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권에서 강백호는 전국대회를 몇 일 앞두고 약점인 슛을 보완하기 위해 감독인 안 선생님과 슛 2만개를 연습했다. 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이런 강백호의 모습을 지켜봤던 채치수의 여동생인 소연이가 백호군단의 대장인 양호열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만큼 강백호의 농구 습득 속도가 빠르다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보면 될 듯하다.

뒤이어서는 전국대회에 진출한 북산 선수들이 대진표를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풍전, 산왕공업, 지학 등 강호라고 알려진 팀들과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것을 본 선수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토너먼트의 특성상 지면 바로 탈락이기에, 무수히 많은 강호들을 꺾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본능적으로 느껴졌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어느 팀이건 간에 무조건 이겨야만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 수 있기에, 부담만 갖기보다는 부딪혀서 이겨내야 하는 것 말고는 다른 답이 없는 것이다.

뒤이어 북산 농구부가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대회가 열리는 지역인 히로시마로 이동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기차에서 풍전 농구부 선수들을 만난다. 풍전 농구부는 1회전에서 북산과 맞붙기로 되어있는 팀이라 아마도 북산과 가는 방향이 같았던 것 같다. 아무튼 이들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데, 소위 요즘 말로 ‘트래쉬 토크‘라고 해서 서로를 은근 슬쩍 무시하면서 자존심을 긁는 류의 대화들이 오간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물리력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다행히도 양 팀 주장들간의 대화로 큰 싸움으로까지 번지지는 않는다.

한편 전국대회를 앞두고 한 농구잡지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전팀들을 평가한 분석자료가 나왔는데, 다른 팀들의 평가는 비교적 높았지만 북산의 경우 아무래도 전국대회에는 처음 출전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저평가가 되어 있었다. 이를 본 북산 선수들은 처음엔 자극을 받았지만, 곧바로 안 선생님이 이 책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자는 말에 큰 소리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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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전국대회 1라운드 북산과 풍전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풍전은 빠른 속공을 주무기로 하는 ‘런 앤 건‘을 구사하는 팀으로써 작년 전국대회 8강까지 진출했던 비교적 강호로 평가받는 팀이다. 경기 초반 북산 선수들이 어수선한 틈을 타 풍전은 빠르게 점수를 쌓아 나갔지만, 북산의 센터 채치수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며 벌어졌던 점수차를 따라잡는데 성공한다. 이에 풍전은 채치수에게 무려 3명의 수비수를 붙이면서 그를 집중적으로 마크한다. 그러자 채치수도 자신이 직접 공격하는 것보다는 동료들에게 패스를 줘서 다른 동료들이 슛을 보다 쉽게 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부응하여 북산의 에이스인 서태웅은 연달아 점프슛을 성공시키는데, 이를 경계한 상대팀 풍전의 소위 에이스 킬러라고 불리우는 남훈이라는 선수가 우연인지 고의인지 판단하기 애매한 상황에서 서태웅을 팔꿈치로 가격한다. 이에 서태웅은 잠시 정신을 잃고 나중에는 눈이 퉁퉁 부어오를정도의 부상을 입게 된다. 경기 전 북산에게 서로 페어플레이를 하자던 풍전의 남훈은 이런 식의 행동을 보이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다소 왜곡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의 농구 실력은 훌륭했지만 거기에 걸맞지 못하는 인성은 다소 아쉬웠다.

이런 남훈의 비겁한 플레이는 전반적인 경기 분위기를 다소 거친 쪽으로 몰아가는 결과로 이어졌고 급기야 심판이 양 팀의 주장을 불러서 따끔하게 경고를 줌으로써 조금이나마 진정되었다.

