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이 책의 제목처럼 기본기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자신의 아들을 비롯한 여러 제자들에게 축구를 가르칠 때 각 단계별로 철저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않는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 저자는 이것이 대나무의 성장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예전에 TV를 보다가 유재석, 조세호 두 사람이 함께 MC를 보는 토크쇼 프로그램인《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저자가 출연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거기서 저자가 언급했던 내용 중에 대나무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오늘 본문이 내가 봤던 부분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뭔가 TV에서 봤던 내용을 다시 복습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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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저자가 어떤 훈련을 도대체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던지면서 자신만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과정들이 나오는데, 이는 비단 저자가 속한 축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것은 외국어 학습이 될 수도 있고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될 수도 있으며 어떤 유무형의 활동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자인 나는 자기만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유인즉, 다른 사람들에게 적합한 훈련방법이 자기 자신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훈련이더라도 훈련자의 상황과 때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별일 수 있다. 그렇기에 단계별로 시기에 맞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대략 이 책을 절반정도 읽은 시점에서 이렇게 쓰고보니 독자인 나도 어느정도는 저자의 신념에 녹아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후에는 또 어떤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


바보같이 ‘하나‘만 죽어라 하던 아이들이 하나 다음에 둘을, 둘 다음에 셋을 완성하다 보면 그 이후의 성장세는 놀랍다. 정체기가 찾아와도 그리 오래 한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마치 대나무를 보는 듯하다. - P122

대나무는 땅 밑에서 뿌리 작업을 하는 데만 5년여의 시간을 보낸다. 견고한 대나무를 지상으로 뻗어내기 위한 작업을 땅속에서 그토록 오랜 시간 하는 것이다. 대나무가 위로 뻗어 나오는 것만 중요하다 생각했다면, 땅속 견고한 뿌리 없이 위로 뻗기만 했다면, 어느 날 사소한 태풍에도 쉬이 넘어갈 것이다.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었을 때 비로소 태풍과 비바람을 견뎌낼 수 있다. - P122

위로 뻗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깊게 파려면 넓게 파라는 말처럼, 기본 작업을 깊고 넓게 해야 한다. 위로 올라오는건 늦어질 수 있지만, 이 작업이 끝나고부터는 대나무는 잘 자랄때는 하루에 20, 30센티미터씩도 자란다고 한다. - P123

아무리 시간이 걸려도,
아무리 빨리 예쁘게 틔운 싹이 보고 싶다 해도 뿌리가 튼튼한 게 먼저다.
보이는 위쪽보다 보이지 않는 아래쪽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 - P123

"무엇 때문에 불안하고, 무엇 때문에 초조한가?"
불안하고 초조하다면, 가만히 들여다보라. 그건 다 부모의 욕심에서 기인한 것이다. - P123

아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해하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만 생각하면 불안감과 초조함이 차오를 틈이 없다. 욕심이 차면 그 틈새로 따라 붙는 것이 불안과 초조이다.
"네가 행복하면 됐다."
이 마음이면 충분한 것이다. - P124

서두를 일이 아니었다. 서두를 필요도 없었다. 경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하고 그 말도 일면 맞지만, 기본이 잘된 어린 천구들은 감각이 뛰어나서 몇 경기만 뛰어도 금방 적응을 한다. 볼을 잘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지, 몇 경기에 출전해봤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 P124

나무를 벨 시간이 여섯 시간 주어진다면 네 시간 동안 도끼날을 갈겠다는 링컨의 말처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의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기에 오랜 시간 매달리는 사람을 보며 미련하다고 폄훼하는 이들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기본기야말로 그 어떤 방법보다 높은 효율성을 지녔다. 더 빨리해보겠다고 무딘 도끼로 백날 나무를 베어봐야 힘만 빠지고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 P125

다행히 아이들은 날 믿어주었다. ‘하나‘를 하고 나면 ‘둘‘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하나‘를 해내고 나면 자신에게 어떤 기본기가 쌓이는지 경험으로 알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셋‘을 기대하며 ‘둘‘을 훈련했다. 실력이 늘고 재미가 붙었다. 힘들었지만 그 재미에 빠진 것이다. - P125

