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구도자가 되는 길‘이라는 주제로 내용이 이어진다. 읽으면서 든 생각은 불교의 가르침에 일정부분 융통성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좋게 표현하면 ‘유연한 사고방식‘ 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수순중생隨順衆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생의 뜻이나 바람에 응하여 주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 P210

출진出塵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진塵, 즉 티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마음을 어지럽히는 번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 P210

"불도를 배우는 사람은 먼저 가난해야 한다. 가진 것이 많으면 반드시 그 뜻을 잃는다. 진정한 수행자는 한 벌의 가사와 바리때 외에는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 거처에 집착하지 않고 모세暮世에 마음 쓰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불도에만 전념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정진하는 사람은 저마다 그 분수에 따라 이익을 얻는다. 가난한 것이 불도에 가깝기 때문이다." - P211

선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주어진 가난이 아니라 우리가스스로 선택한 가난, 절제된 생활입니다. - P211

불도를 배우는 사람은 일을 미루어 뒷날을 기약하거나, 그때 가서 수행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이때를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하루하루 부지런히 정진해야 합니다. 세월은 결코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 P211

지금 어디를 향해서 나의 걸음을 내딛고 있는지, 하루하루를 헛되이 소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물으십시오. - P212

"비록 그 지위가 높다 할지라도 언제 어떤 일이 그대 신상에 일어날지 알 수 없소. 거기에다 지금 그대의 마음은 마치 섶에 불이 붙은 것처럼 교만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지 않소, 이것을 위태롭다고 하지 않고 뭐라 하겠소." - P214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른 것이오." - P215

누구나 알 것 같고, 실제로 안다고 생각하는 이 간단한 것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가장 행하기 힘든 것입니다. - P215

나쁜 짓 하지 않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착한 일을 행할 때 그 마음은 저절로 맑아집니다. 우리가 착한 일을 하게 되면 내 마음이 저절로 맑아져요. 또한 열린 그 마음이 착한 일을 하게 됩니다. 마음의 바탕은 본디 선한 것이기 때문에그렇습니다. - P216

신앙생활은 한마디로 마음을 맑히는 일입니다. - P216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이 얼마나 투명한가, 얼마나 열려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건 시간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불교에 귀의한 지가, 어떤 신앙을 믿게 된 지가 오래됐다고 해서 마음이 더 투명하거나 맑은 것은 아닙니다. - P216

사실 종교적인 이론이라는 것은 공허합니다. 경전 읽고 어록 읽고 해도 한없이 공허하거든요. 많이 알려고 하지 마세요. 많이 알수록, 많이 보고 들을수록, 거기에 걸려서 실제로 행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론적으로 불교가 무엇인지 모른다 하더라도 자기 본심대로 착하게 살면, 남한테 해 끼치지 않고 하루하루 성실하고 떳떳하게 살면 그게 바른 정신, 바른 종교입니다. 하루하루 행할 수 있으면 됩니다. - P217

아는 것이 너무 많으면 병이 돼요.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됩니다. 무학無學이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닙니다. 무학이란 무엇입니까. 많이 배웠음에도 배운 것에 걸리지 않는 상태,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입니다. - P217

아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돼요. 배우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배워도 거기에 걸리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학식이 자랑거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적게 알면서도 많이 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를 듣고도 열을 행할 수 있다면 그는 바로 듣고 바로 알아차린 사람입니다. - P217

만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게 쉬운 길이에요. 밝은 표정과 따뜻한 말씨로 이웃을 대해야 합니다. - P217

누군가에게 친절히 대하면 내 마음이 열려서 따뜻해져요. 이건 우리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겁니다. 친절히 대하면 저쪽과 이쪽의 문이 열려 서로 친밀감을 갖게 됩니다. - P218

누가 나한테 불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내가 일찍이 남에게 친절을 베풀지 못한 것이 돌아오는 것입니다. - P218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 친절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을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을 그때그때 열어야 돼요. 마음이 열려야 갈등과 대립이 사라집니다. 마음이 열려야 하나를 이룰 수 있어요. 이것은 개인도 그렇고 가정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습니다. - P219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무엇 하나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 P219

집안에 어떤 갈등이 있다면 남편과 아내가, 부모와 자식이 서로 마음을 열지 못한 거예요. 마음이 열리지 않은 상태예요. 뭔가 뒤틀려서 그냥 건성으로 데면데면하게 지내게 됩니다.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 마음을 맑히는 그런 훈련을 해야 해요. - P220

"평상심이 도道다. 일상적인 그런 마음가짐이 바로 도다. 도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마음 씀씀이가 바로 도다." - P220

우리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면, 미워하고 원망하는그 어두운 기운이 내 자신을 감싸서 괴롭힙니다. 그런데 누군가를 사랑하고 따뜻하게 대하면 사랑과 따뜻한 기운이 나를 감싸요. 나를 즐겁게 해요. 무엇을 선택할지는 자명합니다. 이와 같이 이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그 업의 힘으로 움직입니다. - P220

과일에 씨앗이 들어 있듯이 살아 있는 목숨에는 죽음의 씨앗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 P221

절에 다니시는 분들은 중음신中陰身이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사람이 죽은 뒤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의 상태를 뜻하는 말입니다. - P221

떠도는 넋들, 어디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넋들을 중음신이라고 그래요. 잘못 살아온 그 후회 때문에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끝없이 방황하는 넋이에요. - P221

위령제를 지내고, 사십구재를 지내고 하는 것은 중음신을 천도薦度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중음신이 있을 수 있어요. 마음의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쏠려 다니는 사람은 이미 중음신이거나 중음신이 될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 P221

부질없는 일에 인생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한 생애가 결코 길지 않아요. - P221

불교 기초 교리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업業만 남아 생을 따른다." 이런 법문이 나옵니다.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업만 다음 생으로 이어진다는 뜻이에요. - P222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에게나 이웃에게나 빛이 되고 도움이 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것은 저마다 한몫을 하기 위한 것입니다. 공연히 엄마 배나 아프게 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 P222

우리가 좋은 일을 하면 이 세상이 좋은 기운으로 채워져서 살기가 좋아집니다. 도리에 어긋난 짓을 하면 그 나쁜 기운 때문에 살기가 어려워집니다. 내가 좋은 일을 하면,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좋은 일을 하면 우주는 좋은 기운으로 채워집니다. 비록 우주가 무변광대無邊廣大하더라도 그 안을 가득 채우고도 남습니다. - P223

위기의 본질은 결코 모자람에 있지 않습니다. 결핍이 아니라 과잉이 문제입니다. 함부로 생산하고 함부로 낭비해 버린 것에 원인이 있어요. 애당초 지구 자원이 모자라서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인류에게 충분한 자원이 주어졌는데도 마구잡이로 탕진하기 시작하면서 위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 탕진의 뒤편에는 과잉 생산과 무분별한 낭비가 합작해 낳은 괴물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 괴물이 깨어나 지금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 P224

『법구경』에 보면 이런 말씀이 나와요.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착한 마음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그 주인을 따르듯이." - P225

마음이 천당도 만들고 지옥도 만듭니다. 마음이 근본입니다. - P225

"선한 일은 서둘러 행하고, 악한 일로부터는 마음을 멀리하라. 선한 일을 하는 데 게으르면 그의 마음은 벌써 악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 P225

자꾸 뭘 미루지 마세요. 미루는 것은 악을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선한 일을 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 P226

서두르십시오. 서둘러도 늦습니다. 선한 행동을 하는 것에는 부지런함이 있을 수 없어요. - P226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루에 한 가지라도 착한 일을 하여 남을 도울 수 있다면 그날 하루는 헛되이 살지 않고잘 산 날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 삶에 가치와 의미가 더해진 것입니다. 길에 떨어진 휴지 하나 줍는 일을 가볍게 보지 마세요. 작은 선행이란 없습니다. 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서 항아리를 채우고 강을 이루는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내가 하는 악업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불씨 하나가 온 산을 모두 태우는 법입니다. - P226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서 왔습니다." - P226

좋은 목적은 좋은 수단이 동반될 때 비로소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 P231

삶은 미래가 아닙니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에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지금 이 자리를 벗어나지 않아야 돼요. - P231

우리는 흔히 현재에 살면서도 생각은 과거에 두고, 또 오지도 않은 미래 쪽으로 달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현재가 소멸되고 말아요. 내 몸뚱이만 현재에 걸려 있지 실존은 현재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바로 현재 이 자리를 소중하게 생각하십시오. - P232

