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뇌 변호사 NEON SIGN 3
신조하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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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뇌'를 이식받은 '무뇌 변호사'

머지않아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을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들이 점령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무뇌 변호사도 그다지 낯설지 않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중재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더 놀랍다. 무뇌증으로 태어나 뇌가 없이 투명한 뇌 (실리콘 뇌)를 이식받고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호인. 김호인을 본 사람들은 흔히들 기괴하다고 한다. 기계가 어찌나 변호사 흉내를 뻔뻔하게 잘 내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 김호인은 사람들의 그런 반응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처럼 생각을 읽는 것도 사실이다.

김호인은 실리콘 뇌, 자신이 지칭하기를 해파리라고 부르는 그 뇌를 이식받게 되면서 살아갈 수 있었고, 그렇기에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사이보그다. 인간의 속마음이든 기계의 신호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를 보면서 그 능력이 부럽기도 하면서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나의 속마음을 읽는 상대방과의 만남이 편하지는 않으니 말이다.

SF 소설임에도 그 상황적인 면이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어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던 무뇌 변호사는 작가님께서 2022년 발표하신 <인간의 대리인>이라는 단편에 처음 등장했던 캐릭터라고 한다. 그 캐릭터의 특별함이 결국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공감 가고 호감 가는 캐릭터가 한 권의 책으로 살아나 우리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안드로이드 세상에서 인간은 편리함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안드로이드를 무자비하게 다루기도 하는 면을 <피 흘리지 않는 제물>에서 보여준다. 죽어마땅한 사람이라며 안드로이드가 주인을 죽인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불법적인 사업도 서슴지 않던 피해자를 심판하게 된 안드로이드의 진짜 진실을 마주했을 때는 역시 인간의 욕망과 추악함은 로봇보다 더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반해 자신의 견고한 성과도 같은 집에서 자살 시도를 한 아들로 인해 보험금을 받게 된 아이의 아버지 김주환. 그 일을 조사하러 나갔던 '무뇌 변호사' 김호인은 자신의 머릿속 해파리를 통해 듣게 된 김주환 집의 안드로이드로부터 정보를 얻게 되고 자살 시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낸다.

기계들에게는 인간들이 누리는 모든 것이 과분할 뿐이다. 사랑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사랑을 구걸하는 것도 그리고 사랑으로 인해 고통받는 것도. p.198

그런 기계들의 모습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사람의 모습을 했지만, 무뇌증으로 뇌를 이식한 남자의 사건 해결을 다룬 무뇌 변호사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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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속의 여인 아르테 오리지널 28
로라 립먼 지음, 박유진 옮김, 안수정 북디자이너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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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거상, 앤서니상, 매커비티상 등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석권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로라 립먼의 최신 화제작 《호수 속의 여인》

애플TV 오리지널 드라마화가 확장된 호수 속의 여인은 평범한 주부였던 매디가 변화해가는 성장기를 다루는 동시에 그녀가 찾고자 하는 진실을 파헤치면서 맞이하는 위기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그리고 단순히 매디가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건 조사를 나선 매디의 이야기와 함께 그녀와 마주한 누군가 혹은, 매디를 바라보고 있는 호수 속의 여인인 클레오 셔우드의 시선도 함께 담고 있다.

매디가 조사해 나가는 사건이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죽은 후에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겪었던 일, 그 순간들의 감정을 클레오 셔우드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매디 입장에서 추측하는 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클레오 셔우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여러 시선들과 여러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 정신없을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생생하게 그리고자 한 로라 립먼의 생각이 그대로 담겨있다.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매디 슈워츠는 37살 생일을 맞기 전 주부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이 아닌 자신만의 삶을 살고자 선언한다.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자신이 하고자 했던 일을 하기 위해 나선다. 우연히 매디는 11세 실종된 소녀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기자가 되기 위해 무작정 볼티모어 신문사로 가게 된다. 나였다면 매디처럼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을 위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매디 슈워츠가 더욱 대단해 보였다.

기자가 된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사건을 취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해보려고 무던히 애쓴다. 기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매디의 말에 마음을 열고 알려주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호수에서 발견된 한 시신(클레오 셔우드)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매디. 하지만 유색인종의 사망은 이야깃거리가 되지 안된다고 말하는 딜러의 말에도 매디는 그 사건을 파헤친다. 사건을 더 이상 추적했다가는 어떤 위험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경고에도 그녀는 굴하지 않는다. 그녀가 마주한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호수 속의 여인》의 배경이 1960년대여서일까?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야 하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야 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하여 그 시대를 짐작하게 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열망을 위해 나아가며 누군가에게는 우상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매디의 모습에 내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나'라는 열망에 작은 불씨를 붙여준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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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족이 되었습니다
사쿠라이 미나 지음, 현승희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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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유산'으로 한집에 모인 네 사람, 《오늘, 가족이 되었습니다》

