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젊어지는 기적의 눈 건강법 - 백년 쓰는 눈 만드는 내 눈 사용 설명서
주천기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아보던 중에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읽게 된 책이다. 때마침 완독했던 판타지 소설인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라는 책을 읽고나서 건강정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져 있던 찰나에 읽게 되어 개인적으로 더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본인은 예전에 눈이 충혈되어 흰자위가 빨갛게 된 적도 있었고, 안구건조증 증상같이 눈이 뻑뻑해져서 안과에 몇 번 가서 진단을 받았던 적도 있다. 다행히 심각한 건 아니었기에 인공눈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처방을 받고 병원문을 나섰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었다. 이 말이 이 책에 직접적으로 나오는 건 아니지만 안과 전문의인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예전에 안과에 갔다가 괜히 불필요한 과도한 검사들로 인해 터무니없이 몇 만원을 날렸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모든 안과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불행히도 내가 처음 갔던 안과에서 의사가 충혈된 내 눈을 보더니 망막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검사를 해보자고 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냥 단순히 피로하고 몸이 살짝 무리해서 그런 것 같았는데 그때 당시 내가 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다보니 그냥 의사가 하라는대로 검사를 했었다. 검사결과는 당연히 아무 이상없이 정상이었는데 해당 병원에서 그 검사를 비급여항목으로 분류해 놓아 의료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은 관계로 검사시간이 길어야 5분에서 10분 정도 밖에 안되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임에도 5만원이 넘는 금액을 그냥 눈 뜨고 코베이듯이 털렸다. 거기에 추가로 진료비까지 더해져서 총 금액은 7만원이 넘었던 씁쓸한 기억이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병원의 의사가 불필요한 검사를 유도하여 비급여항목에 해당하는 검사를 환자들에게 하게 하고 검사비 명목으로 적지 않은 금액의 돈을 수취한다는 걸 알고나서 그 이후에는 그 병원을 마음속으로 저주하며 다른 안과로 갈아탔던 기억이 난다.

이후 비슷한 증상으로 다른 안과에 갔을 때는 간단한 검사를 포함한 진료비가 1~2만원 선에서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다시한번 예전에 처음 갔던 병원에 대한 분노가 마음속에 치밀어 올랐었다. 마음 같아선 소송이라도 걸고 싶었지만 투입 비용대비 얻을 수 있는게 크지 않다는 판단하에 그냥 다시 그 병원은 안 가는 걸로 마음을 가까스로 정리했던 일이 있었다.

책 리뷰에 개인적인 얘기를 좀 길게 썼는데 이런 얘기들을 쓴 이유는 만약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내가 처음 갔던 안과에서 몰라서 당했던 부당한 일들이 없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 때문이다.

위에서 망막에 대해 잠깐 얘기했었는데 망막의 경우 눈의 다른 부위에 비해 비교적 안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외부의 엄청 강한 충격이 아닌 이상 크게 손상이 되거나 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음에도 그 의사는 환자들의 무지를 이용하여 정상적으로 멀쩡할 가능성이 높은 망막 검사를 유도하여 환자들의 돈을 갈취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만약 내가 눈에 대해 조금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그 부당한 검사를 자의적으로 거절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래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던 것 같다.

망막외에도 이 책의 초반부에는 눈 전체 구조에 대해 그림과 함께 친절한 저자의 설명이 동반되어 눈의 전문가가 아닌 초보자인 나같은 사람들도 이 책 하나로 눈의 구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눈의 구조에 대한 설명이 초반부에 펼쳐지고 여기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중반부로 가면 나이가 듦에 따른 노안 및 시력 감퇴 현상과 관련된 설명들이 나온다. 나이가 듦에 따라 시력이 떨어지는 것은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저자의 말과 함께 시력의 감퇴가 좀 더 천천히 진행되도록 하는 눈 노화 지연 전략에 관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부가적으로 얘기해준다. 각종 눈 지압, 눈 찜질 등과 같은 방법들을 소개해주면서 간단한 그림도 곁들여 주고 있기에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실천한다면 독자들의 시력을 좋게 유지하는데 유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 노안 외에도 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실시할 수 있는 각종 수술 기법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 이 부분도 역시 중간중간 저자의 설명을 돕는 그림이 동반되어 독자들이 글과 그림을 함께 보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되어 있다.

눈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면서도 그동안 눈에 무지했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하면서 한편으로는 지금부터라도 여기 나왔던 각종 노하우들을 실생활에서 잘 실천한다면 눈이 안 좋아지는 것을 지연시키면서 오래오래 눈 건강을 지켜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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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분에선 특별히 p.189에 밑줄 친 저자의 디자이너 업무와 관련된 피드백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게 느껴졌다. 사람들로부터 업무의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외적으로 드러난 요소들과 내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들을 분리해서 생각하라는 말인데, 뭔가 바람직한 마인드셋을 하나 배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상생활에서 적용해 볼만한 것 같다.

한 두 달 전 욘 포세의 작품을 읽고 리뷰를 썼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북플러 중 한 분 께서 약간은 부정적인 뉘앙스의 피드백을 주셨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을 읽기 전이라 내가 쓴 리뷰라는 결과물과 나의 내적인 감정을 연동시켜서 약간은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분과 댓글로 소통하면서 사람자체가 나쁜 분이 아니라 단지 어떤 대상을 보는 관점이 나와 달랐던 분이었다는 걸 깨닫고 좀 더 관점을 폭넓게 넓혀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경험이 있다.

오늘 이 책에 나온 저자의 사례와 연결지어 생각해보니, 내가 그 때 외적인 피드백과 나의 기분과 자존감이라는 내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들을 연동시키지 않고 처음부터 좀 더 폭넓은 마음으로 그 피드백을 받았으면 좀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당시의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면 순간적으로 기분이 좋지 않았었지만 이후에 그분이 따로 올려주신 리뷰 글을 읽으면서 그분의 생각을 이해하고 결과적으로는 비교적 좋은 분위기로 대화를 마무리 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 당시의 일화와 오늘 독서 내용을 연결지으면서 좀 더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 뭔지모를 뿌듯함도 마음 속에 밀려들어오는 느낌이다.

