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Skeptic》이라는 과학 잡지가 있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실은 몇 년 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다른 책들을 이것저것 읽다보니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밀렸는지 그간 읽어볼 기회를 만들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개인적으로 최근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한《에피epi, 35호》라는 과학잡지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한 책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때마침 이《Skeptic, vol.43》계간지에 인공지능을 키워드로 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겉표지에 나온 소주제들을 간단히 살펴보니 나름대로 흥미로워 보이는 것들이 이것저것 보인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AI시대에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물론 그 이면에 있는 것들까지도 볼 수 있는 시각을 갖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추가로 인공지능 외에도 덤으로 얻어갈 수 있는 과학과 관련된 칼럼들이 곳곳에 보이는데, 이를 통해 상식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길 기대해본다. 그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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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나온 칼럼에서 살을 빼주는 걸로 유명한 위고비에 대해 나온다. 화학에 나오는 복잡한 이름을 가진 성분들이 적잖이 등장하는데, 어쨌거나 위고비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다음으로 나오는 테마 기사는 ‘기후 변화가 고조선의 건국을 이끌었나‘ 라는 제목의 글이었는데, 독자인 내가 느낀 여기서의 핵심은 한랭건조한 기후에서는 사람이 살기 힘들기 때문에 보다 따뜻한 기후를 가진 지역으로 사람들이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본문에는 고조선의 건국 유래에 관해 좀 더 자세하게 나오는데, 이러한 디테일은 역사학자가 아닌 나같은 일반인 독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느껴졌다.

실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 P1

스켑틱은 우리를 미혹迷惑하는 것들을 논리적이고 비판적으로 검증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 P1

《스켑틱skeptic》을 발간하는 스켑틱 협회The Skeptics Society는 초자연적 현상과 사이비과학, 유사과학, 그리고 모든 종류의 기이한 주장들을 검증하고,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며, 건전한 과학적 관점을 모색하는 비영리과학 교육기관이다. - P7

우리가 말하는 회의주의는 이성을 이용하여 모든 종류의 사상을 검증하는 것이다. - P7

회의주의에 불가침의 영역은 없다. 다시 말하면, 회의주의는 어떤 입장이나 태도가 아니라 ‘방법론‘이다. - P7

원칙적으로 회의주의자들은 참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없는 주장, 또는 실재하는 것으로 밝혀질 가능성이 없는 현상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지 믿기 전에 반드시 충분한 증거를 요구하는 것뿐이다. - P7

우리가 추구하는 회의주의는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론을 수립하고, 자연 현상에 대한 자연주의적 설명을 검증하는 ‘과학적 회의주의‘ 다. - P7

어떤 주장은 잠정적인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만큼 합리적인 것으로 입증되면 사실로 여겨진다. 그러나 과학의 영역에서 ‘사실‘은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잠정적인 것이며 시험에 열려 있다. 따라서 회의주의란 잠정적인 결론을 이끌어내는 한 방법일 뿐이다. - P7

과학을 통해 비판적으로 사고합니다. - P7

생명체의 진화사에는 이미 있는 것을 고쳐 쓰는 땜장이식 처방이 흔히 관찰된다. - P15

산소를 저장하는 글로빈 단백질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으로 진화해 새로운 기능을 얻듯이, 진화 과정은 대체로 유전자의 복제와 신기능 획득에서 동력을 얻는다. - P15

소화기관에 음식이 사라지면, 효소는 분해되어 영양소로 재활용되는 게 순리에 맞을 것이다. - P16

단백질의 움직임은 곧 수축과 이완에서 비롯한다. - P16

근육의 움직임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주머니를 여는 것과 ‘분자적‘으로 다르지 않다. - P16

인슐린이 하는 일은 무엇일까? ...(중략)...

1. 근육이 당을 써서 운동할 수 있게 한다.

2. 남는 포도당을 간에 저장해 글리코겐으로 바꾼다.