"매 순간 행복하면 돼." - P126

기본기는 실전 경기에서 볼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이다. 볼을 다루는 것에는 패스, 드리블, 헤딩, 슈팅이 있다. 이것을 정확하게 이행할 때 경기에서 조합이 된다. 나는 볼리프팅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볼컨트롤과 트래핑, 패스, 드리블. 마지막에 가서 슈팅을 한다. - P128

볼과 내 몸이 하나가 돼야 했다. - P128

"때론 멍청한 호랑이보다 나가서 쏘는 벌이 더 나아. 망건 쓰자 파장이라는 말이 있어. 시장에 갈 거면 빨리 모자 쓰고 길을 나서야지. 그렇게 망설이기만 하다 보면 찾아온 기회조차 다 놓칠 수 있어" - P130

운동장에 소금기가 있어야 겨울에 눈도 빨리 녹고 여름엔 건조하지않고 푸석푸석해서 넘어져도 다칠 일이 적다. - P131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훈련을 거를 수는 없었다. - P131

슈팅까지 가기 위해서는 과정이 필요하다. 볼컨트롤을 하고 패스를 하고 돌파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슈팅은 그다음이다. 어린 나이부터 과도하게 슈팅 훈련을 할 경우 쉽게 무릎이 상할 수 있다. 실제로 성인이 되기 전에 무릎 수술을 두 번 이상 한 어린 선수들도 많이 보았다. 만 18세가 넘어 근력 운동을 바탕으로 슈팅을 하면 이러한 문제를 피할 수 있다. - P132

어릴 때나 성인이 됐을 때나 나는 선수의 몸을 혹사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훈련하고자 했다. 훈련을 위해 하는 일이었으니 선수는 훈련에만 집중해야 한다. 축구 선수가 축구에 필요한 체력과 근육 외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배려하는 것도 지도자의 역할이라 생각했다. 훈련 외의 모든 것들은 지도하는 내가 하면 될 일이었다. - P132

나는 태생이 야인이었고 비주류였다. 또라이, 이단아 취급은 늘상이었지만 애초에 내 관심 밖의 일이다. 누구 도움을 받으려 한 적도 없고 누가 괜한 친절을 베풀며 곁을 주는 것도 달갑지 않다. - P133

"죽을 때까지 공부는 멈출 수 없다" - P135

책에는 정말로 무궁한 지혜와 지식이 담겨 있다. - P138

내가 스스로 터득해 깨우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발견하지 못한 지식과 지혜들을 책 속에서 발견해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 P138

삶이라는 해전에서 책은 함선과도 같은 역할을 해준다. 배가 없으면 바다로 나갈 수 없듯 책이 없으면 삶을 헤쳐갈 수 없다. - P138

책은 단순한 유희의 도구가 아니라 절실한 생존의 도구였다. - P138

시간이 날 때마다 독서노트도 반복해서 읽다 보면, 비로소 내 안에 기억의 궁전이 세워진다. - P139

내가 책을 중시하는 것은 나의 개인적인 갈급함,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 P140

삶은 위기의 연속이다. - P141

축구가 좋아 축구를 하는 것이지 돈을 구걸하러 축구판을 기웃거리고 싶지는 않았다. - P141

내 삶의 고비 고비마다 버팀목이 되어준 존재가 책이었다. - P141

기회라는 건 아주 조용히 옵니다.
그리고 기회는 악착같이 내가 만들어내야 합니다. - P142

미래가 나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책을 읽으며 예의주시하며 관찰해야 합니다. - P142

책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했을 때,
의외의 기회, 꼼수가 아닌 내가 노력한 만큼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 P142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은, 혼자 방으로 들어가 책을 읽는 것이다.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위안을 얻는다. - P143

어린 시절 부모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책임감을 기본으로 착장하고 성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 P144

