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에서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는데, 여기서 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호기심을 점점 증폭시켜나갔던 과정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천문학자의 꿈을 키워왔고, 결국 천문학자가 되어 지금 이《코스모스》라는 책으로 수많은 독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

추가로 얘기를 덧붙이자면 저자의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노력들이 우주에 직접 가보기 힘든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우주라는 세계를 알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기에 저자의 노력이 더욱더 가치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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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지중해 동부 연안의 이오니아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고대 과학사史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여기서 특별히 좋았던 점은 단순한 텍스트의 나열만 있는 것이 아닌, 전체 지도를 본문의 지면에 할애(p.345)하여 독자들이 내용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만약 지도없이 텍스트만 있었다면 연상이 잘 되지 않아서 지루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서 관심의 끈을 놓지 않고 읽어 나갈 수 있었다. 좀 더 보태자면 지역의 이름과 그 지역에서 활동했던 유명한 과학자의 이름이 함께 매칭이 되어있었던 것이 본문의 내용과 지도를 연계하면서 읽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행성은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단지 태양의 빛을 반사할 뿐 - P330

만일 우리가 태양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다면, 지구와 행성들은 아예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눈부신 태양의 광채 속에 완전히 파묻힌 채 태양광선을 반사하는 희미한 점일 뿐이다. 좋아, 그렇다면 다른 별들도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행성들을 거느리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행성들 중 몇몇에는 생명이 살고 있지 않을까? 살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겠어? 그 생물은 물론 브루클린의 우리와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 P330

그때부터 나는 천문학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별과 행성 들에 대해 공부하고 가능하다면 그곳들을 방문해 보겠다고 - P330

생물학에는 반복설反復說이라는 것이 있다. 이 가설은 모든 상황에 100퍼센트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물의 발생 과정에 관해서는 비교적 잘 들어맞는다. 반복설의 핵심 내용은 개체 하나의 발생 과정이 해당 종이 겪어 온 진화의 전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 P331

나는 개개인의 지적 성숙 과정에서도 반복설이 성립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조상들이 해 온 사고의 과정들을 되풀이하면서 하나의 개인으로 성장해 간다. - P331

가젤 ㅡ 아프리카에 사는 영양의 일종 - P333

우리와 동물 사이를 이어 주는 끈이 있다. 우리는 동물을 사냥해서 먹고 동물도 우리를 잡아먹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짐승의 일부이고 짐승은 우리의 일부다. - P333

음식을 미리 다 먹어 버리면 나중에 우리 중 누군가가 굶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 도와주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 모든 사람은 이 규칙을 지켜야 한다. 우리에게는 항상 규칙이 있다. 규칙은 신성한 것이다. - P334

불은 살아 있는 존재로서 보호받고 돌봐줘야 한다는 생각을 ‘원시적‘ 개념이라고 폄하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은 수많은 근대 문명의 뿌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류의 유산이다. - P335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의 각 집에는 반드시 화로가 있있다. 고대 인도의 브라만 계급 사람들의 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화로를 돌보는 규칙이 아주 엄하게 정해져 있었다. 밤에는 물이 죽지 않도록 재를 덮어 두어야 했고, 아침에는 불을 되살리기 위해 나뭇가지를 더 넣어 줘야 했다. 화로 속 불의 죽음을 가족의 죽음과 동격으로 여겼다. - P335

이 세 문화권 모두에서 화로의 의식은 조상숭배와 관련이 있었다. 이것이 ‘영원의 불‘의 기원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종교 의식, 정치적 행사, 스포츠의 제전 등에서 두루 통용되는 횃불 점화 의식은 모두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 P335

그들은 불꽃을 두려워하지만 우리는 불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불꽃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불꽃을 돌보고 불꽃은 우리를 돌보아 준다. - P336

하늘은 중요하다. 하늘은 우리를 덮고 있다. 하늘은 우리에게 말을 건다. - P336

밤하늘의 그림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똑같은 그림이 매년 거기에 걸려 있다. 달은 아무것도 없는 데서 시작해 가느다란 은이 되었다가 둥그런 동그라미로 자란다. 그리고 또다시 사라진다. - P336

달은 천천히 움직이며 별 앞으로 지나가지만, 나중에 보면 별이 다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달은 별을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별들은 분명 달 뒤에 있다. - P337

별은 다른 세상의 사냥꾼들이 밤에 피우는 모닥불이겠지. - P337

어떤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다가, 또 다른 때에는 저렇게 생각하게 된다. - P339

어느 쪽이 사실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모른다는 것을 견딜 수 없다. - P339

정교한 생각들은 원시 공동체의 집단에서 흔히 볼 수있다. 예를 들어, 보츠와나 공화국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Kung 족도 은하수를 그들 나름대로 설명할 줄 안다. 그들이 사는 위도에서는 은하수가 사람의 머리 바로 위에 떠 있다. 그들은 하늘이 거대한 짐승이고 우리는 그 짐승 뱃속에서 산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머리 위의 은하수는 그 짐승의 등뼈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하수를 "밤의 등뼈"라고 부른다. 이렇게 해석을 해 놓고 보면 은하수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 뿐만 아니라 그 존재가 타당해 보이기도 한다. - P340

!쿵 족 사람들은 은하수가 밤을 지탱하고 있다고 믿는다. 은하수가 아니었더라면 어둠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우리 머리 위로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멋지고 재미있는 상상이며 설명이다. - P340

글자 앞의 느낌표(!)가 뜻하는 것은, 이 소리를 낼 때 앞니 안쪽에 혀를 대는 동시에 K를 발음하라는 것이다. - P339

하늘의 모닥불이나 은하수 등뼈 같은 비유적 해석들은 대부분의 인류 문화에서 점차 다른 생각들로 대체돼 갔다. 하늘에 있다고 생각한 그 막강한 존재들이 다양한 이름의 신으로 승격됐다. 그들에게는 이름이 주어졌고 계보도 만들어졌으며 그들이 우주 속에서 수행해야하는 임무도 맡겨졌다. - P340

인간이 염려하는 모든 일을 관장하는 남신 또는 여신이 정해졌다. 신들이 자연을 다스렸다. 신들이 직접 개입하지 않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었다. 만일 그들의 기분이 좋으면 식량이 풍부해졌으며, 따라서 인간도 행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무엇인가 신들을 언짢게 했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그 결과는 무시무시했다. 가뭄, 폭풍우, 전쟁, 지진, 화산, 돌림병 등이 인간을 덮쳤다. 그러면 신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혀야 했다. - P340

신들을 달래기 위하여 사제와 예언자로 이루어진 방대한 조직이 구성되었다. 하지만 신은 변덕스러웠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자연은 신비에 싸여 있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 P340

헤라는 올림포스 신의 우두머리인 제우스와 결혼한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을 사모스 섬에서 지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리스 종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때 헤라의 유방에서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젖이 밤하늘에 흘러서 빛을 내는 띠가 됐다고 한다. 서구인들이 은하수를 부를 때 쓰는 ‘젖 길Milky Way‘ 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어쩌면 이 신화에는 하늘이 지구를 기른다는 통찰이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은하수의 원래 의미를 수천 년 동안 잊고 있었던 셈이 된다. - P341

오랫동안 자연에 대한 종교의 피상적인 해석이 자연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본능을 가로막아 왔다. 호메로스 시대의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늘과 땅, 천둥 번개와 폭풍우, 바다와 지하 세계, 불과 시간, 사랑과 전쟁 모두에 신들이 관여했다. 나무나 풀숲 한구석, 자연 어디에나 요정이 살았다. - P342

수천 년 동안 인류를 억눌러 온 생각은 이 우주가 눈에 보이지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신 또는 신들이 실을 당겨 조종하는 꼭두각시연극이라는 생각이었다. - P342

이오니아는 이오니아 해에 있지 않다. 이오니아 해에서 에게 해 연안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이오니아라고 불렀다. - P342