일을 시작할 때 신호를 주는 것도 좋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알람을 맞추거나 음악이나 영상이 흐르도록 설정하면 몸이 그 신호를 받아들여 습관처럼 굳어진 일과를 자동적으로 수행하기가 더욱 쉬워진다. 차나 커피를 끓이거나, 향을 피우는 등 후각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신호가 된다. - P173

매일 혹은 매주의 해야 할 일을 마쳤다면 발전 과정과 실행한 내용을 기록하고 시각화하는 것 또한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된다. - P173

해야 할 일을 끝마친 후에 나 자신에게 주는 시각적인 보상은 마치 게임에서 몬스터와 싸워 이기거나 퀘스트를 클리어하여 레벨 업을 달성하는 것과 같은 쾌감이 있다. - P174

메릴랜드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에드윈 로크가 주창한 목표 설정 이론goal-seting theory에 의하면 개인이 의식적으로 설정한 목표는 행동과 동기에 영향을 미쳐 더 나은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한다고 한다. - P174

스스로 야심찬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고 도전한 실천 내용을 기록하여 매일의 진척 상황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자연스레 재미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으며 다음 날에도 같은 일을 반복하며 ‘레벨 업‘을 꾀하고 싶다는 동기가 생기게 된다. - P174

실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 이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싫은 일을 억지로 꾸역꾸역해야 한다면 습관을 만드는 일도,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일도 쉽지 않다. - P175

유명한 스타트업 컨설턴트 조던 밀른은 이렇게 말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때 성공할 확률은 반반이지만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전혀 없다." - P175

해야 할일을 반복하고 습관으로 만들어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시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는 단계로 돌아가자. 이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인지, 그리고 내가 하고싶은 일이 맞는지 재고할 때이다. - P175

실행의 리듬을 만들고 집중이 잘되는 환경을 조성하여 해야할 일을 습관화하는 데 성공했다면, 이제 점검할 단계다. 규칙적으로 진행 현황을 확인해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계획을 변경하거나 일어날 수 있는 리스크에 대비하면 프로젝트는 점점 더 확고하게 성공에 가까워진다. - P176

현황을 점검할 때는 미리 세워둔 계획과 실제로 해낸 일 간에 얼마나 차이가 벌어졌는지를 파악한다. 일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고 자책하거나 우울해할 필요는 없다. 왜 계획대로 수행하지 못했는지 생각해보기 위한 점검이다. 계획이 너무나 야심찼던 것인지,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인지, 집중이 잘되지 않았던 것인지, 만약 그랬다면 그 이유를 알아야 개선책을 세울 수 있다. - P177

달성하기가 지나치게 쉬운 계획을 수립하여 과잉 성취가 이어진다면 이 또한 재고해야 한다. 목표와 계획은 어느 정도 난도가 있을 때 변화를 부르고 그만큼 집중하고 싶은 동기가 부여되기 마련이다. 우리가 굳이 야심을 가지라고 외치는 OKR을 삶에 도입하려는 건 분명히 지금 이상의 무언가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 어렵지만 성취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도전해보자. - P177

계획 수립 단계에서 작성한 간트차트나 계획 시트는 절대불변의 성서가 아니다. 언제든지 상황을 돌아본 후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 - P177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가 말했다. "사업계획서란 현실과의 첫 만남에서 휴지 조각이 되고 맙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훈련 자체를 통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일종의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습니다." 베조스에게조차 계획은 좀처럼 그대로 따를 수 없지만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다. - P178

계획 변경을 실패로 받아들이게 되면 쓸데없이 감정을 소모하게 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동력을 잃는다. 예측하기보다는 대응하겠다는 자세로 현재 나의 위치에 맞춰, 미세하게 계획을 수정해나가면 된다. - P178

프로젝트는 항상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돌발 상황이나 외부 환경의 변화 등의 이벤트가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생각하며 계획을 수정하면 실현 가능성이 올라간다. - P178

점검을 위해 월요일에 할 일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목표를 다시 새기고 핵심 결과의 달성률을 확인하며 ‘자신감 점수‘를 매기는 일이다. - P179

자신감 점수는 내 느낌을 토대로 매기는 것이다. 핵심 결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면 10점, 절대 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0점이 되는데, 보통은 이 점수가 5에서 8 정도를 왔다갔다 하게 된다. 자신감 점수가 지난주에 비해서 낮아졌다면 자신감을 잃어버린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 P179

두 번째로 앞으로 4주간 할 일을 생각해본다. 3개월에 대한간트 차트나 계획 시트를 이미 준비했다면 어려울 것 없다. - P180

두 번째 단계에서 찾은 할 일을 나열하고, 그중에서도 더 우선하는 태스크 순으로 배열해보는 것이 세 번째 단계이다. - P181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하는 일에는 ‘priority(우선 사항)‘의 앞글자를 따 P1이라 표시하고, 그 정도가 낮아질수록 P2, P3…으로 표시한다. - P181

마지막 단계는 프로젝트의 건전성과 나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생각만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보고 진척이 지나치게 더디거나 의도한 것과 결과가 다르다면 그 이유를 분석하고 대책을 고민한다. - P181

건강 상태도 중요하다. 왜인지 몰라도 자꾸만 우울한 기분이 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대책으로는 쉬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산책을 하면 될지, 그도 아니라면 병원에 가야 하는지 시간을 들여 짚어보자. 분명히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방치하고 억지로 앞으로 나아간다면 나중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 P181

금요일 혹은 한 주의 끝에는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일주일간의 성과를 돌아보며 뿌듯함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는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에 집착하지 않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시간이다. - P182

자신을 소중하고 기특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성취감을 만끽하면서, 다음 주에도 다시 힘을 내서 도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에너지를 축적해둔다. - P183

톰 크루즈와 에밀리 블런트가 주연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면 군인인 주인공은 외계 생명체와의 전투 중에 몇 번이나 전사하지만 죽고 나면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능력을 갖게 된다. 과거로 돌아오고 나면 지난번의 생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매번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여, 수없이 살해당하면서도 매번 진보한 모습으로 적의 핵심 컨트롤 센터를 찾아 파괴하는 궁극적인 미션에 반복적으로 임한다. 마치 게임의 세계관과 비슷하다. - P184