절대, 대충할 수 없었다고. 절대, 게을리할 수 없었다고. - P144

가정은 최초의 학교고 최고의 학교다.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말에 앞서서 부모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먼저 보고 배운다. - P144

아무리 좋고 옳은 말로 가르치고 훈육한다 해도 부모가 그런 살을 살고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대들보가 휘면 기둥이 휜다. 부모가 올바른데 자식이 휘겠는가. - P144

내가 입으로만 시키고 말로만 지도한다면, 아이들도 지칠 텐데 그것을 참고 견딜 수 있겠는가. 같이 뛰고 같이 힘들면 서로 의지할 수 있고 함께 즐길 수 있다. - P144

아이들이 어느 순간 안주하고 발전할 생각이 보이지 않으면 나는 아이들의 운동을 멈추게 한다. 운동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먼저 바로 서지 않으면 안 된다. - P145

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살라는, 누군가에게 좌지우지되며 조종당하지 않는 삶을 살라는 이야기다. - P145

아이들은 높은 하늘에 떠 있는 새처럼 세상을 조감할 수 없다. 막막하고 불투명하고 불확실성에 놓여 있다. 그건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책과 선인의 말씀을 늘 곁에 둔다면 그 안에서 조금의 답은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부모가 그 역할을 해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 P145

몇 가지 정형화된 길 안에 과연 내 자식의 행복도 있는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 P146

내가 축구라는 매개로 의도하는 모든 행위는 딱 한 마디로 줄이면 결국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 P146

한 사람의 솜씨를 알려면 상차림을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려면 설거지를 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분야든, 어떤 일을 하든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바르고 곧아야 한다. - P146

행복이란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성공의 기준도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것을 발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부모의 짧은 생각으로 정한 길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 P147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가?"
이 질문을 염두에 두면 인생의 많은 선택지 앞에서 조금은 수월하게 길을 택할 수 있다. - P147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뭔지만 생각해봐. 그것이 뭔지 알면 결정은 바로 내릴 수 있다. 네가 원하는 걸로 결정을 해라. 사람은 항상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야 한다. 네가 보기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이 이거라고 생각됐다면 망설이지 말고 곧장 그것을 해라." - P147

‘왜 이렇게 해야 하지? 이것 말고는 없나?‘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자기 스스로에게 문제를 던지면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 P149

아이들을 가르치며 나는 어린 시절 고민했던 문제들을 다 끄집어내서 펼쳐놓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내가 배운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고 연구하는 건 당연지사였고,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월드컵 등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들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했다. 당시 VCR로 녹화한 VHS 비디오테이프가 200개가 넘었다. 그 비디오를 보고 또 봤다. 그 안에서 뛰는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고 또 봤다. - P150

‘지금 저 상황에서 저 선수처럼 저런 움직임을 완성하려면 어떤 기본 프로그램을 가지고 접근했을 때 진짜 기술로 만들 수 있을까?‘ - P150

그때 봤던 명경기, 명장면은 내게 큰 자양분이 됐다. 좋은 경기를 죽어라 보며 거기서 훈련 프로그램을 구상했다. 경기 영상을 보고 전술 프로그램이 아닌 기본기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나는 기본기와 전술 훈련이 따로 있다고 보지 않는다. 두 가지 중 선후를 따지자면 단연 기본기가 먼저다. 기본기 안에서 전술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기본기가 탄탄하게 갖춰져야 한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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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유전자 - 40주년 기념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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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사례들을 통해 유전자가 생존기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면서 유전자의 특성들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소개된 사례들은 주로 동식물에 관련된 것들이지만 거기서 도출된 핵심 메시지들은 사람에게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다. 이에 더해 요즘 많이 쓰는 용어인 ‘밈‘에 대해서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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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마지막 장인 13장의 제목은 ‘유전자의 긴 팔‘ 인데 이것은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단지 특정 개체 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는 다른 개체들에게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확장된 표현형의 힘이 방사상으로 뻗은 그물눈 중심에 유전자가 들어앉아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있는 대상물은 여러 생물 개체 속에 들어앉은 여러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력의 그물이 합쳐지는 지점이다. - P481

