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반이다‘라는 뻔한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시작은 어렵다. 관성을 깨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 돌을 굴릴 때 가장 큰 힘이 들어가는 이유다. 그 돌에 짐이 실릴 때 우리는 좌절한다. 마치못이 박혀 있듯 돌은 꼼짝하지 않는다. 그 짐이 우리의 다짐이다. 뭔가 하려고 할 때, 더 하지 못하게 된다. 하려고 마음먹을 때, 그마음만큼 몸이 무거워진다. 마음도 질량이 있다. 그래서 마음먹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 - P238
마음보다 눈이 앞서야 하고, 눈보다 손이 빨라야 하며, 손보다 발이 가 있어야 한다. 책이 보이면 ‘읽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전에 발로 다가가 손이 펼쳐야 한다. 생각이 앞서는 순간 마음은 무거워지고, 몸은 피로해진다. 발이 떨어지지 않고, 손은 무력하다. 이미 승부는 결정났다. 생각의 승리다. - P238
‘무엇을 해야지‘ 하는 생각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생각이 짐이 되는 순간이다. 생각의 속성이다. - P238
우리가 하는 생각 대부분은 부정적이다. 과거에 대한 후회 혹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 P238
과거와 미래가 모두 부정으로 물들어 있다. 그 생각을 온종일하고, 나머지는 쓸데없는 망상을 한다. - P239
인간이 하는 하루 6200여 가지의 생각 중 대부분이 고민과 망상의 반복이다. 생각은 부정에 잠겨 있다. - P239
명상은 STOP이다. 생각을 멈추고(Stop), 심호흡을 3번 하고(Three breathing), 나를 바라보고(Observe me), 미소 짓는 것(Positive expression)이다. 눈감을 때 그냥 한 번 하면 된다. 그러면 일상이 명상이 된다. - P241
반대로 살아보자. 하자라는 생각 대신 ‘하지 말자‘고 다짐하자. 그 다짐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 P241
부정성이 내 생각이 될 때, 내 마음에는 ‘해야 할 이유‘들이 떠오른다. 그게 반대로 사는 삶이다. 부정성을 부정할 때, 삶은 긍정으로 펼쳐지게 된다. 부정적 생각에 부정성을 입혀라. 그러면 하게 된다. - P241
곧 펼쳐질 당신의 미래를 즐겨라. 그 길은 당신이 만들고 있다. - P242
파도는 바다의 일부분이다. 그것도 표면에서 일어나는 작은 움직임이다. 진정한 바다는 그 파도를 만드는 심연에 있다. 우리가 근접하지도 못하는 아주 깊은 곳에 파도의 본질이 존재한다. 그곳이 바다다. 파도는 바다의 ‘일‘일 뿐이다. - P244
빛도 들지 않고 엄청난 압력이 짓누르는 공간, 그곳에서도 바다는 생명을 품어 안고 있다. 그 살아 있는 생명의 향연, 무한한 가능성의 씨앗, 생명이 탄생하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곳, 바다는 나와 당신의 무의식을 닮아 있다. - P245
바다 수영은 파도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긴 채 앞으로 나가야 한다. 파도에 저항하거나, 그 흐름을 거스르는 순간 몸은 가라앉고, 또 한 번 물을 먹는다. 나를 내려놓고 바다에 내맡길 때 헤엄칠 수 있다. 세상의 이치도 똑같다. - P246
삶은 우연이고, 인생은 운이다. 내가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고 노력도 하지만, 노력의 결과는 세상이 만들어낸다. 세상이 그 결과를 책임진다. 그리고 그 세상은 우리의 무의식이 만들고 있다. 내안에 가득한 무의식의 씨앗들, 그 관념들이 나와 세상과 현실을 만들고 있다. - P246
바다에 오면 알 수 있다. 바다가 만들어내는 거대한 파도, 그 파도가 나의 세상이고 나의 현실이다. - P246
파도 위에서 수영하는 많은 사람이 보인다. 수영장에서 배운 대로, 접영을 하고 파도를 헤쳐나가는 멋진 남자가 보인다. 그 옆에서 수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파도는 그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이내 물을 먹고 수영을 포기한다. 그들을 바라보며 젊은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조금도 나아가지 못했던 20대의 나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너를 믿지 말고 세상에 맡겨봐. 바다는 수영하는 게 아니었잖아. 헤엄치는 거였어.‘ - P247
헤엄은 머리를 들고, 다가오는 파도를 관찰하며 해야 한다. 적당할 때 코나 입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 - P246
쉬지 않고 흔들리는 바다를 통해 우리 삶을 통찰해본다. 늘 변하는 인생처럼 바다도 같은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하지만 그 모습은 파도의 모습일 뿐, 본질의 바다는 늘 고요하고 조용히 그자리에 있었다. 우리 삶을 만드는 무의식처럼 바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채, 내 마음속에도 자리 잡고 있었다. - P247