시는 대체로 짧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짧은 시라도 읽는 데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한 호흡, 한 호흡 긴 숨결로 음미해야 합니다. 시를 앵커가 뉴스 대본 읽듯 해서는 안됩니다. 느리게 그리고 깊게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의 참맛을 알 수 있어요. 이것을 올림픽 구호 외치듯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 읽어서는 정신의 심연에 이를 수 없습니다.
‘더 느리게, 더 깊게, 더 울림 있게‘ 읽어야 합니다. - P233

느리게 시를 읽으십시오. 느리게 시를 읽으면 속도에 지친몸에 생기가 돕니다. 사람이 젊어집니다. 컴퓨터 사각 스크린 안에는 인간의 마음이 없습니다. 편리함은 있어도 인간의 향기는 없습니다. 산으로 들로 나가서 만났을 때만, 그렇게 구체적인 접촉을 통해서만 그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 P233

무엇이든지 빨리 이루려고 서두르지 마십시오. 인간이 성숙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나의 씨앗이 움트고 꽃피고 열매 맺기까지는 계절이 바뀌어야 합니다. 사계절의 순환이 받쳐 주어야 합니다. 오늘 씨 뿌리고 내일 꽃 피기를 바라지 말고, 오늘 꽃 피었다고 모레 열매 맺기를 바라지도 마세요. 미당이 말하지 않았습니까.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던 것이라고. 이 울음의 깊이를 알아야 인간으로서 향기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 P234

문명은 직선이에요. 이때의 직선은 비정함입니다. 자연은 곡선이에요. 이때의 곡선은 다정함입니다. - P234

여유란 단순히 물질이나 시간이 넉넉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넉넉한 것입니다. - P235

인생을 경제 논리로 따지지 마십시오. 시간 낭비라는 말로 삶의 여유를 단죄하지도 마십시오. 경제는 이차적이고 부수적인 것입니다. 일차적이고 본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인간을 탐구하는 일이 우리 인간의 본질입니다. - P235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 P236

시간에 쫓기는 사람은 죽으러 가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예요. 인생의 종점은 죽음인데, 시간에 채찍질을 하면 그 죽음에 더 빨리 이르고 맙니다. 반면에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영혼의 밭을 가는 사람입니다. 이 밭에 무엇을 심고 가꿀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 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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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밖에서 얻을 수 있지만 지혜는 마음에서 움트는 것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여기서 파생된 마음가짐의 중요성, 그리고 출가한 사람들을 위한 조언까지 나오는데,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생각해볼만한 내용들이 많아서 유익했다.

밖에서 주워 모은 지식? 그런 건 지혜가 될 수 없어요. 그래서 "문으로 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가 될 수 없다."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 P183

지혜는 누군가로부터 배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은 남에게 받을 수 있지만 지혜는 받을 수 없어요. 지식은 머리에서 자라나는 것이지만, 지혜는 마음에서 움트는 겁니다. 그 지혜는 우리 마음에 꽃으로 피어나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 밖에서 찾지 말라." 이렇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밖에서 주워 모은 것으로는 지혜의 탑을 쌓을 수 없습니다. - P183

마음 밖에서 찾지 마세요. 이 세상 모든 것은 순간순간 새로운 것으로 채워집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릅니다. 비록 거죽은 비슷하여 똑같은 눈매와 똑같은 목소리를 하고 있지만 어제의 나는 이미 죽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나는 새로운 나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그렇게 순간마다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 P183

무엇이 똑같아 보인다면 그건 우리 마음속에 과거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과거를 통해서, 어떤 관념의 눈을 통해서 바라보기 때문에 늘 똑같은 것처럼, 같은 것이 되풀이되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겁니다. - P183

진정한 삶은 순간마다 새롭습니다. 꽃을 보세요. 어제 핀꽃이 다르고 오늘 핀 꽃이 다릅니다. 같은 것처럼 보여도 다릅니다. 그 빛깔과 그 향기와 그 모습이 다르다고요. 순간마다 새로운 이 삶이 종교적 신비예요. 이 신비가 우리를 본래의 나에게로, 본래의 자아에게로 인도합니다. - P184

참된 종교는 인간의 의식, 인간의 가슴을 활짝 열게 합니다. 어떤 사람이 바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 하는건 무엇으로 알 수 있습니까? 바로 가슴으로 알 수 있습니다.
가슴이 활짝 열려 있는 사람은 말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수 있습니다. 가슴이 겹겹으로 닫혀 있으면 아무리 달변을 늘어놓고, 거짓으로 선행을 해도 가짜임을 알 수 있습니다. - P184

종교는 추상적인 군중이 아니라 구체적인 개인과 관계를 갖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역이에요. 개인만이 실체를가진 존재이지 조직이나 집단은 실체가 없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변화해야만 개인이 몸담고 있는 사회도 변화의 길을 가게 됩니다. - P184

어떤 수식어가 붙는건 진짜가 아닙니다. 진짜 큰 것에는 크다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수식어 같은 건 없어도 돼요. 엄연한 실체가, 엄정한 존재가 있으니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습니다. - P185

불교는 부처님을 받들고 숭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하는 사람이 불자인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 부처가 되려는 사람, 스스로 눈을 뜨려는 사람이 진정한 불자입니다. - P186

첫째, 종교적인 사람은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끊임없이 묻는 사람입니다. 해답은 그 물음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렇게 묻는 사람이 영원한 구도자입니다. 참을 향해서끝없이 노력하는, 끝없이 정진하는 구도자예요. 구도자는 어디에도 안주하지 않습니다.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습니다. - P186

둘째, 종교적인 사람은 온갖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시킨 사람이에요. 자기중심주의로부터 벗어난 사람,
이기심과 야심으로부터 자기를 자유롭게, 또 바람처럼 풀어놓은 사람이에요. - P186

셋째, 종교적인 사람은 물질적인 빈부와는 상관없이 마음이 가난한 사람입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자기 분수를 알아서 자제할 줄 안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마음에 중심이 잡혀서 평온하다는 거예요. 탐욕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마음의 가난은 덕이 됩니다. 스스로 자기 삶을 자제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맑은 가난은 미덕입니다. - P187

현대인의 불행은 옛날과 달라서, 결핍이 아니라 과잉에서 옵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불행은 무엇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고 넘쳐서, 그걸 감당하지 못해서 생기는 것입니다. - P187

우리는 내면에서부터 맑은 가난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래야 헛된 욕구도 욕망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내면에 있는 맑은 가난을 통해서만 삶의 진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경지에는 아무 갈등도 없고, 어떠한 분란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 P187

내면에 맑은 가난이 없으면, 안으로 찬 것이 없기 때문에 흔들리고 맙니다. 안으로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의 중심이 안 잡혀 있기 때문에 과시하고 허세를 떨고 권력에 편승하고 소유물에 빠져듭니다. - P187

사람들은 마음이 공허할 때 물건을 사들여요.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그 공허한 마음이 해소됩니까? 오히려 집착만 더생겨요. 그렇게 사들인 물건은 결국 귀찮은 쓰레기가 되고마음의 짐이 됩니다. 무엇 때문에 돈을 들여서 버려야 할 쓰레기를 사려고 합니까. - P188

버린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지고 가서 보람 있게 쓰면 돼요. 유용하게 쓰면 되는 겁니다. 내게는 짐밖에 안 되는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물건도 윤회를 하는 것입니다. - P189

넷째, 종교적인 사람은 자신이 믿는 종교 그 자체로부터도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종교란 결국 무엇입니까? 일종의 문화현상이에요. 종교를 절대시하지 마세요. 이 세상에는 수많은 문화 현상이 있습니다. 철학이나 예술 같은 분야도 있고 정치나 경제 같은 분야도 있습니다. 이들도 모두 문화 현상입니다. 그중 하나가 종교일 뿐입니다. - P189

종교라고 해서 특별한 게 아닙니다. 종교를 무소불위의 절대적 가치로 보는 것은 종교 자체를 모르는 것입니다. 태초에 종교가 있었던 것이 아니고 사람이 살다 보니까 이러한요소도 필요하기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어디 조용한 곳에가서 기도하고 싶은 마음, 혼란스러운 정신을 다스리고 싶은 마음, 이런 욕구가 인간 내면에서 일어났고 그 씨앗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 것이 바로 종교로 이어진 것입니다. - P189