한편 풍전에는 그동안 알지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예전에 있었던 노 선생님이라 불리는 감독과 관련된 것이었다. 이 노 선생님은 풍전의 팀 칼라인 ‘런 앤 건‘을 심어준 사람인데, 이것이 전국대회 8강까지 풍전을 이끈 비결이기도 했다. 하지만 풍전의 경영진은 전국대회 8강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 더 나은 성적을 낼 것을 요구하다가 노 선생님이 그 요구를 더 이상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자 그를 쫓아내고 젊은 감독인 김영중을 새롭게 데리고 온다. 이 젊은 감독은 이제껏 풍전에 뿌리내려왔던 ‘런 앤 건‘ 농구 보다는 수비 위주의 훈련을 할 것을 선수들에게 지시한다. 이것은 기존에 있던 선수들의 큰 반발을 샀고, 급기야 감독에게 항명하는 선수들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기존에 노 선생님 밑에서 즐겁게 농구하던 선수들이 수비같이 다소 즐겁지 않은 농구를 할 것을 강요받게 되자 새로 온 젊은 감독의 말을 깡그리 무시하기로 작정한 것이었다. 이러한 갈등의 양상이 전국대회 1라운드인 북산전까지 이어져 급기야 작전타임 때 한 선수가 감독에게 불량한 태도를 보이자 감독도 더이상 참지 못하고 그를 주먹으로 때리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만다. 내부 분열이 일어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에 경기를 잘 치르던 선수들의 멘탈이 나가면서 잘 들어가던 슛이 안들어가기 시작하고, 급기야 북산과의 점수차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한다.

경기 종료를 약 2분정도 남기고 풍전의 에이스 킬러이자 동시에 에이스인 남훈은 팀 내분으로 흔들렸던 멘탈을 다시 잡고 노 선생님이 알려줬던 순수한 농구의 즐거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기존에 자신이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풍전 입장에서는 아쉽게도 그 사이 경기가 끝나게 된다.

물론 북산도 채치수, 서태웅, 정대만 등과 같은 기존 선수들의 활약에 더해 강백호가 안 선생님과의 슛 훈련을 바탕으로 미처 예상치 못했던 활약을 보여주면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지만, 이 승리는 상대팀 풍전의 내부분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책 내용과는 별개로 독자인 나는 개인적으로 풍전이라는 이름을 보면서 ‘풍전등화‘라는 사자성어가 생각났는데, 이 사자성어의 뜻인 ‘바람 앞의 등불‘이라는 말처럼 팀의 내부 분열이라는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전국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하게 된 풍전의 운명과도 그 이름이 어느정도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인해 갑자기 좀 생뚱맞긴 하지만 이름이라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사람들이 모든 역에 정차하는 완행열차라면…
백호는 초고속열차 같은 느낌이야. - P11

사람에겐 저마다 적성에 맞고 안 맞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 - P14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상대가 어디인지보다도 우리가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니까요. - P18

어차피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들이다.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의 차이일뿐이야. - P33

전국제패를 위해선 누가 상대가 되든 쳐부수는 수밖에!! - P33

미안한데... 누구냐, 넌? - P35

쓸데없는 싸움은 그만둬!! - P37

이기든 지든 서로 페어플레이 하자. - P38

난 최고다.
난 최고다.
난 최고다. - P41

오늘 지면 오늘로 끝이다. - P49

이미 승부는 시작됐어!! 여기서 겁먹으면 안 돼!! 무엇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냐!! - P55

이젠 그 누구도 날 막을 수 없다. - P60

시합이 끝났을 때 알게 되겠지요. 이 책이 옳은지 틀렸는지를요. 이 책이 틀렸다는 걸 알려주도록 합시다. - P62

이대로 저들의 페이스대로 끌려가는 건 위험해요. - P107

자네가 모두를 컨트롤 해야하네. 알겠죠? - P107

침착하게 하나만 넣자!! - P113

※디나이: 마크맨에게 오는 패스를 저지할 수 있도록 서는 디펜스 - P119

무명이지만 진짜다...!! - P148

태웅 군의 플레이를 잘 보고... 훔칠 수 있는 건 전부 훔쳐야 하네. 그리고 태웅 군보다 3배 더 연습할 것.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고교시절 동안 절대 그를 따라잡을 수 없어요. - P151

볼을 빼앗아서 달린다. 그리고 링에 집어넣는다. - P187

‘이기면 충신, 지면 역적‘이란 말이 있지.... - P198

바스켓 인터페어(공격)
슛이든 패스튼 간에 볼이 최고점에 이른 후 떨어지기 시작하면 링보다 높은 위치에선 그 볼에 손댈 수 없다. 이런 규칙대로라면 앨리웁도 반칙이 되고 말지만 실전에선 묵인하는 실정이다. - P213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냐.... 아마 팀을 우리나라 최고로 이끄는 선수이겠지. 내가 그렇게 한다. 한 발자국도 물러설 생각은 없다. - P223

