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 추구 유전자‘는 좀 더 정상적인 성격 차이를 불러일으킨다. 이 유전자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에 대한 뇌의 반응을 변화시킨다. 표준적인 시험에서 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좀 더 충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으며 변덕스럽다. 이 유전 분자와 그 분자가 규정하는 단백질 수용체는 분자 길이가 정상적인 형태보다 더 길다. - P277
대부분의 형질들은 다인자의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지능과 인지 능력의 가장 단순한 요소들도 여러 염색체의 여러 부위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유전자들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 P278
어떤 경우에는 관련 유전자들의 수가 늘어남으로써 결국 최종 산물의 양이 증가하기도 한다. (예컨대, 신경 전달 물질의 양이 늘어난다거나 피부색의 농도가 진해진다거나 한다.) 이것은 다인자들이 자신의 효과를 단순히 덧붙이는 방식이다. 이런 가법적인 유전은 개체군의 형질 분포에 관해 전형적으로 종 모양의 정규분포 곡선을 나타낸다. - P278
특정 형질을 발생시키는 고유 역치(閾値)에 이를 때까지 유전자들이 더해지는 방식도 있다. 예컨대 당뇨와 몇몇 정신 질환은 이런 유형에 해당되는 것 같다. - P278
다인자들은 서로 간의 우열 관계에 따라 상호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이것은 한 염색체의 어떤 유전자가 다른 염색체의 다른 유전자를 억누르는 식으로 작동한다. 뇌전도(EEGS) 에서 드러나는 뇌파 패턴은 이런 식으로 유전되는 신경 현상의 한 사례이다. - P278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다면 발현(pleiotropy)이 있다. 이것은 하나의 유전자가 다양한 형질에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다면 발현의 고전적인 사례는 인간의 페닐케톤 요증(phenylketonuria)을 야기하는 돌연변이 유전자인데, 이것으로 인해 아미노산 페닐알라닌의 과다, 티로신 결핍, 페닐알라닌의 비정상적 대사물, 짙은 소변, 밝은 머리카락 색깔, 중추 신경계의 독성 손상, 그리고 정신 지체 등이 생긴다. - P278
유전자로부터 그것이 규정하는 형질로 이동하는 경로에는 엄청나게 복잡한 것들이 뒤얽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그것들은 해독될 수 있다. - P278
행동 형질을 통제하는 다인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10개 이하의 변이가 대부분이다. - P279
돈을 벌 수 있는 패러다임을 찾아라. 그리고 할 수 있는 모든 분석법으로 공략하라! - P279
성 정체성 문제에서 논의되는 차이들은 대개 뇌 활동의 패턴 차이, 냄새와 맛 그리고 다른 감각 능력의 차이, 공간 및 언어 능력의 차이, 어린 시절의 놀이 행동 차이 등이다. - P279
태아기와 유아기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를 촉발시키는 주요 유전자는 Y 염색체 위에 있다고 알려졌다. Y 염색체의 성결정 유전자(sex-determining region of Y, Sry)가 없을 때, 즉 어떤 사람이 XY가 아닌 XX 염색체를 가질 때 태아의 생식선은 결국 난소를 발생시키고 그에 따른 호르몬과 생리적 변화를 일으킨다. 이런 사실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는 모든 이들을 실망시킬지는 몰라도, 좋든 싫든 호모 사피엔스가 하나의 생물 종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 P280
유전자의 규정을 받는 후성 규칙들은 문화적 습득과 전달을 가능케 하는 감각 지각과 정신 발달의 규칙성이다. - P280
문화는 어떤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을 돕는다. - P280
성공적인 새 유전자는 개체군의 후성 규칙을 변화시킨다. - P280
변화된 후성 규칙은 문화적 습득이 이뤄지는 경로의 방향과 효율성을 변화시킨다. - P280
선사 시대에, 특히 현대 호모 사피엔스의 뇌가 진화했던 10만 년 전쯤까지는 유전적 진화와 문화적 진화는 서로 밀접하게 짝지워져 있었다. 하지만 신석기 시대의 시작, 특히 문명의 발흥으로 문화적 진화는 유전적 진화를 뒤로 한 채 앞으로 훨씬 더 빨리 뛰어가기 시작했다. - P280
일반적으로 후성 규칙의 제약은 강력하다. 심지어 가장 세련된 사회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행동도 통제할 정도이다. 하지만 문화는 유전주의자들을 당혹스럽게 할 만큼은 후성 규칙의 속박에서 벗어나 다양해졌다. 어떤 문화는 잠시 동안이기는 하지만 진화적 적응도 줄이는 데도 불구하고 출현했다. 사실, 제멋대로 굴러가다 심지어 그것을 조장한 사람마저 해치는 문화들도 존재한다. - P281
앤스트로스테놀(anstrostenol)은 땀과 신선한 소변에서 검출되는 남성 호르몬이다. 사향이나 백단향처럼 이것은 성적 매혹을 유발하고 사회적 접촉 시에 기분을 좋게 해 준다. - P282