자신의 마음을 어떤 틀에 가두거나 한정해 버리면, 비록 그것이 종교라 하더라도 인간은 자유롭지 못하게 됩니다.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어요. 그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마음만이 진리를 발견할 수 있고 크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 P189

《금강경》에 "진리도 버려야 할 텐데, 하물며 진리 아닌 것이랴." 이런 구절이 있어요. 진리 자체에 얽매이지 말라는 거예요. 노예가 되지 말라는 거예요. 우리가 제대로 살면 되는 거예요. 종교적인 사람은 어디에도 안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거듭거듭 성장할 수 있어요. 날마다 새롭게 성숙할 수가 있습니다. - P190

"모든 것을 맛보고자 한다면 어떤 맛에도 집착하지 말라.
모든 것을 알고자 한다면 어떤 지식에도 매이지 말라. 모든것을 소유하고자 한다면 어떤 것도 소유하지 말라." - P190

"모든 것이 되고자 한다면 어떤 것도 되지 말라." 이렇게 압축할 수가 있어요. 무엇이 되려고 하면 그것에 매여서 그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거예요. 자기 자신을 어떤 틀에도 가두지 말고 한정시키지도 말라는 거예요. 사람은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완성으로 가는 과정 속에 있습니다. 사람은 끝없이 완성되어 가야 할 그런 존재예요. - P190

우리가 살고 있는 세월이라는 건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불변하지도 않습니다. 늘 변해요. 우리는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 P191

실망하지 마십시오. 위기 속에는 반드시 희망이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경제 난국이라는 것은 우리 미래를 위해서 새롭게 시작하라는 명징한 교훈입니다. - P192

희망이란 무엇입니까? 내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절망한 사람에게는 내일이 없습니다. 우리에겐 내일이 있으니 희망도 있는 거예요. 인생에는 맑은 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흐린날도 있고 바람 부는 날도 있어요. 흐리고 바람 부는 날이 지나가면 반드시 맑은 날이 옵니다. 이것이 우주의 순환입니다. 늘 이렇게 순환해요. 인류 역사 자체가 그렇습니다. 개인도, 사회도, 나라도 그렇게 순환합니다. 그러므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 P193

사람은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을 개발할 수 있다 - P194

새롭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변화와 시련을겪으면서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질 수 있다면 오늘의 위기가결코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 P194

스콧 니어링이라는 성실한 자연주의자가 있습니다. 백 년이라는 시간을 살면서 깊고 심오한 관조의 세계를 펼친 사람입니다. - P194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결코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검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의 땅을 느껴라.
근심 걱정을 떨쳐 버리고 그날그날을 살라.
다른 사람과 나누라. 인생과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라.
생활 속에서 웃음을 찾으라.
이 세상 모든 것에 애정을 가져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안으로 살펴보라." - P195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하지 않습니까? 웃음은 단지 즐겁고 기쁜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복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본질 중 하나는 복입니다. 행운이나 재물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복입니다. 복은 상서로운 것이며 나누는 것입니다. 나를 이루는 근원이며 남을 이롭게 하는 수단입니다. - P196

웃으면 복이 옵니다. 얼굴 찌푸리지 마세요. 복이 누군가 집에 찾아갔다가도 주인이 찌푸리는 걸 보고 ‘어이쿠, 다른곳에 가야겠네.‘ 돌아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들어오는 복을 자기 스스로 내치지 마세요. 이 복으로 나와 이웃을 이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너무 간단합니다. 웃으면 됩니다. 이 단순한 가치가 가장 위대한 가치가 된다는 것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더 아름다운 인생을 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 P196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보려면 종교안宗敎眼을 갖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한 눈만 있어도 안 됩니다. 그에 어울리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세상 모든 것에 애정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 P197

출가라는 건 무엇입니까? 단지 살던 집에서 나온다고 해서 출가인 것은 아닙니다. 낡은 집으로부터, 즉 어떤 고정 관념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입니다. - P198

율장律藏은 부처님이 제정하신 계율의 조례를 모은 책입니다. - P199

"출가에 대해서 나는 이야기하리라. 집에서 사는 생활은 좁고 번거로우며 먼지가 쌓인다. 그러나 출가는 널찍한 들판이며 번거로움이 없다. 출가한 다음에는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를 멈추었다. 말로 짓는 악행도 버리고 아주 깨끗한 생활을 하였다." - P200

삼업三業은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세 가지 업인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 이르는 말입니다. 수행이 무슨 특별한 것이 아니에요. 추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몸으로 하는 행동, 입으로 하는 말, 내 마음속으로 하는 생각. 이 삼업을 맑히는 일이에요. - P201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한 일 두루 행해서 그 마음을 맑히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께서 주시는 가르침이다." - P201

임제 선사 법문에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임하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그러면 임하는 모든 곳이 참되리라." 이런 뜻입니다. 쉽게 말하면 주인이 되라는 거예요. 어느 곳에 가든 그곳의 주인이 되라는 겁니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그가 몸담고 있는 그 자리가 바로 법계가 되고 진리의 세계가 되는 것입니다. - P203

두타행頭陀行이란 의식주에 대한 집착을 떨치는 수행을 말합니다. - P204

마지못해서, 어쩔 수 없어서 지니게 된 것은 대단함이 아닌데, 스스로 누추함을 선택한 것은 귀한 거예요.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 P205

직접 농사를 지어도 되고 음식을 만들어도 되는데 왜 부처님은 이를 금하고 걸식乞食을 하라고 하셨을까요? 농사를 짓거나 음식을 만들면 세속적 욕망과 번뇌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 P206

칠가식七家食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걸식을 위해 일곱 집을 돈다는 거예요. 일곱 집을 모두 돌기 전에 바리때가 차면 거기서 그치고, 일곱 집을 돌아도 바리때가 차지 않으면 찬 만큼만 먹습니다. 아무것도 없으면 그냥 굶습니다. - P206

경전에 차제걸이次第乞已라는 말이 나오는데, 한 집 한 집 그러니까 차례차례 걸식할 집을 찾아간다는 뜻입니다. 즉 구별하여 가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 P207

최초의 불교 정사인 죽림정사나 수달 장자가 세운 기원정사가 생기기 전에는 수하좌樹下座예요. 말 그대로 나무 아래에서 정진했습니다. - P207

나무는 사람보다 낫습니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도 의연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수행자의 모습 아닙니까? 그걸 배워야 돼요. 선지식으로 삼으세요. 야단스러운 것은 선지식이 아닙니다. 그건 사이비입니다 진짜 선지식은 나무나 바위나시냇물처럼 말이 없습니다. - P208

(출가 생활을 위한 네 가지 요소 중)마지막은 진기약陳棄藥입니다. 소 배설물을 발효시켜서 만든 것인데, 이것으로 병을 다스렸다고 그래요. 그런데 몹시 아프더라도 이레를 넘겨 먹으면 안 된다고 합니다. 오래 약을 먹으면 범계犯戒, 즉 게를 범하게 되는 거라고 했어요. - P208

"내가 너희들에게 술을 못 마시게 한 것은 그것이 정신을 해하는 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사람을 낫게하는 것이라면 왜 못 마시게 하겠느냐. 그때는 그것이 술이아니라 약인 것이다."
이것이 부처님의 진짜 가르침이에요. 이것이 진짜 계戒입니다. 계는 엄격하기만 한 것이 아니에요. 융통성이 있어요. - P209

계라는 문門은 열 수도 있고 닫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늘 닫혀만 있다면 그게 벽이지 어찌 문입니까? 그렇다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하는 식으로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면 안 됩니다. "이건 술이 아니라 약이오." 하면서 마셔대면 천규天規를 어기는 것입니다. - P209