<슈퍼 마리오>를 하다가 발을 잘못 디뎌 물에 빠져 죽더라도 게임은 끝이 아니다. 마리오는 다시 살아 돌아오고 이번에는 지난번에 발을 잘못 디딘 곳을 기억하며 다시 도전할 수 있다. 이것이 학습의 기본적인 원리이다. 톰 크루즈처럼 시간을 뒤로 감을 수는 없지만, 지금의 실패에서 배운 것을 미래에 활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 P185

우리는 남들의 성공 사례를 보며 그들이 이렇다 할 큰 실패없이 성공 가도를 전력으로 질주했으리라고 생각하고, "저 사람은 천재라서", "원래 대단한 사람이라서", "금수저로 태어나서 저게 가능한 거야"라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이나 기업이 항상 축복받은 환경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 그 뒤에는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마리오가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엔딩까지 질주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쾌감을 느끼지만, 그 플레이어는 영상을 찍고 올리기까지 수없이 괴물에게 당하고 용암에 빠지며 그때마다 무언가를 배웠을 것이다. - P185

한국의 수저계급론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은 몇 번씩이나 사업에 실패해도 다시 창업을 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이 있고, 그만큼 마음껏 실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도 거머쥐기 쉽다. 그러나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은 한 번만 실패해도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 - P185

그렇기에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욱더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자원을 관리하여, ‘감당할 수 있는 작은 실패‘를 많이 경험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다면 단번에 가족 친지의 돈을 모두 끌어모아 창업을 하기보다는, 그 아이템이 정말로 실현 가능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작은 규모로 먼저 테스트해보는 것이다. - P186

이렇게 최소한의 요구 사항을 만족한 작은 규모의 제품을 IT업계에서는 MVP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라고 부른다. 본격적으로 예산을 할애해 거대한 개발 프로젝트를 론칭하기보다는 먼저 최소한의 기능만을 구현한 MVP를 통해 유효성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수집해 더 나은 상품 개발로 이어나가는 것이다. - P186

최소한의 성과물을 만들어 결과를 검증해보고, 시도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을 차차 쌓아나가며 개선을 거듭하고, 횟수를 늘려갈수록 점차 더 좋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다. - P188

프로젝트를 시행할 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단계가 바로 회고 retrospective 이다. 프로젝트가 종료한 후에 내가 산출해낸 성과를 돌아보고 잘한 것은 무엇인지,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실패라고 느껴지는 점이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된다. - P188

회고를 할 때는 잘못한 점이 눈에 띄더라도 자책을 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거리를 두고 그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P188

실패의 심리학을 다룬 짐폴의 저서 『로스』에는 객관적인 업적을 ‘개인화‘하는 것이 크고 비참한 실패를 불러오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말한다. - P188

사업의 성공이나 실패, 의사 결정의 좋고 나쁨, 투자에서 얻은 이익이나 손실 같은 외적 요소들에 개인의 자존감을 개입시켜 내면화한다면 ‘내가 잘나서 성공한 거야‘, ‘내가 못나서 실패한 거야‘와 같은 오만이나 자학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 P189

개인이 전적으로 통제할 수없는 성공이나 실패 같은 외적인 결과를 항시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적절한 의사 결정이나 행동 방침 마련보다도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는 데 더 많은 힘을 쏟게 되며, 점점 더근거 없이 자아가 비대해지거나 반대로 개인적인 상실감을 키워 현실을 직시할 수 없게 된다. - P189

디자이너로서 일하다 보면 나의 결과물에 피드백을 주는 수많은 관계자들과 협업을 해야 한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작업하고 꼼꼼히 검토한 결과물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인간이기에 기분이 나빠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디자인 결과물이라는 외적이고 객관적인 요소와 나의 기분과 자존감이라는 내적이고 개인적인 요소를 분리해서 생각하려 노력한다. 훈련을 거듭하다 보면 비평을 나에 대한 인신공격이 아닌 디자인 결과물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는 결국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더 나은 작업을 할수 있는 기반이 되어준다. - P189

회고 과정을 통해 결과를 분석하여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을찾아 다음 단계에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일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실패에서 배우는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실패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능한 한 과거의 경험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시간을 들여 앞으로 조금씩 더 나아지려는 자세를 취할 때 승률이 높아진다. - P190

구글에서는 분기 말에 OKR을 회고하고 각각의 핵심 결과에 점수를 매긴다. 1.0점을 만점으로 두되 도전적인 목표라면 0.7에서 1.0까지를 성공이라 여기고 녹색으로 표시하며, 0.4에서 0.6은 노란색, 그리고 0에서 0.3까지는 경고의 의미를 담아 빨간색으로 표시한다. 필수적인 목표는 1.0을 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OKR을 활용할 때는 기업에서 실시하는 것처럼 지나치게 엄격하게 점수를 매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프로젝트 종료 후 자신의 성과를 돌아보며 달성률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성찰한다면, 다음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된다. - P190

회고를 할 때 물어야 할 질문들이 있다.

KR을 달성한 결과를 성취할 수 있었는가? 모든 KR에서 1.0을 기록했지만 목표인 O에 다가갔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애초에 핵심 결과를 잘못 설정한 것일 수도 있다. 다음번에는 O와 KR의 상관관계에 더욱 주목하여 핵심 결과를 설정해보자. - P192

전체적인 성과는 어떠했는가? 0.8 / 0.75 / 0.5 이라는 성적이 만족스러운지, 그렇지 않다면 다음번에는 어느 정도의 점수를 노리면 좋을지 생각해본다. 다음번에는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필수적인 목표를 설정할 것인가? 아니면 야심차고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0.7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인가? 나에게 더 잘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 P192

잘한 점은 무엇인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모든 핵심 결과에서 1.0이라는 성적을 내지 못했을지라도, OKR을 도입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지를 발휘하거나 꾸준하게 노력하는 등 나 자신이 잘한 일을 찾아내어 기록한다. 예를 들어 수입의 40퍼센트를 저축하기 위해서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는데, 기록을 해보니 절약의 효과가 있었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가계부를 쓰면서 의식적으로 저축액을 늘려볼수 있다. 이렇게 실행 과정에서 좋은 흐름이 생겨났다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 P193