유전자의 긴 팔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 세상 전체가, 멀거나 가까운 표현형에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을 잇는 인과의 화살로 가득 차 있는 셈이다. - P481

우주의 어느 장소든 생명이 나타나기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유일한 실체는 불멸의 자기 복제자뿐이다. - P481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정도로 충분히 오랫동안 지속되는 염색체의 일부분이다." - P483

개체의 성공은 향후 세대에서 존재하는 유전자의 빈도로 가늠할 수 있으며, 개체가 최대화시키고자 애쓰는 수치는 해밀턴이 ‘포괄적 적응도inclusive fitness‘라고 정의한 지표다. - P484

성공적인 유전자는 오랫동안 많은 개체에 나타나는 것이다. 성공적인 유전자는 그 몸이 특정 환경에서 번식할 때까지 생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몸 외부의 환경 (나무, 물, 포식자 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환경도 포함한다. - P484

DNA 복제가 정확하다는 것은 유전자가 정보를 그대로 담은 복사물로서 수백만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성공한 유전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성공하지 못한 유전자는 정의상 오랫동안 살아남지 못한다. - P486

살아 있는 모든 개체는 발생 과정 동안 수많은 세대 동안 수많은 개체의 몸을 거쳐온 족보 있는 유전자들이 만든 것이다. - P486

근연도가 0이라는 것은 두 개체가 유전자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서로 유전자의 99퍼센트 이상을 공유하며, 쥐와는 90퍼센트 이상, 물고기와는 75퍼센트 정도를 공유한다. - P487

배경개체군은 개체군 내 이타적 행동을 받았을지 모르는 잠재적 수혜자를 말한다. 먹이나 공간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 등 그 종이 서식하는 환경에서 같이 살아가는 시간 여행자들 말이다. - P487

누군가의 먼 친척이 되는 방법은 아주 많아서, 우리는 누군가와 어떻게든 친척이 된다. - P488

세계 어디에 살고 있든,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혈연일 뿐 아니라 수백 가지 다른 방법으로도 혈연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근연도 r이 0에 가깝다는 배경개체군의 일원이라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 P488

복잡한 혈연관계는 개체의 관점 (생물학자가 통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점)이 아니라 유전자의 관점(이 책을 통틀어 여러가지 방법으로 옹호되고 있는 관점)에서 따지면 사라지고 만다. - P489

두 유전자 간의 공동 조상을 우리는 ‘합체점coalescence point‘이라고 부른다. - P490

한 개체의 유전체 안에 있는 유전자 쌍의 합체 양상을 들여다보면 그 종 전체의 역사에서 시일을 추정할 수 있는 순간순간에 대해 개체군의 역사를 상세히 재구성할 수 있다 - P492

합체유전학자가 말하는 ‘유전자‘는 ‘약간 이기적인 염색체의 큰 토막과 더 이기적인 염색체의 작은 토막‘의 의미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 P492

합체 분석은, 분자생물학자가 보는 유전자보다 다소 크거나 심지어 더 작지만 서로 친척지간으로 볼 수 있으며 수 세대 전에 공동 조상의 ‘복사물‘로부터 만들어진 DNA 덩어리에 대한 연구인 셈이다. - P492

유전자가 두 복사본을 만들고 각각이 두 자손에게 전해졌을 때, 그 두 복사본의 후손은 시간이 지나면서 돌연변이로 인해 점점 달라질 것이다. 표현형에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이 둘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돌연변이로 인한 차이는 이 둘이 서로 갈라진 이후 지난 시간에 비례할 것이며, 생물학자는 이를 훨씬 더 긴 시간에 걸친 ‘분자시계‘로 이용한다. 게다가 우리가 친척 관계를 따지고 있는 유전자 쌍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 같을 필요도 없다. - P493

유효개체군effective population (다음 세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개체군) - P494