극단은 불건전하기 마련입니다. 지나친 쾌락도 안 좋은 것이고, 지나친 고행도 안 좋은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중도를 설하셨습니다. 녹야원鹿野苑에서 다섯 수행자를 두고 최초로 설한 것이 중도 법문 아닙니까?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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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 이어 예술 경영 분야와 관련된 개략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읽으면서 결국 예술도 돈으로 치환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게 현실이라는 걸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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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절을 바꿔서 저자가 졸업한 학교인 한예종과 관련된 내용들이 나온다.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지만 개인적으로 저자가 한예종을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이 눈에 띄었다. 예술가만의 지독한 열정이라든가 남들이 무엇을 하든간에 주눅 들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 등이 인상깊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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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저자가 세무사 공부를 하기 전에 행정고시를 준비했었던 일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한예종에 입학시험을 치를 때 문화예술인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 예술인들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려는 동기로 도전했다고 한다. 시험준비를 위한 동기 자체는 꽤나 멋져 보였으나 동기에 걸맞는 수험생활을 보내지 못하고 1년만에 깔끔하게 접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여러가지 교훈들은 이후 도전하게 된 세무사 시험을 단기간에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실패라는 것을 무작정 안 좋게만 볼 일도 아닌 듯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에디슨의 말이 문득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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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는 저자가 한예종에 다닐 때 했던 여러 번의 실습을 통해 느끼고 배운 점들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읽으면서 경험의 중요성이라는 게 어떤 건지를 좀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단순히 책이나 기타 매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듣는 것도 물론 아예 아무 것도 안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역시 직접 부딪치면서 몸소 느끼는 경험들이 우리의 머리는 물론이고 마음 속 깊숙한 곳까지 새겨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공연과 행사시 기획자와 아티스트의 역할에 대해서도 덤으로 알 수 있어서 각종 이벤트들의 생태계에 대해서도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본문에 저자가 교수님을 도와 ‘무용 콩쿠르‘ 실습을 했던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실습을 통해 저자의 역량이 엄청나게 발휘되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저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감당해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으로 배운 것들을 실전에서 빠짐없이 써먹었던 저자의 모습을 보며 참 대단하신 분 같다는 생각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도전 받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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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저자는 학부시절 일본 교토로 교환학생을 다녀왔던 경험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것들이 많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해가면서 읽어봤는데,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사진으로만 봐도 신선했는데, 실제로 가서 보고 경험한다면 더욱더 좋을 듯하다.

공연/콘서트/전시는 모두 비즈니스입니다. 자금을 어떻게든 구해와서 잘 관리하고 이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 P242

예술경영이야말로 예술 중의 예술 - P242

지원금을 교부받고, 용도에 맞게 지출하고, 공연이 끝나면 정산하고...  - P242

동료 예술가들에게 특이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습니다. 어쩌면[예술의 세계]와 지구 반대편만큼이나 거리가 먼 것이 [숫자의 세계] 아닐까요? - P243

예술가들은 세금을 힘들어하고, 세무지식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반대로 일반 경영학과 출신들은 예술의 세계를 막연해합니다. 예술의 세계는 가까이하기 어려운 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 P244

세금 때문에 애먹는 예술가들, 기획자들에게 지식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어떤 예술가라도 사회에 나오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을 가질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 P244

넘어야 할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 P248

최고로 거듭나게 되면 세간의 평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 P248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을 하라.‘ - P249

‘내 인생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 P249

자기 작품 세계를 위해서 인생을 온전히 바치는 학생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예술가만의 지독한 열정을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열심히 한다 정도가 아닙니다. 거의 자기파괴적인 예술가만의 열정을 볼 수 있습니다. 겪어본 입장에서 고시공부가 아무리 힘들다 해도, 예술가의 열정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P251

세상에는 천재라고 불리는 자들이 많다는 걸 알았고 반대로 아무리 천재라도 자기 분야 외에서는 다를 것 없이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겸손하게 제가 제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되, 한편으로는 주눅 들지 않고 내 것을 개척해 나가면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된 듯합니다. - P251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잘하면 될 것 - P251

예술가들과 어울리다 보니, 인생을 옭아매는 많은 선입견과 관념들도 버릴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규칙들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다 보니, 어떤 규칙들은 생각보다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예술가들은 실력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나이, 기수, 성별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초월하게 됩니다. 반대로 어떤 규칙들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싫어도 해야 하고, 힘들어도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 P251

다치지 않고 일하려면 항상 거친 말투로 긴장감을 유지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큽니다. - P257

오로지 시험에 합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부만 효율적으로 해야 - P260

가장 효율이 좋은 오전 시간 - P260

시험에 붙으려면 시험과목만 집중해서 공부해야 되거든요. - P260

시험에 나오는 문제를 많이 써보아야 - P261

시험장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손으로 쓸 줄 알아야 합격 - P261

세상이 만만치가 않다. 겸손해야 한다 - P262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공부 습관을 다 뜯어고쳤습니다. 먼저 시험과 관련 없는 것은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바뀌어 유튜브, 넷플릭스 재미난 것들이 더 많아졌지만 오로지 시험에 도움이 되는 일로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신문,
핸드폰도 당연히 하지 않았습니다(지적 호기심은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 P262

다음으로, 안다는 게 전부가 아니다. 시험에 나오는 문제를 쓸 수 있게 되어야 공부가 된 것이다, 고 명심했습니다.
그래서 강의는 최소한으로만 듣고, 답안을 쓰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못 써도 되니까 손이 저리도록 쓰고 또 썼습니다. 그러자 점점 나아졌습니다. - P263

공부는 웬만하면 혼자 했고, 동료와 같이 공부할 때도 밥만 같이 먹고, 한 공간에서 공부한다는 것 이상으로 웃고 떠들거나 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습니다. - P263

20대의 어린애는 실패해도 되지만, 30대의 가장은 실패할 수 없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 겸손해집니다. - P263

윗사람들은 조금 손해 보더라도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면서 아랫사람들을 끌어나가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랫사람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이상이나 능력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익을 줄 수 있는 능력이나 어느 정도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P268

여러 이해관계를 조심스럽게 다루지 않으면 갈등의 불씨가 된다 - P268

공연 예산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서로 예산을 쓰려고 눈치싸움을 합니다. 공연에서 본인이 눈에 띄는 기여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고, 잘 된 디자인은 곧 포트폴리오가 되어 디자이너의 커리어에 쌓여나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기 파트만 잘 되어봐야 공연 전체가 무너져서는 다 같이 망하게 됩니다. - P268

실무에서는 기획자가 주도권을 가지고 예산을 배분하면서 어디에 힘을 더 줄지 결정합니다. 기획자가 그럴 권력이 있는 이유는 공연자본을 기획자가 구해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교 공연에서는 학교에서 예산이 주어지다 보니, 기획자에게 그런 권위가 서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들이 겨루는 과정만 지켜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 P268

처음에 훨씬 보수적으로 예산을 배분하고, 남는 돈을 어디에 더 투자할지를 의논하는 방식으로 갔어야 - P269

어떤 조직이든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 P270

단호하게 원칙으로 판단해야 한다 - P270

학교에서 큰 실습을 끝내고 나니 좀 더 큰 무대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습니다. 그 자신감이 미래에 더 큰 실습들을 해낼수 있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 P271

공연보다 행사를 할 때 기획자 책임이 큽니다. - P272

공연에서 기획자는 아티스트를 돕고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지만, 무대 위의 일은 아티스트 몫입니다. 무대, 의상, 조명, 음향, 특수효과는 아티스트에게 권한이 있습니다. 기획자는 재무, 물자조달, 법무를 지원하는 형태로 됩니다. - P273

행사는 기획자가 할 일이 많습니다. 강연자는 PT만 준비해 오고 나머지 강연에 필요한 화면, 음향, 조명 등 기획자가 환경을 조성합니다. - P273

행사가 공연보다 구성이 다채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인사말, 본론, 축하공연, 세리머니 프로그램이 있고, 로비에서도 전시, 오브리 연주, 리셉션이 진행됩니다. 또 공연에서는 굿즈 판매가 선택사항이지만, 행사는 거의 필수적으로 기념품 구상이 들어갑니다. - P273

공연은 관객이 입장하여 자리에 앉아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공연 전과 인터미션 때만 관객 움직임을 관리하면 됩니다. 반면 행사는 시종일관 손님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방명록도 기록하고, 목걸이를 차고 서로를 알아보며 담소를 나누고, 귀빈과 일반 관객이 있고, 참석자를 사전부터 케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P273

[그날 쓴 돈은 그날 기록한다]는 원칙 - P275

콩쿠르는 비영리사단법인이 주체가 되어 스태프를 고용하고 행사를 꾸립니다. 상급기관으로 수뇌부인 법인 이사진이 있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집행위원회 자문을 받는 식이었습니다. 콩쿠르 주된 가이드라인은 집행위원회에서 결정되고, 사원총회에서는 그 자문을 승인하는 형태로 운영했습니다. - P276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야 한다는 근성 - P279