잘못한 점은 무엇인가? 무엇을 바꿔야 더 잘할 수 있는가? 주식 투자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 왜 그러한 결과를 낳았는지 살펴본다. 주식이라는 것은 단기간에는 심한 가격 변동을 보일 수 있지만, 좋은 주식을 골라 사고 장기간에 걸쳐 보유한다면 가격은 제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이다. 따라서 3개월간의 짧은 프로젝트에서 주식 수익률과 같은 수치를 핵심 결과로 삼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못했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음번에는 주식 투자 수익률보다도 더 적합한 지표를 찾아 핵심 결과로 삼는 것으로 OKR의 적용 방식을 개선할수 있다. - P193

열정과 의욕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점점 더 자산관리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다. 하지만 도중에 의욕을 잃어 계좌를 보는 것조차 스트레스로 느껴졌다거나, 대체 왜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여가며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면 목표가 충분히 영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한번 내가 돈을 모으고 굴려서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자산관리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자. - P194

회고를 마쳤다면 다시 3부(p.139~)의 처음으로 돌아가 나의 사명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러고 나서 다시 목표와 핵심 결과를 설정하고 수행 계획을 수립한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 경험하고 배운 것을 살려 더욱 효과적으로 OKR을 사용할 수 있다. 더 야심찬 과제에 도전하고 더 효율적으로 성공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OKR 사용법을 만들어간다면, 언젠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어느새 이미 성취한 것이 되어 차곡차곡 쌓여나갈 것이다. - P194

최고 결과 추구하는 목표에 회의감이 들었거나, 지금의 전략이나 방식으로는 전혀 목표에 이르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다음번에는 방향을 틀어 다른 시도를 해보아야 한다. 이것을 ‘피보팅 pivoting‘이라고 한다. 에릭 리스에 의하면 피보팅이란 "창업가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제품, 전략, 성장 엔진에 대한 새롭고 근본적인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경로를 구조적으로 수정하는 방향 전환"이다. 전면적으로 목표와 전략을 재고하고 새로 도전한다는 뜻이다. - P195

비즈니스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시장이 원하는 것도 계속해서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세운 계획을 무슨 일이 있어도 밀어붙이는 기업보다도 다양한 방면으로 실험하며 성공을 모색하는 기업이 더욱 유리하다. - P195

피보팅은 기존에 하던 것을 내던지고 전혀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뜻이 아니다. 피보팅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한쪽을 축으로 하여 다른 한쪽을 회전시킨다는 의미로,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은 고정하여 계속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되, 잘 못하고 있는 부분에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을 뜻한다. - P196

OKR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앞에서 생각해본 나의 사명이나 목표까지 폐기할 필요는 없다. 다만 최고에서 얻은 배움을 바탕으로 목표나 핵심 결과를 수정하고, 실천과정에 있어서도 더 나은 방식을 찾아 신속하게 방향을 바꾸며 피보팅을 반복한다면 언젠가는 나에게 딱 맞는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길을 걸어보고 방황해봐야 한다. 실패를 많이 반복하되 감당할 수 있는 작은 규모로 실패하자. 그리고 성공의 씨앗을 찾았다면 꾸준히 물을 주고 보살펴 크게 키워내자. - P197

여기서 왜 갑자기 복리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복리의 원리가 자산 관리뿐만이 아니라, 인생을 살며 장기간에 걸쳐 노력을 하고 성취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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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들어가는 말과 함께 처음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를 읽어 봤는데 몰랐던 사실들을 이것저것 알게 되었다. 근데 실용적인 이야기라기보다는 대다수의 일반인들이 들어보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것을 읽어본다는 느낌이 좀 더 강했다. 향후에 어떤 내용들이 이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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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p.29에 밑줄 친 디킨스와 도스토옙스키간의 대화는 허구라는 얘기를 하면서, 공론의 장에 유통되는 가짜 인용구들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냥 유명인이 언급했다고 무작정 믿었던 것에 대해 한 번 쯤은 의심해보는 마음을 가질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일일이 밑줄치진 않았지만 이러한 가짜 인용구들을 인용하여 논문에 사용하는 사례도 소개되는데, 굉장히 스펙타클(?)하게 느껴졌다. 한 예로, 러시아어 문헌에 대해 영문학자들이 러시아어를 모를거라는 예상과 더불어 그 문헌을 일일이 확인할 리도 없을거라는 생각으로 가짜 인용구들을 논문에 넣어 학술지의 심사를 통과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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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개인적으로는 처음 들어보는데 티옴킨이라는 러시아 출신 작곡가에 관한 이야기가 간단하게 나온다. 근데 이력을 보니 꽤나 유명한 사람인듯 하다.

이 책은 읽으면서 각종 지식들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생년 처음 들어보는 외국의 인물들이나 사건들에 대해 나오는데 읽으면서 어떤 교훈적인 것보다는 배경 지식의 확장에 초점을 두는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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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에피소드로 밥 딜런이 201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때 있었던 일들이 간략히 소개되는데 이와 관련하여 나왔던 갖가지 말들이 굉장히 흥미롭게 읽혔다.

여기서 특별히 p.44에 밑줄 친 칭찬과 관련된 영국의 문인 새뮤얼 존슨 박사가 한 말은 굉장히 날카롭고 예리하게 느껴졌다. 마치 정곡을 찌른 것 같은 느낌이었다.


p.50에 밑줄 친 ‘마음이론‘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름 흥미로운 읽을거리였다. 특별히 추리작가 챈들러가 했던 말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밑줄 친 마지막 부분에는 미국의 영화 평론가인 ‘폴린 케일‘이라는 사람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쪽 분야에 무지한 터라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잘 몰랐는데, 저자가 쓴 이야기에 근거해보면 굉장히 영향력이 있었던 평론가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오늘도 하나 배운다.

그녀의 평론 방식은 기존 평론가들의 것들과는 상당부분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p.54에 밑줄 친 부분에도 잠깐 나오지만, 그녀는 영화를 볼 때 늘 친구를 대동하고 본 반면, 대다수의 남성 평론가들은 주로 혼자 영화를 보러 다녔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폴린 케일의 평론은 마치 친구에게 건네는 말 같은 생생함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본문에 직접적으로 나오는 표현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기존의 평론이 상투적이고 뭔가 딱딱한 느낌이었다면, 폴린 케일의 평론은 고리타분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뭔가 기존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줬다는 것으로 보였다.

읽으면서 나름대로 흥미가 느껴지는 글이었다.