내 유전체(내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들의 합체점) - P494

이 책의 중심 논점인 생명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이전 판본에서 상세히 설명한 것처럼 단지 이타성이나 이기성의 진화를 밝힐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과거 또한 밝힐 수 있다. - P495

유전자의 관점은 매우 강력해서, 한 개체의 유전체가 개체군의 역사를 상세히 정량적으로 유추하는 데 충분할 정도다. 또 뭘 더 할 수 있을까? 나이지리아 남자 이야기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세계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분석하면 개체군의 역사가 지리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P495

한 종의 유전자 풀은 과거 특정 환경에서 살아남은, 서로 협력하는 유전자들의 카르텔이다. 이는 그 환경에 일종의 음각 도장을 남긴다. 지식이 있는 유전학자라면 한 동물의 유전체로부터 그 조상이 살았던 환경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P495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가 만들어 낸 기계라는 것이다. - P620

성공한 유전자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의 이기주의는 보통 개체 행동에서도 이기성이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 P620

"진화는 복제하는 실체가 얻는 번식상의 순이익 총계를 통해서 일어난다" - P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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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내면 그만이다
정영욱 지음 / 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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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그동안 살면서 느끼고 깨달았던 것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인간 관계에 대한 생각, 올바른 마음가짐 및 사랑이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얘기한다. 또한 삶이 지치고 힘에 겨울 때 새로운 힘을 주는 문장들도 만날 수 있다. 책 크기가 작아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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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전자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살펴보면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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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기생하는 개체에 관한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핵심적인 특징은 자신이 기생하고 있는 대상과 이해관계가 일치할 경우에는 서로 win-win 하는 관계를 만들지만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불일치할 경우에는 설사 공생을 하긴 하더라도 조금은 삐딱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본문에 나온 미생물들만의 얘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 사회에도 얼마든지 적용가능한 교훈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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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는 부분이 이 책의 마지막 장인 13장 ‘유전자의 긴 팔‘ 이라는 제목의 글인데,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문득 든 깨닫게 된 것은 유전자라는 것이 반드시 어떤 생명 개체 내부에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즉, 개체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도 얼마든지 생명 개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유전자의 성질로 인해 이 장의 제목이 유전자의 ‘긴‘ 팔이 된 게 아닌가 하는 추론도 해볼 수 있었다. ‘긴‘ 팔이 있다면 가까운 곳이 아닌 먼 곳에서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자가 정말로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은 단백질 합성뿐이다. 신경계에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이나 눈 색깔, 콩의 주름에 미치는 영향도 항상 간접적인 것이다. 유전자는 하나의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하고 그것이 X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또 Y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또 Z에도 영향을 미쳐 최종적으로 씨의 주름이나 신경계 세포의 배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 P441

하나의 생물 개체에 있는 유전자는 다른 생물 개체의 몸에 확장된 표현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P441

생존은 번식과 같은 것이 아니며 일종의 타협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 P443

여러 형태의 기생자가 그 숙주에 대해 매우 교활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 P444

숙주의 변화는 기생자에게 이익이 되는 적응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숙주의 변화를 기생자 유전자가 확장된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 - P445

우리 모두는 태고의 기생자들이 합체한 것의 유물일지도 모른다. - P447

히드라는 담수에 사는 말미잘처럼 촉수를 가진 작은 고착성 동물 - P448

자기 유전자가 숙주의 유전자와 운명을 같이하기를 열망하는 기생자는 모든 이해관계를 숙주와 공유하고 최종적으로 기생적 작용을 멈추게 된다 - P449

우리의 유전자들이 서로 협력하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미래로의 출구ㅡ알이나 정자ㅡ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 P449

DNA의 절편 중에는 염색체에 편입되지 않고 세포의 액체 성분 속에 자유로이 떠다니며 증식하는 놈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특히 박테리아 세포에 많이 존재한다. 이 절편들은 비로이드viroid라든가 플라스미드plasmid 라든가 하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 P450

