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감 중에서 뇌리에 가장 강하게 남는 게 후각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 집에서 나는 특유의 세월 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진짜 집에 왔다는 생각이 드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쉴 때가 아니잖아?‘

아무리 획기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제품이라도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결국 이 바닥에서 제품이든 홍보든 기획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현장을 알아야 한다.

가전 전문매장의 판매사원은 백이면 구십구가 판매지원명목으로 제조업체에서 파견한 사람들이다. 명목이 판매지원일 뿐이지 사실상 매장의 운영 전반을 판매사원들이 돕게 된다.

제조업체 소속의 판매사원이 매장운영을 챙기다 보니 점장 입장에서도 그들을 챙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매장은 자체의 규율과 합의에 따라 업체별 판매를 조율하고 관리할 수밖에 없다.

누구는 잘 팔아서 판매수당 빵빵하게 받고 누구는 못 팔아서 못 받으면 매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런데 신입이 규율을 깬거였군‘
뭐, 이 업계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국내 최대 가전회사인 삼전과 엘전 소속 직원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 나머지 제멋대로 굴어서 벌어지는 일들. 웃긴 건 자기들도 외주 인력업체 소속인 주제에 그렇게 회사부심을 부린다는 거였다.
"신입 많이 혼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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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학습 성취도의 높고 낮음을 결정하는 요인들이 정말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 읽었던 부분에 이어서 역시나 공부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공부 정서와 같은 심리적인 영역들을 강조하는 저자의 의견이 설득력있게 느껴진다. 이와 더불어 중간중간 나오는 과학적인 실험이나 데이터들이 저자의 의견에 신뢰감을 더해준다.

머리는 좋은데 결과가 안 좋은 아이들은 대체 무슨 이유때문에 성적이 안 나오는 것일까?
먼저, 이러한 아이들은 성적이 들쑥날쑥한 경우가 많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은 기를 쓰고 하지만 싫어하는 것은 마음부터 가지 않으니 결과가 좋을 리가 없는 것이다. - P58

우선 공부를 ‘기분에 따라‘ 하는 경우이다. 기분이 좋으면 하고 안 좋으면 안 하고. 그러니 평균 성적이 낮을 수밖에 없다. 쉽게 흥분하거나 우울해지는 등 감정의 변동성이 크니 아이를 탓할 수도 없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공부는 기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그래서 자녀에게 공부를 강조하기보다 자녀의 ‘기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녀가 슬퍼하는지, 분노하는지, 흥분하는지, 기뻐하는지 기분을 파악해 공부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은 자녀의 
기분을 긍정적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노력하고 실행해야 한다. - P58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자녀의 정서를 안정화시킬 수 있을까? 앞에서도 언급했듯 여기에는 음식과 수면, 운동이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과일과 우유 등을 먹은 사람이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를 섭취한 사람보다 행복감이 훨씬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P59

‘수면의 질‘ 역시 아이의 컨디션을 떨어트려 공부를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잠이 부족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쉽게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것이다. - P59

어떤 음악을 듣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비트가 강하고 빠른 음악은 심장박동수를 증가시켜 안정적으로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 패스트푸드점에서 빠른 음악을 들어 본 경험이 있는가? 비트가 빨라지면 행동이 빨라져 음식을 빨리 먹게 된다. 회전율이 높아지면 매출도 따라 상승하니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이러한 고도의 전략이 마케팅으로 쓰이는 것이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클래식을 듣고 악기를 배워야 하는 것 역시, 성장과정에서 기분을 조절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 P59

‘정서지능‘이란 말을 들어 보았는가? 정서지능은 자신과 주변 사람의 감정을 해석하고,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정서지능이 높으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주변 사람들을 언제나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또 자신의 행동이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 공부 지능보다 중요한 것이 정서지능이다. - P60

자녀와 함께 읽어야 할 필독서 가운데 하나인 『마시멜로 테스트』에도 정서지능이 높을수록 나중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눈앞의 마시멜로를 15분동안 먹지 않고 참고 견디는 아이에게 마시멜로를 더 주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30%의 아이들만 유혹을 물리치고 나머지 아이들은 당장의 만족이라는 유혹을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고 말았다. 그리고 45년이 지난 뒤에 이들을 추적조사해 보니 유혹을 견딘 아이들이 가정과 사회에서 더 성공적인 삶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P60