사고의 혁명을 통해서 사람들은 혼돈 Chaos에서 질서 Cosmos를 읽어 내기 시작했다. - P342

고대 그리스인들은 태초에 ‘형태가 없는‘ 혼돈이 있었다고 믿었는데 그 내용은 「창세기」의 구절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혼돈의 신 카오스가 먼저 밤의 여신을 만든 다음 짝짓기를 했다. 거기에서 태어난 자손들이 결국은 모든 신과 인간이 됐다. 혼돈으로부터 이렇게 우주가 탄생했다는 생각은 그리스인들의 자연관과 잘 맞는 것이었다. 변덕스러운 신들이 다스리는 예측 불허의 세상이 자연이라는 그들의 자연관과 상통했다. - P343

기원전 6세기에 이오니아에서 새로운 사조가 태동했다. 그것은 인류 사상사에서 가장 위대한 생각들 중의 하나이다. 고대 이오니아 인들은 우주에 내재적 질서가 있으므로 우주도 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연 현상에서 볼 수 있는 모종의 규칙성을 통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연은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자연에게도 반드시 따라야 할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주의 이렇게 훌륭하게 정돈된 질서를 "코스모스"라고 불렀다. - P343

하나가 꾸며 낸 것이라면 둘 다 꾸며 낸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 P346

문화는 일정한 박자와 일정한 방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문화는 서로 다른 시기에 일어나며 서로 다른 속도로 발전한다. - P346

과학적 세계관은 우리 뇌의 가장 고등한 부분과 잘 들어맞고 그부분을 아주 잘 설명하며 또 그 부분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기에 지구상의 그 어떤 문화권이라도 내버려 둔다면 언젠가 과학을 발견하게 되고 말 것이다. 다만 한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과학과의 만남에서 앞서거나 뒤설 뿐이다. - P346

탈레스, 유클리드, 뉴턴의 연속성 - P348

오늘날 우리가 양성자, 중성자, 전자, 쿼크에 근거해서 만물을 설명 - P349

‘Enuma elish‘는 ‘높이 있을 때‘라는 뜻으로 시의 첫 구절이다. - P348

에누마 엘리시는 일본과 아이누족의 신화를 연상케 한다. 그 설화들에 따르면, 원래 코스모스는 진흙투성이였는데, 새의 날갯짓에 두들겨 맞아 육지가 바다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피지 제도 사람들의 창조 신화도 이런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로코마우투Rokomautu가 육지를 만들었다. 그는 대양의 밑바닥에서 진흙을 자신의 큰 손 가득히 퍼 올려 여기저기에 쌓아 놓았다. 그렇게 해서 피지 섬들이 만들어졌다." 물이 말라 육지가 되었다는 생각은 섬에 사는 사람들이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었을 것이다. - P348

탈레스의 친구이자 동료인 밀레투스의 아낙시만드로스 Anazimandros는 연구에서 실험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최초의 인물이었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수직으로 세워 놓은 막대의 그림자가 이동하는 것을 관찰하여 1년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했고 계절의 시작과 끝도 제대로 알아냈다. 오랜 세월 상대방을 때리고 찌르는 무기로만 사용돼 온 막대기가 아낙시만드로스 덕분에 처음으로 훌륭한 시간 측정 도구로 활용된 셈이다. - P350

그(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의술이 (오늘날 우리가) 물리학과 화학(이라고 부르는 것)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353

히포크라테스의 전통에는 이론적인 내용도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그가 저술했다는《고대 의술에 관하여 On Ancient Medicine》를 보면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이 간질을 신이 내린 것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 병의 정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모두 신이 내렸다 여긴다면, 그 목록에 어디 끝이 있겠는가?" - P353

히포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별이 떠오를 때 주의해야 한다. 특히 천랑성天狼星, Sirius와 대각성大角星, Arcturus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또한 좀생이Pleidades가 저물 때를 주의해야 한다." - P353

공기에 대한 실험을 최초로 했다고 기록에 나오는 인물은 기원전 450년경에 활약했던 엠페도클레스 Empedocles 라는 이름의 의사이다. - P353

이 실험(공기에 대한 실험)은 혈액 순환에 관한 완전히 잘못된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수행된 것이었다. 하지만 자연 탐구에 실험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과학하기에서 매우 중요한 혁신임에 틀림이 없다. - P353

엠페도클레스가 사용한 실험 기구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수세기 동안 사용해 오던 가재도구였다. 예를 들면 물시계depsydra 또는 ‘물도둑‘ 이라는 기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중요한 결론에 이르렀다. 물도둑은 끝이 열려 있는 가늘고 긴 대롱이 놋쇠 공 위에 붙어 있고, 놋쇠 공 밑에는 작은 구멍들이 여러 개 뚫려 있는 물건으로서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 국자 대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 P354

물도둑을 물속에 담가 놋쇠 공 안에 물을 가득 채운 다음, 대롱 끝을 연 채로 물에서 꺼내면 밑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 물이 가는 빗줄기처럼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대롱의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제대로 막은 다음 꺼내면 손가락을 떼지 않는 한 물은 놋쇠 공 안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또 엄지손가락으로 대롱 끝을 막은 채로 놋쇠 공을 물속에 담가 보면 물은 놋쇠 공 안에 채워지지 않는다. 무언가가 물이 놋쇠 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엠페도클레스는 그것이 공기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P354

그(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압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멍청하게도 대롱 끝을 엄지손가락으로 막은 채 물도둑을 물에 넣는다면, 그 안에 들어 있던 공기가 물이 용기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엠페도클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공기가 너무 작게 나뉘어 있어서 하나의 형태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 공기도 물질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했다. - P356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엠페도클레스는 미쳐서 스스로 신이라 여긴 나머지, 에트나 대화산의 칼데라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용암에 빠져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매우 용감한 지구물리학자였다고 상상해본다. 그의 죽음은 생명을 무릅쓴 관측 중에 일어난 실족사였을 것이다. - P356

데모크리토스Democritos에게 있어 삶은 세상을 즐기고 온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그에게 이해는 곧 즐거움이었다. 그는 "축제 없는 인생은 여관이 없는 긴 여정과 같다." 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 P356

데모크리토스가 만들어 낸 ‘원자 atom‘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자를 수 없다.‘라는 뜻이다. ‘원자는 궁극의 입자로서, 원자를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개려는 시도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라는 뜻이 이 한 단어에 담겨 있다. - P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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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신없이 지내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프로빈스타운이라는 곳에 가서 세상과 잠시 연락을 단절하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 할 때가 와서 앞으로 묵을 호텔을 예약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한 뒤 중요한 용무를 마치고 그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이메일을 확인했는데, 거기서 느꼈던 어떤 감정이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한다.

독자들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여기서 내가 느낀 핵심은 우리가 평소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은 그닥 신경도 안쓰는 것들에 나 혼자 많은 신경과 시간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자신이 이런 경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의 저자처럼 현실로부터 한 발짝 물러나서 잠시나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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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좀 더 읽다보니 다시 현실로 돌아간 저자는 어느 순간부턴가 다시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프로빈스타운에서 느꼈던 좋았던 감정과 생각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자는 새로운 의문을 품게 된다. 자신이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말이다.

본문에서 언급하는 다른 무언가는 바로 ‘환경‘이었다. 이 사회의 시스템이라는 말로 치환해 볼 수도 있겠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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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시스템에 관해 본격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본문에서는 마술사 이야기가 나온다.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마술사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자잘한 내용들은 거두절미하고 이 이야기에서의 핵심은 마술사들이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들어 사람들을 속인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독자인 나는 눈에는 직접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이 거대한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어떤 것이 일반 대중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상을 조심스레 해보게 되었다. 아직 뒷부분을 읽기 전이라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나 여러가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위와 같은 예상을 하는 것이 그리 뜬금없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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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B.F. 스키너의 철학에 나오는 ‘강화‘행동에 기반하여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나온게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이었다. 인스타그램의 존재는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오늘 독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것이 등장한 배경이 스키너의 ‘강화‘행동 이론에 기반한 것을 깨닫고 좀 놀랐다.

