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일행은 그리스 아토스 반도 여행을 마치고 튀르키예로 넘어온다. 튀르키예 파트의 첫번째 소제목은 바로 ‘군인의 나라‘인데, 여기에는 튀르키예만의 역사적인 이유가 있었다. 서쪽으로는 그리스, 북쪽으로는 러시아, 동남쪽으로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가 바로 튀르키예인데, 이 주변국들과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물리적 충돌 및 각종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관계가 썩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든지 타국의 침략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고자 군사력을 키우다보니 자연스럽게 ‘군인의 나라‘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와 관련하여 튀르키예에서는 군사기밀 유출 방지 목적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떤 의도와 관계없이 군인의 사진을 함부로 찍었다가는 현지 경찰들에게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저자 일행도 이스탄불에서 의도치 않게 험한 일을 당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얘기들은 각종 여행 유튜브나 튀르키예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V방송 프로그램들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것들이라 뭔가 새로웠다. 그리고 저자 덕분에 간단하게나마 튀르키예의 역사나 분위기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나름대로 의미있는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봤을 때 튀르키예는 진귀할 정도로 일관되게 고독했던 나라다. 일찍부터 광대한 영토를 가진 제국이었고 20세기 초반까지 주변 나라의 국민들을 군사적으로 가혹하게 지배한 만큼 그 과정에서 생긴 역사적 알력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우선 그리스와는 철저하게 사이가 나쁘다. 아마 회복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 P165

(튀르키예는) 러시아로부터는 오랜 세월에 걸쳐 고통을 받아왔다. 뼛속까지 원한이 서려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반러시아라는 입장에서 나토에는 가입했지만 EC (유럽연합의 전신)에는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서구에는 튀르키예를 신용하지 않는 공기가 짙게 흐르고 있고 이민문제에서도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몇 세기에 걸쳐 튀르키예인들이 저지른 피로 피를 씻는 격렬한 투쟁이 서구인의 기억에서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 P165

그뿐 아니라 키프로스 문제 때문에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되어 있다. 북키프로스의 독립을 승인한 나라는 튀르키예뿐이다. - P165

이란, 이라크, 시리아 등 동남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들과는 같은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영토 문제나 소수민족, 난민문제 등으로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코 친밀하지 않다. - P165

이 나라(튀르키예)는 수많은 소수민족을 포함해 이루어진 다민족국가이기 때문에 분리 독립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언제나 내분의 불씨를 안고 있는 것이다. - P165

요컨대 이 나라는 어느 방향을 향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정말로 절친한 친구도 없다. 그래서 언제나 다소간의 긴장 상태가 계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군인의 수가 많은 것이다. 그리고 튀르키예는 원래 싸움을 통해 상대방을 때려눕혀 여러 가지 것들을 손에 넣어온 드센 기질을 가진 마초 기풍의 나라다. 그래서 군인이 국가 엘리트로서 강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 P1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