타인을 만지는 행위는 다음의 선천적인 규칙들에 의해 조절되고 있는 일종의 인사 행위이다. 동성의 낯선 사람은 팔만 만져라. 친근함이 증가하면 만지는 부위도 확장하라. 이성의 친밀함을 위해서는 더 많은 곳을 만져라. - P282
동공 팽창은 타인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며 특히 여성에게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 P282
혀를 내밀고 침을 뱉는 행위는 거부의 공격적 표시이다. 입술 주위로 혀를 휘휘 돌리는 것은 대개 시시덕거릴 때 사용되는 일종의 사회적 초대 표현이다. - P282
눈을 감고 코에 주름을 잡는 행위는 거부의 또 다른 보편적 신호이다. - P282
아랫니를 노출시키려고 아래턱을 끌어내리면서 입을 벌리는 행위는 모욕할 심산으로 위협을 주는 표시이다. - P282
각 신호는 자신만의 의미 영역과 융통성을 갖는다. 따라서 문화마다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발생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특정한 신호의 기본 구조를 규정하는 각 유전자 집합은 그 자신의 반응 양태를 가지는 셈이다. - P283
비언어적 신호 중에서 널리 퍼진 본능의 사례 중 하나는 독일 동물행동학의 선구자 이레네우스 아이블아이베스펠트(Irenaus EiblEibesfeldt)가 연구한 눈썹 번득임 (eyebrow flashing)이다. 만일 어떤 이가 무언가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더 잘 보기 위해서 눈을 부릅뜬다. 만일 어떤 이가 놀라면 눈썹을 치켜 올리면서 눈을 부릅뜬다. - P283
눈썹 치켜 올리기는 사회적 접촉을 청하는 신호인 눈썹 번득임으로 보편적으로 의례화되었다. 추정컨대 유전적 규정에 따라 의례화되었을 것이다. 여기서 ‘의례화(ritualization)‘는 어떤 맥락에서 하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행동이 뚜렷하고 판에 박힌 다른 형태로 진화하는 현상을 말한다. 위의 예에서처럼 눈을 부릅뜨고 눈썹을 치켜 올리는 행동이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눈썹 번득임으로 변화된 것과 같다. - P283
눈썹 번득임은 유전자 · 문화 공진화에 있어서 문화 부분에 의해 여러 사회들로 의미가 퍼진 경우이다. 여러 사회와 맥락에서 그것은 몸짓의 다른 형태들과 연결되어 인사, 희롱, 승인, 확인 요구, 감사, 또는 언어적 메시지의 강조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폴리네시아에서는 그것이 사실을 나타내는 "그렇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 P283
과학자들은 색지각을 규정하는 유전자들에서 색지각에 대한 언어적 표현으로 이행하면서 이 주제(색깔 어휘)를 다루고 있다. - P284
색깔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그것은 우리가 본다고 생각하는 형태로 자연에 존재하지는 않는다. 가시광선은 연속된 다양한 파장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파장 속에 본유의 색깔은 들어 있지 않다. - P284
색지각은 망막의 광민감성 원추세포와 뇌의 연결 신경 세포에 의해 일어난다. 색지각은 빛 에너지가 원추세포들 내의 세 가지 다른 색소에 흡수될 때 시작된다. 생물학자들은 원추세포들이 포함하는 광민감성 색소들에 따라 그것들을 청세포, 녹세포, 적세포라고 부른다. - P284
빛 에너지에 촉발된 분자 반응은 전기 신호로 변환되고 이 신호들이 다시 시세포를 형성하는 망막 신경절 세포(retinal ganglion cells)에 중계된다. 여기서 파장 정보가 재조합되어 두 축을 따라 분포되는 신호들을 산출해 낸다. 뇌는 이후에 한 축을 초록색에서 빨간색으로 해석하고 다른 축을 파란색에서 노란색으로 해석한다. 이때 노란색은 초록색과 빨간색의 혼합으로서 정의된다. - P284
특정한 신경절 세포는 적세포의 입력에 따라 흥분될 수도 있고 녹세포의 입력에 따라 억제될 수도 있다. - P284
뇌는 얼마나 많은 빨간색이나 초록색이 망막에 들어오는지를 얼마나 강한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가를 통해 알아낸다. 수많은 원추세포와 중계 담당 신경절 세포에 있는 이런 유형의 집합적 정보는 시신경 교차를 건너 시상(뇌의 중심부 부근에 있는 일종의 중계소 역할을 하는 신경 세포 덩어리)의 외측슬상핵에 이르고 마지막으로 뇌의 최후부에 있는 일차 신경 피질 내에 있는 일련의 세포들로 전달된다. - P284
시각 정보(여기서는 색깔 암호)는 0.001초 내로 뇌의 다른 부분들로 퍼진다. - P284
뇌의 반응 패턴은 다른 유형의 입력 정보들과 그들이 불러들이는 기억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한 많은 조합들을 통해 연상된 패턴들은 예컨대 다음과 같은 패턴을 지칭하는 단어들을 생각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미국 국기이다. 색깔은 빨간색, 흰색 그리고 파란색이다." 너무나 당연한가? 인간에게만 그럴 뿐이다. 곤충의 경우에는 이 깃발에서 여러 파장들을 지각하고 그 색을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분해한다. - P285
