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컴의 면도날‘. "설명은 불필요하게 복잡해서는 안 된다"라는 중세 스콜라 철학자 윌리엄 오컴 (1285~1349)의 지침을 가리킨다. 면도날로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것처럼, 설명에서 군더더기를 제거하라는 의미가 담긴 문구다. 이 지침은 두 가지 설명이 있다면 단순한 쪽을 선택하라는 뜻이라고 풀이된다. - P159
복잡한 문제를 다룰 때는 문제를 너무 단순화해서 설명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설명이 단순하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 P167
문예는 비평의 대상이지, 논쟁의 대상은 아니다. - P168
"임의적인 요인이 거의 무한에 가깝도록 이어진 조합을 통해" - P170
우리는 통제 가능한 모든 변수에서 최선을 다할 뿐, 우연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 P170
동양에서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했고, 서양에서는 마키아벨리가 비르투virtu(역량 및 의지)와 포르투나fortuna(행운)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했다. - P170
리더 그룹에 속한 한 사람이 다수가 내린 의사결정에 반대해 자신의 뜻을 관철할 수 있다 - P171
우연이 세상사 곳곳에서 작용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 인간이 어떤 대상의 운명과도 같은 경로를 바꿔놓을 수 있다 - P171
우연은 이론으로 연구할 대상이 아니다. - P172
사실의 해석과 이론화는 지적인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현실 인식과 대응, 해결, 개선과 직결된다. - P172
요컨대, 사실과 현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P172
"통증은 언어적 객관화에 저항한다" _일레인 스캐리 Elaine Scarry 《고통받는 몸》 - P175
통증은 언어를 파괴하고 인간을 언어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 P175
"고통은 말할 수 없다", "고통을 겪는 이에게 자신의 고통을 설명할 언어가 없다" _엄기호《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P175
통증과 고통은 언어로 전달되는 순간, 말은 표현하고자 하는 정확한 목표를 빗나가 미끄러져 버리고 만다. 고통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도 어렵지만, 듣는 사람이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일은 더 어렵다. 다시 말해, 통증의 언어적 전달은 잘못될 경우의 수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극심한 고통에 놓인 사람들은 종종 말을 포기하고 소리를 지르게 된다. - P176
통증 관리 분야의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받는 간호사 마고 매캐퍼리 Margo McCaffery는 1968년에 다음과 같이 통증을 정의했다. "통증은 그것을 겪는 사람이 통증이라고 말하는 것이며, 그 사람이 통증이 있다고 말하는 그때, 그 장소에 존재하는 것이다." 즉, 통증을 겪는 사람의 자기 보고self-report가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원칙은 통증 과학에서 지금까지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 P176
통증은 신경 말단이 아니라 뇌에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진다 - P185
인산염이나 탄소 막 형태로 보존하는 ‘라거슈테테 Lagerstätte‘ - P190
유전자의 사본이 생기면 처음에는 원래 유전자와 똑같은 기능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각 사본에 돌연변이가 계속 누적된다. 이때 한 사본은 원래 기능을 유지하고 다른 사본은 새로운 기능을 맡을 수 있는데, 이를 ‘신기능화neofunctionalization‘라 한다. 원래 한 유전자가 여러 역할을 하던 경우 사본이 생기면 각 사본이 그 역할을 나누어 맡게 되기도 한다. 이를 ‘기능분화subfunctionalization‘라고 한다. - P191
신기능화는 새로운 기계를 만드는 개조이고, 기능분화는 하나의 기계가 하던 일을 두 개의 다른 기계로 나누는 업무 분담과 같다. 이런 변화는 기존 회로에 새로운 조절 ‘손잡이‘를 만들며, 발달 과정에서 신호를 훨씬 더 정교하게 다룰 수 있게 만든다. - P191
우리 공동체 삶의 구부러진 대들보인 정치는 모든 것을 지배한다. 왜냐하면 결국 모든 것, 즉 높은 것과 낮은 것, 그리고 특히 높은 것이 정치에 의해 살거나 죽기 때문이다. 아무리 발전되고 번영하는 문화를 가진다 하더라도, 정치를 잘못하면 모든 것이 휩쓸려갈 위험에 처한다. _찰스 크라우트해머 Charles Krauthammer《중요한 것들 Things That Matter》 - P208
정치적, 경제적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 P208
