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책을 사는 이유가 있겠지만 본인의 경우 좀 부끄러운 고백이긴하나 책 구입시 함께 오는 굿즈가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러했다. 망토담요에 나오는 책표지 그림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여서 보자마자 장바구니에 넣고 어느새 결재를 하고 있었다. 근데 구매 이유와는 무관하게 구매한 책을 읽다보면 그 때마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많이 느끼고 작가의 글에 공감하게 되는 경우가 참 많다. 이 크리스마스 타일 이라는 책도 그러했다. 알라딘 북플 앱의 밑줄 긋기 기능을 이용하여 인상적이거나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기록했고 시간이 조금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책을 읽었을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물론 중간중간 내가 놓친 문장도 있겠지만 밑줄친 것만 봐도 작가님의 내공같은게 느껴졌다. 작가님이 직접 경험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주변사람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쓴 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느끼는 그런 진솔한 감정에서 비롯된 적절한 비유와 상황에 맞는 문장들이 나를 비롯한 독자들의 마음에 크리스마스와 같은 따스함을 주고 위로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진국인 책이라고 느껴졌다. 책을 완독한 후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난 뒤 왜 이 책의 제목이 크리스마스 타일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작가님의 의도와 내 생각이 동일한 지는 알 수 없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일상 생활에서 타일이라고 하면 건물 벽이나 바닥 같은데 줄지어 붙어 있는 것인데 이 타일들이 떼어놓고 보면 그냥 각각 한장의 타일이지만 그 타일들이 여러 개 모이면 한 벽면을 이루고 바닥 전체를 이룬다. 이 책의 이야기들도 떼놓고 보면 조금씩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하나로 합쳐져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그러한 성질 때문에 제목을 크리스마스 타일이라고 붙이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러한 추론에 대해 동의하는 분도 있을거고 뭔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할 분도 있겠지만 뭐 이건 내 주관적인 의견이니까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그 자체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가님의 책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어 봤는데 다른 책들도 한 번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리뷰를 마친다.
예전에 읽다가 중간에 흐지부지 된 책인데 다시 한번 시도해본다. 이번엔 완독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그녀는 이 곤경에서 떨쳐 일어나 다시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ㅡ 어떻게 해서든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살아가는 뿌듯함을 맛봐야겠다 ㅡ 고 생각했다. - P294
그녀가 비참해하는 것은 대부분 그녀의 인습적인 생각에 의해 생겨난 것이지 본질적인 감각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 P296
추상적인 개념은 메시지를 이해하고 기억하기 힘들게 만들며, 또한 다른 이들과 조화롭게 행동하기 어렵게 만든다.추상적인 개념은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한편 구체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있다.
원래는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었는데 저자의 걸작인 1984, 동물농장을 읽으면서 조지 오웰이라는 사람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관련 작품을 찾다가 버마 시절이라는 작품도 최근에 읽어보게 되었고 다 읽고나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얻어걸린게 바로 <조지 오웰 산문선> 이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기존 오웰의 작품들처럼 하나의 스토리가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겪었던 각종 에피소드들을 여러개 묶어서 발간한 에세이 형식의 작품이다. 이야기가 한두개가 아니라서 일일이 다 기억나진 않지만 책을 다 읽고나서 역자 후기를 읽어보니 아 이런 이야기를 읽었었지 하면서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다. 여기서 그 이야기 하나하나를 일일이 다 나열하는건 딱히 의미도 없고 내가 그럴정도의 기억력도 없는 사람이라 하지 않겠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건 각각의 이야기들 속에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다는 점이다. 왜 저자가 그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 또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중간에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시대배경자체가 지금이랑은 많이 달라서 공감하는게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다른 에피소드들에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에 만족한다. 책의 뒷 부분에 오웰의 연보가 나오는데 각종 어려움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러 작품들로 승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본인의 독서 내공이 미천하여 리뷰를 이정도로 밖에 쓰지 못한 점은 양해를 구하며 리뷰를 마친다.아.. 여담인데 이 산문선은 허진 님께서 옮기셨는데 기존에 열린책들에서 조지오웰의 책을 번역하셨던 박경서 님이 작년에 지병으로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1984, 동물농장, 버마시절을 번역하신 분이고 이 분이 번역하신 글로 참 감명깊게 책을 읽었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