가족이란 무얼까? 이 책을 읽다 보면 문득 생각해 보게 되는 말이 바로 가족이다. 함께 있어도 조금 불편하고 감정 소모를 하면서도 풀어진다기보다는 서로의 안 좋은 감정이 쌓이는 느낌이 든다면 편안한 가족일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읽다 보면 서로를 위해, 서로의 입장을 생각해 주고, 서로의 감정을 생각하며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갑자기 찾아온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상속받을 기회가 생겼다는 말을 들으면 어떨까? 내가 모르는 친척이지만 내가 무언가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나에게 그것을 왜 주려고 하는 것일까 하는 의심도 함께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의심 속에서도 유산을 상속받는 것을 택해야 한다면 어떨까?

사에는 엄마가 죽고 나서 아빠가 재혼하게 되자 혼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살아간다. 아버지는 허울뿐일 뿐이다. 사에게 모아둔 아르바이트비마저 가져가버리다니! 결국 집주인으로부터 나가달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순간 얼굴도 모르는 육촌으로부터 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선택의 여지도 없이 따라나서는 사에. 하지만 사에가 상속받게 될 것은 고양이였다. 할머니가 기르시던 고양이 리넨을 길러주는 것, 그리고 기르게 된다면 매달 일정 생활비를 상속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사에는 돌아가신 할머니 댁에 머무르면서 리넨과 친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사에 말고 다른 두 상속자들도 그 집에 머물러야만 한다. 그것이 상속의 첫 번째 조건이었다. 그곳에 머무르면서 상속을 받기 위한 조건을 채워야만 한다. 재혼가정의 피도 섞이지 않은 남매인 히마리와 리사코 두 사람도 자신에게 상속되는 것을 보고 고민하게 된다. 상속을 포기하려면 기간 내에 해야 하며, 셋 중 누구 하나라도 포기하게 되면 그 재산은 사회에 기증되는 것이다.

인연을 끊고 살던 아들, 딸, 그리고 손녀인 그들에게 상속이라는 조건을 걸고 한집에 머무르게 하면서 따로 떨어진 생활이 아닌 함께 하는 삶을 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상속을 집행하기 위한 공증은 다 받아 두었지만 그들 곁에서 다마키가 지켜보고 있다. 지켜보는 듯하지만 돌보면서 가족의 정을 느끼고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그들의 관계 속에서도 정은 생기고, 서로를 위한 노력을 하면서 가족보다 더 끈끈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오늘, 가족이 되었습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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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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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 속, 각각 다른 네 개의 기묘한 수수께끼

2021년,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었던 《투명 인간은 밀실에 숨는다》에 이은 아쓰카와 다쓰미의 두 번째 작품집 《마트료시카의 밤》를 만났다. 《마트료시카의 밤》는 연작 단편이 아닌 네 가지 기발한 설정 아래 구성된 독립된 이야기로, 모두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애정이 스며들어 있으며, 제목처럼 이야기는 끝없이 겹쳐지고, 쉴 새 없는 반전이 휘몰아친다. ‘코로나 사태’라는 큰 설정과 단편 각각의 고유한 설정 속에서 오늘도 그의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와 만났다.

이야기들 속에는 코로나 시대를 반영한 거리 두고 앉아서 식사를 한다거나,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하는 답답함. 그리고 등교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대면 수업 등이 담겨있다. 지금은 어느 정도 코로나에서 벗어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겪었던 일들이 소설 속에 담겨있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런 반면에 익숙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그의 뒤통수치는 트릭은 여전히 미로 속을 헤매게 한다. 단편들의 사건을 보면서 추측해 보지만 매번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고 추리의 혼돈을 안겨주는 것이 아쓰카와 다쓰미 작가님의 매력이었지 하며 위안을 삼아본다.

거리를 두면서 앉은 상황에서 같은 가방을 가져온 두 사람이 서로 가방이 바뀔 확률은 얼마나 될까? 금방 확인해 볼 법도 하지만 두 사람이 가지고 온 가방의 무게도 비슷했다고 이야기에서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이끌어 가는 작가님의 모습이 보였다. 살인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정확히는 가방 속에 담긴 소지품을 찾기 위해 사립탐정이 나선다.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진 사립탐정 와카쓰키 하루미는 마키무라 신이치의 가방 속에 담겨 있었다는 물건을 찾기 위해 찻집에서 단서를 모으고 헌책방을 뒤지고 있다. 과연 탐정은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것일까? 그가 찾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증을 안고 지켜보다가 어느새 작가님의 트릭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트릭과 반전을 숨겨둔 작가님이 얼마나 놀라게 해주실지 세 편의 단편도 기대가 되었다.