진보주의자들은 ‘정체성 정치‘라는 미명 아래에서 개인을 인종, 민족, 성별, 성적 지향, 종교, 정치 성향 등의 기준에 따라 억압하는 집단 혹은 억압받는 집단으로 간주한다. - P216
보수주의자는 ‘신앙과 국가‘라는 구실로 사람들을 국가, 지역, 부족, 가족, 종교, 정당 같은 집단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라 형성된 ‘우리 대 그들‘이라는 부족주의적 이분법은 결국 좌파 진영에서는 언론 검열이나 도덕주의적 비난 같은 자유 억압 정책으로, 우파 진영에서는 정치적 포퓰리즘과 경제적 민족주의로 표출된다. 극우의 포퓰리즘 정치는 결국 극좌의 정체성 정치의 거울상일 뿐이다. - P217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이 권리를 가지는 주체이지, 인종이나 성별, 민족, 종교, 국가가 아니라고 믿는다. 왜냐하면 감각하고, 감정을 느끼고, 반응하고, 사랑하고, 고통받는 존재는 개인이기 때문이다. - P217
고전적 자유주의는 집단이 아닌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 그리고 권리를 강조한다. 성별이 아닌 개인이 투표를 하며, 인종이 아닌 개인이 법 앞에서 평등하게 대우받기를 원한다. 사실 우리가 누리는 헌법적 권리 중 상당수는 사람들이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등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 P217
정치에 있어 개인은 물리학의 원자나 생물학의 유기체처럼 자연의 기본 단위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감각하고 느끼는 개별 존재의 생존과 번영이 우리 도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 P217
개인들이 집단에 흡수되고 집단의 이익을 위해 희생될 때 자유에 대한 탄압이 가장 광범위했고 사상자 수가 급증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인격이 아니라 피부색, 성별, 성적 기호, 출신 지역, 정치성향, 종교로 판단 받을 때, 자유는 무너지고 그에 대한 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는 역사의 기록이 분명히 말해준다. - P218
"덕망 있고 근면한 국민은 적은 비용으로도 통치할 수 있다." _벤저민 프랭클린 - P221
"세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은 자유가 후퇴하고 정부가 확장하는 것이다." _토머스 제퍼슨 - P222
"모든 사람은, 정의의 법을 위반하지 않는 한, 자신의 방식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으며, 다른 어떤 개인이나 계층과도 자신의 근면함과 자본으로 경쟁할 자유가 있다." _애덤 스미스 - P224
1996년, 경제학자 리처드 란Richard Rahn은 최적의 정부 규모를 보여주기 위해 란 곡선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정부의 이상적인 규모가 국가(또는 그 하위 단위) GDP의 15~25퍼센트 사이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란 곡선은 정부 규모와 경제 성장 사이의 균형을 이해하는데 있어 명료하고 직관적인 틀을 제공한다. 이 곡선은 너무 작은 정부와 너무 큰 정부라는 양극단이 모두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지출 규모뿐 아니라 지출의 질과 효율성 또한 중요하다는 것이다. - P225
재산권 보호, 계약 이행, 법의 일관된 적용은 국가가 성장하고 모든 시민이 높은 수준의 번영을 누리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요소이다. - P227
"시장 네트워크의 막대한 이익(무역의 이익, 전문화, 시장 확장, 대량 생산 기술 등)은 건전한 법체계 없이는 달성될 수 없다" _가와트니, 로슨 - P228
독립적인 사법부와 견실한 법체계가 부족한 나라들이 부패와 뇌물, 불안정한 재산권, 계약의 느슨한 이행, 일관성 없는 규제 환경에 시달리고 있음 - P228
정부가 제공하는 지나치게 관대한 복지와 고비용의 공교육 서비스는 관료제가 비대해지고 민원에 둔감해지는 주된 원인이다. 사회 보장과 건강 보험은 민영화할 때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 P229
국가의 건강과 부는 수많은 개별 기업(소기업, 중소기업, 대기업)의 건전성과 번영에 달려 있다. 이들이 성공할 때, 경영자들은 부, 소득, 일자리를 대규모로 창출한다. 부를 창출하는 것은 국가나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다. 우리가 얼마나 잘사는지, 또는 못 사는지 결정하는 건 기업이다. _이스라엘 경제학자 슐로머 메이틀Shlomo Maital - P229
샌더스나 오카시오코르테스 같은 정치인이 자신을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부를 때, 그 핵심은 근본적으로 자본주의적 경제 체제 내에서 구현될 수 있는 사회주의 정책들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 P238