엄격한 동작, 엄격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고전적인 발레와는 달리, 발레의 동작을 차용하되 파격적인 구성과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한 것이 모던 발레입니다. - P281

단독주택 (잇코다테) - P284

전에도 게이들과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동성이라는 사실 외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면 같이 지내는 데 특별할 것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 P284

[시조 카라스마] ...(중략)...
빌 에반스의 <Waltz for Debby>  - P285

[히가시야마] ...(중략)...거대한 오렌지빛 토오리로 유명한 [헤이안 신궁] - P285

나중에 가서야 우리나라에서는 상대가 손윗사람이면 선생님이라는 칭호를 편하게 쓰는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정말로 학교 선생님이거나, 의사/변호사이거나, 국회의원 정도에게만 쓰는 극존칭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 P286

[카츠토지] ...(중략)...카츠동 위에 올라가는 토핑을 따로 국밥처럼 반찬처럼 먹는 것입니다. - P286

제가 머무르던 집은 히가시야마에 있었는데, 히가시야마는 사쿄구에 속해있습니다. 사쿄는, [왼쪽 좌], [서울 경]을 뜻합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그 동네는 옛날 천황이 머무르던 궁궐의 동쪽에 있습니다. 동쪽인데 왜 서울의 왼쪽이라고 할까요? 이것은 왕이 궁궐에 앉아 남쪽을 쳐다보고 있으면 그의 왼쪽이 동쪽이 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듣고서는 아주 재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P286

히가시야마는 조용한 마을인데, 제가 머물던 집 근처에는 콘카이코묘지(금계광명사)라는 이름의 큰 절과 공동묘지가 있었습니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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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의사소통의 정의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다소 추상적인 느낌이 든다. 큰 범주로 보면 딱히 틀린 말이라고 하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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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좀 더 읽다가 내 눈길을 끄는 내용을 하나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어떤 시스템을 악용하는 누군가가 항상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는지 문득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런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간혹 한두명씩은 있었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었다. 여기서 독자인 내가 느낀 교훈은 항상 의심하고 또 의심해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의심이라는 게 아예 없었냐고 한다면 또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하지만 오늘 독서를 통해 다시 한 번 경각심을 더 가질 수 있게 된 듯하다. 잠시 풀어져 있던 고삐를 다시 바짝 조인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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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읽다가 만난 이야기 중에 ‘매파와 비둘기파‘ 라는 소제목의 글이 있었다. 이것은 비유적인 표현이긴 한데, 간단히 말해 공격성이 높은 개체와 공격성이 낮은 개체를 대변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듯하다. 독자인 내가 느낀 여기서의 핵심은 어느 한 쪽으로만 균형이 쏠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생존하기 위한 방식이 다를 뿐 어떤 것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생긴대로 사는 게 맞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사람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이 각양각색이기에 남이 가진 어떤 것을 부러워할 것도 없고 그저 자신의 재능을 빨리 찾아서 그에 맞게 살아나가면 된다는 말이다. 성공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마다 정의가 다양할 수 있겠으나 오늘 본문을 보면서 나는 성공이라는 게 어쩌면 ‘잘 살아남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흔히 말하는 성공의 정의를 돈을 많이 번다든가 어떤 명예로운 자리에 선다든가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도 결국에는 잘 살아남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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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이어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매파와 비둘기파와 관련된 보복자와 불량배 그리고 시험보복자 라는 용어가 소개된다. 이 용어들은 각각의 행동 전략을 지칭하는 것들인데, 독자인 나는 이것들을 모두 일종의 생존 전략 중 하나로 이해했다. 자신이 다양한 개체들이 속해있는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 옵션들이라는 말이다. 내가 위에서 했던 생각 중에 성공이라는 것이 ‘잘 살아남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것도 결국 자기 주변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나 자신의 행동전략을 유동적으로 잘 수정하는 것이라는 말로 바꿔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저자도 본문에서 어떤 전략이라는 걸 택했을 때 그것이 늘 한결같이 고정되어 있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유동성있게 바뀔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단일 전략보다는 혼합전략이 생존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다고 독자들에게 말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전략의 유동성을 가지고 줏대가 없다거나 확고한 철학 또는 신념이 없다고 비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생존을 위해서는 어떻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기에 저자의 말처럼 한 가지 전략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그때그때 생존에 가장 유리한 전략을 신속히 판단하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떤 생존 기계가 다른 생존 기계의 행동 또는 신경계의 상태에 영향을 미칠 때, 그 생존 기계는 그의 상대와 의사소통했다고 할 수 있다. - P145

영향이라는 것은 직접적인 인과적 영향을 말한다. - P145

생존 기계의 수많은 동작은 다른 생존 기계의 행동에 영향을 줌으로써 간접적으로 자기 유전자의 번영을 증진시킨다. - P145

동물행동학자의 전통적인 설명에 따르면, 의사소통 신호는 송신자와 수신자 쌍방이 서로 이익을 얻도록 진화한다. - P145

먹어도 독이 없는 많은 곤충은 앞 장에서 말한 나비처럼 다른 맛없는 곤충이나 침을 쏘는 곤충의 모습을 흉내 내 자신의 몸을 지킨다. - P147

포식자들도 거짓말을 한다. - P147

아귀는 꿈틀거리는 지렁이와 같은 물체에 접근하는 작은 물고기들의 습성을 이용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아귀는 ‘여기 지렁이가 있다‘라는 거짓말을 하고, 이를 ‘믿는‘ 작은 물고기는 즉시 잡아먹히는 것이다. - P147

어떤 생존 기계는 다른 생존 기계의 성적 욕망을 이용한다. 벌난초는 벌에게 암벌과 꼭 닮은 자기의 꽃과 교미하도록 한다. 벌난초가 벌을 속여서 얻는 것은 수분 (꽃가루받이) 인데, 이는 두 개의 벌난초에게 속은 벌이 이 꽃에서 저 꽃으로 꽃가루를 옮겨 줄 것이기 때문이다. - P147

사이렌과 로렐라이의 이야기 - P148

의사소통 시스템이 진화할 때는 누군가 그 시스템을 악용할 위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 P148

유전자들의 이해관계가 개체들마다 달라진다면 언제나 거짓이나 속임수 등 개체들이 의사소통 체계를 이기적으로 이용할 여지가 생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같은 종의 개체들 간에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자식이 부모를 속이고 남편이 아내를 속이고 형제끼리 거짓말을 하는 것조차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148

동물의 의사소통 신호는 본래 서로의 이익을 증진시키도록 진화되었고 그런 뒤 나쁜 동물들이 이 신호를 악용하게 되었다고 믿는것도 너무나 순진한 믿음이다. 모든 동물의 의사소통에는 처음부터 사기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지 모른다. 왜냐하면 모든 동물의 상호 작용에는 적어도 어느 정도 이해의 충돌이 내재하기 때문이다. - P149

한 생존 기계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의 아이 또는 가까운 친척이 아닌 다른 생존 기계는 바위나 냇물이나 한 조각의 먹이 같은 환경의 일부다. 그것은 방해물일 수도 있고 이용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바위나 냇물과 다른 점은 반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또한 미래를 책임질 불멸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생존 기계이며, 그 유전자를 지키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P153

자연선택은 환경을 가장 잘 이용하도록 자기의 생존 기계를 제어하는 유전자를 선호한다. 이것은 같은 종이거나 다른 종이거나 상관없이 다른 생존기계를 가장 잘 이용하는 것도 포함한다. - P153

여러 종의 생존 기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생존 기계에 영향을 준다. 그들은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일 수도 있고, 기생자와 숙주의 관계일 수도 있으며, 희소 자원을 놓고 싸우는 경쟁 관계일 수도 있다. 또 벌이 꽃가루 운반자로서 꽃에게 이용당하는 경우와 같이 특수한 방법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다. - P154

같은 종의 생존 기계끼리는 더 직접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자기 종에 속하는 개체군의 반은 잠재적으로 교미 상대이며, 또한 잠재적으로 자기의 자손을 낳고 열심히 길러 줄, 착취 대상인 부모가 될 수 있는 개체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같은 종의 구성원이 서로 매우 닮아 있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생활 수단으로 유전자를 지키는 기계이므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자원에 대해서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되기 때문이다. - P154