플라스미드는 바이러스보다도 작고 대개 두세 유전자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부 플라스미드는 이음새도 없이 염색체로 끼어 들어갈 수 있다. 끼어 들어간 부분이 너무 매끄러워 이음새를 찾아볼 수도 없다. 이 같은 플라스미드는 염색체의 어떤 부분과도 구별이 어렵다. 플라스미드는 자신을 다시 잘라 낼 수도 있다. - P450

우리는 피부에서 끊임없이 세포를 잃는다. 우리 집 안 먼지의 대부분은 우리가 벗어 버린 세포다. 우리는 분명히 서로의 세포를 항상 들이마실 것이다. 입 속을 손톱으로 긁어 보면 수백 개의 살아 있는 세포가 나올 것이다. 연인들은 키스나 애무를 통해서 서로 다수의 세포를 주고받을 것이다. 반란 DNA의 파편은 이 같은 세포들 중 어떤 것에도 올라탈 수 있다. - P451

감기에 걸리거나 기침이 나면 우리는 보통 그 증상을 바이러스 활동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떨 때는 그 증상이 바이러스가 한 숙주에서 다른 숙주로 이동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꾸민 일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바이러스는 공기 중으로 호흡을 통해 단순히 내뱉어지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재채기나 기침을 해서 힘차게 뿜어내도록 한다. - P451

광견병 바이러스는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을 물었을 때 타액을 통해 전해진다. 광견병에 걸리면 보통 때는 얌전하고 착하던 개가 입에 거품을 물고 사납게 문다. 또한 불길하게도, 보통 때는 집 둘레 1킬로미터 정도의 행동권을 벗어나지 않던 개가 끊임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바이러스를 널리 퍼뜨린다. - P452

우리 ‘자신의‘ 염색체 유전자 모두는 서로에게 기생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 P452

유전자는 먼 거리에서도 작용할 수 있다. 즉 확장된 표현형은 아주 멀리까지도 확장될 수 있다. - P453

자연선택이 작용하려면 유전적 변이가 있어야 한다. - P453

남자는 여성의 육체 사진에 흥분하여 발기하기까지 한다. 그가 결코 인쇄된 잉크의 패턴이 진짜 여성이라고 ‘속고 있을‘ 리는 없다. 그는 자기가 보고 있는 것이 종이 위의 잉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나, 그의 신경계는 진짜 여성에게 반응하는 것과 같은 식으로 반응한다. - P455

우리는 비록 특정 상대와의 관계가 장기적으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할지라도 그 상대의 매력에 빠져 들고 말 때가 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물에 매력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 P455

"토끼는 여우보다 빠르다. 왜냐하면 토끼는 목숨을 걸고 달리지만 여우는 식사를 위해서 달리기 때문이다." - P457

조종당하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유전적 성향을 갖는 경쟁자는 저항에 필요한 경제적 비용 때문에 실제로는 자손에게 유전자를 전하는 데 덜 성공적일 것이다. - P457

어떤 의미에서는 하나의 몸속에 있는 모든 유전자가 ‘기생적‘ 유전자다. 우리가 그것을 몸 ‘자신의‘ 유전자라고 부르고 싶든 아니든 간에 말이다. - P458

우리가 뻐꾸기의 유전자가 크게 벌린 뻐꾸기의 입 색깔이나 형상(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때와 똑같은 의미로, 우리는 뻐꾸기의 유전자가 숙주의 행동 (확장된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 P459

기생자의 유전자가 숙주의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생자가 숙주의 몸속에서 직접적인 화학적 수단에 의해 숙주를 조종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기생자가 숙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원격조종하는 경우에도 가능하다. - P459

확장된 표현형의 세계에서는 동물의 행동이 어떻게 해서 그 유전자에게 이익을 주는가 묻지 말고 그 행동이 이익을 주는 것은 누구의 유전자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 P461