인스타가 나오기 전에 앞서 나왔던 페이스북도 보면 ‘좋아요‘같은 ‘강화‘ 도구를 사용했었고, 오늘 본문에 나온 인스타그램의 경우도 ‘하트‘라는 ‘강화‘ 도구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치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장치들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들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했으니 얼마나 강력하게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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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을 이어 읽다가 요즘 유튜버들이 많이 외치는 구호(?) 중 하나인 ‘좋댓구알‘ 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이것은 ‘좋아요, 댓글, 구독, 알림설정‘의 줄임말인데, 본문에 따르면 이러한 것들에 시청자들이 참여하면 할 수록 그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집중력과 시간을 좀 먹는다고 말한다. 반면 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생산자들은 조회수 상승에 따른 광고수입이라든지 기타 추가적으로 생기는 부수적인 수입을 얻는 것이다.

물론 유튜브가 여러가지 순기능들도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의 시간을 적지않게 좀먹는 경우들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사용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구글같은 거대 기업이 전세계인들이 웹상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차곡차곡 수집하고 있다는 생각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기대보다는 왠지 모를 우려가 드는게 사실이다. 참 좋은 세상 같으면서도 무서운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조하게 수신함을 열어 이메일들을 훑어보았다. 별게 없었다. 나는 두 시간 만에 이메일을 전부 확인했다. 세상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고 나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메일이 이메일을 낳는다는 것. 내가 멈추면 이메일도 멈춘다는 것을 깨달았다. - P155

그때, 나의 시간을 원하는 이 모든 열광적 요구가 나를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줬음을 알게 되었다. - P156

약해진 기분이 들었다. 프로빈스타운에서 많은 통찰을 얻었는데, 그것들이 더 커다란 무언가, 내가 아직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에 쉽게 부서지는 허약한 것들이라는 느낌이들었다. - P158

내가 진짜로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 답은 우리가 그동안 믿도록 유도된 것보다 더욱 복잡하며 다양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 P159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더 많이 참여시킬 수 있을까?" - P162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 P162

디지털 디톡스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 P163

"일주일에 이틀씩 바깥에서 방독면을 쓰는 노력이 환경오염의 해결책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예요. 개인 차원에서는 단기간 특정 효과를 볼지 몰라요. 하지만 지속 불가능하고,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죠." - P163

"실제로는 환경의 변화만이 진정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개인의 절제가 주요 해결책이라 말하는 것은 "문제를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 P163

나는 오늘날 기술이 여섯 가지 방식으로 집중력을 훼손한다는 것과, 우리가 극복해야 할 하나의 근본적 힘이 이 방식들을 통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 P164

"마술은 사실 집중력의 한계에 관한 겁니다." - P165

마술사의 일은 (본질적으로는) 우리 주의의 초점을 조종하는 것이다. 사실 그 동전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의 관심이 다른 데 쏠렸을 때 마술사가 동전을 옮겼기 때문에 우리의 초점이 원래 자리로 돌아왔을 때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다. - P165

마술을 배우는 일은 곧 다른 사람의 주의를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이다. - P165

일단 마술사가 관객의 초점을 통제할 수 있으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 P165

마술에 얼마나 잘 넘어가느냐가 지능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 P165

"그보다는 더 미묘한 요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약점과 한계, 맹점, 또는 우리가 갇힌 편견 같은 것들이요." - P165

마술은 인간 정신의 한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의를 통제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내 주의를 건드리면 알아챌 거라고, 또 바로 저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잘 속는 고깃덩어리이며, 마술사가 파악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속아 넘어간다. - P166

마술사는 우리를 자기 꼭두각시로 만들어버릴 만큼 우리의 주의를 조종할 수 있다. 마술사는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는데, 그러는 내내 우리는 본인이 자유의지를 행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P166

"마술사가 어떻게 마술을 할 수 있올까요? 사람들의 강점을 알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마술사는 그저 우리의 약점만 알면 됩니다. 사람들은 자기 약점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 P167

"사람들이 정말로 자기 약점을 잘 안다면 마술은 불가능할 겁니다." - P167

마술사는 이런 약점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 - P167

스키너는 행동에 적절한 "강화"를 제공해 비둘기와 쥐, 돼지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시킬 수 있음을 발견한 인물이었다. 수년간 유행에 뒤처져 있던 그의 발상이 다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 P169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규칙이 있다면, 그게 바로 권력이에요. - P169

계절성 정서장애란 오랫동안 음울한 날씨가 이어지면 쉽게 우울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 P170

이들(마이크와 케빈 시스트롬Kevin Systrom)은 이미 B. F. 스키너에게서 얻은 이 수업의 다른 핵심 교훈, 즉 즉각적인 강화 요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용자의 행동을 끌어내고 싶으면 사용자가 즉시 ‘하트‘와
‘좋아요‘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두 사람은 이러한 원칙들을 이용해 새로운 앱을 출시했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P170

구글에서 성공이 주로 ‘참여도 engagement‘로 측정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참여도는 사용자의 시선이 상품에 머문 시간으로 정의되었다. 참여도가 높으면 좋은 것, 참여도가 낮으면 나쁜 것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들이 핸드폰을 더 오래 들여다볼수록 그들이 보는 광고도 많아지고, 그만큼 구글이 버는 돈도 늘어난다. - P174

구글의 직원은 언제나 최대한 많은 사람을 ‘참여‘시키는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참여는 더 많은 수익을, 이탈은 더 적은 수익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P175

참여도가 높다는 말은 곧 집중력을 더 많이 빨아들이고 사람들을 더 많이 방해한다는 뜻이었다. - P175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디자인 때문이다. 우리의 산만함은 그들의 연료다. - P176

"지난 몇 년간 정말로 우려되기 시작한 것은, 처음에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업계에 들어온 친구들이 [이제는] 인간 본성을 조종하는 군비 경쟁에 휘말려 있다는 거예요." - P176

"기술을 설계하는 방식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설계자들이 그 매체에 온 세상을 밀어 넣으면 다른 한쪽에서 완전히 다른 세상이 나오기 때문이에요." - P177

사람들이 "끊임없이 핸드폰을 확인하는 트레드밀"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 - P177

구글은 악의적인 마술사처럼 그러한 취약점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취약점을 존중해야 한다. - P178

친구가 올린 새 사진을 클릭하라고 사용자를 유도할 때마다 사진을 클릭하는 사람은 평균 20분이 지난 후에야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같은 화면 위에서) 경고할 수 있다. 사진을 보는 데 몇 초밖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 - P178

"인간은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할 때 다른 결정을 내립니다" - P178

‘우리가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차분한 정신 상태를 만드는 방향으로 [우리의 상품을] 설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 P180

어쨌거나 소크라테스도 기록이 사람들의 기억력을 파괴할 거라고 말했으니까. - P180

그러나 이들의 사업 모델은 사회 전체의 집중 시간을 장악해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엑손모빌이 고의로 북극의 빙하를 녹이려 하는 것이 아니듯, 집중력 파괴도 이들의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집중력 파괴는 현 사업 모델의 불가피한 결과다. - P182

"제가 실패한 이유는 [현재로서는] 기업들이 변화할 적절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 P182

"모든 것이 주의를 차지하려는 경쟁" - P183

제프(래스킨Jef Raskin)는 기술의 책무가 사람들을 고양해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기술의 목적이 뭘까? 우리는 왜 기술을 만들까? 우리가 기술을 만드는 이유는 기술이 우리 안의 가장 인간적인 면을 끌어내 확장하기 때문이야. 그게 붓의 목적이야. 첼로도 그렇고, 언어도 그래, 이 기술들은 전부 우리 안의 어떤 면을 넓혀줘. 기술은 우리를 초인으로 만들어주는게 아냐. 우리를 더욱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거지." - P184