실제로 학교 성적이 저조한 아이, 높은 아이를 대상으로 그들이 어떤 친구들과 대화하는지 실험을 했는데, 성적이 높은 아이와 낮은 아이 모두 자신과 비슷한 성적의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성적이 낮다? 친구 관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 P61

내 자녀의 성적이 들쑥날쑥한 이유 세 번째는, 부정적인 태도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정서지능이어느 정도 발달돼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태도로 ‘마인드셋Mindset‘ 한다면 성공적인 인생을 경영해 나갈 수 있다. - P63

사람의 얼굴은 칼을 대서 성형수술이라도 할 수 있지만 태도와 같은 마음은 칼을 댈 수 없는 것이 한계이다. 성장 마인드셋은 다시 일어서는 회복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고정 마인드셋은 노력해도 안 된다는 부정적 태도가 깔려 있다. 그러나 그 한계에 머물러 있으면 이것이야말로 고정 마인드셋이다. - P63

마음도 고칠 수가 있다. 성형수술을 영어로 하면 ‘플라스틱 서저리 ‘Platic surgery‘라고 하지 않는가. ‘성형‘을 ‘플라스틱‘ 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술하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두뇌‘에 있다. 이미 부정이나 긍정의 회로가 만들어져 부정적 회로를 통해 들어오면 고정 마인드셋이 되고, 긍정적 회로를 타면 성장 마인드셋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 두뇌에 만들어진 회로를 수술해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뇌 과학자들이 밝혀 냈다. - P64

뇌의 성형성을 ‘뉴로플라스티시티‘라고 한다. 쉽게 말해, 부정적 연결 포인트를 약하게 하고, 긍정적 연결 포인트를 강화시켜 주는 것이다. - P64

뇌는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 여기에 방점이 있다. 성장 마인드셋을 발전시키려면 이 부분에 대한 강화 훈련이 필요하다. 여기 즉효로 통하는 훈련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감사 훈련‘이다.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감사할 거리를 찾는 보물찾기 훈련이 필요하다. 갑자기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해당 회사에 전화해 불만을 토로하기보다 물이 있다는 것에 먼저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는 땅을 파서 보물을 찾듯이 하는 것이지 보물을 절로 얻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 P64

감사의 훈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감사 일기‘를 쓰는 것으로 훈련을 대신할 수 있다. - P64

하나를 캐면 그와 연결돼 있는 줄기에서 새로운 고구마가 딸려 나오듯, 감사는 캐도 캐도 끝이 없다.
마음의 금맥인 ‘감사‘를 발견하라. 감사는 마음의 ‘슈퍼 유산균‘이다. 유산균이 장을 건강하게 해 주듯, 감사도 우리의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 - P65

자녀가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평안하고 긍정적인 성장 마인드셋이 되면 성적 그래프 역시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다. - P66

우리가 흡입하는 산소의 25%, 영양분의 25%가량을 사용할 정도로 이 포기하지 않는 힘,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이 바로 ‘두뇌‘이다. 공부에 몰입할 때 배가 빨리 고파지는 경험을 해 보지 않았는가? 두뇌가 에너지를 쓰다보니 배도 빨리 고파지는 것이다. - P67

우리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살아간다. 즉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질서 정연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질서도(엔트로피 Entropy)‘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사람이 늙는 것도 물리학적으로 표현하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때문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방이 지저분해지고 먼지가 쌓이고 신발장의 신발들은 널브러져 있고... 이 모든 것들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한 것이다. 공부를 안 하고 시간이 흐르면 점점 바보가 되어 가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 P68

따라서 ‘공부‘는,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들여와 널브러져 있는 뇌세포들을 질서 있게 연결하는 두뇌의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엔트로피증가의 법칙을 거슬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에너지가 곧 의지, 노력, 끈기, 열정 같은 것들이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려면 재능보다 의도성이 있는 그릿GRIT이 필요한 것이다. - P69

그릿은 Growth(성장), Resilience(회복력), Intrinsicmotivation(내재적 동기), Tenacity(끈기)의 약자를 모은 단어로, 성공과 성취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하는 능력을 말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목표를 향해 열정과 끈기로 이루어 내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 P70

우리에게 오는 고통은 당하라고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겨 내라고 주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 P70

내가 강조하는 그릿은 바로 이것이다.

