 보면서 초코를 데리고 마을을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초록이. 초록이의 모험은 시작된다. 초코를 사랑하는 초록이에게 말을 하게 된 초코의 모습은 초록이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당황스러웠다. 말을 하게 된 동물들과 그런 동물들을 없애려는 인간들. 그리고 신종 조류 독감이 생겨나게 된 배후까지. 휘몰아치듯 우리를 빨려 들게 만든 감염 동물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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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슬 수집사, 묘연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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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삶에 대해 당신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밤이슬 수집사, 묘연》

묘한 분위기의 고양이 모습을 담고 있는 밤이슬 수집사, 묘연은 신비로움과 묘한 힘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생을 포기하려는 순간 후회의 눈물이 만들어내는 '이슬' 그 이슬을 수집하는 밤이슬 수집사 묘연. 그리고 그런 묘연을 돌보는 집사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 영물이라고 불리는 고양이가 등장한다.

강아지와 다르게 주인을 향한 충성심은 약하지만, 자신의 주인에게 마음을 열었다면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며 강아지와 비슷한 애교를 보여주는 동물이 고양이라는 것을 세 마리 고양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고양이가 영물이라 두려움의 존재로 등장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기도 했다. 그런 편견을 가진 독자라면 고양이가 따스한 존재임을 알게 될 것이다.

이안은 행방불명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의 빚과 우울증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안은 그 순간 주저함을 느끼게 되고, 그곳에서 낯선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삶에 대한 어떤 의지도 없던 이안에게 3개월의 집사직을 조건으로 30억을 제안한다. 사기인지 모를 거래에 결국 수락을 한 이안은 미다스 저택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할 일은 밤이슬 수집사 묘연 옆에서 이슬을 수집하는 일이었다.

생의 마지막 순간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에게 받은 이슬은 시간이 흘러 새로운 생명의 씨앗으로 바뀐다. 자신이 하는 집사 일이 어떤 것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안은 묘연과의 계약을 맺고 집사로 일을 해 나간다. 죽음과 마주한 순간 후회의 순간 뒤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이안은 이슬을 순조롭게 얻을 수 있었다.

때로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이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나쁜 짓을 당하는 새끼 고양이를 지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기도 하는 아이를 만나기도 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알지 못한 채 혼자 판단하고 끙끙 앓다가 자살을 결심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이안에게도 삶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생긴다.

이안에게 3개월의 집사직을 계약한 할아버지와의 관계는 무엇이며, 이안이 모르는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어느새 다 읽게 된다. 삶이 언제나 평온할 수는 없다. 때로는 거센 바람과 태풍이 몰아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에 휘말리기도 한다. 그러다 우리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그런 우리에게 삶에 대한 의미를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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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건너온 약속 오늘의 청소년 문학 39
이진미 지음 / 다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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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토 대지진 학살 100주년 누군가는 꼭 기억하고 밝혀내야 할 이야기

요즘 책들을 읽다 보니 부쩍 역사소설들을 많이 읽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아픔이었다. 일제의 지배하에 있던 시절 겪어야만 했던 이야기의 진실들이 하나둘 책에서 보이니 그 내용을 읽으면서도 가슴 아팠다. 내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내가 그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겪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이라 더욱 그랬다.

과거에만 매달려서는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과거에서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그저 묻어 버린다면 당장은 아으로 가는 것 같아도 결국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게 될 뿐이다. 그러니 정말 앞을 향해 가고 싶다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 p.166 '작가의 말'

1923년 9월 1일, 일본 중부에 있는 간토(관동) 지방에서 규모 7.9의 강진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당시에 일본으로 와있던 조선 사람들은 강진으로 인해 대규모 학살을 당하게 된다. 자연재해인 지진이 마치 조선인들이 일으킨 것처럼 인식하기 시작한 일본 사람들은 일어나는 일들을 조선인들에게 다 덮어 씌우기 시작한다. 우물에 독을 탔다거나 폭탄을 들고 위협했다는 이야기로 많은 일본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한다. 결국 일본 사람들은 너도나도 조선인을 잡아야 한다고 폭력을 가하기 시작한다.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지나쳐온 우리의 아픈 역사인 간토 대지진 학살. 그 속에는 일본인이 조선인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고, 결국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말았다.

백 년을 건너온 약속에서는 사이가 좋지 않아 왕래가 없던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슬퍼하는 손녀 린이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나서 받게 된 편지에는 할머니께서 살아생전에 지키려고 했던 백 년이 지나온 약속을 대신 지켜달라는 당부와 함께 미안함이 묻어난다.

할머니께서 불전 속에 자물쇠를 채워가면서까지 고이 보관 중이시던 만년필 펜촉을 만지게 된 린과 친구인 하루는 2023년에서 1923년 9월 1일의 도쿄로 가 간토 대지진 학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할머니께서 지키려고 해온 약속을 알게 된다.

지나쳐도 아무도 알지 못했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악몽에 시달려가면서 살아온 할머니와 할머니가 지키려고 하는 약속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린의 노력이 대단함을 느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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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추억 전당포
요시노 마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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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추억을 돈으로 바꿔드립니다.”