보수적으로 추산하면 무한 스크롤은 트위터 같은 웹사이트에서 시간을 50퍼센트 더 많이 보내게 만든다 - P185

수십억 명이 여러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50퍼센트 더 많이 보낸다는 것이 사실상 어떤 의미인지 알아내고자 했다. 계산을 마친 그는 총합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가 발명한 기능의 결과로, 총 20만 명이 넘는 인간의 삶(태어나서 죽기까지의 모든 순간)이 매일 화면을 스크롤 하는 데 쓰이고 있다. 이 시간들은 무한 스크롤이 없었다면 다른 활동에 쓰였을 것이었다. - P185

"설계자와 기술 전문가로서 얻은 가장 큰 배움 중 하나는 무언가를 사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꼭 인간성에도 좋은건 아니라는 거예요." - P186

소설미디어 사용이 늘면서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잃고 화와 적대감을 더 많이 표출한다 - P186

사실 그들이 파는 것은 사람들의 주의를 붙드는 능력이다. - P187

"아이러니 중 하나는, 비반응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신적 공간을 마련하는 마음챙김 워크숍이 페이스북과 구글에서 무척이나 인기를 끈다는 겁니다. 그들이 바로 이 세상이 마음을 챙길수 없게 하는 가장 큰 가해자인데 말이죠." - P188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시간과 주의력을 가능한 한 많이 소비할 수 있지?" - P188

우리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은 우리의 과거 행동을 통해 학습한 내용들을 조금씩 내놓으며 우리가 계속 스크롤을 내리게 만든다.
종이책이나 텔레비전 같은 오래된 기술은 이런 식으로 우리를 겨냥하지 못한다. - P192

현재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의 더 심각한 문제(와 이 방식이 우리의 집중력을 훼손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싶다면, 단순해 보이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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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이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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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를 읽으면서 저자인 손흥민 선수의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교육 철학에 관한 부분이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예전에 TV프로그램에서 손웅정 감독님이 언론사와 인터뷰하는 것을 몇 번 본적이 있는데 방송에서 잠깐 봤던 그 이미지와 철학을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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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대한축구협회의 지원을 받아 독일의 함부르크로 축구 유학을 가게 된다. 독자인 나는 외국 유학을 별도로 가본적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솔직히 외국 유학에 대한 막연한 환상같은 것이 있었다. 그냥 다 좋을 것만 같았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지면으로 접한 저자의 축구 유학 생활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어릴 때부터 꿈꾸던 유럽이라는 무대에서 축구를 할 수 있기에 좋은 점도 당연히 있었겠지만, 낯선 언어와 문화, 음식 등으로 인한 문제라든지 비자같은 행정적인 절차 등을 비롯한 신분적인 불확실성의 연속 등 이루 다 말하기 힘들정도로 어렵고 힘든 일들도 많았음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위와 같은 갖가지 어려움들을 딛고 지금 저자의 성공을 이루게 해준 이면에는 당연히 저자 본인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저자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의 역할도 크다는 게 느껴졌다. 아버지의 확고한 교육철학은 저자의 멘탈이 종종 흔들릴 때 나침반같은 역할을 하여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저자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저자의 성장 스토리를 보며 진짜 그냥 이루어지는 건 없다는 말이 다시금 떠올랐고 마음 깊이 느껴졌다. 힘듦과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것들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 그게 정도正道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역경없는 성공은 없다. No pain, No gain.

90분이 지났을 뿐인데 세상이 둘로 쪼개졌다. 승자와 패자. - P11

나는 기계가 아니라서 당연히 힘들다. 경기를 위해서 대륙과 대륙을 왕복하다 보면 피로가 쌓인다. 그래도 행복하다. 경기에 계속 출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할 뿐이다. - P12

나는 둥근 물체를 보면 무조건 발로 찼다. 집에서든 골목에서든 운동장에서든 늘 공차기를 하며 놀았다. 공을 차고 놀 때가 제일 재미있었다. - P20

"나가 놀아" - P20

아버지는 지금도 "자유라는 연료를 태워야 창의력이 빚어진다"라고 말씀하신다.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고 관찰하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된다는 지론이다. - P20

항상 이기는 게임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을까. - P22

바깥세상은 춥다 못해 시릴 정도야. - P22

자식의 고집과 부모의 걱정이 부딪히면 언제나 자식이 승리한다. - P23

단순해 보이는데 제대로 해내려면 오랫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해야 했다. - P24

나는 훈련만 하는 대신, 훈련을 위해서 100%를 쏟아야 했다. - P24

싫증이나 게으름도 사치였다. 조금만 느슨해졌다 싶으면 곧바로 불벼락이 떨어졌다. - P24

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자그마치 5,110시간이다. - P25

매일 똑같은 볼리프팅과 8자 드리블 프로그램만 반복하니까 당연히 따분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능숙해졌다고 생각해도 아버지는 계속 두 아들에게 똑같은 메뉴만 시켰다. 이런 반복 훈련을 버틸수 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그래도 축구가 너무 재미있었다. 둘째, 아버지가 너무 무서워서 감히 지루하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셋째, ‘필요하니까 하는 거겠지‘라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 - P25

아버지의 이론은 간단했다. 하나를 제대로 할 수 있어야 그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쪽 발로 볼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알아야 패스도 하고 크로스도 올리고 슛도 때릴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 다음에 움직임을 익히고 전술을 배우는 순서였다. 아버지는 나름대로 정한 기준에 다다르기 전까지 두 아들을 절대 다음 단계로 보내지 않았다. - P26

아버지는 기본기를 중시했고, 성적(경기 결과)으로 유소년을 평가하는 지도 방식을 정말 싫어하셨다. - P27

훈련도 축구, 노는 것도 축구였다. 재미있으니까 멈출 수가 없었다. 예전에 ‘음악만이 세상이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내게는 축구가 그랬다. - P28

우리는 아직 ‘발로 볼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연습하는‘ 과정에 있었다. 밤에 정전이 되어도 밥숟가락을 자연스럽게 입으로 가져가는 동작처럼 말이다. - P29

뛰어난 친구들과 경쟁하는 것만큼 재미있고 동기 부여가 되는 일은 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기회가 찾아왔다. 유럽에서 볼을 차고 싶다는, 춘천 촌놈에게는 말도 안 되게 거창한 찬스 말이다. - P36

꼬마 시절부터 꿈이 둘 있었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 그리고 유럽에서 뛰어 보고 싶다는 꿈. - P37

꿈은 일단 크게 가져야 한다는 아버지의 세뇌(?)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 P37

춘천 맨땅에서 종일 볼리프팅을 반복하는 꼬마의 꿈치고는 정말 거창했다. ‘이 다음에 커서 토니 스타크가 되겠어요‘ 이런 느낌이랄까. - P38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10대 소년이 유럽 축구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실력과 함께 개인의 스타일도 중요하다. 경기장 안에서 뛰는 스타일이 유럽과 잘 맞아야 한다. 볼을 다루는 개인 기술만큼 ‘어떻게 뛰는지‘도 유럽과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경기장 밖에서는 유럽의 라이프스타일에 자연스럽게 섞일 줄 알아야 한다. 섞이지 못하면 꾹 참고 버티기라도 해야 한다. 쉽게 들릴지 모르지만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사춘기 소년이 혼자 버티기란 정말 어렵다. - P40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 축구 선수들은 이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다. 당연하게 들려도 실천이 그만큼 어렵기에 지도자들이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 생각한다. 단 한 번 찾아온 기회, 그때는 몰랐지만 마지막이 될 기회를 내가 잡았다. 온 가족이 어려움 속에서도 나의 꿈을 끌어주고 응원해주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했다. - P44

구텐탁. 이히 하이세 흥민 손. 이히 프로이에 미히 디히 켄넨출레르넨. - P45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죽어라 파는 가풍 - P46