3. 남는 포도당을 지방 조직에 중성지방으로 저장한다. - P17

인슐린은 영양소가 ‘있을 때‘ 쓰거나 ‘저장하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이런 까닭에 인슐린은 풍요 호르몬 또는 절약 호르몬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 P17

저장된 영양소가 부족하면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은 도모하기 쉽지 않다. 지방 저장소가 바닥난 거식증 환자는 여성 호르몬을 만들지 않는다. 따라서 에스트로젠이 인슐린 분비를 늘려 출산과 육아에 쓸 지방을 저장하는 일은 진화적으로 합당한 일이다. - P17

인슐린 호르몬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영양소가 하릴없이 지방으로 쌓이게 되었다. 그렇다고 자기 딴에는 ‘최선을 다한‘ 지방을 너무 탓하지는 말자. 사실 지방은 가볍고 같은 무게라도 가장 많은 열량을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썩 그럴싸한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 P17

세균을 포함하여 모든 생명체가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여 지방을 축적한다. 1그램당 칼로리의 에너지를 내는 지방은 같은 양의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이 내는 4칼로리에 비하면 훌륭한 에너지원이다. 게다가 지방은 우리 예상과 달리 가벼워서 체중에 큰 부담을 지우지도 않는다. - P17

탄수화물은 물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포도당을 영양소로 저장하는 일은 ‘쌀로 밥을 지어‘ 무게를 늘리는 꼴이다. - P18

비만의 폐해는 인슐린의 오작동으로도 이어진다. 달리 말하면 약발이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슐린이 있어도 포도당을 적재적소에 저장하지 못해서 혈당이 늘어나는 일이 빈번히 생기는 것이다. - P18

꾸준히 운동하면서 적게 먹는 생활 방식을 취하는 사람에게는 오젬픽이니 위고비니 하는 약물은 하등 필요가 없다. - P18

언제나 그렇듯 시작은 단순했다. - P18

밥을 먹으면 위와 소장에서 음식물을 소화할 화합물이 분비된다. 위에서 분비되는 산acid도 있고, 산성인 환경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단백질 효소도 그렇다. 소장에는 산을 중화할 물질과 췌장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 분해효소, 지방을 소화할 담즙도 분비된다. - P19

장 점막에서 췌장효소와 담즙 분비를 촉진하지만 위산 분비는 억제하는 세크레틴secretin이라는 물질 - P19

소화 기관에 포도당을 넣었을 때 (다시 말하면 밥 먹었을 때) 인슐린이 더 많이 만들어진다. - P19

인크레틴은 장에서 만들어져 혈액을 따라 이동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들라고 명하는 신호 물질이다. 포도당은 포도당대로 몸 안으로 흡수되어 혈액을 타고 돌다 인슐린을 더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다. 몸 밖과 안에서 보이는 서로 다른 포도당의 반응성 덕분에 (이를 ‘인크레틴 효과‘라고 한다) 인크레틴이 발견되었다. - P19

인크레틴은 한 가지 물질이 아니다.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몇 가지 물질을 뭉뚱그려 부르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글루카곤유사펩티드와 포도당의존성인슐린분비촉진펩티드GIP가 가장 널리 알려졌고, 이 화합물을 모방하거나 가공한 상품명이 ‘위고비‘, ‘삭센다Saxenda‘, ‘마운자로 Mounjaro‘이다. - P20

위고비는 글루카곤유사펩티드의 한 종류이지만 기원을 따지면 도마뱀의 독에서 출발한 물질인 엑센딘exendin이다. 엑센딘의 특징은 분해 효소의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래 버틴다는 점이다. - P20

인간 혈액에 들어 있는 포도당은 전부 합해도 총량이 4그램을 넘지 않는다. 열량으로 따져도 고작 16칼로리에 불과하고, 보통 걸음으로 3~4분 걸으면 소모되는 양이다. 배 터지게 밥을 먹거나 몇 끼 굶는 한이 있어도 이 양을 크게 벗어나면 안 된다. 그게 인슐린이나 글루카곤유사펩티드가 수행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 P21

소화기관에서 포도당을 너무 빨리 흡수해도, 반대로 혈액 안의 포도당을 간이나 근육에 급하게 저장해도 좋아질 일은 없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줄이는 위고비는 비만이 심하거나 혈당 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선택지가 된다. 그러나 보기 좋을 정도로 살이 찌고 인슐린 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은 이 약물의 의도치 않은 부작용에 시달릴 우려가 있다. - P21

