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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 자연물편 - 딸아 한자 공부는 필요해, 문제는 문해력이야. ㅣ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김꼴 지음, 김끌 그림 / 꿰다 / 2022년 6월
평점 :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예전부터 아이들의 문해력을 높이려면 국어 공부와 함께 한자 공부도 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말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일반 명사만 해도 70%이상 되다보니 한자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말의 이해력 차이와 같을 수 밖에 없다.
한자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올바른 낱말을 찾아 사용하는데 용이하기도 하다. 헌데 그런 중요한 한자 공부가 사실 초등학교때 잠깐하고 마는게 보통이라 다시 눈길을 돌릴만한 재미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던중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고대 신화를 통해 우리말의 많은 한자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 안에 삶의 지혜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아이와 함께 읽으면 딱 좋을 책이라 여겨졌다.
한자와 신화의 연관성은 자원 풀이로 설명된다 한다. 자원이란 처음 한자를 만들 때의 구성원리인데, 상형과 지사, 형성과 회의, 가차 등을 말한다.
지난 창세편에서는 창세 신화와 관련된 한자가 나온다면 이번 자연물편에서는 해, 달, 별, 비, 구름, 바람, 신에 고나한 신화와 관련 한자가 담겨있다.
신화 속에서 해는 본래 10개였다. 10개의 해는 동쪽 하늘의 천제였던 제준과 희화 사이에 태어난 아들들인데 매일 1명씩 열흘을 하늘에 있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다가 어느 날 열개의 해가 한번에 떠오르는 일을 계기로 아홉이 떨어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9개의 해가 떨어진 곳에는 삼족오 한 마리씩만 떨어져 있었는데 삼족오三足烏 란 발이 세 개 달린 검은 새로 태양안에 사는 새를 의미한다. 그래서 '해', '하루' 등을 뜻하는 해 일日의 한 가운데 있는 가로획은 삼족오의 점이 변한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책은 신화와 관련 신화 한자의 소개를 시작으로 응용한자들이 줄을 이어 설명되고 있다.
그림을 변화하여 한자를 설명하기도 하고 만화로 이해하기 쉽게 그려넣어있기도 하다.
이야기의 말미에는 심화학습으로 더 깊이 신화한자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가장 재미있던 것은 우리나라의 견우와 직녀처럼 중국에도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이야기를 가진 중국의 우랑과 직녀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이였다.
두 이야기를 비교해서 읽다보면 알게되는 새로운 이야기도 한자도 생겨난다.
견우牽牛 에서 견은 소의 굴레나 코뚜레에 맨 줄, 즉 고삐를 당기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견은 소부터 줄까지 순서대로 위로 당기는 모습으로 '(강제로)끌다' 나 '이끌다'는 뜻을 나타내는데 여기서 견인차牽引車 , 견강부회牽強附會 라는 말이 쓰이기도 한단다.
견우가 소를 끄는 사람이였다면 우랑牛郞 우낭 은 소 키우는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둘 다 농부임을 알 수 있다. 우랑에서 랑은 젊은 사람을 부를 때 쓰는 말이기도 한데, 다양한 중국 드라마 속 주인공의 무슨무슨 랑은 호칭이라는 걸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 속 신화 이야기에 푹 빠지면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오행성이야기였다.
특히 크로노스 신화 이야기를 하면서 언제나 시간은 젊은 세대의 편이다 라는 해석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도권을 넘기는 것은 시간 문제에 불과 했으며 반드시 이루어질 일이였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몸소 가르쳐 준것이나 다름없다며 제우스에게 쫏겨난 후 역설적으로 크로노스가 흘러가는 시간을 관장하는 신이 되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토성의 신이 되었다는 내용이 참 재미있게 다가왔다.
이렇게 한자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흥미를 갖게 만들며 신화라는 주제를 스토리텔링으로 한자를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내용이라 아이가 읽기 정말 좋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또 복잡하게만 보였던 한자를 하나씩 뜯어보고 응용해가며 내가 점차 알게되는 과정이 놀랍기만 하다. 역시 무엇이든 관심을 가진만큼 보이는 것 같다.
한자공부가 막막하거나 문해력으로 고민하는 중고생에게 꼭 권해보고 싶은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