어머니에게 드립니다. - P5

버스에서 우린 웃으며 승객들과 게임을 했는데 그녀는 개버딘 정장을 입은 남자가 스파이로 보인다고 했고 나는 "조심해. 그 남자 나비넥타이, 실은 카메라야."라고 말했다.
ㅡ 폴 사이먼, 「아메리카」 - P7

이 책에서 언급된 작품이나 작가들 대부분은 스파이로서 읽었던 것이지 업계인으로 읽은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업계인으로서 읽었던 책은 그리 인용하게 되지 않는다. - P11

제목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는 존 르카레의 장편소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974)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이다. - P12

1부 ‘작가‘는 작가나 문필가, 넓은 의미의 문학과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이 책 전체가 대체로 그런 편이지만 특히 여기 실린 글들은 인상적이었거나 좀 웃기게 생각됐던 에피소드에서 출발한 것이 많다. 몇몇 작가들, 보르헤스, 토마스만, 그레이엄 그린 등은 이 책에 너무 단골로 등장시키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폴린 케일이나 윌리엄 트레버에 대한 글처럼 팬으로서의 마음이 너무 드러나 버린 것도 없지 않다.
이런 개인적이고 편향적인 시선이 문학에 대한 독자의 시들해진 호기심을 다시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물론 너무기쁠 것이다. - P12

2부 ‘업계인‘은 직장에서 일하는 것과 관련된 경험들을 다룬다. 나는 업계인이라는 말이 가진 뭔가 구식의, 지금보다 덜 유동적인 사회에서 통용되었을 법한, 블루칼라적이면서도 계급이 사라진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 - P13

나는 어린 시절 에릭 앰블러와 르카레의 소설에 매료되었다. 당시 번역된 게 많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니 이 책에 실린 글들과 제목까지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집착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 P14

글쓰기를 육상선수의 자세로 해야 하며 어슬렁거려서는 안 된다고 했던 베냐민이 몰두한 주제가 산책자였던 것은 내게 늘 재미난 아이러니로 생각된다. 낭비하는 동작 없이 결론으로 질주할 것. 한눈을 팔아서도 안 되고 방금 떠올린 하찮은 생각을 적느라 시간을 낭비해서도 안 됨. 그의 이런 스파르타적인 규칙은 실용적인 조언이라기보다 하나의 사상에 가깝다. - P14

어떤 피아니스트들은 모두가 아는 곡들을 마치 자기는 지금 처음 쳐본다는 듯이 머뭇거림과 놀라움을 드러내며 연주하고는 한다. 완벽한 기교를 과시하는 연주보다 늘 더 많은 흥미를 주는건 그들의 연주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제공하는 것은 정교하게 배치된 정지 화면이 아니라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극장이기 때문이다. - P15

누구든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것만 가져올 수 있을 뿐이다. - P28

1862년 런던에 들른 도스토옙스키는 디킨스를 방문했다. 대화 중 디킨스는 털어놓았다.
"내 속에는 두 명의 사람이 있습니다. 한 사람은 마땅히 가져야 할 도덕을 지닌 자이고, 또 한 사람은 그와 완전히 반대입니다. 전자는 내 삶에 지침을 주고, 후자는 사악한 등장인물의 소재가 됩니다."
도스토옙스키가 반문했다. "단지 두 명뿐이라고요?" - P29

한마디로 서두의 디킨스-도스토옙스키 회동은 완전히 허구다. 창작자는 노년에 접어든 무명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임이 밝혀졌다. 그는 주목받지 못한 자신의 논저와 소설들을 찬양할 목적으로 십여 개의 필명을 지어내 서평을 투고해 왔다. 별 성과가 없었다는 점만 빼면 수십 년간 이 불장난은 딱히 위험하지 않았다. 그러나 도스토옙스키를 곁가지로 - 왜 그랬을까? - 건드리면서 그는 꼬리가 밝히게 되었다. - P30

공론의 장에 유통되는 가짜 인용구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 꽤 많을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 - P31

가짜 인용의 피해자가 되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본인이 읽고 확인한 구절만 인용하는 것이겠다. 그러나 이건 시간과 노력이 꽤 드는 일이다. - P32

불확실한 것은 불확실한 채로 남긴다. 딱히 동조하는 인상도 주지 않는다. - P32

티옴킨은 흥미로운 인물이다.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공부했고 혁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었다. 오스카상을 네 번 받았다. 그의 장기는 서부극이었다.「하이 눈」, 「OK 목장의 결투」, 「리오 브라보」, 「알라모」등 고전 서부극은 이 러시아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자이언트」나 「알라모」 주제곡을 다시 들으면 여전히 미국 음악 같으면서도 러시아 합창 음악 비슷한 요소가 떠오른다. - P34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여럿은 사무라이 웨스턴 즉 일본 옷의 서부극이다. 「7인의 사무라이」(1954) 등을 미국인들은 감탄하며 역수입했고 이후 서부극 장르에는 구로사와의 영향이 감지된다. - P35

말년의 인터뷰에서 구로사와는「7인의 사무라이」의 여러 원천 중 하나로 알렉산드르 파데예프의 『궤멸』(1927)을 들었다. 파데예프는 스탈린 시대 어용 작가로, 『궤멸』은 내전기 파르티잔 이야기이다. - P35

문화는 서로 모방하면서 영향을 주고받는다. 물론 연원과 소유권을 따지는 게 부질없는 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자명해 보이는 장르도 조금 더 살펴보면 누가 누구를 모방했는지, 무엇이 누구로부터 비롯되었는지 결국 알 수 없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P36

적어도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체를 고려하는 것이다. 독자라는건 얼마나 순수하고 공정한 자리인가. 현실에서는 보통 이러지 않는다. - P39

우리의 현실 판단은 크게 믿을 바가 못 된다. 우리의 판단력이란 책 읽을 때 쓰려고 최적화되어 있는 듯하다. - P40

레넌과 매카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봤어요. 하지만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우리는 지식인이 아니니까요." 비틀스는 음악뿐 아니라 인터뷰에도 천재였다고 하는데, 사실 이보다 좋은 대답은 상상하기 어렵다. 만일 그들이 감사하다든지, 그 기사가 흥미로웠다든지,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해 보자. 그들과 음악 평론가는 사람들 보는 앞에서 만나야 했을 테고, 서로 ‘음악‘에 대한 생각을 주고받으며 터지는 플래시 앞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등 전혀 불필요한 장면이 연출되어야 했을 것이다. 그런 건 비틀스와 어울리지 않는다. - P42