생전 처음 만나는 독일어는 황당한 녀석이었다. 단어마다 성별을 구분해서 말해야 한다는 사실부터 충격적이었다. - P46

제도권에서 한 번 밀리면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 P46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면 처음부터 가지도 않는다면서 배수의 진을 쳤다. - P46

"민아. 너는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는 걸 명심해. 네가 그렇게 가고 싶어 했던 유럽에 진짜 갔다고 만족하면 안 돼. 유럽 진출, 프리미어리그라는 꿈이 있잖니. 지금 너는 지금까지 꿈꾸던 곳의 옆 동네까지만 일단 간 거야. 거기서 행복하게 최선을 다하면 정말 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 - P49

도공이 단 한 개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 수많은 도자기를 빚고 깨기를 반복해야 한단다. 아버지는 나라는 도자기를 빚기 위해서 아무런 대가 없이 7년 세월을 보냈다. 내가 여기서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엄청난 불효일 수밖에 없다. - P50

어릴 때부터 나는 유럽에서 뛰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꿈을 키웠다. 유럽에 가기만 하면 자신 있게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정작 그런 바람이 이뤄진 날, 처음 자려고 누웠는데 흥분되기는커녕 걱정부터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눈을 감았지만 쏟아지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 - P50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라운드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 P60

해당 국가의 언어를 최대한 빨리 습득해야 한다.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면 도움이 되지만 최고의 의사소통 방법은 역시 그 나라 말이다. 습득 과정은 쉽지 않다. 그걸 극복해야만 한다. 살아 보니 그랬다. - P60

독어는 어려웠다. 속성 과외로 얻은 일말의 자신감은 사방팔방에서 쏟아지는 현지 독일어 앞에서 깨끗이 녹아 내렸다. 손짓 발짓으로라도 의사소통하려고 애썼다. - P61

어렵게 잡은 기회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해야 한다는 절박함 - P61

동료들의 독일어를 빨리 알아듣고 싶어서 선택한 방법은 ‘다짜고짜 들이대기‘였다. - P62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때마다 큰 목소리로 ‘구텐 모르겐!" 이라고 외쳤다. 처음엔 당연히 창피했다. 그 다음에 돌아오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으니까. 한국이나 독일이나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사람은 없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 P62

학교 수업에서 새로 배운 표현을 그날 훈련 중에 무조건 써먹었다. - P62

독일 아이들은 뜬금없는 들이대기에 "너 그 말 어디서 배웠어?"라며 재미있어 했다. 덕분에 한마디라도 더 말을 섞을수 있었다. 내가 잘못 말하면 고쳐 주기도 했다. 그렇게 독일 친구들과 직접 주고받은 단어나 문장은 신기하게 저절로 외워졌다. - P62

나는 내가 뛰는 팀이 지는 꼴을 못 본다. 눈물이 많은 이유이기도 한 것 같다. 어렸을때부터 뭔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울음이 터졌다. 슬퍼서 운다기보다 그냥 눈물이 나온다. - P62

누가 봐도 쉽게 알 정도로 아이들은 내게 패스를 주지 않았다. 인종 차별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 아이들 사이에서 존재하는 텃세였을 것이다. - P63

연습 경기 중에도 나는 패스를 받지 못해 혼자 뛰다가 끝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가서 볼을 빼앗아 오기로 결심했다. 안 주면 내가 직접 챙길 수밖에 없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상대가 볼을 잡을 때마다 과감하게 달려들었다. 남들 눈에는 이런 모습이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 P64

경기에서 득점도 조금씩 쌓여 가다 보니까 독일 친구들도 천천히 내게 마음과 패스를 열어 줬다. 내가 좋은 위치로 파고들 때마다 패스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 P64

1년 연수 기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렸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 P64

기량의 종합 점수를 중시하는 한국 축구와 달리 유럽에서는 개성을 중시한다. 차별화된 무기가 하나만 있어도 잠재력으로 평가받기가 수월하다. 내게는 슈팅 능력이 그런 무기였다. - P66

유럽에서 뛴다는 판타지의 실사판은 늘 배고픈 일상이었다. - P69

내가 힘든 티를 낼 때마다 아버지는 "성공은 선불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지금 인생을 투자해야 10년, 20년 후에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 P69

게으름이나 꾀병을 위한 틈은 없었다. 아버지는 말만 하고 뒷짐 지는 타입의 지도자가 아니다. 모든 근력 운동을 나와 똑같이 하셨다. 심지어 나보다 더 무거운 무게를 들 때도 있었다. - P70

나를 위해서 한국에서 날아온 아버지가 눈앞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내가 게을러질 수는 없었다. - P70

나는 아버지께 감사할 뿐이었다. 그때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는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혼자 버티기에는 함부르크 유소년 생활이 너무 외롭고 배고프고 힘들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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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서 몰입적 사고를 위해 저자가 하는 행동 패턴들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다. 어떤 직종에서 일하든 간에 크게 3~4가지 정도로 시간을 덩어리 지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일단 집에서 보내는 시간, 출퇴근(이동)하는 시간,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정도로 나눠볼 수 있다. 여기에 개인적인 여가활동이나 지인들과의 만남의 시간이 있다면 위의 것에 더해서 추가로 고려하면 될 것이다.

본문을 읽으면서 독자인 내가 느꼈던 여기서의 핵심은 자신이 어디에 있든지 관계없이 생각의 흐름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것이었다. 물론 그 생각에 몰입할 수 있는 정도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생각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가면서 자기가 해결해야 할 어떤 문제나 대상에 관해 생각하라는 게 저자가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말하고자하는 것이었다.

운전 중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은지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다른 활동을 하고 있을 때는 문제를 생각하는 강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일상적인 행동이나 익숙한 기계 조작 등에는 전혀 위험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P81

운전 중에 차가 신호에 걸려 기다리는 동안에는 생각의 강도가 높아지고 집중에 대한 쾌감 또한 증가한다. 이런 기분을 만끽하면서 운전을 하다 보면 신호에 걸려 기다리는 것조차 즐기게 된다. - P81

나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가거나 혼자 식당에 가서 조용한 시간을 갖는다. 배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생각은 계속된다. 이것은 몰입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지만 이때 귀중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도 많다. - P82

테니스 치는 동안은 문제를 잊고 오로지 테니스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이때가 유일하게 의식적으로 문제를 잊는 시간이다. - P82

가끔은 테니스를 치기 직전에 중요한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테니스를 치는 동안에도 문제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테니스에 몰두할 수 없게 되고 컨디션 관리에도 방해가 된다. 따라서 운동은 문제를 잊을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고 스스로 몰두할 수 있는 종목이어야 한다. - P83

운동을 매일 하다 보면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으므로 운동 전에 꼭 준비 운동을 하고 운동 뒤에는 반드시 정리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 P83

운동이 끝남과 동시에 생각은 다시 시작된다. - P83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수시로 노트에 적어야 한다. - P83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은 전혀 예측할 수가 없다. 잠을 자려고 누워 있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일어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을 기대하면서 누워 있다가 잠이 들기도 한다. - P84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몰입에 들어가려는 초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다. 또한 문제를 풀기에는 자신의 지식이 미약하다고 느끼고 자신감이 약해지는 것도 몰입 시도 초기의 전형적인 감정이다. - P87

특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이해하려고 할 때, 내가 이제까지 많은 공부를 했다고 하면서도 확실하게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곤 한다. 이런 경험은 지식 위주의 교육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자신의 생각에 의하여 지식을 터득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 P87

잘 때도 되도록 노트를 옆에 두고 잡니다. 저는 지금 문제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양쪽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P88

그 문제에 대하여 꿈을 꾸는 것은 50% 정도 몰입에 들어간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완전한 몰입에 들어가면 꿈을 꾸지 않고 그 문제를 생각하면서 잠이 깬다. - P88

‘열역학적으로 의미 있는 계에서의 에너지 전환, 전달은 결국 입자 간의 충돌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 P89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이렇게 잘 흘러갈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답이 눈에 보일 듯 말 듯합니다. 알았다고 생각하면 또 다른 문제가 나오고... ...(중략)... 정말 조금만 더 가면 답이 있을 것 같습니다. - P90

