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마지막 장인 13장의 제목은 ‘유전자의 긴 팔‘ 인데 이것은 유전자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단지 특정 개체 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는 다른 개체들에게도 얼마든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확장된 표현형의 힘이 방사상으로 뻗은 그물눈 중심에 유전자가 들어앉아 있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있는 대상물은 여러 생물 개체 속에 들어앉은 여러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력의 그물이 합쳐지는 지점이다. - P481

유전자의 긴 팔에는 뚜렷한 경계가 없다. 세상 전체가, 멀거나 가까운 표현형에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을 잇는 인과의 화살로 가득 차 있는 셈이다. - P481

우주의 어느 장소든 생명이 나타나기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유일한 실체는 불멸의 자기 복제자뿐이다. - P481

"유전자는 자연선택의 단위가 될 정도로 충분히 오랫동안 지속되는 염색체의 일부분이다." - P483

개체의 성공은 향후 세대에서 존재하는 유전자의 빈도로 가늠할 수 있으며, 개체가 최대화시키고자 애쓰는 수치는 해밀턴이 ‘포괄적 적응도inclusive fitness‘라고 정의한 지표다. - P484

성공적인 유전자는 오랫동안 많은 개체에 나타나는 것이다. 성공적인 유전자는 그 몸이 특정 환경에서 번식할 때까지 생존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환경은 몸 외부의 환경 (나무, 물, 포식자 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환경도 포함한다. - P484

DNA 복제가 정확하다는 것은 유전자가 정보를 그대로 담은 복사물로서 수백만 년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성공한 유전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성공하지 못한 유전자는 정의상 오랫동안 살아남지 못한다. - P486

살아 있는 모든 개체는 발생 과정 동안 수많은 세대 동안 수많은 개체의 몸을 거쳐온 족보 있는 유전자들이 만든 것이다. - P486

근연도가 0이라는 것은 두 개체가 유전자를 전혀 공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서로 유전자의 99퍼센트 이상을 공유하며, 쥐와는 90퍼센트 이상, 물고기와는 75퍼센트 정도를 공유한다. - P487

배경개체군은 개체군 내 이타적 행동을 받았을지 모르는 잠재적 수혜자를 말한다. 먹이나 공간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자 등 그 종이 서식하는 환경에서 같이 살아가는 시간 여행자들 말이다. - P487

누군가의 먼 친척이 되는 방법은 아주 많아서, 우리는 누군가와 어떻게든 친척이 된다. - P488

세계 어디에 살고 있든,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혈연일 뿐 아니라 수백 가지 다른 방법으로도 혈연일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근연도 r이 0에 가깝다는 배경개체군의 일원이라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 P488

복잡한 혈연관계는 개체의 관점 (생물학자가 통상적으로 받아들이는 관점)이 아니라 유전자의 관점(이 책을 통틀어 여러가지 방법으로 옹호되고 있는 관점)에서 따지면 사라지고 만다. - P489

두 유전자 간의 공동 조상을 우리는 ‘합체점coalescence point‘이라고 부른다. - P490

한 개체의 유전체 안에 있는 유전자 쌍의 합체 양상을 들여다보면 그 종 전체의 역사에서 시일을 추정할 수 있는 순간순간에 대해 개체군의 역사를 상세히 재구성할 수 있다 - P492

합체유전학자가 말하는 ‘유전자‘는 ‘약간 이기적인 염색체의 큰 토막과 더 이기적인 염색체의 작은 토막‘의 의미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 P492

합체 분석은, 분자생물학자가 보는 유전자보다 다소 크거나 심지어 더 작지만 서로 친척지간으로 볼 수 있으며 수 세대 전에 공동 조상의 ‘복사물‘로부터 만들어진 DNA 덩어리에 대한 연구인 셈이다. - P492

유전자가 두 복사본을 만들고 각각이 두 자손에게 전해졌을 때, 그 두 복사본의 후손은 시간이 지나면서 돌연변이로 인해 점점 달라질 것이다. 표현형에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이 둘은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둘 사이에 존재하는 돌연변이로 인한 차이는 이 둘이 서로 갈라진 이후 지난 시간에 비례할 것이며, 생물학자는 이를 훨씬 더 긴 시간에 걸친 ‘분자시계‘로 이용한다. 게다가 우리가 친척 관계를 따지고 있는 유전자 쌍은 표현형에 미치는 영향이 같을 필요도 없다. - P493

유효개체군effective population (다음 세대를 만드는 데 기여하는 개체군) - P494

내 유전체(내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들의 합체점) - P494

이 책의 중심 논점인 생명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이전 판본에서 상세히 설명한 것처럼 단지 이타성이나 이기성의 진화를 밝힐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아주 오래된 과거 또한 밝힐 수 있다. - P495

유전자의 관점은 매우 강력해서, 한 개체의 유전체가 개체군의 역사를 상세히 정량적으로 유추하는 데 충분할 정도다. 또 뭘 더 할 수 있을까? 나이지리아 남자 이야기에서 암시한 바와 같이, 세계 여러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분석하면 개체군의 역사가 지리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P495

한 종의 유전자 풀은 과거 특정 환경에서 살아남은, 서로 협력하는 유전자들의 카르텔이다. 이는 그 환경에 일종의 음각 도장을 남긴다. 지식이 있는 유전학자라면 한 동물의 유전체로부터 그 조상이 살았던 환경을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 P495

이 책이 주장하는 바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가 만들어 낸 기계라는 것이다. - P620

성공한 유전자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이러한 유전자의 이기주의는 보통 개체 행동에서도 이기성이 나타나는 원인이 된다. - P620

"진화는 복제하는 실체가 얻는 번식상의 순이익 총계를 통해서 일어난다" - P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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