몸이 기억하고 있다. 몇 백만 개나 쏘아온 슛이다. - P225

몸의 감각을... 믿어라. - P234

지금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잖아요. - P269

저쪽은 저쪽이고, 우리는 우리다. - P276

이제부터 1점이라도 많이 넣는 쪽이 이기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번이라도 더 많은 공격 찬스를 만들고... 상대의 공격 찬스를 줄일 것. 리바운드를 제압하면 이길 수 있어요! - P278

무엇 때문에 우리가 지금까지 필사적으로 해왔다고 생각하는 거냐?! 무엇 때문에?! - P292

농구는 좋아하나? - P310

어쨌거나 즐겁게들 하고 있지. - P322

언젠가부터 난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 게임 그 자체를 즐긴다는 걸.. 계속 잊고 있었던 것 같다... - P335

포기하기엔 아직 일러. 이기자. 이기는 쪽이 100배 즐거우니까 말야. - P335

100% 게임에 집중하기 시작했군요. 이럴 때 기적이라는 것이 일어나는 것이죠. 만약 우리 선수들이 이겼다고 방심하고 있다면.... - P337

이건 전국대회다!! 절대 방심해선 안 돼!! 한순간이라도 방심하지 마라!!!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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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에스테르라는 사람에 관한 얘기가 나왔었다. 그는 음악이론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자 음악에 굉장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런 신념을 가진 그는 비록 장님이긴 하지만 탁월한 음악적 감각을 활용하여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는 프라흐베르거라는 사람이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그 말이 에스테르의 머릿속에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잔상으로 남아 그의 신념에 자꾸 균열을 일으키려고 하자, 그는 자신의 신념을 더 확고하게 붙잡기 위해 음악과 관련된 각종 이론과 수학, 철학 등의 학문들을 더 깊이있게 파고들면서 공부에 매진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음악에 대한 자기 신념의 밀도를 계속해서 키워나간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독자인 나는 음악적인 배경지식이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빈약하기에 본문의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에 어쩔수없는 한계를 느꼈지만, 혹여나 음악이론에 대한 배경지식이 어느정도 있는 독자라면 본문에 나오는 내용들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그는 피타고라스와 그의 수학적 수호신을, 그리스의 대가는 어떻게 자신을 존경하는 제자들에 둘러싸여 그 자신의 용어들로, 모두, 누른 현의 길이를 기초로 한 계산을 통해서 완전히 정신이 혹하는 흥미진진한 음악적 체계를 확립했는지 이해에 들어갔다. - P193

고대 연주가로서 음악적 경험과 기교 그리고 본능적인 기발한 재간을 통해 완전히 귀에 의존했던 아리스토제누스도 분명 순음들 사이의 보편적인 관계를 들었기 때문에, 그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과정은 유명한 올림푸스 테트라코드(4현금)에 그의 악기의 배음 음계들을 조율하기만 하면 된다고 믿었던 그의 탁월한 식견에 전적으로 감탄했다. - P193

다른 말로 ‘세상의 통합에 깔린 원칙을 탐구하는 철학자이자 화성적 표현의 충성스러운 하인‘은 완전히 변별되는 괴팍한 전제들로부터,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결론을 내린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놀라워하는 단계를 거쳐갔다. - P194

진동수의 비로 만드는 반음계는 대수함수로 증가하며 이런 반음의 1/100을 센트라고 한다. 평균율은 이렇게 복잡한 수식 대신 한 옥타브를 간단히 1200등분해 사용하여, 완전5도는 700센트이며 순정5도(C-G)는 702센트가 된다. 비율에 따른 음정은 이명동음의 경우 실제로 음정이 달라지는데 이 차이를 콤마comma, 혹은 피타고라스 콤마라고 한다. - P193

아리스토제누스 :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 철학, 음악가, 《하모니의 요소들(화음원론)》(BC330경)저자. - P193

*프란시스코 데 살리나스(1513~1590). 스페인 부르고스 태생 맹인 오르간주자, 작곡가, 음악이론가이며 평균율 이전 르네상스 시대 중전음율·평균전음율meantone system을 처음으로 창안한 사람 중 한 명이다. - P194

**프레토리우스는 현대에 근사한 중전음율 방법을 제시, 맥놀이 현상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 스테빈은 평균율의 음정간격 2^1/12의 값의 근사치를 계산했으며, 수학자이자 철학자 메르센은 로그함수를 이용해 수학적으로 계산했다. - P194