나의 추억을 맡기고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지우고 싶은 기억들, 그런 기억들을 맡기고 싶지 않을까? 내게 상처 주던 누군가와의 기억, 슬픔들, 그리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흑역사들. 한편으로는 그런 기억들이 있었기에 내가 변화될 수 있었고, 지금의 내가 있기에 내가 만약 반짝반짝 추억 전당포에 들른다면 추억을 맡기지 못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억 전당포에는 간단한 규칙이 있다. 마법사에게 추억을 맡기는 순간, 아이들의 머릿속에서 그 기억은 사라진다. 스무 살이 되기 전 추억을 맡기고 받아 간 돈을 돌려주기만 한다면 그 추억은 다시 자신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다들 돈은 있지. 어릴 때보다는 말이야. 하지만 그 소중한 돈으로 추억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 p.21
"추억 같은 거,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도 특별히 문제 될 게 없거든." p.22

추억을 맡기고 찾아간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하는 마법사. 그리고 스무 살이 되었을 때는 자신이 추억 전당포에 들렀다는 사실조차 잊고 만다고 한다. 형인 야마토를 따라 추억 전당포에 들른 하루토는 엄마와의 추억을 전당포에 맡긴다. 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던 순간들이 대부분이지만 기억하지 않는 편이 더 좋을 거라는 하루토. 엄마와의 추억을 아무것도 아닌 듯 치부해버리는 모습에 괜스레 내가 화가 나기도 했다. 하루토는 그 추억을 찾으러 오게 될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추억 전당포에 마법사를 취재하러 왔다가 그것을 믿지 않는 선생님에게 실망하고 신문부를 그만둔 리카. 리카도 하루토처럼 자주 추억 전당포에 들른다. 하지만 리카는 한 번도 추억을 맡긴 적이 없다. 뺑소니를 당한 할머니의 기억을 되살려 뺑소니범을 찾으려고 했던 유키나리, 괴롭힘을 당하는 기억을 전당포에 맡기고 하루하루 새로운 시작을 하는 듯 깨어나는 메이도. 저마다의 사정으로 전당포에 들렀다.

추억을 맡긴다는 건, 결국 자신이 기억하고 쉽지 않은 기억을 봉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전당포에 맡겨진 추억들은 마법사가 들춰보다 맡긴 아이의 나이가 스무 살이 되었을 때는 바다의 불가사리로 되었다가 밤하늘의 별로 바뀐다고 했다. 추억은 우리 눈에는 볼 수 없지만 곁에 있는 존재와 같은 게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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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감학원의 비밀 책 읽는 교실 18
오혜원 지음, 신진호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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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의 진실에 귀 기울이며 서로를 치유하는 힐링 성장 동화!

《선감학원의 비밀》을 읽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우리의 옛 역사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선감학원, 하지만 모르고 지나쳐왔기에 괜스레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아픈 역사는 감추려고 한다. 마치 약점이 되어 누군가에게 공격받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픈 상처는 숨길수록 덧나고 곪아 터져버리기 쉽다. 드러내놓고 사과받아야 할, 상처를 위로해 드려야 할 이야기다.

선감학원에서 소년이 겪은 이야기는 상상으로 꾸며 낸 이야기가 아니라, 1940 ~ 1980년 우리나라의 역사가 담겨 있어요. 우리 친구들이 이 책을 읽고 선감학원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난 소년들을 위해서 말이죠. 점점 더 많은 친구들이 선감학원 이야기를 알게 되면, 할아버지와 세상을 떠난 '소년'들은 선감학원이라는 아픈 기억으로부터 풀려날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의 말'중에서

비만 오면 통증에 시달리고, 평소에 잠도 잘 이루지 못하고, 악몽을 꾸시는 할아버지. 그런 할아버지를 볼 때면 시은이의 마음도 무거워진다. 그러다 우연히 할아버지가 어린 시절 선감학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학원이라는 말에 공부를 하는 곳인가 하고 생각했던 시은은 대부도로 끌려가 일을 하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편하게 잠들지도 못했던 선감 학교 시절의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 아파한다. 고아라는 이유로, 경찰에게 끌려가 강제 노역을 한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던 시은은 같은 반 친구 푸름이가 고아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떠올린다. 푸름이를 괴롭힌 것은 아니지만 보고만 있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한 것일까? 푸름이에게 다가가고 친구가 되어주고 함께 어울리기 시작하는 시은이다. 그런 시은이의 이야기에 할아버지도 함께 기뻐하신다.

약자들은 또 다른 보복이 두려워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할아버지 또한 그런 피해를 입었던 사실이 부끄럽고 생각하기 싫어서 자신의 아들(시은이의 아빠)에게는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할아버지가 선감 학교 피해 접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어준 시은이가 있어서였다. 《선감학원의 비밀》을 읽으면서 우리의 목소리가 필요한 순간 용기를 내는 것 또한 중요함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우아페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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