조종하는 유전자가 자연선택되는 모든 경우에서 유전자가 조종당하는 생물체의 몸(확장된 표현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치에 맞다. 유전자가 물리적으로 어디에 위치하는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조종의 표적은 같은 몸일 수도 있고, 다른 몸일 수도 있다. 자연선택은 자신이 잘 증식할 수 있도록 세상을 조종하는 유전자를 선호한다. - P462

즉 동물의 행동은,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그 행동을 하는 동물의 몸 내부에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그 행동을 담당하는 유전자의 생존을 극대화하는 경향을 가진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동물의 행동‘에 대해 썼지만 이 정리는 색깔, 크기, 형상 등 어떤 것에나 적용될 수 있다. - P462

자연선택의 근본적인 단위로 생존에 성공 또는 실패하는 기본적인 것, 그리고 때때로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를 수반하면서 동일한 사본의 계보를 형성하는 기본 단위를 자기복제자라고 한다. DNA 분자는 자기 복제자다. - P463

자기 복제자는 앞으로 우리가 살펴보겠지만 어떠한 이유로 거대한 공동체적 생존 기계, 즉 운반자 속에 모인다.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운반자는 우리 자신과 같은 개체의 몸이다. 따라서 몸은 자기 복제자가 아니다. 몸은 운반자이다. - P463

운반자 자신은 스스로를 복제하지 못한다. 운반자는 자기를 구성하는 자기 복제자들을 퍼뜨리기 위해 일한다. 자기 복제자는 행동하지 않는다. 또한 세상을 알지도, 느끼지도 못하며 먹이를 잡거나 포식자로부터 도망치지도 못한다. 자기 복제자는 이와 같은 모든 것을 하는 운반자를 만든다. - P463

유전자와 개체는 다윈주의의 드라마에서 같은 역할을 노리는 경쟁자가 아니다. 둘은 서로 다르고 보완적이며, 많은 점에서 동등하게 중요한 역할, 즉 자기 복제자라는 역할과 운반자라는 역할을 수행한다. - P464

개체와 집단은 이 드라마에서 운반자의 역할을 놓고 다투는 진짜 경쟁자지만, 이들 중 누구도 자기 복제자라는 역할에는 후보조차 못 된다 - P464

‘개체선택‘이냐 ‘집단선택‘이냐에 대한 논쟁은 누가 운반자가 될 것이냐에 대한 진정한 논쟁이다. 그러나 개체선택이냐 유전자선택이냐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왜냐하면 유전자와 생물 개체는 서로 다른 상호 보완적인 역할, 즉 자기 복제자와 운반자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P464

기생자의 유전자들이 서로 합심하여 숙주의 유전자들(이들도 서로 합심하여 일한다)과 대립할 때, 우리는 그 이유가 두 세트의 유전자가 공통의 운반자, 즉 숙주의 몸에서 떠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 P465

개체의 무리(새 떼나 늑대 무리)가 하나의 운반자에 합쳐지는 일은 없다. 그것은 바로 무리 내의 유전자들이 현재의 운반자를 떠나는 방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 P466

사실 우리 주변 어디에나 생명은 늑대나 벌집과 같은 개개의 목적을 가지는 개별 운반자 속에 묶여 있다. 그러나 확장된 표현형의 이론은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 P467

근본적으로 이 이론(확장된 표현형의 이론)으로부터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 서로 떠밀고 속이는 자기복제자들의 전쟁터뿐이다. 이 전쟁의 무기는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는 세포 내 화학적 과정에 대한 직접적 영향으로 시작하지만 날개, 독니, 더 나아가 원격 조종까지 포함한다. 이 같은 표현형에 대한 영향이 대체로 개별 운반자에 묶여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 P467

각각의 운반자는 유전자를 깔때기에 걸러 미래로 보내는 정자나 난자라는 공통의 병목을 거칠 것을 예상하고 유전자를 통제한다. - P467

DNA 분자는 단백질을 만든다. 단백질은 효소로서 특정 화학 반응에서 촉매 역할을 한다. 하나의 화학 반응은 쓸모 있는 최종 산물을 합성하기에는 충분치 않을 때가 있다. 인간의 제약 공장에서 쓸모 있는 화학 물질 하나를 합성하려면 생산라인이 필요하다. 원료가 되는 화학 물질이 원하는 최종 산물로 직접 변환될 수는 없다. 일련의 중간 산물이 차례대로 합성되어야만 한다. - P468