초기에 답답해하다가 나중에 자신감이 생기는 감정의 변화는 몰입 시도 과정에서 전형적으로 일어난다. - P91

최선의 연구 활동이란 ...(중략)...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의식이 있는 한 풀릴 때까지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 - P92

주어진 문제에 대해 멈추지 않고 계속 생각함으로써 이 특별한 몰입 상태의 특징을 파악해 나갔다. 이 상태에서는 두 가지 특징이 있었다. 하나는 생각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된 아이디어가 상당히 높은 빈도로 얻어진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상태가 스트레스보다는 오히려 약간의 쾌감을 준다는 것이다. - P93

건강한 몰입을 위해 운동하라 - P94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니 몰입적 사고를 몇 년을 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고, 오히려 몸이 건강해지고 의욕이 넘쳤다. 운동은 몰입 상태에 들어가거나 몰입 상태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 P95

장기간의 몰입 활동을 하면서 얻은 결론 중 하나는 몰입적인 사고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규칙적인 운동이라는 점이다. - P95

저명한 과학자나 예술가 들 중에는 젊은 나이에 죽거나 조현병 또는 조울증을 앓은 이들이 많다. 몰입 상태에서는 평소에 그렇게도 갈구하던 아이디어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고 약간의 쾌감이 동반되어 지치는 줄 모르고 일을 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정신적으로 흥분이 되어 잠을 못 이루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P95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면 악상이 떠오른 모차르트가 잠도 안 자고 계속 곡을 쓰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극도의 몰입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모차르트가 몰입 상태에서 너무 무리를 해서 요절했으리란 생각이 들곤 한다. - P96

뉴턴이 조현병 증상을 보인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아인슈타인도 고등학교 시절, 심각한 정신 질환의 징조를 느꼈음을 밝힌 적이 있고,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화가 반 고흐도 조현병을 앓았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에 나오는 천재 수학자 존 내시John F. Nash는 뛰어난 업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했지만 오랫동안 조현병으로 고생을 해야 했다. - P96

조울증을 앓은 천재들도 많다. 진화론을 제창한 찰스 다윈, 코펜하겐 학파를 이끌면서 양자역학을 확립한 닐스 보어 Niels Henrik David Bohr,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 로드 바이런, 앨프레드 테니슨, 음악가 로버트 슈만 등이 대표적이다. - P96

일부 호사가들은 이들이 앓았던 조현병이나 조울증이 천재성의 근원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선천적으로 몰입적 기질을 타고난 것일 뿐, 이들 역시 몰입에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했다면 훨씬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쳤을지도 모른다. - P96

적당한 걱정이나 스트레스는 그 문제에 몰입하게 만들고 몰입된 상태에서 높은 문제 해결력을 보여주지만, 과도한 걱정이나 스트레스는 오히려 위기감을 조성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 P98

분명한 것은 걱정이나 스트레스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고 이들이 유도한 몰입 상태가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에 필요한 것은 몰입이지 걱정, 스트레스 또는 위기감이 아니다. - P98

내가 추천하는 것은 천천히 생각하기, 즉 슬로 싱킹Slow Thinking 이다. 천천히 생각하기는 명상에 가까운 행위이다.
온몸에 힘을 빼고 목을 뒤로 젖혀 편안한 자세로 앉아 명상을 하듯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다음,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를 아주 천천히 생각한다. - P98

몰입도를 자율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천천히 생각하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여기에 문제를 대하는 자신감을 키우면 더 좋은데 이를 위해서는 매일 땀을 흘리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된다. - P98

머리가 아프다면 무엇인가에 긴장을 했거나 스트레스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 경우,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하지 않았거나 생각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베타파 상태에서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 P99

규칙적인 운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주어진 문제를 되도록이면 천천히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스트레스가 안 생기고 몰입적인 사고의 부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몰입을 시도하다가 머리가 아플 땐 땀을 흘릴 수 있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동시에 마음을 더 편안하게 먹으면서 생각의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알파파가 나오는 상태에서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온몸에 힘을 빼고 명상하듯이 생각을 하면 머리 아픈 일이 거의 없다. - P99

온몸의 힘을 빼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앉아 하나의 문제에 집중하여 천천히 생각하다 보면 졸음이 오고 선잠이 들곤 한다. 생각하다가 졸음이 오고 선잠이 든다면 천천히 생각하기를 올바르게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이면된다. - P100

생각하는 도중에 선잠이 드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선잠 상태에서는 의식의 깊은 곳까지 문제에 대한 생각이 들어가게 되어 문제와 관련된 깊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100

선잠 상태는 최면 상태와 비슷하다.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사실을 최면 상태에서는 기억해 내는 것처럼, 선잠 상태에서는 장기 기억이 활성화된다. - P100

선잠이 들었다가 깨면 그 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불연속적으로 증가하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선잠 상태에서는 주어진 문제에 대한 몰입도는 올라가는 반면, 문제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비평하는 능력은 각성 상태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선잠 상태에서는 감정의 뇌나 장기 기억의 뇌가 활성화되어 각성 상태에서 집중하고 있던 생각이 선잠 상태에서도 이어지면서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P100

선잠 상태에서 주어진 문제를 계속 생각하다 보면 그 문제에 대한 강한 애착이 생기게되고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반복되면 가치관까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P100

선잠은 몰입 상태뿐만 아니라 몰입에 들어갈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 P100

자신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 사람들은 잠을 잤다고 하는 것이 어떤 문제에 몰입하다가 경험하는 선잠의 특징이다. - P101

어떤 문제를 오랜 시간 곰곰이 생각하다가 선잠이 들면, 선잠 상태에서도 그 문제를 계속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다시 의식이 들어온다. 의식이 들어올 때도 그 문제를 계속 생각하기 때문에 의식의 내용이 선잠이 들기 전과 선잠이 든 후 그리고 다시 의식이 돌아온 후까지 연속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의 연속 때문에 본인은 계속 생각했다고 믿는다. - P101

선잠 상태의 사고를 무의식이라고 정의한다면 깨어 있을 때의 의식과 선잠 상태의 무의식이 동일한 사고의 내용으로 연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기 자신은 선잠 상태와 깨어있는 상태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 P101

전설적인 천재 수학자 폴 에르되시의 전기를 읽어보면, 그도 항상 몰입 상태에서 연구했음을 알 수 있는 증상이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그중 하나가 선잠이다. - P102

몰입 상태에 이르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선잠 상태로 보낸다 - P103

선잠 상태에서는 의식은 깨어 있지만 잠이 든 상태가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잠은 완전한 각성 상태도 완전한 수면 상태도 아닌, 각성과 수면의 특징이 공존할 수 있는 특별한 상태인 것이다. 그래서 선잠 상태에서는 옆에서 누가 이야기하는 것이 그대로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말을 하려고 해도 할 수 없고 몸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 P103

몰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계속 주어진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그 문제만을 생각하는 시간의 비율이 증가한다. - P103

각성 상태의 몰입이 선잠상태의 몰입보다 더 어렵다. 그러나 선잠 상태의 몰입을 수차례 경험하면 각성 상태의 몰입도가 불연속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결국 각성 상태의 몰입이 가능해진다. - P104

선잠 상태에서 몰입을 하는 양상을 보면 각성 상태에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일단 생각이 분석적이거나 비평적이지 못하고 매우 단순하다. 몰입은 하지만 전혀 분석적이지 못하고 단지 주어진 문제만을 계속 생각할 뿐이다. 이럴 때는 고차원적인 머리를 쓰지 않고 맹목적으로 주어진 문제만을 붙들고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 가끔은 해결하려는 목표가 핵심에서 약간 벗어나기도 한다. 각성 상태에서 생각하는 것과 비교하면 마치 갑자기 바보가 되어 동일한 문제를 계속 생각하는 것 같은 상태이다. - P104