G-Growth mindset 성장 마인드셋
R-Resilience 회복탄력성
I-Integrity 고귀한 인격
T-Thankfulness 감사함 - P71

공부는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두뇌의 창조 활동이다. 그 창조활동은 ‘그릿GRIT‘으로 꽃을 피운다. - P72

뉴로플라스티시티 Neuroplasticity

‘뇌 가소성‘ 혹은 ‘신경가소성‘으로 번역되고 있다. 즉, 뇌는 성장과 재조직을 통해 스스로 신경회로를 재형성하기에 성형성이 있다. 시냅스 가소성을 포함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한다. - P260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

엔트로피는 무질서, 무작위성 또는 불확실성의 상태의 측정 가능한 물리적 특성을 말한다. 고립된 시스템에서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고 증가한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무질서도가 증가하는 것이며 어떤 시스템 내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도는 계속 증가한다. 따라서 주어진 시스템의 무질서도가 감소하는 방향으로 가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외부에서의 에너지 유입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공부라는 개념에 이 원리를 확대 적용하면 외부의 자극으로 무질서한 뉴런들이 정렬되어 무질서도가 감소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때 공부를 외부의 에너지 유입에 의한 엔트로피 감소의 작업으로 비유했다. - P261

그릿 GRIT

심리학자 앤젤라 더크워스의 저서(비지니스북스(번역), 2019.)이다. 이 책에서 성공의 비결은 재능이 아니라 ‘그릿‘이라고 부르는 열정과 끈기의 조합에 있음을 알려 주고 있다. 그릿은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를 끝까지 해내는 힘이며, 어려움과 역경, 슬럼프가 있더라도 그 목표를 향해 오랫동안 꾸준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앤절라 더크워스는 이 개념을 심리학계에 처음 소개한 연구자로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재능이나 IQ, 부모의 경제력과 같은 외부적인 조건이 아닌 불굴의 의지, 즉 ‘그릿‘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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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은 전력을 사용하기에 안전과 관계된 허가를 벗어나면 골치 아파진다. 그걸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과 지루한 싸움을 해야 하는데 그랬다가는 6개월이 아니라 1년이 지나도 제품 출시는 빠이빠이다.

"어쩌죠? 이거 아무래도 오늘 많이 늦겠는데?" 뭘 원하는지 알겠다. 사원 때부터 경하나의 별명이 개발팀 먹깨비였다. 일 때문에 야근하는 게 아니라 야식 먹으려고 야근하는 인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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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서는 저자의 말들도 물론 인상적이었지만 저자가 인용한 다른 유명인들의 말들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인생을 비스킷 통에 비유한 무라카미 하루키 님의 글이 기억에 오래 남을듯 하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벌레를 찾아낮게 날면서도 자신이 높게 날고 있다고 착각하는 갈매기들이 넘쳐 난다. 그 갈매기들은 그 착각 때문에 위선자들로 전락하고 만다. 나는 그런 위선자들 가운데서 능력 있는 프로를 보지 못했다. 나는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간에 삶에 대한 자존심때문에 낮게 날면서 벌레부터 먼저 잡아먹자고 작심을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프로다.

월 스트리트 금융기관들에서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지원 사유를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답하면 모조리 불합격이다. 돈을 벌고 싶어서라고 말하는 사람만 합격된다. 부자가 되려면 돈에 대한 가식을 버리고 프로가 되라. 배고픈 갈매기는 높이 날려고 해도 기운이 없어 그렇게 하지 못한다.

돈을 운영할 수있는 지식은 단순한 금융 지식이나 투자 지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쏟아지는 정보를 이용하여 돈의 흐름을 볼 줄 아는 눈이며, 인간 심리를 알고 문화를 이해하는 능력이며, 시장 경쟁의 치열함 속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색하는 힘이다.

그러한 지식을 얻으려는 노력으로 나는 신문을 많이 본다. 수많은 기자들이 사방에서 수집하여 활자화하는 정보들은 내게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나는 내가 읽는 여러 종류의 일간지와 경제지들 중에서 매일 어느 하나를 택하여 우선 경제란부터 상세히 본다.
경제 흐름을 알려 주는 모든 기사는 정말 놓치지 않는다.

경제란 다음에 보는 지면은 문화란이다. 문화를 알아야 인간을 이해하고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 사회, 스포츠 등은 대충대충 본다. 어느 한 신문에서 그런 분야에 대한 기사들을 내가 훑어보는 데 바치는 시간은 2분도 안 된다. 어느 연예인이 이혼을 했건 말건, 박찬호의 금년 실적이 얼마가 되건, 정치인들이 무슨 일로 싸우건 간에 나는 그런 기사들은 대강 제목만 보고 만다.