그해 수상자는 미국 가수 밥 딜런이었는데, 핵심은 팝 음악가사의 문학성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이 인정한다는 데 있었다. 예상 밖의 결정을 한 스웨덴 아카데미는 칭찬받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문제는 딜런이 협조했을 때만 원하는 그림이 된다는 건데, 딜런은 일주일 넘게 전화도 받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단지 공연 중 「왜 나를 바꾸려 드나」라는 노래를 불렀을 뿐이다. 당황한 스웨덴 아카데미 인사가 "무례하다" 라고 말한 것이 보도되었다. - P43

‘왜 나를 바꾸려 드나‘는 ‘나를 광대처럼 이용하지 말라는 말의 순화된 표현이었겠지만, 결국 상황은 딜런이 양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참사의 원인을 그가 제공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 P43

"말하는 데 한 푼도 들지 않은 당신의 찬사가 얼마나 가치가 있을지는 먼저 생각해 보시죠." 18세기 영국 문인 새뮤얼 존슨 박사가 한 말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칭찬이 모두 무가치하냐 아니냐가 아니고, 칭찬을 말한 쪽이 빠지는 고유의 착각이다. 그는 원가(=제로)와 무관하게 자신의 칭찬이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받은 쪽이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수표라도 써 준 것처럼 말이다. - P44

사실 노벨상은 공짜가 아니기 때문에 수상자가 예를 
표하는 건 당연한 일로 여겨졌을 수도 있다. 딜런은 나중에 상금은 받지 않았다. - P44

지식이나 지능을 자랑하는 소설 주인공처럼 안타까운 것도별로 없다. 도덕과 양심을 자랑하는 것보다는 참아 주기 쉬울 수도 있지만, 왜 하필 소설 속에서 그러고들 있을까? - P45

번잡한 논의는 생략하지만, 소설에서 부정직이라고 하면 대개 거짓을 들켜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이다. 화자나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 반칙에 의해 유지된다면 진실성 있게 보이기는 어렵다. - P46

언제 독자는 소설의 화자를 믿게 되는가. 사실 독자는 진실성의 문제에서 그리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언제 화자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는가로 물음을 바꿔도 좋겠다. 답은간단한데, 화자가 알 수 없는 것을 아는 것처럼 보일 때 신뢰를 잃는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대화 상대방 등 타자의 모든 의도를 꿰뚫고 있는 슈퍼맨이라면 그런 책을 끝까지 읽어 주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작가가 자신을 전지전능한 창조자라고 느끼는 게 일이 잘 풀리고 있다는 뜻은 못 된다. - P47

움베르토 에코는 친구가 쓴 어느 소설에 붙인 머리말에 이렇게 썼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함이다." 현명하게도 그는 독자들이 소설로 배우는 게 어떤 종류의 지식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그는 소설이 얼마나 제대로 된 학습 도구일 수 있느냐는 식의 반론을 회피할 수 있었다. - P47

좋은 소설은 불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무지를 숨기지 않고 행하는 탐구의 기록처럼 보인다. 사실 우리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게 많다고 느끼니 소설이 계속될 여지는 충분한 것 같다. - P48

뭐든 끝장이라고 말하면 효과가 좋은 건 사실이다. 그런 발언은 우리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준다. - P49

보니것의 소설『제5도살장』(1969)에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평론가가 "이제 소설은 끝났다."라고 선언하는유명한 장면이 있다. 옆에 앉은 평론가가 맞장구치듯 말한다. "현대 독자들은 글을 읽고 이를 장면으로 떠올리는 능력을 상실했다." 그 뒤 반세기가 흘렀는데 앞에 나온 것들중 실제로 죽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49

사실 평론가2의 말은 편집자가 작가에게 수정을 강요할 때 쓰는 말이다. - P50

소설이 정말 죽었는지 따져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라고 한 얘기도 아닐 테니 말이다. 소설의 추락한 위상을 과장해서 한탄한 정도로 이해한다. 나는 지금 소설이 받는대접이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 소설이 사회에 기여하는 점이 분명치 않은 것, 그래서 사회로부터 받는 보수가 큰지 작은지 모르게 된 것. 이게 더 문제 아닐까. - P50

1970년대 영장류를 연구하던 학자들은 뜻밖에 침팬지가 상대방의 생각을 고려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게 마음 이론(Theory of Mind)인데, 이론이라고 하니 어렵게 느껴지지만 ‘타인의 생각과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수 있는 능력‘을 그렇게 표현한다. 인간의 기본탑재 능력 같은데 꼭 그렇진 않다. - P50

마음 이론이 결핍된 사람은 예컨대 약속 장소가 바뀌었을 때 상대방에게 알려 줘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옆에서 아무리 안달을 해도 그 연락을 마지못해, 가능한 한 나중에 하는 사람을 살면서 몇 번은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이들에게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평생 감당하기 힘든 수수께끼인 것이다. 이런 능력을 어렸을 때부터 충분히 발달시키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약물 중독이나 뇌손상, 조현병 등으로 상실하는 경우도 있다. - P51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 것이 마음 이론의 유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한다. 소설을 읽기 위해서는 타인의 상황과 감정에 일단 공감하는 게 전제되고, 읽기를 마치면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공감을 돌려받게 되니, 좋은 훈련이 되는 게 당연할 것이다. - P51

추리작가 챈들러의 데뷔 시절, 잡지 편집자들은 그의 문학적인 묘사나 대사를 통째로 삭제하곤 했다. "이런 건 우리 독자들이 원하는게 아니에요. 액션에 집중하시죠." 프레드릭 제임슨에 따르면 이 문제에 ‘확고한 이론‘을 갖고 있던 챈들러는 뒷날 이렇게 썼다. "독자 스스로 액션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감정, 묘사와 대사가 빚어내는 감정이다. 단지 그걸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 P51

챈들러의 좋은 점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데있다. 그것은 독자를 타자화하지 않고 스스로를 진정 독자의 입장에 놓아 봤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다. 여기에서 몇 마디더 시켜 봤다면, 예를 들어 왜 독자는 감정을 원할까요라고물어봤다면, 그는 마음 이론 비슷한 것을 말했을지 모른다. - P51