코로나로 바뀌어버린 입시제도. 입시제도에 적응하려고 미스터리 소설을 읽기 시작하던 수험생 A 군은 어느새 대학 입시 공부가 아닌 추리 소설 시리즈를 읽는데 푹 빠지게 되고, 입시를 위해 공개된 소설 속의 상황 속에서 범인을 찾고 트릭을 찾으려고 한다. 나도 마치 수험생이 된 듯 트릭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읽으면서 입시 문제로 출제된 소설이 어디서 본듯하다 했더니 역시나 《투명 인간은 밀실에 숨는다》 속 <도청당한 살인>에 사용되었던 '범인 맞히기'를 이용했다고 하니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이 책의 제목이자 세 번째로 나오는 단편 소설인 <마트료시카의 밤>은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속에 또 다른 사건이 등장하고, 해결되는 듯 보이다가도 다시 갈등적 요소가 등장하여 끝없이 이어진다. 몇 개나 나올지 모르는 마트료시카 인형처럼 사건이 계속적으로 등장하고 끝없이 이어지는 밤을 나타나는 듯 보인다.

코로나 상황과 레슬링 선수들이라는 특수한 상황이 겹쳐 서로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듯 보이는 6명의 모임. '전 일본 학생 프로레슬링 연합의 제50회 총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프로레슬링 선수들의 단순 모임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우리가 모르고 지나친 몇 개의 트릭을 지나가고, 살인범을 찾기 위한 논의가 된다. 그렇게 범인을 알게 되고 모임이 끝나는 순간 다시 한번 고요함을 비트는 일이 비추어지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마트료시카의 밤》은 수수께끼와 같다. 독자에게 수수께끼를 내어주고 맞추라고 하지만, 답은 작가만이 알고 있다. 그 답 또한 단순하지 않고 작가 특유의 색으로 버무려져 있어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그래서 더욱 작가의 개성을 그대로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작품집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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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색깔 나라와 꿈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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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은 자와 잊힌 자를 위한 꿈, 타임워프 판타지 로맨스

샛노란 해바라기 가득한 표지에 말랑말랑한 로맨스를 떠올렸던 나의 착각과는 다르게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 타락의 공격을 받아 쓰러지는 와중에도 만나고 싶고, 찾고 싶은 존재 루노. 하지만 수노는 루노를 왜 이토록 간절하게 원하는지 정확히 알 지 못한다. 누군가에 의해 봉인이라도 된 것처럼 루노라는 존재에 대한 기억만 있을 뿐, 수노와 루노의 관계나 이토록 갈망하는 이유를 수노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피의 빨강나라. 축제의 주황나라. 희망의 노랑나라. 신의 보라나라. 눈의 하얀나라. 어둠의 검은나라.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일곱 색깔 나라는 오직 꿈을 통해 이어질 수 있어." p.82

꿈속에서 만난 플로로는 수노에게 꿈으로 이어진 나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직 수노가 꿈에서 만날 수 있는 존재인 플로로. 수노는 예지몽이라도 꾼것처럼 잠에서 깨어나 반복된 시간을 만나기도 하고, 꿈을 통해 미래로 가기도 한다. 꿈을 통한 타임워프라니! 단순히 시간을 넘어가는 것이 아닌, 꿈을 통해 꿈에서 깨어난 순간 자신도 알 수 없는 시간으로 간다는 사실. 설렐 수 있는 순간이지만 수노에게만은 그렇지 않다. 피의 비가 내리는 빨강나라. 그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쓰고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도 모르는 타락과의 만남에 조마조마한 순간이 찾아올지 모른다.

꿈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 자신이 아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타락을 한방에 쓰러뜨리게 되어 사도와 만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 수노. 수노와 파시오는 그들에게 소중한 루노를 찾기 위해 사도를 만나려고 한다. 하지만 사도는 그들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수노가 과거로 돌아왔음을 아는 부대장으로 인해 타락으로 몰려 전혀 예기치 않은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너무 당혹스러웠다. 수노는 과연 어떤 존재이길래 가능한 것일까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을 다 읽을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자신이 잊은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면서 점점 괴로워하는 수노와 함께 루노를 찾던 파지오까지 사라져버리자 수노에게는 어떤 희망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순간이면 꿈으로 이어진 희망의 노랑나라에 있는 플로로와 만나게 되는 수노. 그리고 꿈에서 깨어 마주하게 되는 자신의 기억의 조각들. 수노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노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는 끝나버린다. 마치 내가 수노가 되어 루노를 찾아 헤매고, 살아남기 위해 타락과 마주 싸워야 하는 것처럼 치열함을 고스란히 느낀다. 그리고 수노의 가슴 아픈 사랑의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황홀한 순간은 언제나 금방 지나가 버리는 것처럼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을 읽는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갔고, 내게 여운과 함께 수노가 다음 생에는 그런 사랑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금 더 따스하고 원 없이 사랑만 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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