일반적으로 수컷들이 암컷을 놓고 싸우는데, 이것은 한 수컷이 경쟁 상대의 수컷에게 해로운 짓을 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에게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 P154

앞뒤 재지 않고 싸우는 것에는 이익(이득)과 동시에 대가(손실)가 따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과 에너지의 손실뿐만이 아니다. - P156

함부로 경쟁자를 죽이려고 하는 것에는 뚜렷한 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크고 복잡한 경쟁 시스템 속에서는 눈앞의 경쟁자를 없애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그 경쟁자의 죽음으로 당사자보다 다른 경쟁자가 이득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 P156

‘전략‘이라는 것은 미리 프로그램된 행동 방침이다. - P158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 즉 ESS(evolutionarily stable strategy)는 개체군에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일단 그 전략을 채택하면 다른 대체 전략이 그 전략을 능가할수 없는 전략이라고 정의된다. 이것은 미묘하고도 중요한 개념이다. 바꿔 말하면, 어떤 개체에게 가장 좋은 전략은 개체군 대부분이 무엇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 개체들도 각각 자기의 성공을 최대화하려는 개체들이므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일단 그 전략이 진화하면 다른 어떤 전략도 그 전략보다 더 많은 이득을 볼 수 없는 그런 전략이다. - P158

나는 지금은 오히려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 ESS의 기본 개념을 다음과 같이 더 간략하게 표현하기를 좋아한다. 즉 ESS란 자신의 복사본에 대해 잘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성공적인 전략이란 개체군 내에서 그 수가 지배적이 되는 전략이다. 따라서 그 전략은 자신의 복사본과 만나게 될 것이며, 자신의 복사본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상태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다. - P522

ESS는 안정한 것이다. 이는 ESS에 참여하는 개체에게 딱히 유리해서가 아니라, 내부로부터의 배신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 P163

의식적으로 예견하는 재능을 가진 인간에서도 장기적 이익을 기반으로 한 협정 또는 공모는 내부로부터의 배신 때문에 늘 붕괴할 위험이 있다. - P164

어떤 다툼에서도 경쟁자는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취할지 추정할 수단이 없으므로 그 결정은 무작위여야 한다 - P165

모델은 이처럼 극히 단순하나 어떤 현상을 이해하거나 어떤 아이디어를 얻는 데 유용할 수 있다. 단순한 모델은 보다 정교하게 발전시킬 수도 있고 점점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잘만 만들면 모델은 복잡해질수록 현실 세계를 보다 잘 묘사할 수 있다. - P165

보복자는 모든 싸움에서 처음에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한다. 즉 매파처럼 철저하게 심한 공격을 하지 않고 전통적인 위협 행동을 한다. 그러나 상대가 공격해 오면 보복한다. 바꿔 말하면 보복자는 매파에게 공격당했을 때는 매파처럼 행동하고 비둘기파를 만났을 때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한다. 또 다른 보복자를 만났을 때는 비둘기파처럼 행동한다. 보복자는 조건부 전략자다. 그의 행동은 상대의 행동에 따라 정해진다. - P166

또 하나의 조건부 전략은 불량배다. 불량배는 누군가가 반격해올 때까지는 누구에게나 매파처럼 행동하지만, 반격당하면 즉시 도망친다. - P166

또 다른 조건부 전략은 시험 보복자다. 시험 보복자는 기본적으로는 보복자와 같으나 가끔 시험 삼아 싸움의 강도를 높인다. 상대가 반격하지 않으면 계속 매파처럼 행동하지만, 상대방이 반격하면 다시 비둘기파의 전통적인 위협 행동으로 되돌아간다. 공격을 받은 경우에는 보통의 보복자와 똑같이 보복한다. - P166

보복자와 시험 보복자 사이에서 약간씩 왔다 갔다 하는 혼합 전략이 개체군 내에서 우세할 것이며, 그 변동에 따라 소수인 비둘기파도 수적 변동을 보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경우 개체들이 항상 고정된 전략을 택한다는 다형성을 상정할 필요는 없다. 각 개체는 보복자,
시험 보복자, 비둘기파가 복잡하게 뒤섞인 혼합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 P167

우리는 우리가 임의로 정한 수치에서 단순히 얻어지는 결과를 가지고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결론은 ESS가 진화할 것이라는 것, ESS는 집단 공모에 의해 얻어지는 최적 상태와는 같지 않다는 것, 그리고 상식은 사실을 잘못 이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P168

싸움은 항상 어느 편이든 물러서면 끝난다.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가 등을 돌릴때까지 자기 진지에 버티고 서서 적을 노려보기만 하면 된다. - P168

위협하는데 무한한 시간을 쓸 정도로 여유 있는 동물은 없다. 달리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얼마든지 있기 마련이다. 그가 다투고 있는 자원은 가치있는 것일지 모르지만 무한한 가치가 있을 리는 없다. 그것은 시간가치가 어느 정도 있을 뿐이고, 경매에서 그렇듯 각 개체는 그 자원에 어느 정도의 시간만 투자하려고 한다. 이 두 입찰자의 경매, 즉 소모전에서는 시간이 통화인 것이다. - P168

제인 브록만Jane Brockmann 박사는 말벌 연구의 제인 구달이라고 불리는 여성이다. - P524

시간은 경제 상품이다. 어떤 부분에 시간을 쓰면 쓸수록 다른 부분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 P524

만약 한 개체군 내에서 이미 만들어진 굴에 들어가는 개체들이 너무 많으면 사용할 수 있는 굴이 적어져 동거의 확률이 증가하므로, 굴을 파는 것이 이득이 된다. 반대로 만약 많은 조롱박벌이 굴을 판다면 이용할 굴이 많기 때문에 굴을 파는 대신 만들어진 굴에 들어가는 것이 더 이득이 된다. - P525

개체군 내에서 굴에 들어가는 것의 임계 빈도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 빈도에서는 굴을 파는 것과 들어가는 것의 이득이 같다. 만약 실제의 빈도가 임계 빈도 이하라면, 이용 가능한 버려진 굴이 많으므로 자연선택은 이러한 굴에 들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만약 실제 빈도가 임계 빈도 이상이라면, 이용 가능한 버려진 굴이 부족하므로 자연선택은 굴을 파는 것을 선호한다. 따라서 개체군 내에서 균형이 유지된다. 구체적인 정량적 증거에 따르면 이것은 진정한 혼합 ESS로서, 개개의 조롱박벌이 굴 파기와 굴 들어가기를 일정한 비율로 행하고 있는 것이지, 개체군 전체가 굴 파기 전문가와 굴에 들어가는 전문가로 나뉘는 것은 아니었다. - P525

가령 암컷에 대하여 정확히 어느 정도 시간 가치가 있는가를 미리 계산해 놓았다고 가정하자. 계산한 ‘경매가‘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을 투자하려고 각오한 돌연변이 개체는 항상 이길 것이다. 따라서 마음먹은 경매가를 유지한다는 전략은 안정한 전략이 아니다. - P169

설령 자원의 가치에 대한 추정이 아주 정확해서 모든 개체가 그 값을 불렀다고 해도 이 전략은 안정한 것이 아니다. 이 가장 오래 버티기 전략에 따라 경매를 하는 두 개체는 똑같은 순간에 포기할 것이며 어느 편도 자원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이 경우 개체에게는 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권리를 포기하는 편이 상책이다. - P169

소모전과 실제 경매의 커다란 차이는 소모전에서 대가를 치르는 것은 두 경쟁자 모두이지만 이익을 얻는 것은 한 개체라는 점이다. 따라서 가장 오래 버티기 전략을 취하는 개체군 내에서는 처음부터 포기하는 전략이 성공하여 개체군 내에 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로 포기하지 않고 몇 초 기다렸다가 포기하는 개체에게 이익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 전략은 현재 개체군 내에서 우세를 점하는 ‘즉시 포기파‘에 대하여 유리할 것이다. 이때 자연선택은 포기 시간을 점점 연장하는 방향으로 작용하여, 결국 다투는 자원의 참된 경제적 가치에 따라 결정되는 최대 버티기 시간에 다시 접근할 것이다. - P169