선잠 상태에서 생각하는 것이 단순해지는 것은 우리 신체에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뇌가 활동을 하지 않거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몰입은 오히려 더 쉬워진다. 수면 상태에서는 신체에 들어오는 정보의 입력이 차단되므로 몰입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방해 요소가 없어지는 것이다. 선잠상태에서 각성 상태보다 더 쉽게 몰입에 이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 P104

문제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천천히, 느긋하게 할 것과 땀을 흘릴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라 - P106

땀 흘리는 운동을 하니 기분이 훨씬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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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저자는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했었다. 오늘은 보다 세세한 사항들에 대해 정리하면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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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다가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 중에 ‘생사윤회生死輪廻‘라는 말로 대변되는 윤회사상이 있었다. 쉽게 말해 모든 것이 돌고 돈다는 얘기인데, 이를 통해 우리가 살면서 하는 행동이나 말 등을 항상 조심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우리가 성인군자가 아니기에 살면서 좋은 말만 매일같이 하고 사는 것이 힘들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급적이면 좋은 언행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다 복福으로 돌아올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설령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평소 행실을 잘하여 좋은 업보을 쌓아놓는다면, 시련마저도 전화위복의 계기로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강력한 믿음(?)같은 것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요즘 말로 바꿔보자면 흔들림없는 ‘강철멘탈‘이 된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어떤 행복의 기준이 각자 있겠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 행복이라는 건 어떤 거창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단 마음이 불안하지 않고 편안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불안한 경우 자신이 하는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온갖 고뇌에 휩싸여서 의미없는 시간만 꾸역꾸역 흘러가는 경우들이 많다. 마음이 편안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법들을 강구해볼 수 있겠으나 오늘 읽은 본문의 얘기처럼 평소의 언행을 좋은 것들로 채우는 것도 좋은 방법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면서 되도록이면 좋은 말과 선행으로 덕을 쌓아가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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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p.129 에 ‘가난의 덕‘ 이라는 말이 나온다. 처음 봤을 땐 ‘어떻게 가난한 게 덕이랑 연결될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에 의구심을 가지고 읽었다. 하지만 무언가를 채우려 하기보다 텅텅 비웠을 때의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독자인 내 가슴에 소소한 울림을 주었다. 이를 통해 나를 포함한 요즘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굳이 없어도 되는 물건들을 소유하려는 소유욕이 많은 세태를 잠시나마 생각해보게 되었다. 저자는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의 범위를 뛰어넘는 소유욕에 대해 언급한 것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가난의 덕‘이란 그러한 소유욕을 내려 놓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하십시오. 허심탄회하게 열린 마음으로 주고받아야합니다. 또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마세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빚을 갚는 것이 아니라 덕을 쌓는 것입니다. 말의 덕을 쌓으십시오. 그 덕이 수많은 생을 두고 쌓은 우리 인연에 밝은 빛을 줄 것입니다. - P113

이웃을 기쁘게 하면 내 자신도 기쁩니다.
이웃을 슬프게 하면 내 자신도 고통스러워집니다.
마음은 메아리이기 때문입니다. - P114

지금 여러분과 제가 있는 이 자리는 눈에 보이는 세계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 모든 것은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 보이지않는 모습으로 존재합니다. 다만 우리는 눈에 보이고 귀에들리고 손에 붙잡히는 것만을 현실인 것으로, 그것만을 전부인 것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는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 P116

지붕을 한번 떠올려 보십시오. 지붕은 그 자체만으로는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기둥이 떠받쳐 주기 때문에 지붕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현상에는 기둥이 되는 세계가 있습니다. - P116

아이가 태어나 말을 배우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습니다. 어떤 지식을 쌓기 위해서도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또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하지요.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야 합니다. 또 좁은 문을 거쳐 대학에 갑니다. 이렇게 수많은 시간을 들여 여러 지식을 배우고 습득합니다. - P116

모두 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붙잡히는 것에 집착합니다.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 이면에는 더깊고 오묘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 P117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잡히는 것, 그것은 한 부분이에요. 그건 일시적인 겁니다. 그것은 모두 순간적인 것이고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것이에요. - P117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그 밑바탕을 이루는 곳에 정신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것이 영원한 것입니다. 이것이 본질적인 거예요. 이것은 달변이 아니라 침묵으로 이루어진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성으로 충만한 세계이기도 합니다. 혹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P117

인간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좋은 친구 사이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같이 있는 시간이 즐겁고 빠르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서로 사이가 좋지 않으면 한자리에 같이 있는 것이 거북스러워요. 마주한 시간이 지겹고 더디 흐릅니다. - P117

이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는 자력과 같아서 같은 극끼리는 서로 밀쳐 내고 다른 극끼리는 서로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이때의 같은 것, 다른 것은 정오正誤가 아닙니다. 그저 다른 존재, 다른 실체일 뿐입니다. - P118

친구 사이를 예로 들어 시간 흐름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시간은 관념적인 것일 뿐입니다. 이 시간의 흐름을 선하게 대하면 우주에 있는 선한 기운이 딸려 옵니다. 악하게 대하면 우주에 있는 파괴적인 요소가 몰려옵니다. - P118

우리의 일상을 이렇게 곰곰이 살펴보세요. 내가 착한 마음,
편안한 마음을 지니게 되면 모든 편안한 요소들이 같이 어울립니다. 그런데 심사가 뒤틀려서 생각이 불안해지면 사사건건 매사가 흔들리게 돼요. 이처럼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 P118

마음으로 느끼는 세계,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이 본질적인 세계입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손에 잡히는 세계는 하나의 부분이에요. 빙산의 일각과 같은 겁니다. 우리가 늘 생활하고 경험하는 일상을 통해서도 그 깊은 배후의 세계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 P118

우리 삶이 어떤 삶이 되느냐 하는 것은 우리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 이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내 마음이 천당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어요. 한 생각 불쑥 일어나서 성자가 될 수도 있고, 한 생각 잘못 흘러 도둑이 될 수도 있습니다. - P119

남을 미워하는 생각. 또 남을 해치고자 하는 생각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게 나쁜 업력業力이 되어 자기도 모르게 남한테 해를 끼치는 거예요. 마음에서 모든 것이 시작됩니다. 동물은 자연의 목소리인 본능의 지배를 받습니다. 사람은 마음의 목소리인 생각의 지배를 받아요. 한 생각 일으킨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겁니다. - P119

주의해야 합니다. 우리가 몸으로 하는 동작, 입으로 하는 말, 마음속에서 하는 생각은 모두 업이 됩니다. - P119

흔히 업은 훗날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지요. 나의 동작과 말과 생각이 짓는 업이 자꾸 쌓이면 그게 업력이 됩니다. 좋은 업, 즉 선업을 쌓으면 좋은 업력이 되고, 나쁜 업, 즉 악업을 쌓으면 나쁜 업력이 됩니다. 선업에는 낙과樂果를 일으키는 힘이 있고, 악업에는 고과苦果를 일으키는 힘이 있습니다. - P119

업장業障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동작과 말과 마음으로 지은 악업에 의한 장애를 이르는 말입니다. - P119

업력과 업장은 의지와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관성 법칙과 같은 거예요. 생사윤회生死輪廻라고 하지요. 수레바퀴가 끊임없이 구르는 것과 같이, 번뇌와 업에 의하여 삼계육도三界六道의 생사 세계를 돌고 돕니다. - P120

흔히 번뇌를 끊는다, 욕망을 끊는다, 이렇게 말하지만 번뇌와 욕망은 철사를 끊는 것처럼 싹둑 끊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떤 질적인 변화를 줄 수는 있습니다. 말하자면 에너지의 전환이에요. 욕심으로 흐르는 에너지, 탐욕으로 흐르는 마음은 베푸는 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웃을 돕고 나누는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즉 전환이 되는 것입니다. - P120