우리는 정신 건강을 위해, 마음 이론을 유지하기 위해 소설을 읽을 수 있다. 한편 ‘감정‘을 느끼기 위해 소설을 읽을 수도 있다. 그게 같은 목적이라는 걸 이해하기는 어렵지않아 보인다. - P52

중고생 시절, 미국의 ‘물질주의‘를 공격하는 사람들을 처음의심하게 된 계기는 히틀러를 피해 건너온 망명자들이 제공했다. 그들은 걸핏하면 자기들 ‘문화‘를 우리 ‘천박한 물질주의‘와 대비시키곤 했다. 들여다보니 그들의 ‘문화‘라는 건 유럽 시절 하인을 부리고 살았다는 것과 그들이 황홀해하는 릴케, 슈테판 츠바이크, 브루크너, 말러에 대한 지식 정도가 다였다. 그들이 말하는 ‘문화‘가 신세계에서 형편만 허락한다면 제대로 누리고 싶은 중산 계급식 물질주의와 감상주의를 뜻할 뿐이라는 걸 발견하는 것은 별로 어렵지 않았다.(폴린 케일,《나는 영화관에서 그것을 잃었다 (I Lost It at the Movies)》, 1965) - P53

문화가 자기편에 있다고 믿기 시작하면 보통 이상의 어리석음에 빠지게 마련이다. - P54

나중에 그녀(폴린 케일)는 문화든, 윤리든, 깜찍한 최신 예술 사조든 주머니에서 화폐처럼 꺼내 흔들어 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한칼에 베어 버리곤 했다. 영화 평론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 P54

그녀는 늘 친구를 대동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 나중에 제일 놀란게 평론가들(주로 남자)이 혼자 영화 보러 다니는 것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 P54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윌리엄 허트의 빨간 스카프가 터무니없다든지 「모리스」에서 ‘키 큰 제임스윌비 옆에 서니 더 작고 머리는 커 보이는 루퍼트 그레이브스‘라는 식의 귀여운 코멘트에는 극장을 나서며 친구에게 건네는 말 같은 생생함이 있다. - P54

어떤 주의나 이론에 의지하지 않았다는 것, 맨땅에 헤딩 하듯 자기 느낀 대로만 썼다는 것, 겁도 없고 양보도 없었다는 것은 하나의 특질ㅡ자유든, 정직이든ㅡ을 여러 다른 말로 표현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 P55

"내가 무엇을 느꼈는지 말해 왔고 그게 사람들의 존경을 얻을지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 P55

"친구의 기분을 맞춰 줄 목적이라면 평론을 쓸 이유가 없다.
정중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 P55

즉 케일의 반응은 예측하기 어려웠다. 대체로 재능 있는 젊은이의 미숙함 (‘과잉‘)에는 호의적이었지만, 완전히 노장이 되어 반복되는 결함이 하나의 잔꾀가 되어 버린 사기꾼(스타일리스트)들에게는 냉혹했다고 할 수는 있겠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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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맡길때 흔히들 그 사람을 믿어줘야 한다는 말을 하는데 오늘 읽은 실험 사례를 통해 어느정도 이 말이 납득이 갔다. 책의 내용을 나만의 문장으로 풀어쓰자면 타인의 인정이 자기 충족적 예언에 더욱 확신을 심어주는 촉매제같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충족적 예언을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유사용어로 피그말리온 효과가 함께 검색되었다. 개념을 읽어보니 이 책에서 글쓴이가 주장하는 논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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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편견 혹은 고정관념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 혹은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게다가 편향은 개인의 성공 역량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한순간 고정관념의 렌즈를 통해 지각되는데 대한 걱정, 즉 고정관념 위협stereotype threat이라 알려진 현상이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을 가로채고, 주의를 분산시키고 이탈시켜, 업무 수행 능력이 기대에 비해 낮아지게 만들 수 있다.

작업 기억 working memory

다른 감각기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머릿속에 잠시 잡아뒀다가 기억하는 것

사람들이 당신을 재능 있다고 인지한다면 당신은 더 재능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인지는 난관을 뚫고 넘어서는데 필요한 근성도 부여한다.

자신의 삶에서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전망은 부분적으로는 타인의 인정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 한 집단 사람들이 인정을 적게 받으면 그들의 확신과 결단력에 대한 격려도 더 적어진다.

직장 내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성별, 인종, 기타 배경이 상이한 사람들을 한 팀이나 조직에 포함시킴으로써 얻는 이득 (또는 손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연구 결과 다양한 팀이 더 뛰어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이 밝혀졌지만, 그런 팀은 내부적으로 더 큰 갈등과 분쟁을 겪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성에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동종성에도 장단점이 있다. 동종적인 팀은 더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겠지만 심각한 맹점도 있다. 예를들면 동종적인 팀은 자신의 수행에 대한 평가에서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동일한 성분으로 구성된 배심은 부정확한 발언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한 사건을 판정할 때 고려하는 사실의 범위가 더 제한되어 있다.

추론 상의 이 착오는 공공보건에서 ‘생태 오류ecological fallacy‘라 알려진 것과 비슷하다. 이는 어떤 인구 전체 차원에서 발생하는 연상 하나를 그 인구집단을 구성하는 개인에 대한 속성을 추론하기 위해 사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오류다.

생태 오류 ecological fallacy

조사 연구 중 자료 수집 및 해석 과정에서 집단에 대한 관찰만으로 개인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잘못을 말한다. 다시 말해 분석 단위를 잘못 설정한 것이다.

일상의 편향이 눈에 보이는 인상보다 더 광범위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사소한 행동도 그처럼 타인에게 지나치게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편향을 끝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편향적 행동이 영구히 존속될 이유는 없다. 그것이 일상적인 것이고, 원치 않고 의도치 않은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학습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학습된 것이라면 벗어던질 수도 있다. 그것이 습관이라면 그 습관은 깨질 수 있다.

"누군가를 두려워할 때 당신은 그들을 사물화합니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고, 위협이 됩니다. 그래서 그들에 관련된 모든 것은 실제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거지요."

코니 라이스(민권 변호사)

읽기는 워낙 강한 습관이어서 자연스럽게, 또 자동적으로 일어난다. 이 습관을 방해하기는 힘들 수 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다른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진심으로 편견을 없애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심리적 습관에 취약하지요. 의도만으로는 부족해요."