각 개체가 버티는 시간은 예측 불가능하다. 특정 싸움에서 개체가 버티는 시간은 예측 불가능하지만, 그 평균은 자원의 진가와 같다. 예를 들어 자원이 실제로는 5분의 가치가 있다고 하자. ESS에서 어떤 개체는 5분 이상 버틸지도 모르고, 5분도 버티지 못할지 모르고, 또 꼭 5분간만 버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경우 그가 얼마나 버틸지 상대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P169

소모전에서는 내가 포기하려는 것을 상대가 눈치채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염을 조금 움직이든지 하여 포기하려는 것이 들키면 즉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 가령 수염을 움직이는 것이 1분 내에 포기한다는 확실한 징조라면 다음과 같은 지극히 단순한 승리의 전략이 존재할 수 있다. ‘상대의 수염이 움직이면 당신의 처음 계획이 무엇이었든 1분만 더 참아라. 상대의 수염이 아직 움직이지 않고 게다가 당신이 포기하려고 했던 시간까지 이제 1분도 안 남았다면, 즉시 포기하고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수염은 결코 움직이지 마라‘ 이런 이유로 자연선택은 수염을 움직이는 행위나 그 밖의 속마음을 표출하는 행위를 즉시 벌할 것이다. 그리하여 무표정한 얼굴, 즉 포커페이스가 진화하는 것이다. - P170

철저하게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포커페이스가 더 나은 것은 왜일까?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안정한 전략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70

대부분의 개체들이 정말로 장시간 버틸 작정일 때에만 목덜미 털을 세운다고 해 보자. 상대방의 대응 전략, 즉 상대가 목털을 세우면 즉시 포기하는 전략이 진화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거짓말이 진화하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장시간 버틸 작정이 아닌 개체가 어떤 소모전에서나 목털을 세워 손쉽게 승리의 이익을 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해서 거짓말쟁이의 유전자가 퍼져 나갈 것이다. 거짓말쟁이가 대세를 차지하면 선택은 이제 그 속임수를 감지하는 개체를 선호할 것이다. 이 때문에 거짓말쟁이는 다시 그 수가 감소할 것이다. - P170

무표정한 얼굴은 진화적으로 안정하다. 결국 항복한다고 해도 그것은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야 한다. - P170

‘영역 방어‘란 두 개체와 한 뙈기의 땅 사이의 관계를 결정짓는 도착 시간의 차이, 즉 도착 시간의 비대칭성 때문에 생기는 하나의 ESS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 P174

스키너 상자라는 것은 동물이 레버를 눌러서 스스로 먹이를 얻는 것을 학습하는 장치로, 레버를 누르면 자동적으로 먹이가 떨어진다. - P527

순위가 낮은 개체는 순위가 높은 개체에게 항복하는 경향이 있다. 개체끼리 서로를 알아본다고 가정할 필요는 없다. 여기서 벌어지는 것은 이기는데 익숙해진 개체는 계속해서 이기고 지는 데 익숙해진 개체는 정해 놓고 지기만 하는 것뿐이다. 처음에는 개체들이 완전히 무작위로 이기고 지다가 자연히 개체들 사이에 어떤 순위가 매겨진다. 이것은 부수적으로 집단 내의 심한 다툼을 점차 줄이는 효과가 있다. - P177

순위가 정해져 있어 심한 싸움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암탉의 무리가 끊임없이 구성원이 바뀌어 항상 싸움이 일어나는 무리보다 산란율이 훨씬 높다 - P178

생물학자들은 흔히 순위제의 생물학적 이점 또는 ‘기능‘은 집단 내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공격을 줄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옳지 않다. 순위제 그 자체는 집단의 특성이지 개체의 특성이 아니기 때문에 진화적 의미에서 ‘기능‘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 집단 수준에서 볼 때 순위제의 형태로 나타나는 개체의 행동 패턴에는 기능이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기능‘이라는 말 대신에 개체 인식과 기억이라는 두 기작이 존재하는 비대칭적 싸움에서의 ESS라는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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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에 도움이 되는 팁들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몰입으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새로운 아이디어들은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수면의 역할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여기서의 핵심은 수면이 낮 동안에 입력된 정보들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해마의 역할이 중요한데 해마는 정보가 입력될 때의 감정의 강도와 정보의 반복 횟수에 따라 장기 기억으로 보낼 정보들을 선별한다고 한다.

읽으면서 이러한 뇌과학 관련 정보들을 잘 알아두었다가 우리 삶에 적재적소에 잘 적용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칙적인 운동은 자신감을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것 못지않게 중요한 점이 바로 몰입할 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주어진 문제를 천천히 생각하는 몰입 활동도 자신감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 P108

몰입 상태가 되었다고 모든 사람이 동일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각자가 그때까지 축적한 지식과 사고력 등에 따라 격차가 생긴다. - P110

몰입 상태에서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관련 지식을 쌓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P110

몰입적 사고를 오랫동안 경험하면서 내가 알게 된 사실은 아이디어는 잠이 들 때 잘 떠오른다는 것이다. - P114

서양 속담에 중대한 문제가 있을 때 잘 풀리지 않으면 잠잘 때 그 문제를 생각하라는 ‘Sleep on the problem.‘이라는 말이 있다. 이러한 속담이 생길 정도라면 자는 동안 문제가 잘 풀린다는 것은 사람들이 자주 겪는 일인 것이다. 또한 위대한 발견들이 꿈에서 혹은 선잠을 자다가 이루어졌다는 일화도 많이 있다. - P115

수면의 역할은 무엇인가? 현재 뇌과학에서 가장 유력한 학설은 밤에 수면을 취하는 동안 낮에 경험한 것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한다. - P116

각성 상태에서는 정보의 입출력이 쉴 새 없이 이루어진다. 이때는 뇌가 정보의 입출력을 원활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최적화되어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경험한 것을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학습 활동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 P117

그러나 수면 상태가 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다. 그리고 우리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다. 꿈에서 달리기를 한다고 해도 내가 실제 몸을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정보의 입출력이 차단된다. 이 상태는 낮에 경험한 것들을 학습하기에 아주 좋은 여건을 제공한다. - P117

수면 중에는 낮에 경험한 것을 해마에서 재정리하고 통합한다고 알려져 있다. 즉 해마에서 기존의 다른 기억과 관련성을 검토하고 중요한 경험은 장기 기억으로 보내 기억할 수 있게 하며 중요하지 않은 경험은 잊어버리게 하는 것이다. - P117

해마는 어떤 기준으로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별하는 것일까? 그 기준은 정보가 입력될 때의 감정의 강도와 정보의 반복 횟수이다. 해마는 정보가 입력될 때 아무런 감정이 없거나 약한 정보는 폐기하고 강한 감정을 가진 정보는 장기 기억으로 보내서 저장한다. 이러한 예는 우리가 어릴 적에 강한 충격을 받은 사건들을 평생 기억하는데서 쉽게 알 수 있다. - P117

해마는 감정의 강도는 약하더라도 정보가 반복해서 입력되면 장기 기억에 저장한다. 이는 왜 반복 학습이 효과적인지를 잘 설명해 준다. 공부가 재미없더라도 반복 학습을 하면 그 내용을 자신의 장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 P117

몰입 기간에는 오로지 주어진 문제만을 반복하여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해마는 그 문제를 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받아들여 장기 기억에 저장할 것이다. 몰입 상태에서는 매일 그 문제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그 문제가 장기 기억에 저장될 것이고, 결국 신체는 이 문제를 푸는 것을 목숨이 걸린 것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 P118

수면 상태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P118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기 기억들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는 활동이다. 아직 내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은 지식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일은 없다.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장기 기억에서 주어진 문제 해결에 유용한 것을 검색하여 찾아내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 P118

문제와 관련된 장기 기억들을 통합하고 상호 관련성을 찾아내는 고차원적인 검색이다. - P118

수면 상태에서 장기 기억의 처리 능력은 각성 상태에 비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문제는 수면 상태에서는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면 상태에서는 고도로 활성화된 장기 기억을 사용할 수 있지만 이를 활용할 의식이 없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은 각성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각성 상태에서는 장기 기억의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이 얼마나 기막힌 아이러니인가. - P119

선잠은 각성 상태와 수면 상태가 교차하는 상태이다. 어떠한 의미에서 의식도 약간 존재하고 활성화된 장기 기억도 약간 존재하는 상태인 것이다. 이렇듯 명확한 목표 의식이 활성화된 장기 기억과 공존하는 상태이므로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 것이다. - P119