그런 지면들에서 내가 집중을 하며 보는 것은 광고다. 광고는 사회의 단면이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어떻게 노리고 있는지를 보여 주기에 유심히 본다. 이런 상품이 나왔구나, 이 동네는 부동산이 이 정도 가격이구나, 구인광고를 이렇게도 하는구나 등등을 재빨리 눈에 집어넣는다.

나는 해외 출장을 갈 때 대부분 일등석을 탔다. 한일 노선에서는 일등석 손님들 중 야쿠자도 있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타기에 스포츠 신문을 찾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하지만 장거리 노선에서 일등석 승객들은 거의 모두 경제지를 찾는다.

반면에 이코노미 클래스, 즉 삼등석 승객들은 스포츠 신문이나 연예 주간지를 먼저 찾는다. 서로의 관심의 우선순위가 다른 것이다. 일등석 승객들은 일차적 관심이 경제이며 그래서 돈을 더 번다. 삼등석 승객들은 일등석의 넓은 좌석을 부러워하면서도 일차적 관심은 경제가 아니라 재미난 기삿거리들이다.

사람들은 돈을 벌어야 하는 경제게임을 하고 있으면서도 이처럼 대부분은 스포츠 기사나 연예 기사 같은 재미난 이야깃거리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TV 앞에서 환호를 올릴 때 부자가 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그 TV 속의 주인공들임을 깨달아야 한다.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도 당신에게 생기는 것은 땡전 한 푼 없다. 당신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게임에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며 당신 자신이 주인공인 경제 게임에서는 규칙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부자들을 도둑으로 싸잡아 비난한다.

부자가 되려면 돈과 친해져야 하는데 사람들은 다른 것들과 친하다.

돈과 친하다는 것은 경제게임의 법칙을 안다는 것이고 경제의 피가 흐르는 증권, 부동산, 경영, 사업 등에 대한 책들을 읽는다는 뜻이다.

명심해라. 온 동네 사람들이 다알고 있는 경제 지식은 당신을 절대로 부자로 만들어 주지 못한다. 그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나는 비율로 따져 본다면 그런 책(정치, 문학, 역사, 종교)들보다는 돈 냄새 나는 책들을 더 많이 읽어왔다. 영혼의 양식보다 일용할 양식을 먼저 챙겼다는 말이다.

기억해라. 교양인에게 돈 많이 주는 세상이 아니다. 부자가 되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당연히 일용할 양식부터 넉넉하게 만들 수 있는 책을 먼저 읽고 그다음에 교양을 닦아라.

미국 프로야구선수 박찬호가 연습은 안 하고 교양증대에만 관심이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당신도 사회에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먼저 해라. 딱 1년만 미친 듯 하면 장담하건대 내년에는 벅찬 가슴을 갖게 된다. 교양이니 영혼의 양식이 하는 것들은 그다음에 해결해도 되지 않겠는가.

헬라어에서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는 두 개이다. 하나는 ‘크로노스‘인데 흐르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어쩌지 못하는 대상으로서의 시간이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길이 막혀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되는 시간 같은 것이 이 크로노스이다.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인데 의미 있는 시간, 가치 있는 시간, 보람있는 시간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이 땅에서 ‘잘 산다‘는 것은 부자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바꾸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없는 시간은 그저 세월의 주름살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시간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이외에도 하나가 더 있다. ‘돈이 되는 시간‘이 그것이다. 흔히 시간은 금이니 돈니 말들 하지만 크로노스로서의 시간은 전혀 돈이 안 된다. 출퇴근길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이리 볶이고 저리 볶이는 시간은 그저 지나가는 시간일 뿐이며 술에 취하여 인사불성이 되어 있는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카이로스로서의 시간이라고 해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월드컵에서 한국을 응원하느라 근 한 달 동안을 축구에 시간과 열정을 쏟으며 승리의 감격을 맛보고 패배의 아쉬움도 맛보았다면 그 시간은 카이로스는 될 수있겠지만 그 시간이 돈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부자가 되려면 ‘돈이 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 일을 하고 보수를 받았다면 그 노동시간은 ‘돈이 되는 시간‘에 해당된다. ‘돈이 되는 시간‘은 그 시간에 임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크로노스가 될 수도 있고 카이로스가 될 수도 있다.