편견은 습관적이고 자동적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행동을 바꾸려면 문제를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노력할 만큼 충분한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들의 예전 반응을 새로운 반응으로 교체할 만큼 구체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

다양성 훈련의 목표는 일반적으로 차별을 줄이고, 다른 집단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술을 발전시키며, 조직 내에서 더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이루게 하는 데 있다.

어느 솔직한 침술사는 침을 놓기 전에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 치료를 받은 뒤 더 나아질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고, 변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스테레오타이핑이 정상이라고 믿는다면 굳이 변해야 할 동기가 줄어들 수도 있다.

참여자들이 스스로가 객관적이라고 느낄 때 더 심하게 차별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편향적 행동을 중단하려면 먼저 차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이는 차이에 대해 ‘눈을 감으려고‘ 애쓰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런 차이를 부정하려고 애쓰는 것이 차별을 강화한다고 드바인은 단언한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차이를 인지한다. 어쨌든 인간은 연령과 성별과 피부색을 본다. 그건 시각이다. 사람들이 이런 범주에 대한 연상을 하는 것은 문화다. 이런 연상을 이용해 어떤 인물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습관이다. 드바인은 그렇게 믿는다.

문제는 차이를 보는 게 아니라 그 차이에 대해 해로운 방향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정관념을 확인해주는 정보를 찾고 싶어 하고, 그것과 상충하는 정보는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현실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마음속에 있는 세상의 지도에 끼워 맞추려고 애쓴다.

누구에게든 사연이 있었는데, 그것은 편향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강조했다.

"저는 편견 때문에 가족을 잃었어요. 그래서 편견과의 싸움에 제 인생을 바치고 있어요"

워크숍 최종 단계에서 드바인과 콕스는 각자의 편향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제안했다. 고정관념이 작동하는 것을 인지하면 능동적으로 그것을 대안적 이미지로 바꾸라고 제안한다.

한 사람의 행동이 선천적 특징에서 나온다고 짐작하기보다는 그 행동을 한 상황적 이유를 찾아보려 하는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찾아가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또한 다른 사람의 관점에 서보라고 제안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 접근법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 더 강력해진다.

"나는 여러분에게 편향은 깨질수 있는 습관이라는 의견을 제기합니다."

흘낏 지나치는, 보이지도 않고 제어되지도 않으면서 행동과 반응과 생각을 건드리는 것이 편향이다.

한 인간의 감지되지도 않은 가정으로 시작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결국 편향이란 깊이 각인된 것이고 변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며, 24시간 내내 연중무휴로 온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문화적 메시지 때문에 강화된 것이 아닌가.

약물 남용 습관은 너무 강력해서 사람들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거기에 굴복한다. 그러나 약을 하거나 보상을 받거나 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앞에 놓이면, 사람들은 저울질 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그들을 습관적 사고 밖으로 끌어내 기존과는 다르고 더 의도가 있는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습관적 사고는 대뇌 기저핵basal ganglia과 소뇌cerebellum를 포함하는 뇌의 여러 부위를 사용한다. 의도적 사고를 할 때 전두엽 피질을 사용하는데, 속도가 느리고 더 많은 노력이 소요된다. 그 부위는 계획과 복잡한 결정을 담당한다.

레디시와 레지어는 약물과 현금의 선택지에 대한 의식적 생각이 사람들로 하여금 행동의 결과를 더 많이 고려하게 만드는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습관적 사고를 떨쳐버리는 것은 약물 복용자들이 다른 길을 선택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준다.

편향을 선택지 중 하나로 보는 것이 그가 자동적인 사고양식에서 의식적 사고로 나아가도록 도와줄 수도 있다.

그 워크숍이 꾸준히 달성하는 효과 가운데 하나가 자신이 편향을 지닐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의 확대다.

단순히 반응만 하던 것에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는 쪽으로 태도가 변하자 새로운 선택지가 나타났다.

1960년대 후반, 밀턴 로키치Milton Rokeach라는 사회심리학자는 자아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 층위 중의 몇 가지는 다른 층위보다 더 중심에 있다.

예를 들어 우리의 가치는 자기감sense of self에서 핵심에 위치한다. 신조나 세계에 대한 지식은 그보다는 약간 덜 중요하다. 우리가 보유한 연상과 고정관념은 우리의 정체감에서 그보다 더 멀리 있을 것이다.

자기감 내에 존재하는 이 계층적 서열은 중요하다. 중심에 가까울수록 변화에 대한 저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가령 한 사람이 전통이나 안전이나 공정성을 귀중하게 여기는 걸 바꾸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장 깊은 심층부의 어떤 것을 바꿀 수 있다면 그에 따른 영향은 파급력이 클 것이다.

‘치료법therapy에 대해 생각할 때 그 목표는 흔히 사람들이 자신을 보는 방식에서 중심이 되는 절차process를 바꾸는 데 있다.‘

한 사람의 가치관 ㅡ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판단ㅡ을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그들 자신과 세계에 대한 신조와 지식을 바꾸기는 더 쉬울지도 모른다.

매디슨 워크숍은 바로이 층위에 집중한다. 자신은 차별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의 믿음이나 그런 편향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이 층위는 실제로 변화 가능하다. 사람들이 그들 자신이 교외는 아니어도 차별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더라도, 공정성과 평등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그 깨달음은 행동을 촉구할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내적 일관성을 이루고 싶어한다.

콕스는 "우리가 사람들의 가치를 바꿀 수는 없지만 그들이 자신들의 가치에 걸맞게 살지 못하고 있음을 일깨워줄 수는 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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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젊어지는 기적의 눈 건강법 - 백년 쓰는 눈 만드는 내 눈 사용 설명서
주천기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눈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들부터 건강한 눈을 위한 각종 관리 노하우까지 배울 수 있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노안과 관련된 각종 안과관련 질환들을 소개하면서 의사들이 수술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 까지도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다. 눈 건강에 관심있는 분들께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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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11-29 13: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눈 건강 명심해야겠습니다 곧 이 달도 끝나네요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11-29 19:23   좋아요 1 | URL
눈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이 책에서 많이 배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서곡님도 눈 건강관리 잘 하시면서 즐거운 독서생활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