*** 안드레아스 베르크마이스터(1645-1706). 독일 오르간주자, 음악이론가, 바로크시대 작곡가. 이론서 및 작곡을 통해 순환적 평균율 이론을 완성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이 장의 주요 내용은 그에 따른 역사적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그 외 후기작 《Harmonologia Musica》 (1702) 라는 교육서가 유명하며, 단순 대위법 및 ‘전위대위법‘을 포함한 여러 바로크시대 음악 작법을 다루었다. 전위대위법에서 잊힌 이론을 환기하고, 배제되는 방법을 활용하고, 또한 독자적인 간단한 작법론을 소개하기도 한다. 차후 소설의 이야기 진행에 이런 전위대위법 원리들을 엿볼 수 있다. - P194

*** 천상의 음악musica universalis 혹은 천계의 교향악은 고전 철학에서 천체의 움직임을 음악처럼 비율적으로 보는 개념이다. 수학적, 종교적 개념으로 나타난다고 믿었으며 피타고라스는 천체가 하모니의 비율에 따라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독특하고 오묘한 소리를 낸다고 생각했다. - P195

그는 자신이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심각하게 철학적인 중요 사안들‘을 다루고 있음을 잠깐이라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더욱 깊이 고심하고 나자, 자신이 ‘프라흐베르거가 순정 5도를 살짝 하향 조정하는 일‘에서 출발해 열정적인 조사를 거쳐 음조를 파고드는 중에 피할 수 없는 믿음의 위기에 도달했음을 깨달았다. 그는 절대적이고 명백한 권위를 지닌 천재의 작품들이 모두 속한 화성의 체계가, 그가 환상을 품고 있다고 비난받을 일 없던,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는 확신에 기초했던 화성의 체계가 과연 존재는 하는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 P197

세상은 에스테르가 확단한 대로, 단순히 ‘무관심한 권력과 온통 씁쓸한 수많은 사건의 전환‘으로 이뤄져 있었다. 세상의 다양한 관심사는 양립할 수 없고 땡땡, 꽥꽥, 까악까악 시끄러운 소리들로, 불협화음의 굴절된 분투의 소리에 지나지 않는 소음, 모두들 오직 깨닫기만 하다면 저기 세상에 떡 버티고 있는 소음들로 역시 꽉 차 있었다. - P198

믿음이란, 여기서 에스테르는 자신의 어리석음을 절실히 되새기며, 믿고 안 믿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런 일들이 모두 실제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믿는 일이라고 생각했으며, 같은 방식으로 음악은 자신의 더 좋은 부분의 발화나 더 밝은 세상에 대한 모종의 개념이 아니라 손쓸 수 없는 불치의 자아와 안타까운 상태의 세상을 덮고 위장하는 일이었다. 아니다. 그저 위장하는 일이 아니라 그런 사실에 대한 완벽하고도, 뒤틀린 부정이었다. 작동하지 않는 치료이며, 신경만 무디게 하는 독주였다. - P199

우리 시대보다 더 운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그런 식으로 그는 그 시대를 묵살했다. - P199

그는 그에게 음악적 음향, ‘인식 음계‘에 관한 특기할 만한 장벽과 한계에 관해서도 가르쳤다. 즉 멜로디는ㅡ정확하게 일곱 음질의 각기 다른 분산 때문에ㅡ옥타브의 아무 음에서 마구잡이로 진행하며 연주할 수 없는 이유가 ‘음계가 우리가 좋을 대로 오르락내리락하며, 신들과의 회합을 즐기는 규칙적인 사원의 계단‘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깨우쳐줬다. - P202

‘테스테스 비스 마이오르‘ : testes vis maior‘에서 ‘vis maior‘는 보통 ‘신의 섭리‘라는 숨은 뜻이 있으며 법률적으로 ‘불가항력‘에 해당한다. ‘testes‘는 ‘testis(고환)‘와 ‘teste(증인)‘ 둘 다에 해당하는 복수형으로, ‘불가항력의 증인들‘로도 ‘불가항력의 고환들(남자들)‘이란 뜻으로도 읽힐 수 있다. - P205

기왕에 최소한의 저항의 몸부림도 없이 협박에 항복할 거면 더 이상 길게 두고 생각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했다. 그러나 이런 과단성이 집을 나갈 준비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었다. - P206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정신을 집중하자 마음먹고, - P206