우리 마음속에는 바다가 있다. 우리의 70%가 물인 이유다. 우리는 몸이 아닌 물이다. 30%의 몸과 70%의 물이 섞여 있다면 우리는 몸인가, 물인가? 바다에서 시작한 물이 바람을 거쳐 대지로 내려와 우리 몸을 만들고 있다. 우리 몸이 세상인 이유다. 우리는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지구의 70%가 물이라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철학적이다. - P247
얼마 전 바다를 보러 갔다. 출렁이는 파도에 갈 곳을 잃은 채 떠다니는 빈 페트병이 보였다. 목표를 잃은 채, 갈 곳 없이 떠도는 우리 시대 청춘을 닮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그 흔들림 밑에는 언제나 그 흐름을 만드는 심연의 바다가 있다. 그 심연의 바다가 내 안에도 있다. 그 무의식이 만드는 나만의 세상, 그 바다를 바라본다. 일렁이는 파도 속,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 보인다. 그곳에 나의 미래가 보인다. 그렇게 나는 바다와 하나가 된다. - P248
인간의 본질인 두려움은 나의 밥 시간도, 화장실 시간도, 잠자리 시간도 가져가 버린다. 온전히 그 시간을 허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곳의 시간을 저곳의 시간으로 채워놓는다. 현재의 온전함을 부족함으로 바꾸고, 나의 시간을 미래의 걱정으로 채운다. 지금 이대로 온전한 나를 미래의 불확실성에 옮겨 놓는다. 그래서 우리는 늘 불안한 것이다. 늘 부족해 보이는 이유다. - P251
불안과 결핍이 반복되어 일상을 두렵게 만든다. 두려움의 본질이 항상 오늘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두렵다. 두려움이 반복되고 있다. 그 두려움을 ‘열심히‘로 덮으려 한다. 그래서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이다. ‘열심히‘라는 포장지로 ‘두려움‘의 마음을 덮는다. 하지만 열심히 산 오늘의 선물, 포장지 속 미래는 어떠한가? 여전히 불안한 미래만 남을 뿐이다. - P252
나는 요즈음 개처럼 산다.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운다. 즐거울 때 실컷 웃고 우울할 때 완전히 우울해진다. 누군가 미워질 때 한없이 미워해 보고, 누군가 좋아질 때 원 없이 사랑해본다. 삶의 허무감이 밀려올 때 그 허무감에 빠져보고, 인생의 무력감이 느껴지면 무력해본다. 밥 먹을 때 이보다 맛있는 게 있을까 할 정도로 감탄하며 먹고 술마실 때는 늘 취한다. 잠잘 때는 꿀잠을 자고, 일할 때는 미친 듯이 일한다. 개처럼 충실한 하루를 보내려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보내는 것이 오늘을 허용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 P252
늘 과정이라는 쳇바퀴를 다람쥐처럼 돌리는 게 우리 인생이다. 생은 늘 과정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우리는 과정에 충실하면 된다. 지금 여기만 즐겁게 보내면 그만이다. 그냥 오늘 하루 온전히 즐기며, 충실히 살면 된다. ‘열심히‘는 내일을 향하지만, ‘충실히‘는 오늘을 만들기 때문이다. - P253
미래를 위해 애쓰는 삶이 아닌 오늘을 위해 즐기는 삶, 숙제하는 삶이 아닌 축제 같은 삶. 그것이 우리의 인생의 목적이다. 지구별 여행은 그렇게 즐기다 가는 것이다. 개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우리 개처럼 살자. - P253
생각하고, 언어를 쓰고, 장비를 구하고, 따뜻한 집에 살지만, 우리는 늘 두려움에 갇혀 있다. 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불행하기 때문이다. 추구의 전제는 결핍이다. 행복하지 않기에 우리는 행복해지려 한다. 이제 그만하자.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그냥 행복하자. 그냥 행복하면 된다. 무엇을 가져야만, 어디를 가야만, 어떤 위치에 있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다. 그냥 행복하면 된다. - P254
무수히 많은 조건이 행복의 본질이 아니다. 조건에 의존한 행복은 조건이 있어야만 행복하다. 조건이 사라지면 불행해진다. 그 조건, 판단,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행복하자. 그러면 행복해진다. 조건의 충족은 충족감을 주지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충족감은 또 다른 욕망의 결핍감이기 때문이다. - P254
우리는 늘 욕망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욕망을 충족하고 행복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단 한 곳, 그곳은 죽음 뒤에 있음을 언젠가 알게 될 것이다. 그 깨달음을 인생 후반에 놓지 마라. 지금 행복하면 된다. 깨달음은 인생 전반에 있을 때 지혜가 된다. 후반전의 깨달음은 지혜가 아닌 후회다. - P254
"가만히 있으려고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 보세요." - P255
즐거워지려고 하지 말고, 즐겁게 살자. 행복해지려 하지 말고 우리 그냥 행복하자. 충족하려 하지 말고 만족하는 하루를 보내자. 먹고 자고 싸고 웃고 행복하자. 별것 아니다. 근데 원래 별것 아닌게 인생의 전부다. - P255
