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초월해 인간의 이기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은 판타지 동화 반려동물을 키우는 집사라면 한 번쯤 반려동물과 대화하는 것을 상상할 것이다. 반려묘를 키우면서 이름을 불렀을 때 울음소리를 대답하듯 타이밍 맞추어 내는 것 이외에 대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특히나 집고양이가 된 반려묘를 볼 때면 내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들을 가둬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곤 한다. 자유 대신 안락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반려묘들 입장에서는 어떤 기분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 나의 상상과 비슷한 상상을 해보신 김시경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다. 동물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은 어떨까?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개량을 하고, 동물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에게 우유를 제공하고,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로 빼앗겨 버리는 아기에 대한 그리움. 과연 이 세상은 동물들에게 천국일까 지옥일까? 초록이가 사는 세상에 코로나19의 공포가 사라진 데 대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전에 신종 조류독감이 등장했다. 신종 조류 독감에 의해서 감염되는 동물이 생기고 그 동물에 접촉하게 되면 인간도 감염되기 때문에 접촉한 동물은 물론 인간까지도 보호라는 이름으로 감금되고 만다. 과연 그것이 행복한 것일까? 초록이는 신종 조류 독감으로 인해 마을이 고립되면서 다른 마을에 살고 계신 할머니조차 만나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기르고 있는 강아지 초코는 산책을 나가지 못한 갑갑함에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동생인 초코의 실수에 초코의 마음을 달래고자 나갔던 초록이는 근처 살고 있는 강아지 쿠키가 신종 조류 독감에 감염되어 잡혀가는 것을 보고 쿠키와 만난 사실을 엄마에게 비밀로 하게 된다. 하지만 그날 밤 신종 조류 독감의 초기 증상인 열이 나기 시작하는 초코를 보면서 초코를 데리고 마을을 탈출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초록이. 초록이의 모험은 시작된다. 초코를 사랑하는 초록이에게 말을 하게 된 초코의 모습은 초록이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 역시 당황스러웠다. 말을 하게 된 동물들과 그런 동물들을 없애려는 인간들. 그리고 신종 조류 독감이 생겨나게 된 배후까지. 휘몰아치듯 우리를 빨려 들게 만든 감염 동물이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