될 대로 되라지, - P214

얼빠진 교수가 잃어버린 안경을 자신의 코끝에서 찾더라는 속담 - P214

의심받지 않은 근접성이 문제였다. 그가 이를 무시한 것은 만질 수 있고, 실제로 모든 곳으로 걸어 다닐 수 있기 때문이었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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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4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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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에서는 전국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는 강백호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비록 농구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그 갭을 조금이라도 메꾸기 위해 감독인 안 선생님의 지도하에 슛 연습을 미친듯이 한다. 이 과정에서 소위 백호군단이라 불리는 강백호의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혼자가 아닌 함께의 힘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14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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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권까지 전국대회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었고, 오늘 시작하는 14권부터는 치열한 승부는 잠시 접어두고 경기 외적인 얘기들이 잠시 등장한다.

북산의 안 선생님은 지난 경기가 끝나고 다행히 회복되어 자택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었는데, 전국대회 예선이 끝나고 얼마뒤 서태웅이 면담을 요청한다. 서태웅은 미국에 가서 선진 농구를 더 배우고 싶다는 말을 꺼냈지만, 안 선생님은 일언지하에 반대의사를 표시한다. 이제 막 전국대회 예선이 끝난 시점에서 아직 전국 대회에 나오는 선수들과 대결해보지도 않은 서태웅의 섣부른 결심에 우려를 표현한 것이다. 대신 안 선생님은 일단 국내에서 탑이 될 것을 서태웅에게 권한다.

어쨌든 이러한 안 선생님의 반대의사와는 별개로, 북산고 농구부에서도 가장 실력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서태웅이 자신의 실력을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현재 실력에 안주하지 않고 더 높은 무대에 도전하려는 자세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멋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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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권에선 그동안 전혀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 하나가 새롭게 나온다. 프로필 상으로 신장이 199cm에 몸무게는 100kg인 명정공업의 센터 김판석이라는 인물인데, 심지어 1학년이다. 탈고교급 체격조건을 갖춘 그는 덩크를 하면 수비수 두세명 정도는 그냥 나가 떨어질 정도로 파워도 어마무시하다. 확실히 현내에서만 보던 인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전국구 수준의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앞부분에선 이 김판석에 대해 간략하게만 나왔지만 정황상 뒤에서 비중있는 인물로 다시 등장할 것처럼 보였다.

이외에도 지학고교의 마성지, 대영고교의 이현수, 풍전고교의 강동준 등이 새롭게 소개된다. 이후에 이어질 스토리에서 다시 등장할 법한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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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는 앞에서 잠시 언급했었던 서태웅의 미국 진출을 안 선생님이 만류하는 것과 간접적으로 관련된 과거 일화가 하나 나온다. 과거 안 선생님은 대학교에서 인정받는 감독이었는데, 그 대학의 에이스 선수로 활약했던 조재중이라는 선수에 대한 얘기였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있었던 조재중은 기본기를 중시하는 안 선생님의 스타일이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마음속에 불만을 품고 있다가 안 선생님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돌연 농구의 본고장인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신체조건을 가진 수많은 선수들과 대결하면서 그저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 만다. 자기와의 싸움을 이어가던 어느날 그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

이 이야기를 안 선생님의 아내로부터 듣게 된 서태웅은 그간 자신의 실력만을 믿고 교만했던 건 아니었는지 되돌아보며 안 선생님을 다시 찾아가서 앞으로 선생님 밑에서 군말없이 열심히 배울 것을 다짐한다.

이 일화에서 나왔던 문장 중에 인상적인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밑줄에도 남겼지만 다시 적어본다.

˝널 위해 팀이 있는 게 아냐. 팀을 위해서 네가 있는거다!!˝

이후 서태웅의 훈련 태도는 좀 더 진지해졌다. 이는 고교 최고의 선수가 되라는 안 선생님의 명확한 목표설정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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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 북산은 전국대회를 앞두고 타 지역의 고등학교와 연습경기를 하러 떠나게 되는데, 여기서 강백호는 제외된다. 경기를 뛰고 싶어하는 강백호의 바램과는 반대로 안 선생님은 본격적인 전국대회가 시작되기 전 그의 부족한 기본기를 더 닦아놓을 필요성을 느끼고 1대1로 슛 과외를 하기로 결심한다. 슛 동작의 모든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주는 안 선생님의 섬세한 지도에 슛이 약점이었던 강백호는 조금씩 슛의 감을 잡아나간다. 이 과정에서 소위 백호군단이라 불리는 강백호의 친구들이 비디오 촬영 등을 통해 그의 슛 폼 교정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자신들이 농구부도 아닌데도 친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돕는 참으로 의리있는 친구들이다.