치료가 부에 의존할 때, 존엄은 특권이 된다. - P239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적인 사업자들(자본가들)은 생산·유통·교환수단을 사고팔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은 사업을 시작하거나 인수할 자원이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돈을 지급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자신이 가진 노동 시간을 파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 우리는 이와 같은 구조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이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마치 감기나 날씨 같은 자연현상에 화를 내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건 결국 인간 존재의 필연적 조건 아닌가? - P242
머지않은 미래에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서 오늘날 인간이 수행하는 거의 모든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때가 오면 우리는 모두 더 이상 생계를 위해 일할 필요 없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때 물어야 할 중요한 질문은 누가 기계를 소유하고 있는가이다. 만약 기계를 공동으로 소유한다면, 우리는 그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이 기계를 소유한다면, 그들에게는 일하지 않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생계비를 지급할 유인이 거의 없을 것이다. - P242
어쨌든 로봇이 우리를 노동의 부담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때까지는, 우리 모두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조건은 경제 제도라기보다는 물질적 현실에 의해 부과됐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생산 수단을 소유할 만큼의 자본이 있는 이들의 통제에 우리가 복종해야 한다는 조건, 즉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선출되지 않은 상사의 지시를 따르며 살아야 한다는 조건은 바로 우리가 선택한 경제 제도가 만들어 낸 것이다. - P242
"이 세상에 무일푼으로 태어난 신중한 초심자는 한동안 임금 노동을 하며 자신만의 도구나 토지를 구매할수 있을 만큼 잉여를 저축하고, 그 뒤에는 자신의 장비나 토지를 마련해 자기 사업을 운영하며 일하다가, 결국 다른 초심자를 고용하게 된다." _에이브러햄 링컨 - P243
첨단 기술이 중심이 된 현대 경제에서는 대부분의 노동이 필연적으로 협업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 - P244
자신이 사회 환경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 가장 큰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기본 원칙으로 사회주의와 비슷한 규칙을 선호한다. - P245
자본주의가 노동자를 지배하는 방식과 사회민주주의적 정책이 노동자의 삶을 더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자유를 보다 넓은 개념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 P246
경제적 자유를 내세운 반사회주의 논리에 대한 더 결정적인반박은 ‘경제적 침해로부터의 자유‘라는 개념이 실은 공허한 순환논리라는 점에 있다. 내가 어떤 재산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때,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이 단순히 ‘어떠한 재산이 되었든 법적으로 나에게 속할‘ 권리를 뜻한다면, 이 주장은 재분배적 과세나 기업 국유화에 대한 반대 논거로 기능할 수 없다. - P246
이 말은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정당하게 소유할 자격이 있는 재산에 대해 권리를 갖는다는 뜻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반사회주의자의 주장은 순환 논리에 빠지게 된다. 그들이 말하는 ‘비침해 원칙‘은 결국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가질 권리가 있는 것을 가질 도덕적 권리가 있다‘라는 주장이 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진짜 쟁점은 도덕적으로 정당한 부의 분배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였다. - P246
우리 각자가 어떤 자원을 소유할 권리가 있는지 어떤 기준에 근거해 판단해야 할까? 존 로크처럼 노동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아니면 존 롤스처럼 자신이 가장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될 때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분배 방식이 정당하다고 보아야 할까? - P247
우리가 아직 시장 메커니즘 없이 경제를 운영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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