또 까닭 없이 화를 내고 남을 미워하는 기운은 연민의 정으로, 또 자비심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어리석음으로 흐르는 에너지, 한 치 앞도 못 내다볼 정도로 콱 막힌 깜깜한 어리석음은 지혜의 힘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즉 한 생각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업이 달라집니다. - P120

명칭이 아니라 어떤 행위를 한 것인지가 중요한 것인데 본질을 흐리고 있는 것 - P121

본질을 잘못 알고 도리어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 - P121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순간순간하루하루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이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업의 기준에서 보면 순간에 하는 선택이 평생을 좌우합니다. 한 사람의 평생을 넘어 세세손손까지 이어집니다. 내가 한 행위가, 내가 한 말이, 내가 먹은 마음이 나에게 돌아옵니다. - P121

내 마음이 밝고 평온해서 중심이 잡힐 때 세상과의 관계도 밝고 원만해집니다. 내 마음이 평온해서 어떤 갈등도 없이 중심이 잡힐 때 진짜 맑고 향기로워집니다. - P122

모두 다 내가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하면 선한 열매를 거둘 것이고, 나쁜 일을 하면 악한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누가 그렇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절대적인 힘이 세상을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뿌려서 거두는 것입니다. 자업자득自業自得입니다. 이런 도리를 몸에 익히면 혼란도 어지러움도 없습니다. - P122

서로 기분이 언짢아지면 그게 업이 됩니다. 그날 하루 내 삶이 그만큼 구겨지는 거예요. 그런데 거기서 한 생각 돌이켜서 조금 뒤로 물러서고 양보하면 내 하루가 밝아져요. 짧은 찰나의 선택이 내 삶을 좌우하는 겁니다. - P124

사회라는 건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국가라는 것도 추상적인 개념이에요. 존재하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지 사회가 아닙니다. 세상이 좋아지려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격이 높아져야 합니다. 그저 세상 탓만 할 게 아닙니다. 정치탓만 할 게 아니에요. 한 사람, 한 사람이 자기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느냐, 순간순간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세상은 달라지는 겁니다. 세상이 이렇게 각박해지고 메말라 가는 것은 우리들 개개인의 삶 자체가 그렇게 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 P124

사회의 기초 단위는 말할 것도 없이 가정이에요. 자신의 가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부모가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세요. 아버지, 어머니가 달라지지 않고는 그 가정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자식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말썽을 부린다고 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왜 아이들 탓을 합니까? 문제는 분명 부모로부터 나옵니다. 문제 가정의 뒤편에는 문제 아버지와 문제 어머니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말씨 하나, 눈빛 하나가 자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거예요. 어머니의 마음씨 하나, 생각 하나가 자식들 행동을 좌우한다는 거예요. - P125

같이 업을 쌓는 중생이라고 해서 공업 중생共業衆生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한 가족은 공업 중생이에요. 또 사회의 구성원들도 비슷한 업을 함께 일으키므로 공업 중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 개개인의 생각이 변화하지 않고는, 품격이 높아지지 않고는 결코 세상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세상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라는 것은 바로 우리 개개인의 정신, 우리 개개인의 품격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 P125

자질이 문제입니다. 자질이 개선되지 않으면 달라지지 않습니다. - P126

중요한 것은 안입니다. 바로 내부입니다. - P126

집이라든지 자동차라든지 우리 생활 주변에 있는 것은 물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저 일상의 무대 장치일 뿐입니다.
우리가 소유한 장소나 물건은 물론이고 명예나 지위 같은 것들도 혼이 없는 소도구입니다. - P126

우리는 허깨비 같은 배경과 장치에 눈을 팔면서 진짜 삶을 잊고 삽니다.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웃에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기울였는가, 우리가 한 생애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려고 할 때,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했는가 하는 것입니다. - P126

사회뿐 아니라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자식으로서 내가 할 일을 제대로 했는가 돌아보아야 합니다. 따뜻한 마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내 가족과 더불어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많은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내 마음을 얼마만큼 따뜻하게 기울였는가 물어야 합니다. - P127

알베르 카뮈의 글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우리들 생애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이웃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놓고 심판받을 것이다." - P127

심판이라는 것은 서구에서 쓰는 용어인데, 이 말을 동양의 표현으로 바꾸면 자문自問하는 것입니다. 즉 생의 마지막에 이르면 묻게 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은 과연 몇 점짜리 인생인가?‘ 스스로 묻게 되는 것입니다. - P127

감정은 소유의 과정을 거칩니다. 내 감정은 나에게 소유됩니다. 내 감정은 내 안에 귀속되지만 친절과 사랑은 우러납니다. 바깥으로 드러납니다. 내 감정은 내 가슴에 깃들지만,
친절과 사랑은 다른 사람 가슴에 깃듭니다. 우리는 이처럼사랑과 친절을 통해서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 P127

말은 공허합니다. 하루에도 수백 번씩 사랑한다고 말하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믿음이 없으니까 말로써 그 믿음을 다지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사랑은 자신에 집착해서 상대를 소유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나와 그 사람 사이에 마주 서는 것입니다. 나를 버리고 관계 사이에 서는 것입니다. - P128

진정한 사랑은 신성한 것입니다. 가슴 부푸는 일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사랑은 덧없이 날아가기도 합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사랑을 소유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그건 사랑이 아니에요. 서로 얽어매는 것일 뿐입니다. 진짜 사랑은 남자와 여자, 남편과 아내가 대등한 인격체로서 마주 서야 하는 것입니다. 인격과 인격의 관계인 것입니다. - P128

왜 이런 일(이혼)이 생기는 것일까요. 자기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데 마음이 바깥에 있기 때문입니다. - P128

사랑은 주고받는 것입니다. 어느 한쪽의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일방적인 것은 사랑이 아니라 오해입니다. 한 존재의 전체에 도달하지 못하고 자기가 품은 이미지를 가공하는 것입니다. 관계의 근원에 이르지 못하면 사랑이 깨어지기도 합니다. 이것은 또한 소유욕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사랑을 관계가 아니라 소유로 보기 때문입니다. - P129

우리가 물건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냉장고가 됐든 텔레비전이 됐든 무슨 가전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필요때문이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옆집에서 신제품을 들여놓았다고 하니까 나도 기를 쓰고 가져야 한다면, 그래야 직성이 풀린다면 그건 욕심일 뿐입니다. 그렇게 해서 가지고 싶은 걸 다 가졌다면 어떨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어떤 결과가 오겠어요? 내 자신이 커다란 쓰레기통으로 전락하는 겁니다. 필요도 없는 것을 욕심 때문에 들여놓는 것은 자신을 쓰레기통으로 만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입니다. - P129

이제는 가난의 덕을 배워야 돼요. 진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짜 나답게 사는 것인지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야 돼요. 남이 가겼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가져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 P129

이제는 진짜 가난의 덕을 배울 때가 됐습니다. 그것은 주어진 가난이 아니에요. 원망스러운 가난이 아닙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한 가난이에요. 맑은 가난입니다. - P129

뭘 가득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마세요. 텅텅 비웠을 때의 그 홀가분함. 그것을 느낄 수 있어야 돼요. 필요한 것을 잔뜩 가졌다고 해서 행복이 오는 건 아닙니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그때 행복이 와요. - P130

늘 자기 스스로를 자기 정신 상태를 살펴야 돼요. 내 마음의 흐름, 내 마음의 움직임을 살펴야 합니다. - P130

우리가 기도를 한다는 건 무엇입니까? 참선을 한다는 것은무엇입니까? 묵상을 한다는 건 무엇입니까? 바로 자기 자신의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그 소리를 듣게 되면 어떤 것이 내게 꼭 필요하고 어떤 것이 불필요한지 판단이 섭니다. 그런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까 충동적이 되고, 광고에 현혹되는 겁니다. - P130

"오늘 할 일은,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누구든 나에게 마음으로부터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친구를 만드는 일입니다. 그게 내가 이루고자 하는 원願입니다." - P131

어렵다고 생각하면 끝이 없습니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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