14권의 마지막에는 그동안 열심히 훈련하느라 헤진 운동화를 새 운동화로 교체하기 위해 농구화 전문점에 방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곳의 사장님은 과거 농구를 했었던 농구선수 출신이었는데, 매장에 온 강백호를 알아보고 강백호에게 잘 어울리는 멋진 농구화를 소개한다. 북산의 색을 상징하는 빨강과 검정이 들어간 농구화였다. 사장님의 응원을 받으며 강백호는 이제 전국대회로 향한다.

더 농구를 잘하고 싶습니다. 단지 그것 뿐입니다. - P33

난 반대다. - P34

우선... 우리나라 최고의 고교 선수가 되도록 해라. 미국엔 그 후에 가도 늦지 않아. - P45

덩크를 하면... 바닥에 2, 3명은 나가 떨어지잖아요. 그걸 위에서 내려다보는 게 아주 재밌어요. - P41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없다. - P55

옛날은 옛날이고 지금은 지금이야. - P57

널 위해 팀이 있는 게 아냐. 팀을 위해서 네가 있는거다!! - P73

기초가 없으면 어떤 재능이라도 피어나지 못하니까. - P75

넌 아직 가능성이 있다!! 환경에 따라 최고로도, 최악으로도 변할 수 있어!! - P79

태웅이의 머릿속은 농구만으로 꽉 차 있어.... - P103

원래부터 내가 비집고 들어갈 틈 따윈 어디에도 없었어.... - P104

확실한 목표를 정함으로써 이제 흔들리지 않게 되었구나,
태웅아.... 그것으로 됐다... - P109

또 기초야? 매일매일 기초, 기초, 기초. - P114

지금까지 녀석에게 없었던 뭔가가 싹트기 시작했다.
녀석의 내면에서 용솟음치는 뭔가가... - P124

이제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 P125

전국대회 8강을 노릴 수는 없습니다. 전국제패가 저의 꿈입니다. - P141

이것이 실력이다. - P152

풋내기가 상급자로 가는 과정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것이 그 첫번째. - P194

슛 2만 번이에요. - P198

2만으로 부족하지 않을까요? - P198

힘이 너무 들어가는 군... 심호흡을 하고…… 상체를 편안하게... 긴장을 풀고... 슛은 힘이 아니니까…. - P202

상반신의 힘으로만 던지려니까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는 걸세. 중요한 것은 오히려 하반신이지. - P204

무릎을 사용해서... 밑에서 위로.... - P204

무릎이 중요한 거네. - P205

모처럼 무릎을 써서 밑에서 위로 힘을 전달했는데... 여기서 이상한 쪽으로 가서, 볼에 힘이 전달되지가 않는 거예요. - P206

익숙해지면 불편하지 않게 되네. - P207

마지막은 손목을 써서... 공은 포물선을 그리듯이 높이 던진다. - P208

지금의 감각을 잊기 전에 던져야 해!! - P209

거리가 틀리는 건 괜찮지만 옆으로 빠지는 건 안 돼!! - P216

아직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 있어요. 백호 군. 볼을 받는 것에서부터 쏘는 것까지가 하나의 흐름인 거네. - P217

일정한 리듬으로 슛하는 거야. - P217

리드미컬하게 하는거예요. 몸이 지쳤을 때 반드시 이 리듬을 생각해내야 하네. - P218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 P227

지금이 가장 성장할 수 있는 시기다.... 일주일 만에 몰라보게 성장할 수도 있다. - P229

정말 길었다... - P234

2만 개다ㅡ!!! 끝났다ㅡ!!! - P235

해냈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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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신장재편판 13 - 북산 vs 능남 3
이노우에 타케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3권에서는 능남과 북산의 치열한 명승부가 드디어 마무리된다. 개인적으로 이번 권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벤치 멤버라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왔던 안경 선배 권준호가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 것 그리고 마지막에 강백호가 리바운드를 한 뒤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슬램덩크를 내리꽂는 장면이었다. 이 두 장면을 보면서 뭔지 모를 짜릿함과 쾌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북산의 주장인 채치수와 능남의 주장인 변덕규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포옹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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