몰입적 사고의 위력은 바로 수면 상태에서 고도로 활성화된 장기기억을 활용한다는 데 있다. 즉 몰입 상태가 되면 잠을 자면서도 주어진 문제를 풀려는 생각을 계속 한다. 이는 몰입 상태에서 깨어나면 항상 그 문제에 대한 생각과 함께 깬다는 사실로 알 수있다. 반면 몰입을 하지 않으면 수면 상태에서 뇌에게 명확한 목표의식을 줄 수 없기 때문에 자는 동안에 고도로 활성화된 두뇌를 활용할 수 없다. 그래서 이런저런 꿈을 꾸는 것이다. - P119

왜 낮에 아이디어가 우연히 떠오를까? 바로, 기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 dopamine,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 의 양이 수면 중에는 극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 P120

많은 사람들이 선잠 상태에서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데 노트에 기록하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린다고 이야기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선잠 상태에서는 기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의 양이 적어 기억을 못하기 때문이다. - P121

‘만약 어떤 사람이 자유롭게 낙하한다면 그는 자신의 무게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 P122

세렌디피티serendipity란 ‘위대한 발견을 이끄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는 통상 우연히 떠오른다‘는 개념을 정의하기 위해 생겨난 단어다. 많은 위대한 발견이 운 좋게도 한순간의 생각이나 영감으로 얻어졌다는 얘기다. - P123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Werner Karl Heisenberg가 양자역학의 핵심 이론인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한 것은 열병에 걸려 헬골란트에 요양을 가 있을 때였다. 하이젠베르크 역시 우연히 떠오른 영감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 P123

"헬골란트에서 에너지가 시간적으로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내 머릿속에 떠오른 한순간의 영감 덕분이었다. 늦은 밤, 힘들여서 계산을 마쳤는데, 정확히 들어맞는 답을 얻게 되었다. 그날 새벽, 나는 바위 위에 올라가서 해가 솟아오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행복했다." - P123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한순간에 이루어졌다 - P124

창조의 순간은 잠깐 쉬는 시간에, 때로는 꿈속에서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다. - P124

아인슈타인은 머리맡에 늘 펜과 노트를 두고 자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꿈에서 자신이 씨름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으면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 P124

닐스 보어도 꿈에서 진기한 태양계의 모습을 보고 이를 참조하여 원자구조 이론을 완성했는데, 이것이 현대 원자물리학의 기초가 되었다. - P125

원소의 주기율표를 발명한 드미트리 멘델레예프Dmitrii Ivanovich Mendeleev - P125

중요한 아이디어는 대부분 수면 중에 얻어지며, 수면 중에 뇌는 각성 상태와는 다른 초능력에 가까운 기능을 가지고 있다 - P126

위대한 발견은 진정한 의미에서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연한 영감에 의한 위대한 발견 뒤에는 그러한 영감을 얻을 때까지 오랫동안 피나는 노력을 기울인 사람들의 정성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 P126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자나 깨나 깊이 몰입해서 생각할 때, 그래서 그 문제를 푸는 의식적인 노력이 수면 중에도 이어져 수면 상태에서 활성화된 뇌를 이용해 문제를 풀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꿈에 나타나든지 혹은 낮에 한순간의 영감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은 우연처럼 느껴지지만 몰입적인 사고를 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필연적인 결과다. - P126

몰입은 즐거움과 특별한 감정을 동반하는 놀라운 경험이다. 몰입 상태에 이르면 즐거움과 쾌감이 증폭되어 온몸을 감싸게 되는데, 특히 1주일 이상 몰입 상태가 유지되면 쾌감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힌다. - P126

무엇보다 주어진 문제를 머릿속에 품고 있기를 몇 주간 지속하다 보면 열애하는 것 같은 감정 상태에 이르게 된다. 평소와는 달리 몸이 약간 들떠 있고, 풀고자 하는 문제와 관련된 문헌을 읽거나 단어만 들어도 흥분 상태가 된다. - P127

문제 해결에 대한 진전이 없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 뒤에 새로운 돌파구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더욱 격렬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이 순간 문제 해결 활동은 흥미진진한 게임이 된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아도 되나‘, ‘남부러울 것이 없다는 말을 이럴 때 사용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 P127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의 집중 상태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충만감 - P127

행복감이 충만해지면 해결하려는 문제가 대단히 어려워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확신이 든다. 자신감이 생기는 근거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제를 풀 수 있다는 확신만은 아주 명확하다. 제아무리 복잡하고 머리 아픈 문제라도 머지않아 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세상의 어떤 문제도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 P128

만약 문제에 대한 자신감이 없거나 다른 일도 많은데 풀리지 않을 문제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문제 풀기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자신감과 확신은 문제를 계속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 P128

몰입은 종일 주어진 문제만을 생각하는 매우 강도 높은 사고 활동인데도 며칠, 몇 주일, 몇 달이 지나도 아무 부작용이 없다. 피로가 누적되지도 않고 일이 싫증나지도 않는다. 오히려 매일 사기가 더 충천하고 자신감과 의욕이 솟구치는 최상의 컨디션이 유지되는데, 그 생각을 지속하는 한 기분 좋은 이 상태는 무한정 계속된다. - P128

몰입을 몇 주간 계속하면 감정이 고조된다.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져서 이전에 살았던 삶은 매우 시시해 보인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삶다운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는데, ‘이제까지는 인생을 헛되이 살았다. 하루를 살아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렇게 천국에 살고 있는듯한 상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몇 주일이고 몇 달이고 계속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 P129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시간의 문제이지 결국은 풀 수 있다. 매일 기적같은 깨달음과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 P130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의 몰입 이후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완성되어 모습을 드러내면, 그 일을 내가 해냈다는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벤허>의 감독 윌리엄 와일러가 "하나님, 정말로 이 작품을 내가 만들었습니까?"라고 했다는 바로 그 심정이 되는 것이다. - P130

문제를 해결해 가는 오랜 기간 동안 느끼는 감정은 마치 아기를 잉태한 것 같은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며 결과에 대한 신성함, 거룩함, 성스러운 종교적 감정이 생겨난다. 그 결과가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느껴지며, 이제 자신은 죽어도 좋지만 이 아이만은 훌륭하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의 가치에 비하여 자신은 상대적으로 미천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자신은 별것 아니지만 그 결과만은 나 자신보다 훨씬 더 소중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도 생겨난다. 이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자존심도 버리게 된다. 이런 경험은 인생의 가치관을 바꾸기에 충분하다. - P131

가치관을 바꾸는 일은 사람을 바꾸는 일이다. 가치관이 바뀌면 그 효과는 평생 지속된다. 몰입하는 과정에서 자기 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면 자신이 하는 일이 여타 다른 일에 비해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으므로 자기 인생을 송두리째 던질 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들게 된다. 죽음과 삶에 대한 깊은 통찰과 더불어 진정으로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몰입함으로써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 P131

이제는 모든 관심과 에너지를 하나의 명확한 목표에 집중한다. 심지어 신문이나 TV를 보다가 흥분하는 에너지도 아깝다고 느낄 정도가 된다. 그야말로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모아서 주어진 목표를 향해 쏟아붓는다. 그 결과,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고의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일시적인 효과로 끝나지 않고 남은 인생을 보다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삶으로 이끈다. - P131

생각하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책이나 논문을 통해 배우려고 하기보다는 혼자서 계속해서 논리적으로 조금씩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 P134

몰입에 들어가기 직전까지는 주어진 문제에 대하여 오로지 생각만 해야 한다. 관련된 문헌을 검색하고 논문이나 책을 보면 하나로 모아져야 할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만다. 관련 문헌을 읽는 것이나 남들과 관련 내용을 토론하는 것은 일단 몰입 상태에 들어간 뒤에 해야 한다. - P135

깨어 있는 시간은 오로지 생각을 하고, 졸리면 자라 - P135

잠에서 깰 때 문제에 대한 생각, 혹은 아이디어와 함께 의식이 돌아오는 것은 몰입 상태가 되면 매일 경험하게 된다. 꿈을 꾸지 않고 항상 그 문제에 대한 생각이나 아이디어와 함께 깨는 것이다. 이 상태는 몰입 상태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 P136

처음으로 제 스스로 깨달은 것들을 가지고 문제를 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금 이 느낌은 배운 사실들을 기초로 하여 문제에 접근하던 때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무엇인가 도전하는 느낌이 들며 흥미도 생기고 재미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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