식욕을 떨어뜨리고 소화를 늦춰 포만감을 늘리는 것이 위고비의 대표적인 효과이다. - P21

(혈액 포도당을 저장하지 못하는 당뇨병과 영양소 관문인 간이 망가져 영양소 출입이 막히는 간경화는 결과적으로 굶는 질병이다) - P21

약물은 질병을 앓는 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명제를 반복하는 까닭은 ‘의학은 거대한 사회과학‘이기 때문이다. - P22

"다이어트한다고 부산떨던 때가 가장 살쪘었어." - P23

동북아시아에서 참나무 꽃가루의 증가는 보통 온난화를 시사한다. - P33

환경 변화가 항상 사회 혼란으로 이어지라는 법은 없다. - P34

기후 변화의 여파는 재배 작물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다. - P36

기장broomcorn millet은 조foxtail miller보다 내한성이 좀 더 강하다. - P36

일본 규슈까지 진출하여 벼농경을 기반으로 하는 야요이 문화 - P37

일본 남성의 전통 바지인 하카마는 치마처럼 넓고 통이 크기 때문에 활동성은 다소 떨어진다. 대신 규칙적인 주름, 길고 단정한 실루엣 등의 형식미를 중시한다. 이러한 의복 문화는 농경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 P42

한국의 전통 정원을 보면 자연을 될 수 있는 대로 건드리지 않으려는 의도가 강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인간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조성한 정원인지 아니면 자연 경관 그 자체인지 애매할 때가 많다. 우리의 조상들은 사람의 손때가 묻지 않을수록 더 아름답다고 생각했으므로, 한국식 정원은 물, 바위, 숲, 나무 등이 온전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즉 불규칙적으로 배치되는 특징을 갖는다. 자연을 최대한 살린 창덕궁의 비원을 보라. 우리 조상들은 자연과 인간이 완전하게 하나 되는 것을 추구했다. - P42

일본의 전통 정원은 인공미가 물씬 풍긴다. 기하학적 형태나 인공적인 장식을 즐겨 사용하며 이에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한국식 정원과는 달리 물, 바위, 나무 등을 인위적으로 가공하고 재배치하면서 대칭과 균형에 신경을 쓴다. 자연의 미를 추구하면서도 사람의 개입을 통해 정원의 상징적인 의미를 표출하고자 한다. - P43

기본적으로 중국의 정원에는 자연을 통째로 옮겨온다는 발상이 깔려 있다. 축소된 자연 풍경(폭포, 동굴, 구릉 등)이 대형 정원 속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 P44

생태계가 무너지면 작물 농경은 물론 차선책들인 목축과 수렵채집마저 힘들어진다 - P44

지리학자 윤홍기는 집단 별로 땅(자연)을 대하는 사고의 차이를 ‘지오멘탈리티 geomentality‘라고 표현했다. - P46

서양의 분수는 위로 솟구친다. 중력을 거스르는 모양새다. 완전히 인공적이며 자연을 지배하려는 힘이 느껴진다. 반면 일본식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폭포에는 최대한 자연과 유사하게 보이도록 꾸민 흔적들이 역력하다. 자연을 본뜬 정원을 집 안에 들여놓는 식이다. 중국 정원도 비슷하다. 단지 규모만 더 클 뿐이다. - P46

유럽인의 자연을 지배하려는 욕망이 지금 우리가 직면한 전지구의 환경 문제를 불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대 유럽인은 이성과 계몽주의에 취해 자연을 오직 이용과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면서 무분별하게 훼손했다. 그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부작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자신들의 과학기술을 통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며 오만한 자신감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세 위기의 근본 원인이다. - P47

공생과 공존은 현 환경 위기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삶의 방식이다. 앞으로 그 가치는 더 중시될 것이다. 아니 중시되어야 한다. - P48

극단적인 지도자의 등장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대중에게 종교적 열망이 없었다면 그들의 독재는 통하지 않았을 것이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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