인간의 감각 기관과 뇌는 연속적으로 분포해 있는 가시광선의 파장을 딱딱 떨어지는 단위들(우리는 이것을 색 스펙트럼이라 부른다.)로 구분한다. ...(중략)... 사실 이런 색 구분 범주는 생물학적인 의미에서 궁극적으로는 임의적이다. 이것은 지난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했을 수많은 구분 범주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문화적인 의미에서는 결코 임의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그것이 유전적으로 진화했기 때문에 학습이나 명령을 통해서 변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 문화(색깔을 포함해서)는 이런 단일 과정으로부터 파생되었다. - P285
색지각은 생물학적 현상으로서 가시광선의 일차 성질(가령, 조도)을 지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컨대 조명등의 밝기 조절 스위치를 돌리면서 조도를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면 우리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그 변화를 제대로 지각한다. 그러나 단색광(단일파장의 빛)을 사용하여 그 파장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키면 우리는 연속성을 지각하지 못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처음에는 파란색, 그 다음은 초록색 그리고 노란색, 맨 마지막에는 빨간색이 된다. - P286
먼셀 색 배열(Munsell array)은 왼쪽 칸에서 오른쪽 칸으로 갈수록 색의 파장이 달라지고 위쪽 칸에서 아래쪽 칸으로 가면서는 밝기가 달라지도록 고안된 색체계 표이다. - P286
전체 색깔은 영어로는 검정색(black), 흰색(white), 빨간색 (red), 노란색 (yellow), 초록색(green), 파란색(blue), 갈색(brown), 자주색 (purple), 분홍색(pink), 오렌지색(orange), 회색(gray)으로 총 열한 가지 - P287
단순 분류법에서 복잡한 분류법을 가진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본 색 용어의 조합이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은 위계질서에 따라 이뤄진다 - P288
단지 두 가지 기본 색 용어를 가진 언어에는 검정색과 흰색을 구분하는 단어만 있다. - P288
단지 네 가지 기본 색 용어를 가진 언어에는 검정색, 흰색, 빨간색 그리고 초록색 또는 노란색을 구분하는 단어들만 있다. - P288
단지 다섯 가지 기본 색 용어를 가진 언어에는 검정색, 흰색, 빨간색, 초록색 그리고 노란색을 구분하는 단어들만 있다. - P288
단지 여섯 가지 기본 색 용어를 가진 언어에는 검정색, 흰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그리고 파란색을 구분하는 단어들만 있다. - P288
단지 일곱 가지 기본 색 용어를 가진 언어에는 검정색, 흰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파란색 그리고 갈색을 표현하는 단어들만 있다. - P288
남아 있는 네 가지 색깔들(자주색, 분홍색, 오랜지색, 회색)은 위의 일곱가지 색에 첨가될 수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이 위계적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 P288
어떤 측면에서 이 어휘들은 색지각과 의미 기억의 후성 규칙에 따라 산출된 모방자(혹은 문화 단위)가 확산된 결과이다. 즉 유전자가 우리로 하여금 상이한 파장들을 특정한 방식으로 보게끔 규제한다. 게다가 세상을 여러 범주들로 나누고 그것들에 이름을 붙이려는 추가적 성향 때문에 우리는 특정한 순서대로 기본적인 11색 단위를 만들어냈다. - P289
인간의 마음은 파장들을 열한 가지로 구분하는 선에서 만족하기에는 너무나 기묘하고 생산적이다. 영국의 언어학자 존 라이온스(John Lyons)가 지적했듯이 뇌에서의 색인지는 단지 파장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즉 색 용어들은 종종 촉감, 광택, 명도 등과 같은 다른 성질들도 포함하게끔 만들어진다. - P289
필리핀의 말레이폴리네시아어인 하누누 어 (Hanunoo)로 "말라투이(malatuy)"는 "갈색을 띤", "촉촉한", "표면이 빛나는", "금방 베어진 대나무에서 볼 수 있는 종류의 것"을 뜻하지만, "마라라(marara)"는 오래된 대나무처럼 "노란색을 띠는", "딱딱한"표면을 뜻한다. 그런데 만일 영어 사용자들이 "말라투이"를 "갈색을 띤"으로 "마라라"를 "노란"으로만 번역해 버린다면 원래 의미가 잘 살아나지 않는다. 이와 유사하게 고대 그리스어 중 "클로로스(chloros)"는 일반적으로 "초록색을 띤"으로 번역되지만 원래 의미는 분명히 "초록 이파리의 싱싱함 혹은 촉촉함"이었을 것이다. - P289
뇌는 대상과 속성 간의 정확한 연결을 위하여 계속해서 의미를 찾는다. 이때 속성은 의미들을 가로지르며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는 후성 규칙이라는 제약의 현관을 지나 그 세계로 들어간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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