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감 중에서 뇌리에 가장 강하게 남는 게 후각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 집에서 나는 특유의 세월 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진짜 집에 왔다는 생각이 드는 걸 어쩔 수 없었다.
아무리 획기적이고 시대를 앞서간 제품이라도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결국 이 바닥에서 제품이든 홍보든 기획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현장을 알아야 한다.
가전 전문매장의 판매사원은 백이면 구십구가 판매지원명목으로 제조업체에서 파견한 사람들이다. 명목이 판매지원일 뿐이지 사실상 매장의 운영 전반을 판매사원들이 돕게 된다.
제조업체 소속의 판매사원이 매장운영을 챙기다 보니 점장 입장에서도 그들을 챙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매장은 자체의 규율과 합의에 따라 업체별 판매를 조율하고 관리할 수밖에 없다.
누구는 잘 팔아서 판매수당 빵빵하게 받고 누구는 못 팔아서 못 받으면 매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런데 신입이 규율을 깬거였군‘ 뭐, 이 업계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국내 최대 가전회사인 삼전과 엘전 소속 직원이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넘친 나머지 제멋대로 굴어서 벌어지는 일들. 웃긴 건 자기들도 외주 인력업체 소속인 주제에 그렇게 회사부심을 부린다는 거였다. "신입 많이 혼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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