대부분 화학자들은 원료인 화학 물질과 원하는 최종 산물 사이에 있어야 할 중간 산물들의 경로를 고안하느라 고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보통 특정 효소 혼자서는 원료가 되는 화학 물질에서 쓸모 있는 최종 산물을 합성할 수 없다. 어떤 것은 원료가 첫 번째 중간 산물로 변환되는 과정을 촉매하고, 다른 것은 첫 번째 중간 산물이 두 번째 중간 산물로 변환되는 과정을 촉매하고,
이렇게 효소들의 완전한 세트가 필요하다. - P468

각 효소는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만약 어떤 합성 경로에서 여섯 개의 효소가 순서대로 작용해야 한다면 그 효소들을 만드는 모든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 - P468

중요한 것은, 경로 1의 한 단계를 담당하는 유전자는 경로 1의 다른 단계를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존재하에서는 번영할 것이나 경로 2를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존재하에서는 번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 P469

각 유전자는 별개의 이기적 유전자로서 선택되는데, 다른 유전자들이 모여 만든 딱 알맞은 세트가 존재해야만 번영할 수 있다. - P469

세포벽은 아마도 유용한 화학 물질을 모아서 온전하게 유지하며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서 생겨났을 것이다. - P469

모든 세포는 똑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 다만 다른 종류의 특수화된 세포마다 다른 유전자의 스위치가 켜질 뿐이다. - P471

새 생물체는 조상의 설계 아이디어를 DNA의 프로그램 형태로 이어받지만 그 조상의 신체 기관을 물려받지는 않는다. 부모의 심장을 물려받아 새로운 (가능하면 개량된) 심장으로 고치지 않는다. - P474

이론적으로 생물 개체는 그 생장기 중 언제라도 번식할 수 있지만, 번식에 최적기가 있을 것이다. 너무 젊어, 또는 너무 늙어 포자를 방출하는 생물체는, 힘을 비축하여 두었다가 생애의 전성기에 많은 수의 포자를 방출하는 경쟁자에 비해 결국 자손 수가 적을 것이다. - P474

모든 생명의 원동력이자 가장 근본적인 단위는 자기 복제자다. 우주에서 자신의 사본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든 자기 복제자다. 최초의 자기 복제자는 작은 입자들이 우연히 마구 부딪쳐서 출현한다. 자기 복제자가 일단 존재하면 그것은 자신의 복사본을 한없이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복제 과정도 완벽하지 않으며 자기 복제자들의 집단 내에는 몇 개의 다른 변이체가 생긴다. 이 변이체 중 어떤 것은 자기 복제 능력을 잃어서 자신이 소멸할 때 그 변종도 아울러 소멸하고 만다. 다른 변이체는 아직 복제를 할 수는 있으나 효율이 나쁘다. 또 다른 변이체는 새로운 묘법을 획득하여 자기의 조상이나 다른 변이체들보다 자기 복제의 효율이 훨씬 좋다. 그리하여 개체군 내에서 많아지는 것은 그들의 자손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상은 가장 강력하고 재주 있는 자기 복제자로 채워진다. - P479

자기 복제자는 자기 고유의 성질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들이 세상에 초래하는 결과 덕분에 살아남는다. 그 결과는 매우 간접적일 수도 있다. 필요한 단 한 가지 조건은 그 결과가 얼마나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것이든 간에 피드백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기 복제자의 복제 성공률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 P480

어떤 자기 복제자가 이 세상에서 성공할지 말지는 이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 즉 선재先在 조건에 달려 있다. 이런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종류의 자기 복제자와 이것이 초래하는 결과일 것이다. -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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