당신을 웃게 하는 추억들을 한번 돌이켜보자. 그 모습은 거창하고 화려한 무언가가 아닐 것이다. 일상의 사소한 기억, 소소한 추억이 우리를 웃게 한다. 인생은 뭐 그런 별것 아닌 행복으로 채워져 있다. 나도 마찬가지고 당신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냥 살자. - P255
한 마리 개처럼 인생을 즐기며 살자. 온전하고 충실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자. 나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나도 이미 개다. 그러니 당신도 얼른 인간의 탈을 벗어 던졌으면 좋겠다. 서두에서 말하지 않았는가? 개판인 시대가 올 거라고 같이 짖어보자, 왈왈왈! - P255
삶은 소모품이고, 인생은 렌탈이다. 우리에게 삶이란 일정 기간 즐기는 지구별 여행이다. 그 시간이 소모되면, 우리는 여행을 끝내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 P257
세상에 소유란 없다. 인생은 렌탈이다. 잠시 빌려 썼다가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다. - P258
가족은 나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한다. 나의 부모, 나의 자식. 물론 그들이 나의 소유는 아니다. 하지만 혈연관계의 특수성은 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나와 자식은 죽는 날까지 함께 한다. 가족관계의 소유는 그 어떤 기간보다 오래 유지된다. - P258
사실 알고 보면 사는 게 힘들고, 현실이 어려운 이유는 하나다. 생각의 늪에 빠져서다. 힘든 상황을 힘든 상황으로 여기는 내 생각이 나를 힘들게 한다.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부정적 생각이 불안을 만들고, 그 불안이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생각 지옥이 펼쳐진다. - P259
우리가 생각의 늪에서 벗어날 때, 각자가 처한 사건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 P260
현실이 힘들 때는 생각에 힘을 빼야 한다. 그때 나타나는 미묘한 안도감이 있다. 힘든 나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시선 때문이다. 그시선의 자리에 머무를 때 나는 내 인생을 바라보는 관객의 눈을 가질 수 있다. 그 눈을 통해 슬픔과 두려움, 불안과 공포, 불평과 불만을 느껴본다. 그리고 조용히 그 감정을 흘려보내 본다. 그 흐름 속에서 감정은 사라지고 생각은 잠잠해진다. - P260
감정을 허용할 때, 그것은 흘러간다. 내가 생각을 잡지 않으면, 생각은 나에게 머무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무승자박(無繩自縛)한다. 없는 포승줄을 내가 만들어 나 스스로를 묶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 생각들을 내가 연결해서 나를 묶고 있다. 자신이 묶여 있을 때 내가 묶인 줄 모른다. 뒤에서 바라봐야 묶여 있는 포승줄이 보이고, 포승줄의 매듭이 보이게 된다. - P260
"그렇구나, 그럴 수 있다, 그래라 그래." 이 짧은 문장에 인생의 모든 지혜가 담겨 있다. 감정과 하나가 된 나를 바라보고, 그것을 인정하며, 포용하고 허용한다. - P260
세상의 모든 감정은 그것을 느끼고 음미할 때, 몇 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원하는 대학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혹은 원하는 직장에 붙었을 때, 사랑하는 그녀와 사귀기로 했을 때, 그 기쁨은 얼마나 지속했는가? 아마 길게 가지 않았을 것이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 몇 초만에 없어지기도 한다. 온전히 그 감정을 느끼고 음미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가방, 시계, 차를 샀을 때도 마찬가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고파지면 딴 생각이 난다. - P261
슬픔도 마찬가지다. 슬픔을 온전히 느낄 때 그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진다. 오히려 슬픔에 저항하고, 슬픔을 느끼지 않으려 할때 슬픔과 하나가 된다. 슬픔이 나를 묶어 버리기 때문이다. - P261
저항하면 지속되고, 허용하면 흘러간다. - P261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난다. 현실이 힘들 때는 생각의 힘을 빼고 그것들을 느껴보자. 그 시간 속에서 어느새 감정들은 흘러가고 나의 포승줄은 풀리게 된다. - P261
힘들 때 ‘힘내라‘라는 말은 잔인하다. 힘들 때는 ‘그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슬픔과 괴로움이 나에게 나타났다, 나를 통해 흘러감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슬픔은 바람과 같은 것이다. 그 바람을 거부하고 저항할 때, 바람은 태풍이 되어 나를 뒤덮을 것이다. 슬픔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 P262
"바람은 잡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거란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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