똑같은 일을 하여도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무심하게 무성의하게 기계적으로 한다면 그 시간은 크로노스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을 개선하고자 하고 자신의 힘을 모두 쏟아부으며 최선을 다한다면 그 시간은 카이로스가 될 것이다.

‘돈이 되는 시간‘은 경제적 대가가 주어지는 노동시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미래에 경제적 대가가 주어지는 지식을 얻는 데 사용되는 시간 역시 ‘돈이 되는 시간‘에 해당된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게임은 학교성적으로만 승패가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부자는 세상에서 받는 대가를 크게 함으로써 될 수도 있지만 세상에 지불하여야 하는 대가를 적게 함으로써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살아가면서 세상에 지불하는 대가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것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돈을 받고 해 주는 일들‘ 에 대하여 당신이 알고 있다면 지출하는 비율이 줄어들어 주머니에 남는 돈이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웬만한 컴퓨터 고장은 직접 수리할 줄 안다면 그 수리 지식을 얻는 데 사용한 시간은 ‘평생‘컴퓨터가 고장 날 때마다 돈을 절약시켜 주는 원천이 된다. ‘평생‘ 말이다.

나는 길거리를 걷다가 도로 공사를 하는 것을 보아도 인부들이 어떻게 하는지 세심히 바라보고 배웠다. 직접 눈으로 볼 기회가 없는 것들은 모두 책을 통해 감을 잡고 배워 나갔다. 그렇게 하는 시간이 바로 ‘돈이 되는 시간‘이다.

시간이 남는다고? 크로노스가 많다는 뜻이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배워 나가라. 우선은 지금 하는 일과 관련된 것들부터 마스터하라. 그렇게 할 때 그 시간은 ‘돈이 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일과 관련된 책들은 솔직히 재미는 없다. 하지만 재미가 충만한 책들만을 읽는다면 그 시간은 카이로스가 될 수는 있지만 돈이 되기는 어렵다. 재미없어보이는 지식들을 위하여 ‘돈이 되는 시간‘을 먼저 투자하는 사람만이 크로노스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다.

그래도 인생은 즐기며 재미있게 살아야 한다고? 장담하건대 당신이 재미있는 것만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당신의 삶 자체가 조만간 재미없어질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The Age Age of Uncertainty〉로 유명한 미국의 경제학자 갤브레이스J. K. Galbraith는 "인생에서 대부분의 물건, 이를테면 자동차나 연인이나 암은 그것을 지닌 사람에게만 중요하다. 그에 반해 돈은 그것을 가진 사람이나 가지지 못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중요하다" 고 말하였다. 그 중요한 것을 위해 지금 시간을 투자하라. 지금의 시간이 미래에 돈이 되게 만들어라.

"인생이란 비스킷 통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비스킷 통에 비스킷이 가득 들어 있고, 거기엔 좋아하는 것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요?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자꾸 먹어 버리면 그다음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게 되죠. 난 괴로운 일이 생기면 언제나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 이걸 겪어두면 나중에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통이다, 라고." - 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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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에 발표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어 보았는가?
조나단이라는 갈매기가 고기잡이 배와 해변 사이를 단조롭게 오고 가며 먹는 것에만 급급한 다른 갈매기들 사이에서 추방당했어도 자신의 꿈인 완전한 비행을 위하여 열심히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진정한 삶의 목적을 찾아서 비행하는 조나단은 더 높이 나는 것을 통해서 완전한 자유를 찾아간다. 정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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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로스쿨러 2023-07-11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높이 날아 본적은 없지만 완전한 존재인 하나님은 찾아서 다행이예요,,리처드 바크는 비행하다가 죽었다고 했죠?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7-11 11:44   좋아요 1 | URL
제가 잘 몰라서 나무위키 검색해봤는데 연세가 꽤 있으시긴 한데 사망했다거나 하는 얘기는 따로 안나오는거 봐서는 아직 살아계신거 같습니다.

ys로스쿨러 2023-07-11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순간 생떽쥐페리랑 헷갈렸어요,,리처드 바크랑 왜 헷갈렸는지는 모르겠어요,,어린 왕자랑 갈매기의 꿈이랑 비슷한 느낌이 들었나봐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7-11 16:26   좋아요 1 | URL
아 그러셨군요 책 많이 읽다보면 여러가지가 오버랩되서 헷갈리셨을수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